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IT 제품들의 내부를 살펴보면 배터리가 IT 제품 발전에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배터리를 필요로 하는 스마트폰이나 패드, 노트북의 경우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3 수준으로 정작 중요한 연산부품들보다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할지라도 하루 남짓 정도의 사용시간밖에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사용상의 제약이 많다.
특히 요즘같이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는 시간이 많은 사용자라면 반나절 만에 배터리가 동나는 상황도 연출될 수 있다. 최대 대부분의 스마트폰의 배터리 용량은 약 3,000mA 수준이다. 이를 방전 상태에서 완전 충전까지 걸리는 시간은 기기마다 다를 수 있지만 퀵차지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가정했을 때 약 2시간 정도 걸린다.
▲ 최근에는 스마트폰은 용량은 늘어났지만 충전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요즘 같은 시기에 2시간은 정말 긴 시간이기도 하고, 그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쓰지 않기는 정말 힘들다. 그래서 등장한 기술이 바로 고속 충전 기술이며, 지금까지도 많은 최신 기기들이 버전을 업그레이드 해가면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충전까지 진행되는 모든 과정에서 사용되는 기기와 충전기, 심지어 케이블까지 고속 충전을 지원해야지만 사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아무리 좋은 최신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충전기와 케이블의 종류에 따라 활용할 수 있고 없고가 결정되게 된다는 것.
▲ 마이크로 5핀은 USB-C타입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현재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의 케이블의 종류를 보면 총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아직까지는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마이크로 5핀과 애플 iOS 계열의 라이트닝 8핀, 그래도 최신 안드로이드 폰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USB-C 타입 케이블이 있다.
마이크로 5핀과 USB C타입 같은 안드로이드 계열의 케이블의 경우 별도의 라이센스가 없는 단자들이니 만큼 많은 제조사에서 생산하고 판매하고 있다. 그만큼 제품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케이블을 고르는 재미가 있다.
▲ 단돈 만원 아낄려다 100배가 넘는 스마폰이 위험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제품의 품질이 떨어져 과전류로 스마트 기기를 고장 내는 원인이 될 수 있고, 충전하면서 전화를 하다 감전사고를 당하는 등의 아찔한 사건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한 이유로 가능하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안전 평가를 받은 케이블 사용을 권장하기도 했다. 또한, 자사의 번들 케이블이 아니면 추후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보상해 주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케이블을 잘 선택하기 위해서는 외형적으로 가장 쉽게는 케이블의 두께를 확인하면 된다. 고속 충전을 하려면 많은 전류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피복 내부에 있는 전선의 AWG 직경 사이즈를 확인해봐야 한다. AWG 직경이 넓으면 많은 양의 전류나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 가능한 고속 충전을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케이블을 구매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외형을 확인할 수 없다면 케이블의 저항값이 얼마인지 확인해야 한다. 현재 USB 시행사 포럼의 권고사항에 따르면 현재 USB-C 케이블의 적정 저항은 56k옴(Ω)이다. 이에 못 미칠 경우에는 제대로 된 고속 충전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의 메인보드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반드시 구매하기 전 확인해야 한다.
▲ 맥북을 충전하는 충전기로 아이폰을 고속 충전할 수 있다
반면, iOS 계열의 경우 매우 심플하다. 애플의 경우 깐깐하기로 소문난 MFI(Made For iOS) 인증이라는 제도가 있어 이같은 인증을 받은 케이블이라면 어떤 제조사의 제품이든지 믿고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인증을 받은 만큼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다량을 구매해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 아직은 독점이지만 곧 서드 파티에서도 출시될 예정이다
게다가 현재까지는 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케이블은 자사에서 나온 USB-C-라이트닝 케이블밖에 없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30W의 고속 충전기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폰8부터 사용할 수 있는 고속 충전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8만 4천 원(케이블+충전기)이라는 거금을 투자해야 한다. 최근 애플이 이 USB-C 라이트닝 케이블의 인증을 풀었기 때문에 좀 더 기다렸다가 구매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
현재 고속 충전의 경우 매우 다양한 기술들이 나와 있는데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 바로 퀄컴의 퀵자치(Quick Charge) 기술이다. 2013년에 처음 공개된 퀵차지 기술은 기존보다 높은 전압을 이용해 배터리에 무리를 가하지 않고 빠르고 안전하게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이다. 현재는 퀵차지 4.0+까지 등장한 상황이지만 국내 유통 스마트폰의 경우 퀵차지 4.0을 지원하는 G7 ThinQ가 가장 최신 기술 적용 제품이다.
