
《성적표 받은 날》(원제 : Big Bad Bun)
진 윌리스 글 / 토니 로스 그림 / 범경화 옮김
192*230mm/32쪽 /양장/값9,000원/ ISBN 978-89-91813-39-7 73840
공포의 성적표 받는 날 - 아빠, 엄마! 괴물로 변신하지 마세요!
성적표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플러프 -
플러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서 고등학생 100명에게 부모님에게 가장 듣기 싫은 말이 뭔지를 조사했다. 1위가 ‘어휴-’다. 이 한숨에 부모님의 모든 걱정과 애정이 담겨있는 것 같다. 2위가 저놈의 ‘컴퓨터를 때려 부숴야지’, 3위는 ‘너 어디야?’다. 4위는 ‘옆집 애는 1등 했다더라.’ 엄친아의 열풍이 원체 거세니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5위 ‘넌 누굴 닮아 이 모양이냐?’는 소위 모든 부모의 레퍼토리다. 이 모든 타박에 빌미를 제공해 주는 것은 단연 성적표다.
아이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말 - 성적표
예나 지금이나 성적표는 아이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아이의 성적으로 조바심치는 지금의 엄마, 아빠들도 성적표를 숨긴 경험이 한두 번 쯤 있을지 모른다. 한국의 삼사십 대라면 나쁜 성적을 받아온 날의 풍경을 익숙하게 그릴 것이다. 한 손에 회초리를 든 아버지 앞에는 구깃구깃한 성적표 한 장이 놓여있다. 아이는 무릎을 꿇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방바닥만 쳐다보면서 이 모든 게 꿈이기를 바라는데, 아버지가 묻는다. “너는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냐?” 평소에도 근엄한 아버지였지만, 성적표 받은 날의 아버지는 진짜 괴물처럼 보인다.
일제고사의 부활로 성적표의 공포를 요즘 아이들은 일찌감치 맛본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실시하는 학교들이 늘고있기 때문이다.
플러프, 집을 나가기로 결심하다.
책의 주인공 플러프는 편지 한 장만 남기고 집을 나와 버렸다. 편지에는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서 악당 같은 짓을 벌인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귀도 뽕 뚫어서 귀고리를 달고, 꼬리도 염색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순무 밭을 폭주했다. 삐뚤어진 편지 내용을 보고 이 책을 읽는부모들은 걱정이 태산일 테고, 아이들은 한번은 꿈꾸어왔던 생활이기에 통쾌함을 느낄 것이다. 이것이 문학의 기능인 것 같다. 그런데, 사실 플러프는 할머니 댁에 잠시 아빠․엄마의 눈을 피해 피신했을 뿐이었다. 플러프는 자신이 이렇게 더 나쁜 짓을 할 수 있으니, 한번 봐달라는 애교 섞인 장난 편지를 쓴 것이다. 플러프는 세상에는 끔찍한 성적표보다 더 나쁜 일들이 많다는 걸 부모님께 알려드리고 싶었다. 부모님은 이런 플러프를 야단칠 수 있을까?
아이들의 심정을 어루만져 주세요.
초등학교 사서교사인 옮긴이는 말한다. “성적표는 ‘환승역’과 같아요. 잘못 탄 버스라면 갈아타면 되고, 더 빠르고 좋은 버스가 있다면 그 버스를 다시 타면 되지요. 아이의 성적 때문에 화를 낸다고 해서 아이의 성적이 오르지 않으니까요. 이번 성적표는 마지막 성적이 아니지요. 선생님의 일시적 판단일 뿐입니다.”
최근에 대학진학율이 예전보다 못하다고 한다. 우리 시대의 경제가 많이 나빠져서 생긴 긍정적인 일 중에 하나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명제를 확인하게 된 것이다. 이제는 모두가 좋은 대학을 나와도, 유학을 갔다 와도, 예전처럼 별 볼일이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점이 대학진학율 하락의 한 근거가 되었단다. 지금은 대학을 나와서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르칠 때이다. 대학을 나온 다음에, 아이들이 부모의 손을 벗어나는 시점이 아이들의 장래가 정해지는 시점이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님은 멀리 크게 볼 필요가 있다.
