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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박태기나무 [Chiness redbud]
장미목 콩과의 낙엽관목.
중국 원산이며, 관상용으로 흔히 심는다. 높이 3∼5m로 자라고 가지는 흰빛이 돈다. 잎은 길이 5∼8cm, 나비 4∼8cm로 어긋나고 심장형이며 밑에서 5개의 커다란 잎맥이 발달한다. 잎면에 윤기가 있으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이른봄 잎이 피기 전에 피고 7∼8개 또는 20∼30개씩 한 군데 모여 달린다. 꽃줄기가 없고 작은꽃자루는 길이 6∼15mm로 꽃받침과 더불어 붉은빛을 띤 갈색이다. 꽃은 홍색을 띤 자주색이고 길이 1cm 내외이다.
열매는 협과로서 꼬투리는 길이 7∼12cm이고 편평한 줄 모양 타원형으로 8∼9월에 익으며 2∼5개의 종자가 들어 있다. 목재는 연한 녹색이고, 수피를 통경·중풍·대하증에 이용한다.
(두산백과)
밥알 모양과 비슷한 꽃이 피기 때문에 박태기라 하는데, 일부 지방에서는 밥티나무라고도 한다. 북한에서는 꽃봉오리가 구슬 같다 하여 구슬꽃나무라 하고 그리스말로는 Cercis, 즉 칼처럼 생긴 꼬투리가 달린다 해서 칼집나무라고 부른다. 또한 예수를 배반한 유다가 이 나무에 목매어 죽은 나무라고 하여 유다 나무라고도 한다.
박태기나무는 아주 옛날 중국에서 들어온 낙엽활엽관목으로 키가 3~4m까지 자란다. 추위에도 잘 견디고 햇빛을 좋아하며, 특히 콩과식물이기 때문에 땅이 비옥하지 않은 곳에서도 뿌리로부터 질소를 고정하여 잘 살아갈 수 있다. 박태기나무가 절 주위에 많이 심겨져 있는 것은 옛날에 스님들이 중국을 왕래할 때 들여온 것으로 추정되나 지금은 시골 어느 곳에서도 흔하게 눈에 띄는 꽃나무다. 진홍빛 작은 꽃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매우 화려하고 모양이 독특하여 정원이나 공원에 다양한 꽃 색을 갖추는데 훌륭한 소재가 된다. 또한 잎 모양도 둥글고 윤기가 나서 관상가치가 있고, 꽃이 지고 나면 10cm쯤 되는 꼬투리 모양의 열매 또한 보기가 좋다.
박태기나무 줄기나 뿌리껍질은 한약재로 쓰인다. 삶은 물을 먹으면 이뇨작용을 잘해 주어 소변이 안 나오는 사람한테 탁월한 효험이 있고, 중풍 · 고혈압 또는 대하증 등 부인병에도 효과가 있다. 목재 또한 소방목이라고 해서 약제로 쓰인다. 박태기나무 꽃에는 약간의 독성이 있어서 꽃잎을 따서 씹어보면 아린 맛이 나며 많이 먹어서는 안 된다. 번식은 가을에 콩꼬투리 모양의 열매 속에 크기가 7~8mm 되는 황록색 종자를 채취해서 그대로 파종하거나 젖은 모래와 섞어서 물이 잘 빠지는 곳에 노천 매장했다 봄에 파종하면 되며, 포기나누기로 번식할 수도 있다. 특히 박태기나무는 실뿌리가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옮겨 심을 때 주의해야 하고, 가을에 낙엽이진 뒤에 전정을 해주면 이듬해 좋은 꽃을 볼 수 있다.
(우리 생활 속의 나무, 2008.3.25)
자형화 [紫荊花]
형제가 화목하고 협심하여 잘산다는 뜻으로 쓰인다. 《속제해기(續齊諧記)》에 다음과 같은 일화가 보인다. 옛날 경조(京兆:서울)에 전진(田眞)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두 아우와 함께 살았는데, 어느 날 서로 분가하기로 하고 재산을 똑같이 나누었다. 그런데 뜰에 심겨진 박태기나무[紫荊] 한 그루는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셋이서 상의한 결과 나무를 셋으로 잘라서 분배하기로 하였다. 이튿날 박태기나무를 자르려고 하자, 순식간에 말라 죽었다. 이것을 보고 놀란 전진이 두 아우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무는 원래 한 그루로 자란다. 그런데 우리가 그것을 자르려 하자 말라 죽었다. 우리도 또한 그렇지 않은가? 형제는 서로 화목하게 지내야 한다. 형제가 뿔뿔이 흩어져 버리면, 제각기 망해버릴 수밖에 없지 않은가? 재산을 분배해 서로 헤어지려 했던 우리는 인간이면서 이 나무보다도 못하다!” 하고는 나무 자르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러자 나무가 다시 예전처럼 싱싱하게 활기를 되찾고, 잎이 파랗게 무성해졌다.