퀵차지 1.0의 경우 기존 5V 1A로 최대 5W를 충전했던 것과는 달리 5V 2A 수준으로 전류를 늘려 10W로 보다 빠르게 충전이 가능했다. 이후 퀄컴은 스냅드래곤의 버전이 상승함에 따라 꾸준히 업그레이드 되는 상황이다. 국내 제조사 중에서는 LG가 퀵차지 기술을 꾸준히 적용해 오고 있다. 하지만, 삼성의 경우 퀵차지 2.0 수준의 어댑티브 패스트 차징이라는 독자기술을 지금까지도 고수하고 있다.
▲ 기술의 차이가 실질적인 충전 시간의 차이는 아니기에 참고만 하자
모든 기술의 스펙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정확한 충전 시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다. 이는 실제로 테스트시 사용환경이나 사용 기기, 그리고, 해당 지역에 공급되는 전압에 따라 시간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체감할 수 있는 실질 데이터를 뽑아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 USB PD 기술이 적용된 삼성 올웨이즈 노트북
이 밖에도 USB C타입 등장과 함께 USB PD(Power Delivery) 기술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USB PD는 노트북까지 충전이 가능한 수준인 최대 100W까지 지원한다. 그래서 최신 노트북들이 이 같은 USB PD 기술을 적용해서 많이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 기술적으로는 최대 100W지만 그 이하를 지원하는 USB PD 충전기가 대부분이다
USB PD를 지원하는 보조 배터리나 충전기로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 이는 기술의 한계일 뿐 모든 USB PD 충전기가 100W를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적게는 40W를 지원하는 것도 있기 때문에 충전기 구매 전 반드시 스펙을 참고해야 한다.
▲ LED 케이블은 충전 중인지 충전이 완료되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스마트폰 케이블 판매 경쟁이 심화되면서 시장 경쟁력을 얻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케이블들이 변화하고 있다. 그중에서 LED 케이블과 마그네틱 케이블은 편의성을 개선한 케이블이다. 먼저 LED 케이블의 경우 어두운 실내에서 불빛만으로 케이블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충전이 완료되면 색상이 변하기 때문에 충전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폰 화면을 켜보지 않아도 된다.
▲ 근처에만 가면 알아서 달라붙어서 충전을 시작한다
마그네틱 케이블의 경우 스마트폰과 연결하는 커넥터와 케이블을 강력한 자성을 넣어 임의로 분리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커낵터를 항상 스마트폰에 연결해 놓으면 다음에 다시 연결 할 때 위아래 구분없이 알아서 찰싹 달라붙기 때문에 매우 편리하다. 마치 과거 애플 맥북의 맥 세이프와 비슷한 형태라고 보면 이해가 쉽다.
▲ 카카오를 먹여살리고 있는 라이언 상무를 케이블로 만나 볼 수 있다
캐릭터 케이블은 편의성보다는 액세서리 성향이 짙다. 충전 케이블의 경우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면 어쩔 수 없이 가지고 다녀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왕이면 카카오 프렌즈나 마블 캐릭터 같은 아기자기하고 예쁜 캐릭터가 달린 제품들을 사용하면 훨씬 더 좋지 않을까.
▲ 충전기의 전압에 따라 최대 3개를 동시에 충전할 수도 있다
IT 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을 함께 가지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이때 같은 계열의 제품을 사용한다면 상관없지만 아이패드와 갤럭시S, 아이폰과 갤럭시탭같이 교차 플랫폼을 사용한다면 케이블을 여러 개 들고 다녀야 한다. 하지만, 이런 멀티케이블 하나면 케이블 하나로 상황에 맞게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기획, 편집/ 홍석표 hongdev@danawa.com
글, 사진/ 정효진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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