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와이드 모닝벨
[앵커]
내년부터 시세 9억원 이상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릅니다.
고가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면 앞으로 보유세를 더 많이 내게 되는데, 내야 할 세금이 얼마나 더 늘어나고, 부동산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김정연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공시가격이 얼마나 오르게 되는 건가요?
[기자]
공시가격은 보유세, 상속세 등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데요.
기존에 집계됐던 내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 평균 현실화율은 69.1%입니다.
현실화율이 70%가 채 되지 않아 고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어도 세금 부담이 높지 않고, 이때문에 부동산 투기도 조장되기 쉽다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부동산 가격이 높고 현실화율이 낮을수록 공시가격 현실화율 상승폭을 확대하기로 했는데요.
이번 대책에 따라 내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시세 9억원에서 15억원인 아파트는 70%, 15억원에서 30억원은 75%, 30억원 이상은 최대 80%로 높아집니다.
다만 가격대별로 상한선을 둬서 공시가격이 지나치게 오르는 것은 막기로 했습니다.
시세 9억원 미만 공동주택의 경우 현실화율이 오르지 않습니다.
[앵커]
고가 아파트가 많은 서울 강남권이 가장 민감할 것 같은데, 보유세가 얼마나 오르게 되는 건가요?
[기자]
먼저 강남 대치동에 있는 '래미안 대치 팰리스' 전용면적 84㎡의 올해 보유세는 650만원입니다.
시세를 최근 팔린 30억원으로 두고 현실화율 80%를 적용하면 내년 공시가격은 24억원인데요.
내야 하는 세금이 보유세 상한선인 전년도의 1.5배가 늘어나 975만원이 됩니다.
3.3㎡당 1억원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인 서초동 아크로리버파크도 보유세가 363만원, 잠실엘스도 159만원 더 늘어납니다.
만약 가진 주택 2채를 합친 시세가 52억원인 다주택자라면 내년에 내야 할 보유세는 6558만원으로 올해보다 115% 오르게 됩니다.
[앵커]
이번 대책으로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까요?
[기자]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다주택자들의 경우 최대 3배의 세금을 더 내야 합니다.
소득이 없는 은퇴자라면 부담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동안 아파트값이 오른 것에 비하면 큰 부담은 아니라고 볼 수 있는데요.
앞서 봤던 강남권 세 아파트의 1년 전 실거래가와 최근 실거래가를 비교해보면 대치팰리스가 10억, 아크로리버파크가 12억, 잠실엘스가 5억 올랐습니다.
몇 백만원 수준으로 오른 세금에 비하면 큰 금액인 건데요.
내년에도 이 정도 수준으로 아파트값이 오를 것을 가정하면, 보유세가 수백만원 올랐다고 해서 집주인들이 쉽사리 자기 집을 내놓을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집을 팔겠다고 나섰어요?
[기자]
네, 은 위원장은 현재 서울 서초구 잠원동과 세종시에 각각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다주택자인데요.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어제(17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집 두 채 중 세종시에 보유한 주택 한 채를 팔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지난 16일 새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청와대가 두 채 이상의 집을 가진 고위 공직자에게 한 채만 남기고 처분하라고 권고한 데 따른 겁니다.
이와 함께 은 위원장은 현재의 부동산 시장 상황을 집값이 너무 비정상적으로 높은 '버블'이라 진단하면서 향후 5년에서 10년 이내에 집값이 폭락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