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孝道)
송학 김시종
형준은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대학 진학은 한양공대를 지원한다고 하였다. 고교 시절 학교 성적은 항상 상위권이었고, 매사에 성실하고 자신감과 용기 있는 학생이었다. 그는 대학 입시를 치르기 위해 하루 전 서울로 갔다. 그의 부모는 혼자 서울 간 아들이 걱정되었다. 얼마간의 세월이 지난 후 합격자 발표 날이 다가왔다. 그의 어머니는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했었다. 자식을 혼자 서울로 보낸 후 답답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고심하는 듯했다.
형준은 대학 입시 합격자 발표 날이 내일이라고 하면서도 덤덤한 표정이 어머니의 가슴을 더욱 애타게 했다. 평소 말 없는 아버지를 닮아 과묵한 성격 그대로였다. 대학 입시 시험에 합격할 것을 알면서도 입학금 문제로 기쁜 마음이 아닌 형준이다. 양친이 입학금 준비에 고심하는 것을 본 백부가 입학금을 마련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서울서 대구에 내려오면 이따금 여비도 주었다. 형준은 무슨 일이든지 성실하고 성취감과 매사에 의욕이 강한 학생이기도 했다.
대학 2학년 때 징집 신체검사를 하였다. 시력이 좋지 않아 방위산업체 근무 판정을 받았다. 국가에서 지정한 산업체에 2년간 근무하면 군 복무를 필하는 대체 복무였다. 형준이가 방위산업체를 물색 중일 때 백부가 근무처를 알선해 주었다.
형준은 새벽 5시가 되면 성서공단의 방위산업체로 출근했다. 근무처를 가기 위해 버스를 두 번 갈아타야만 하였다. 산업체 일은 젊은 사람이 기피하는 3D 업종이다. 염색 색소를 취급하는 현장은 중노동이었다. 그렇지만 형준은 맡은 일을 열심히 했다. 견습 기간에도 지각 한 번 하지 않은 성실한 학생이었다. 경영주도 저 학생처럼 근면 성실한 학생은 처음 보았다고 칭찬이 자자했다. 형준의 근무처는 남들이 기피하는 염색 업종으로 군 복무를 대체하기 위한 일자리였다.
방위산업체에서 2년간 근무하면 군 복무도 마칠 뿐 아니라 학자금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직장이라고 자랑했다. 2년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 날짜가 다가올 무렵 그의 통장에는 이천오백만 원이라는 거금이 저축되어 있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대학 2학년에 복학했다. 3학년 한 학기를 마치고 어학연수를 결심하였다. 처음 간 곳이 필립핀의 6개월짜리 코스를 선택했다. 마닐라 시엔엔어 학원에 연수를 마치고, 영어의 본산지인 아일랜드 골웨이 시의 아틀란틱 학원으로 건너갔다. 부족한 영어 실력을 향상하기 위해서였다.
형준이 대학 4학년이 되었을 때 영어 실력은 월등히 좋았다. 무슨 일이든 한번 시작하면 성취하는 학구열이 대단한 학생이었다.
공대에서 전자 기계를 전공했으니 포항 제철소에 입사 시험을 보았다. 많은 경쟁 속에 당당히 합격하였다. 막상 선호했던 직장에 입사했으나 전공 분야가 아닌 소조 모임의 총무직을 맡았다. 사내 기숙사 생활을 하며 몇 개월 동안 총무 일이라는 것이 전공 분야와 동떨어진 잔심부름을 하는 일에 흥미가 없었다. 백부가 포항 제철소에 산업시찰을 갔을 때 형준은 미래에 대한 전망이 없다고 사임하겠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었다.
포항제철소가 국영기업체에서 민영화된 후 새 출발 하는 젊은 사람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을 주지 못한 것이 퇴사하게 된 동기가 아니었는가 싶다.
그는 아직 미혼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을 9개월 만에 포항제철소를 사직했다. 몇 개월이 지나 이듬해 한국 전력에서 분리된 공기업에 응시하였다. 본사가 울산 기장에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발전소에 응시하여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 처음 출근하자 근무 부서를 지정받았다. 숙소는 해운대의 오피스텔로 배정
받았다. 형준의 마음은 흡족했다. 근무지는 지하실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부서였다. 대학에서 전공한 분야라 일에 대한 흥미와 보람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어느 날 부모가 거주하는 대구에 올라왔다. 난데없이 부모님이 노후에 편히 사실 집을 마련해 두었으니 이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양친은 아무 영문도 모르고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한 바 있었다. 형준은 가지고 온 봉투에 든 서류 뭉치를 내밀었다. 새 아파트를 마련한 등기 서류였다. 형준은 엄연한 사회인으로 성장하였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자식으로 성숙해 있었다. 노후의 부모님을 위해 교통이 편리한 지하철 역세권에 새 아파트를 마련한 것을 보아 효성이 지극한 자식이기도 하였다.
형준은 부모님께 효도하는 마음씨가 아름답고 효성이 지극한 효자였다
첫댓글 형준이는 누구인가요?
선생님 친구분인가요?
정말 열심히 살아오신 분입니다~~^^*
저의 조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