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너거는 어떤 말이 들리고, 어떤 기 보이노? -
권다품(영철)
어떤 사람을 만나거나 대화를 나눌 때, 상대의 말이나 행동에서 재미있고 좋은 점을 듣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실수로 틀리는 말이나 안 좋은 점들만 찾아내서 사람을 평가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같은 사람의 말을, 같은 상황에서, 같이 들었으면서도, 어떤 사람에게는 재미있고 좋은 점이 들리고, 어떤 사람에게는 실수나 안 좋은 점만 들린다면, 그건 왜 그럴까?
또, 자신이 똑똑하다고 착각하는 어떤 수준낮은 사람은 "그 사람의 말이나 행동을 들어보면, 그 사람도 많이 배운 사람은 아닌 것 같네!"라며, 자신의 헛똑똑함을 과시하고 싶은 사람도 있는 것 같다.
남의 말을 들으면서, 말에 담긴 순수함을 들으면 되지, 말의 앞뒤가 문법적으로 맞는 지 안 맞는 지, 또, 그 말에 맞는 한자성언 지, 영어는 얼마나 섞어 쓰는 지로 그 사람을 판단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생각하는 재수없는 인간이지 절대 똑똑한 사람은 아닐 것 같다.
말을 할 때 기왕이면 실수없고, 문법적으로도 맞으면 좋다는 거야 누구나 잘 알겠다.
그런데, 그걸 꼭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해서, 자신은 그런 것도 파악할 수 있는 사람임을 자랑해야만 똑똑함이 증명되는 것일까?
나는 그런 사람은 좀 작고 경망스럽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 사람 앞에서 말하는 것도 아니고, 비겁하게 없는 자리에서 사람을 평가하는 인간인데, 똑똑하면 얼마나 똑똑하겠는가?
말이 앞뒤가 좀 안 맞으면 어떤가?
한자어나 영어를 쓰지않는다고 왜 말에 세련됨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꼭 높은 졸업장이 없는, 할아버지 할머니, 어린이들마도 다 쉽고 편하게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우리 말을 쓴다면, 칭찬할 일이고 나랏 말을 사랑하는 애국자 아닐까?
그런 사람들을 무식하다는 인간은 나는 젤 꼴불견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남의 나라 말로 자신을 과시하고 뽐내려는 그것이 무식 아닐까?
많이 배우고 적게 배움은 졸업장으로 판단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그 사람의 말이나 생각에서 사람됨됨이가 나타난다면, 내가 잘못 생각하는 것일까?
혹시 주위에 대학이나 대학원을 나왔다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말에서 어떤 인품이 느껴지는 지 생각해 보라.
나는 사람을 만날 때, 가능하면 학교를 어디까지 나왔는 지를 묻지 않는 편이다.
학교를 적게 다녀도 말이 젊잖고 부드러워서 정이 가는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
대학이나 그 이상의 졸업장을 가졌으면서도 말에 욕이 섞이는가 하면, 말에서 천박함이 나타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나는 된사람과 어울리고 싶지, 높은 졸업장 가졌다고 말로써 잘난 척하며 우쭐거리고, 자신을 과시하려거나, 졸업장으로 사람까지 판단하는 인간은 가능하면 피하는 편이다.
남을 나쁘게 말하는 사람을 만날 때도 있다.
내게 와서 남을 나쁘게 말하는 그런 사람이라면 언젠가는 나를 나쁘게 말할 수도 있는 사람이라고 배웠다.
이야기를 하다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말이나 행동을 보니까 저 사람도 그렇고 그런 사람이네." 라고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마음 속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그 생각이 자신도 모르게 말로도 나타나고, 행동으로도 나타난다고 한다.
나는 꼭 말이 아니라도, 눈빛이나 표정으로도 그 사람의 마음이 나타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어이, 남의 말을 들을 때 집중해 주고, 웃기는 말 하면 같이 좀 웃어주마 어떻겠노?
다른 사람 말할 때, 혼자만 똑똑한 것처럼, 톡 볼가져 나와서는, 그런 상황에서는 요런 말이 맞느니 어쩌니 일일이 짚어서 바로 잡아주는 고런 꼭딱시러분 사람 나는 참 싫다.
실수한 사람이 덜 미안케 일부러 실수를 해 보이며 배려할 줄 아는 그런 사람 있더라 아이가 와?
나는 그런 사람이 참 정이 가더라꼬.
어이, 너거는 어떤 말이 들리고 어떤 기 보이노?
2023년 1월 3일 오후 3시 45분 초고,
권영철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