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리스트’를 보면서 내게 떠오르는 것은 종교와 성(性)과의 관계였다. 영화에서는 카톨릭의 노신부가 자신의 집에 가정부라는 이름하에 사실상의 아내를 두고 있었고(성관계 장면은 안 나오지만 암시하는 장면은 있음), 젊은 신부는 노신부의 행동을 비난하면서 자신은 동성애를 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그리고 젊은 신부의 동성애는 경찰에 적발되어서 신문에 실리게 되고 그로 인해 젊은 신부는 원래의 교구를 떠나지만 노신부가 와서 그에게 용기를 주고, 그에 힘입은 젊은 신부는 다시 자신의 교구로 와서 미사를 집전하게 되는데 마지막에 한 소녀가 자신에게 성체배령을 받음으로써 결말을 맺는다. 나는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소녀가 성체배령을 받는 것을 감독은 젊은 신부가 죄사함을 받았다는 암시의 장면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영화는 종교라는 이름하에 성 특히, 섹스라는 것을 구속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모습들을 넌지시 보여주었다. 젊은 신부가 동성애를 한 것이 걸리게 되자 그 교구를 총괄하는 신부의 모습은 아집에 차 있는 모습으로 그렸고, 젊은 신부가 교구를 떠나 간 한적한 시골의 노신부는 젊은 신부를 경멸하는 눈빛으로 보게 하였고, 젊은 신부가 다시 자신의 교구로 떠날 때 시골의 가정부는 웃음으로 그를 보내주는 장면을 보며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현대는 성에 대해 많이 관대해졌다. 거리에는 성인용품을 파는 상점들이 있고, TV나 영화에서는 이제 베드신이 안 나오는 것을 찾으려면 아동용을 봐야한다. 연예인들 중에서는 커밍아웃을 한 탤런트, 성전환수술을 한 가수가 나오고 있다. 물론 이것들을 모두 비판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난 성(性)이라는 것을 무조건 감추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개방을 해야 음성적이고 범죄적인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종교에서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종교라는 것은 일반적인 행동양식과는 달라야 한다. 종교는 인간의 진리가 아닌 신의 진리를 알리고 그것으로 우리 인간들이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인도해주는 것 이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세속적인 것들과는 거리를 두어야 한다. 그러나 노신부는 성이라는 것은 신이 억압하거나 구속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연스러운 것을 종교가 규제한다고 하지만 성경에서 보면 많은 분들에서 문란한 성에 대해 비판을 하는 구절들이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소돔과 고모라⑴라고 할 수 있다. 소돔과 고모라는 많은 사람들이 살았고 문화가 발달한 도시였지만 문란한 성교와 동성애가 만연한 도시라고 하였다. 그 결과 그 도시에는 신의 심판이 내려졌다고 성경에는 나와 있다. 이것은 신은 성(性)이라는 것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어 놓은 것이다. 만약 노신부의 말처럼 신이 아닌 종교라는 것이 규제를 한다면 성서에 나와 있는 구절은 어떻게 말할 것인가. 신은 분명 소돔과 고모라에 대해 제재를 가했고 그건 인간들의 문란한 성에 대해 철퇴를 가한 것이다. 물론 무조건 그 이유만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성서를 신부가 부정한다면 누구에게 성서의 권위를 주장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신부가 성서에도 쓰여 있듯이 부정하다고 한 동성애⑵를 즐긴다는 것은 자격도 의심되는 부분이다. 신부는 신에게 자신을 바친 사람이다. 카톨릭에서는 신부가 결혼을 하지 못한다는 내용의 법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카톨릭의 신부들은 신부가 되기 전에 종신서원⑶이라는 것을 서약하게 되는데 그 내용 중에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깨끗한 제물로 성부께 봉헌하신 대사제 그리스도와 날로 더욱 깊이 결합하여, 여러분도 자신을 인류 구원을 위하여 하느님께 봉헌하겠습니까?’라는 내용을 서약하게 된다.
이것은 앞에서 말했듯이 강제적인 구속력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자기 자신 스스로가 신과 하는 약속이다. 그들은 신과의 약속을 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부정하고 성에 대해 자유로움을 주장한다면 그들의 약속은 거짓이고 신과의 약속을 저버린 신의 종을 인간들이 믿지 않으려는 것은 당연하다. 신의 종이라는 존재가 마음껏 여자를 탐하고 동성애를 즐긴다면 그들을 보며 신을 믿으려 하는 자들은 없을 것이다. 신부는 종신서원에서 그들이 서약하였듯이 신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긴 자들이다. 신의 말씀을 받들고 그것을 전하는 자들이다. 신부의 성적 욕망은 누군가가 구속하기 전에 그들이 신에게 약속 하였듯 스스로 억제하고 조절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