이것을 본 형제는 감동하여, 나눈 재산을 다시 전처럼 하나로 모았다. 그리고 셋이 힘을 합하여 집안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 전진은 얼마 뒤에 벼슬길에 나갔는데 나중에 태중대부(太中大夫)에까지 올랐다. 예로부터 형제 또는 자매, 남매 등을 표현할 때에는 흔히 나무에다 비유하기를 즐긴다. 이것은 나무가 한뿌리에서 나고 본줄기를 거쳐 가지가 무성해지기 때문이다. 이같은 표현은 신라의 월명사(月明師)가 지은 〈제망매가(祭亡妹歌)〉에서 ‘한가지에 나고서 가는 곳을 모른다’와, 조식(曹植)의 〈칠보지시(七步之詩)〉에서 비유한 ‘콩과 콩깍지’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두산백과)
득가형서 [得家兄書] - 형님의 편지를 받다
賤子成何事 年年作遠遊 棣華開處少 荊樹得庭幽
信字煩黃耳 餘生共白頭 置書空悵望 江海日東流.
(천자성하사 연년작원유 체화개처소 형수득정유
신자번황이 여생공백두 치서공창망 강해일동류)
못난 내가 무슨 일 이룬다고, 해마다 멀리까지 글 보내오시니,
상체(常棣) 꽃 핀 곳은 적지만, 상체 비슷한 박태기나무 자형화(紫荊花)는 뜰에 그윽하네.
편지 가져오느라 누렁이 개가 수고했는데, 우리 형제 여생은 모두 백발이로구나.
주신 글월 놓고 멍하니 바라보니, 강은 날마다 동쪽 우리나라 쪽으로 흐르네.
어구(語句)
家兄 : 남에게 ‘자기 형’을 일컫는 말. 舍兄(사형).
賤子 : ‘못난 나’, 자기를 낮추어 일컬음.
遠遊 : 먼 곳으로 감. 遠行(원행). ‘먼 곳까지 편지를 보내옴’의 뜻으로 쓴 듯함.
棣華 : 常棣(상체)의 꽃. 常棣는 ‘棠棣(당체)라고도 하며 산앵두나무 또는 산이스랏나무로 앵도과의 낙엽 활엽 관목’으로 봄에 담홍색 또는 흰 꽃이 다닥다닥 핌. ‘兄弟(형제)’에 비유함.〈詩經 小雅 常棣〉
荊樹 : 紫荊樹(자형수). 박태기나무. 콩과의 낙엽 활엽 관목으로 잎이 피기 전에 나비 모양의 홍자색 꽃이 다닥다닥 피어 상체꽃과 같이 형제간의 우애를 비유함.
信字 : 편지 글자. 편지.
黃耳 : 누렁이. 黃狗(황구). 晋(진)의 陸機(육기)의 집에서 기르던 개 이름이 황이인데, 그가 洛陽(낙양)에 있을 때 남쪽 吳(오) 땅의 고향집에 소식을 전하려고 황이의 목에 편지를 넣은 대나무통을 달아 보냈더니, 개가 천리를 달려 오에 가서 전하고 답장을 받아 돌아왔다고 함.
餘生 : 앞으로 남은 인생.
空 : 헛되이. 부질없이. 멍하니.
悵望 : 시름없이 바라봄.
감상(鑑賞)
지은이가 원 나라에 머무르고 있을 때, 고국의 형이 해마다 편지를 보내왔던가보다. 그 고마움과 형제간의 우애를 그린 작품이다. 사는 곳에 상체꽃은 보이지 않지만 자형화가 그윽하게 피어 있어 형님의 정을 더욱 간절히 느끼게 한다. 이 3, 4구는 對句(대구)가 잘 이루어졌다. 다음 연은 육기의 누렁이 개와 같이 편지 전해 준 사람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우리 형제 모두 백발되었음을 상상하여 대구를 이루었다. 편지 읽고 나서 멍하니 바깥을 바라보니 드넓은 강물은 우리 고국이 있는 동쪽을 향해 흐르는데, 나는 언제나 내 나라에 돌아갈 것인가 시름에 잠긴다. 타국에서 조국 곧 고향을 그리는 정이 나타나는 좋은 작품이다.
압운(押韻), 평측(平仄)
5言律詩(5언율시). 압운은 遊, 幽, 頭, 流 자로 평성 ‘尤(우)’ 평운이다. 평측은 차례로 ‘仄仄平平仄, 平平仄仄平, 仄平平仄仄, 平仄仄平平, 仄仄平平仄, 平平仄仄平, 仄平平仄仄, 平仄仄平平’으로 이사부동이 참으로 잘 이루어졌고 반법과 점법도 조금의 흠도 없이 잘 지켜졌으며 평측 배열도 잘된 5律의 전형적 명작이다.
저자 : 이곡 (고려 말엽의 학자 1298 ~ 1351) 본관 : 韓山(한산), 자 : 中父(중보),
호 : 稼亭(가정), 시호 : 文孝(문효)
(한시작가작품사전)
송서강중형제영친귀대구 [送徐剛中兄弟榮親歸大丘] : 강중 서거정 형제가 영친하러 대구로 돌아감을 송별하다
一家文武姓名香 兄執金吾弟玉堂 鶴髮北堂應孝養 錦衣南國已輝光
鴒原先後君堪羨 荊樹參差我獨傷 回首月波亭下路 滿山松柏鬱蒼蒼.
