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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 1 TV의 환경스페셜 <코끼리, 벼랑에 서다>를 보다가 또 눈물을 흘렸다.
어린 코끼리를 훈련시키는 조련사인 '마호트'들이 코끼리의 야생성을 꺾기 위해 새끼 코끼리 한 마리가 간신히 들어갈만한 좁은 공간에 가두는 '파잔'을 거치게 하고, 뽀족한 꼬챙이처럼 생긴 조련 도구인 '커창'으로 마구 찔러대 코끼리를 굴복시킨다.
이런 '조련(?)' 과정을 거친 코끼리들은 조련사들이 시키는 대로 말을 듣고, 관광객들을 등 위에 태우거나 말 잘 듣는 순한 코끼리(?)가 되어 쇼를 한다.
벌목장 운송 수단이나 관광객을 위한 웃음거리 노릇도 할 수 없게 되면, 밤마다 방콕시내로 끌고 나가 구걸을 시킨다. 그마저 할 수 없게 되면 버림을 받고, 병 들어 죽어간다.
그래도, 버려진 코끼리를 자신이 설립한 코끼리 병원으로 옮겨 살려내 자연 회귀를 돕는 사람이 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코끼리와 함께 산책을 하고, 그들에게 먹이를 주는 봉사 활동 체험을 한다. 이들의 관광은 방생 법회나 마찬가지이다.
수십만 마리가 넘던 태국 코끼리 숫자가 야생 1,000마리, 사육 코끼리 2,000마리로 줄어든 데에는 관광객용 웃음거리나 운송수단으로 쓰기 위해 잡거나 상아를 얻으려고 살육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코끼리들이 살아갈 수 있는 삼림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코끼리 살리기에 나선 이 여인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님들의 도움을 받는다.
스님들의 헌옷을 찢어 나무에 묶어주면, 그 나무를 베는 일은 없게 된다. 불교도들인 태국인들은 스님들의 옷감으로 감아놓은 나무도 스님과 똑같이 여기고 예를 올리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스님들은 나무도 살리고 코끼리도 살린다.
우리가 태국 등지에 가서 무심코 "재미있다!"며 깔깔대고 웃는 코끼리 쇼나 트레킹이 코끼리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 왔다. 코끼리 살육의 바탕에는 '마호트'들과 그들의 도구 '커창'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需要도 큰 몫을 해온 것이다. 우리 또한 코끼리 살육의 죄인이다."
2006년 2월 22일 일기에서 옮겼다.
방편은 이럴 때에 쓰는 말이다.
향산 이병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