플러프처럼 성적표 때문에 걱정하는 아이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성적표는 인생을 살아가는 하나의 좌표가 되는 표이니, 그 표를 걱정하는 것은 자신의 인생에 책임을 느낀다는 얘기다. 그러니 그 아이를 굳이 크게 혼낼 필요가 없다. 오히려 성적표 때문에 근심하지 않는 아이가 큰 걱정거리인 셈이다. 그러니 오늘도 학원 뺑뺑이를 돌다 지쳐 돌아온 아이들에게 ‘숙제를 했니? 왜 그 모양이니?’ 야단칠 게 아니라 ‘사랑한다, 널 믿고 있다.’는 따뜻한 말을 건네는 게 부모와 아이들 모두에게 건강한 일일 것이다.
▶줄거리
털북숭이 초등학교에 다니는 플러프는 형편없는 성적표를 받았다. 채소밭 이름표도 못 읽고, 당근도 세지 못하며, 펄쩍펄쩍 뜀뛰기만 잘 한다. 성적표에 부모님의 확인도장을 받아가야 하는데, 부모님은 화를 낼 게 분명하다. 성난 엄마 얼굴과 고함치는 아빠 얼굴……. 터덜터덜 집에 돌아오던 플러프는 깜짝 가출소동을 계획한다.
플러프는 침대 위에 편지 한 장만 달랑 남기고 집을 나왔다. 편지에는 ‘지옥의 토끼들’과 친구가 되어 온갖 악당 짓을 벌이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플러프는 귀도 뽕 뚫고 꼬리도 염색했다. 각종 못된 장난도 저질렀다. 그런데, 사실은 플러프는 얌전히 할머니 댁에 가 있었다. 나쁜 성적표 때문에 거짓 편지를 꾸민 것이다. 플러프는 세상엔 나쁜 성적보다 더 나쁜 일들이 많다는 진실로 부모님의 화를 누그러뜨리는데 성공했다.
▶책 속에서
저는 그저 엄마 아빠께, 살다보면 이 세상에는 더 나쁜 일들이 많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 끔찍한 성적표보다 말이죠.
엄마, 아빠가 화를 다 내셨다면, 오셔서 저를 데려가 주세요.
어서요! 엄마. 저, 배고파 죽겠어요. 할머니가 해 주신 양배추는 냄새가 고약해요!



▶작가 소개
글쓴이 : 진 윌리스(Jeanne Willis)
진 윌리스는 영국의 세인트 알반스에서 태어난 아동문학 작가입니다. 윌리스 선생님의 글을 읽다보면 선생님이 누구보다도 어린이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2007년《화장실에 누가 있을까?Who's In The Loo?》로 영국 아동도서연맹 어린이 도서상과 셰필드 어린이 도서상(학교에서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책을 투표해 결정하는 상)을 수상했으며, 2003년에《Tadpole's Promise》로 스마티 은상(0~5세)을 수상했습니다.
남편과 두 아이들, 그리고 애완용 쥐와 함께 런던에 살고 있습니다.
그린이 : 토니 로스 (Tony Ross)
토니 로스는 1976년에 첫 그림책을 만들었고, 현재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 중의 한 명입니다. 전통적인 옛날 동화를 사랑하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새로운 이야기와 그림을 창조하여 영국, 네덜란드, 독일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수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전 세계에 40여 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토니의 책들은 익살스런 문장과 이색적인 화풍으로 풍부한 상상력을 드러냅니다.
진 윌리스와 함께 만든 여러 권의 책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거꾸로 박쥐》 《가족이란》《학교가기 싫어》, 《고릴라는 억울해》등이 우리나라에 소개되었습니다.
옮긴이 : 범경화
범경화 선생님은 이화여자대학교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초등학교 사서선생님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외로울 땐 외롭다고 말해》가 있습니다.
선생님에게는 어린이․청소년 도서를 읽고 어린이들에게 권하는 시간이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입니다. 선생님은 마음속에 오래오래 남는 책, 그래서 살아가면서 힘들 때는 비타민이 되어주고, 슬플 때는 위로가 되어주고, 기쁠 때는 함께 기뻐해주는 친구 같은 책을 평생 어린이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답니다.


<신간 소개용 이미지>
첫댓글 아~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제가 아는 분이 번역을 하셨네요. ^^
(연락 취할 일 있으실 때 아영엄마가 안부 전하더라고 말씀 해주셔요. )
화풍이 눈에 익다 했더니 말썽대장 헨리 시리즈 그림을 그린 토니 로스가 그림을 그렸군요.
네네~반전 드라마가 있는 재미난 글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