(일가문무성명향 형집금오제옥당 학발북당응효양 금의남국이휘광
영원선후군감선 형수참치아독상 회수월파정하로 만산송백울창창)
한 가문의 문과 무로 그 성명이 향기롭거니, 형은 집금오요 아우는 옥당에 들었구나.
늙으신 어머니를 효도로 봉양하리니, 금의환향한 영남에 이미 영광을 드러내었네.
형제간 의좋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는 그대 참 부러운데,
자형나무 꽃 갈라지듯 한 나는 홀로 상심에 잠긴다네.
머리 돌려 월파정 아래를 바라보면, 온 산 가득 송백이 울울창창하리라.
어구(語句)
徐剛中 : 조선 초기의 명신인 徐居正(서거정 1420~1488). 그의 자가 剛中임.1)
榮親 : 부모를 영화롭게 함, 또는 영화롭게 모심. 榮養(영양).
大丘 : 大邱廣域市(대구광역시)의 신라 때 이름. 본래 達勾火縣(달구화현) 또는 達弗城(달불성)인데 경덕왕 때 大丘로 고쳤음.
執金吾 : 중국 漢(한) 나라 때 무관 명칭. 金吾. 조선 때 司憲府(사헌부) 또는 義禁府(의금부) 별칭. 서거정은 大司憲(대사헌)을 역임했음.
玉堂 : 弘文館(홍문관)이나 그 관원 별칭.
鶴髮 : 학의 깃처럼 흰 머리털. 노인의 백발.
北堂 : 남의 어머니 존칭. 慈親(자친).
孝養 : 부모를 효행으로써 봉양함.
錦衣 : 비단옷. ‘錦衣還鄕(금의환향, 출세를 하여 고향으로 돌아옴)’을 줄여 쓴 말임.
南國 : 남쪽에 위치한 나라나 지방. 嶺湖南(영호남) 지방.
輝光 : 빛을 발함. 영광이 드러남.
鴒原 : 할미새가 날아다니는 들이나 언덕. 형제간에 의가 좋은 일. 할미새는 머리와 꼬리가 서로 응하므로 형제가 서로 도움을 비유하고, 날면 울고 가면 까불어 가만히 있지 않아 바쁜 것에도 비유함. 鶺鴒飛原 兄弟急難(들에 있는 할미새 바삐 날 듯, 형제는 위난을 급히 구하는도다)〈詩經 小雅 常棣〉
堪羨 : 크게 부러워함.
荊樹 : 紫荊(자형)나무. 박태기나무. 콩과의 낙엽활엽 관목으로 잎이 피기 전에 紅紫色(홍자색) 꽃이 나비 모양으로 피는데, 중국 원산으로 절이나 인가 부근에 심는 관상용이며 줄기는 약재로 씀. 이 나무의 꽃이 다닥다닥 피어 常棣(상체, 棠棣당체. 山梅子산매자)와 같이 형제간의 우애에 비유함〈續齊諧記〉
參差 : 고르지 않아 가지런하지 못함. ‘參差不齊(참치부제)’를 줄인 말임.
月波亭 : 미상.
松柏 : 소나무와 잣나무.
鬱蒼蒼 : 나무가 빽빽하고 푸르게 우거진 모양. 鬱鬱蒼蒼(울울창창).
감상(鑑賞)
서거정 형제가 고향 대구로 모친을 모시러 감을 송별하며 지은 시. 두 사람 모두 서울에서 무와 문을 나누어 벼슬하는 처지라 그 이름이 빛난다 하고, 이어 頷聯(함련 3~4구)에서 모친에의 효도와 금의환향을 對句(대구)로써 기리었다. 頸聯(경련 5~6구)은 내용을 전환하여 강중 형제를 부러워하고 외로운 자기자신의 상심을 역시 대구로 토로했다. 끝 연은 ‘月波亭’이 어디에 있는 정자인가에 따라 풀이가 달라지니, 대구에 있다고 보면 위의 풀이가 맞지만 지은이가 사는 곳에 있다면 “월파정 아랫길로 고개를 돌리니, 온 산 가득 송백이 울창하여라.”라 해야 할 것이다. ‘송백’은 강중 형제 또는 지은이의 굳은 節操(절조)를 나타내는 어휘이다.
압운(押韻), 평측(平仄)
7言律詩(7언율시). 압운은 香, 堂, 光, 傷, 蒼 자로 평성 ‘陽(양)’ 평운이다. 평측은 차례로 ‘仄平平仄仄平平, 平仄平平仄仄平, 仄仄仄平平仄仄, 仄平平仄仄平平, 平平平仄平平仄, 平仄平平仄仄平, 平仄仄平平仄仄, 仄平平仄仄平平’으로 二四不同二六對(이사부동이륙대)와 反法, 粘法(반법, 점법) 등이 모두 이루어졌다.
저자 : 하위지 (조선 단종 때의 死六臣(사육신) 1387 ~ 1456), 본관 : 晉州(진주), 자 : 天章(천장), 仲章(중장), 호 : 丹溪(단계), 시호 : 忠烈(충렬)
(한시작가작품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