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침체에 늘어난 증권사 접대비, 왜?
전년 1분기比 10%↑...NH>대신>메리츠 순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IB 등 대면영업 늘어
증시 침체로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1∼3월) 실적이 전년 대비 감소한 가운데 접대비용은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대면 영업활동이 조금씩 재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접대비란 접대·교제·사례 등 기업이 직간접적으로 관계자와 업무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지출한 금액을 말한다. 증권사의 경우 지점·사업부에서 고객 관리나 법인영업을 위해 이용한다.
24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1분기 코스피 지수가 7.38% 하락할 동안,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메리츠·하나금융투자·신한금융투자·키움·대신증권)의 실적도 전년 대비 대부분 줄었다. 반면 접대비는 219억4516만원으로 작년(199억6799만원)보다 약 10% 상승했다.
오랜 기간 코로나19 여파로 줄었던 대면 영업이 다시 활발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투자금융(IB) 등 본사 주요 사업부의 영업 및 현장실사가 재개된 것이 접대비 증가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증권사의 리테일 의존도가 낮아지고 수익 구조가 다변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접대비 규모·증감률 차이는 해외 법인에서 발생한 접대비를 포함하지 않거나 판관비로 계상하는 등 회계 기준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방역 수칙이 작년 대비 완화돼 거래처 접대 증가로 접대비 내역이 많이 늘었다"며 "지점 지출도 늘었겠지만, 접대비는 보통 IB나 인수합병 등 본사 수익부서에서 많이 쓴다"고 말했다.
다른 금투업계 관계자는 “올해 증권사의 이익 감소는 영업 성과가 안 좋았다기보다 증시 침체에 의한 위탁매매 감소 및 채권 등 운용 실적 하락이 문제”라며 "코로나19가 종식되며 그간 못했던 대면 영업활동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보면 앞으로도 접대비는 늘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많은 접대비(43억9317만원)를 지출했다. KB증권(31억8406만원), NH투자증권(31억8298만원), 한국투자증권(26억4853만원), 키움증권(22억380만원), 메리츠증권(18억5067만원), 하나금투(18억4140만원), 대신증권(10억29만원), 신한금투(9억9707만원), 삼성증권(6억4319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접대비 증가폭은 NH투자증권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30.35%로 가장 컸다. 그 뒤를 대신증권(28.04%), 메리츠증권(20.56%), KB증권(16.84%), 삼성증권(11.25%), 한국투자증권(5.69%), 미래에셋증권(4.45%), 신한금투(0.69%), 하나금투(0.66%) 등이 따랐다. 키움증권(-7.21%)은 유일하게 줄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오미크론 확산 여파로 1분기 대외 영업활동이 줄었다"고 전했다.
[FETV] 2022.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