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LG (상): LIG그룹 수사"
2012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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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다리셨다.
약속한대로 LG그룹 이야기다.
이제 LG를 끝으로 한국 대기업들인
삼성, 현대차, SK, LG를 다룬 셈이 된다.
나머지 잔챙이그룹들을
별도로 다루진 않겠다.
웅진의 상황을 보면
내가 일일히 말해주지 않아도
깨달음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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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LG그룹” 3부작의 첫번째 이야기는
“LIG그룹 사건”에서 출발한다.
<기사링크: LIG그룹 검찰수사 확대>
"구 회장에 대해 사기성어음을 발행한 혐의 말고도
천억 원대에 이르는 분식회계 혐의를 잡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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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IG그룹 검찰수사>
지난 1999년 LG에서 분리된 LG화재를 주축으로 큰 재벌로 LG와는 사촌뻘이다.
LIG그룹의 비극은 건설업에 뛰어들면서 시작된다. LIG는 2006년 건영과 2009년 은마신화를 창조했지만, 이젠 껍데기만 남은 한보건설을 인수한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LIG의 건설회사의 인수는 시한폭탄을 집어삼킨 격이었다. 이 과정에서 LIG건설가 망할 줄 알면서 어음을 마구잡이로 발행했다는 혐의로 LIG그룹 총수일가가 검찰의 강도높은 수사를 받고 있다.
<2.재벌잡는 법>
대한민국 검찰은 최고의 엘리트군단이다. 개미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정치검사는 한물 갔다는 사실이다. 이젠 경제검사가 출세의 지름길이 되었다.
이 대목에서 재벌사냥의 기초를 다시한번 복습하자.
인간은 팔다리는 없어도 살수있지만, 하지만 혈액이 흐르지 않으면 죽는다.
재벌도 마찬가지다.
팔다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캐쉬카우 핵심계열사는 한두개 쯤 날라가도 살 수 있다. 하지만 수많은 산하기업들을 한몸으로 부릴 수 있는 자금의 흐름이 막히면 버티지 못한다.
비자금의 차단. 이게 현재 한국에서 진행중인 기업사냥 (일명 재벌개혁) 의 핵심이다.
<3.확대되는 검찰 수사>
예상했던대로 LIG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 범위가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처음에는 어음사기로 시작해서, 분식회계에 비자금까지..
사실, LIG의 수난사는 별로 특별할 게 없다. 건설업에 뛰어들었다가 회사를 날릴 위기에 처한 웅진, 두산, 한화와 동일한 패턴이니까.
그럼 내가 왜 재미없는 LIG그룹 이야기를 꺼냈냐고?
바로 LG 때문이다.
나는 지금 검찰은 LG가 LIG를 통해 쓰리쿠션으로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이 연결고리를 찾으려고 LIG를 조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LIG와 LG가 이미 오래전 분리되지 않았냐고 반문하겠지?
과연 그럴까?
<4.LG와 LIG그룹>
사촌-형제 가릴 것없이 재산싸움이 끊이지않는 삼성과 달리, 전통적으로 인화를 중시하는 LG는 친척기업들간에 불화가 없다.
구씨 LG와 허씨 GS가 분리할 때 그랬고, LS가 분리될 때도 그랬으며, LG화재가 떨어져 LIG가 될 때도 그랬다.
이런 관계로 볼 때, LG와 LIG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내가 LIG와 LG간의 "특별한 관계"를 의심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LG그룹은 현재 금융계열사가 없다. LG가 금융계열사가 없다는 말은 자력으로는 비자금을 돌릴 수 없다는 말이다.
한때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LG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이 대목에서 재벌의 운영방식을 초간단 설명해주겠다.
<5.재벌의 자금운용>
재벌의 핵심은 자금의 흐름이다. 그룹 오너는 계열사들의 자금을 완벽히 통제하는 방식으로 거대한 기업군을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있다. 이들이 창의적이거나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정확히 일본의 재벌의 운영방법을 따르는 것 뿐이다.
80년대까지 재벌은 종합상사가 핵심이었다.
종합상사는 그룹이 생산한 제품을 수출하는 창구역할을 하며, 그 과정에서 손에 쥔 막대한 현금을 계열사에 배분하는 역할을 했다.
현대상사, 삼성물산 등이 바로 핵심이었고, 시마과장과 같은 상사맨들이 활약하던 시대다.
90년대 들어서 그룹의 중심이 금융으로 바뀐다.
80년대 이후 금융의 자유화와 글로벌화가 가속화되면서, 자금운용의 축이 금융관련 계열사로 이동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금산법으로 재벌들이 은행을 소유할 수 없도록 막았기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막대한 현금의 유동성을 갖고있는 2차 금융기업들을 이용한다.
재벌들이 애용한 2차 금융기업는 보험사와 카드사다.
LG의 비극은 여기서 시작된다.
<6.카드대란>
LG그룹의 운명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 사건이 바로 2003년 카드대란이다.
광란의 카드대란 기간중 LG카드는 공격적인 영업으로 순식간에 1위의 자리에 오른다. 하지만, 행복한 순간도 잠시. 거품에 이은 신용위기로 LG카드는 그룹의 시한폭탄이 된다.
이때 채권단은 LG카드의 구제 조건으로 LG가 금융업에서 완전히 발을 뺄 것을 요구한다. 이유는 묻지마라. 결국 LG는 채권단의 압력에 굴복, LG카드 포기를 선언한다. 이후 LG카드는 신한에 인수된다.
그렇다면 재벌 그룹을 유지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금융계열사가 사라진 LG는 어떻게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을까?
재벌이 애용하는 비자금 창구로 카드 말고 또 하나의 옵션이 있다고 한 것 기억하나?
바로 보험사다.
<7.대체수단>
그런데 LG는 보험사가 없다.
오래전에 LG화재가 LG그룹에서 분리되었거든.
가만 그 회사 이름이 뭐로 바뀌었지?
LIG생명.
내가 LIG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총수일가 (LG그룹 사촌 가족) 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그들은 지금 LIG의 분식회계를 뒤지는게 아니다. LIG그룹과 LG그룹간의 자금의 연결고리를 찾고 있는 중이다.
내가 “위기의 현대”에서 현대캐피탈을 금감원이 조졌다는 말 기억할 것이다. LG-LIG 그룹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개미들이 이런 상황을 뉴스를 통해 알게 될 때 쯤이면, 이미 이 슈퍼AAA급 정보는 기업사냥꾼들에 전달된 후가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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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LG” 2번째 편에서는
그룹의 핵심 LG전자를 중심으로
LG그룹의 과거와 미래를 분석하겠다.
- Bozart -
출처 :그날이오면 원문보기▶ 글쓴이 : Bozart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