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점(落點)
점을 찍다는 뜻으로, 조선시대 관원의 임명 절차로 벼슬아치를 뽑을 때 임금이 뽑을 사람의 이름 위에 점을 찍던 일을 말한다.
落 : 떨어질 락(艹/9)
點 : 점 점(黑/5)
낙점(落點)은 ‘점을 찍다’라는 뜻이다. 즉, 여러 사람들 중에서 훌륭한 인물을 골라 뽑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자리에 앉히는 것을 말한다.
조선시대에는 관원을 임명할 때 문관은 이조(吏曹)에서,무관은 병조에서 판서 이하 당상관들이 모여 도력장(都歷狀:조선시대 관리들의 복무 성적을 기록한 서류)에 따라 심사한다.
조선초기부터 재직 관리의 복무 성적을 매년 6월과 12월에 심의하고 결정하였는데 이들을 합쳐서 도목정사(都目政事)라 하였다. 도력장(都歷狀)은 도목정사(都目政事) 중에서 관리의 성적 기록표를 가리키는 말로, 일찍이 신라 때 중국 당(唐)나라의 제도를 모방한 데서 비롯하였다.
조선시대 중앙과 지방의 정3품 이상의 벼슬아치들은 각각 3명의 인재를 추천할 의무를 가졌다. 천거(薦擧)란 관리로 등용할 수 있는 인재를 추천하는 것이며 인재를 추천하는 사람을 거주(擧主)라고 했다. 만약 추천된 사람이 관리로 임명되었더라도 나중에 문제를 일으키게 되면 추천을 했던 거주가 연대 책임을 지도록 했다. 따라서 제도적으로 사람을 추천하는 일이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조(吏曹)와 병조에서는 이렇게 추천을 받은 사람들을 두고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쳐 적격 후보자 3명씩을 3년마다 신춘 첫 달인 정월에 선발한 뒤 삼망(三望)을 올린다.
그 때 왕은 이 3명의 후보자 가운데서 그 중 가장 적격자라고 생각하는 한 사람의 이름 위에 붓으로 점을 찍었다. 이것을 낙점(落點) 또는 비하(批下)라 하였고 그 결과는 조보(朝報, 오늘날의 官報)에 발표하였다.
점이 찍힌 사람의 편에서 보면 수점(受點)으로 되지만 점을 찍은 왕의 편에서 보면 낙점(落點)으로 되는 것이다.
▶️ 落(떨어질 락/낙)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洛(락)으로 이루어졌다. 풀(艹)잎이 떨어진다는 뜻으로 떨어지다를 뜻한다. 各(각)은 목적지에 도착하다, 안정되는 일, 음(音)을 나타내는 洛(락)은 시내가 아래 쪽으로 흘러가는 일, 초두머리(艹)部는 식물을 나타낸다. ❷형성문자로 落자는 ‘떨어지다’나 ‘떨어뜨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落자의 생성과정은 비교적 복잡하다. 落자의 갑골문을 보면 비를 뜻하는 雨(비 우)자와 ‘가다’라는 의미의 各(각각 각)자가 결합한 모습이었다. 지금은 쓰이지 않지만 각(떨어질 각)자가 본래 ‘떨어지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각자는 ‘하늘에서 비가 떨어지다’를 표현한 것이다. 소전에서는 落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는데, 당시에는 각자와 落자를 서로 혼용했지만 지금은 落자만 쓰이고 있다. 落자는 나뭇잎이나 비가 ‘떨어지다’를 표현한 것으로 각자에 艹(풀 초)자를 더해 의미를 확대한 글자이다. 그래서 落(락)은 풀이나 나무의 잎이 떨어지다, 떨어지다, 떨어뜨리는 일 등의 뜻으로 ①떨어지다 ②떨어뜨리다 ③이루다 ④준공하다 ⑤두르다 ⑥쓸쓸하다 ⑦죽다 ⑧낙엽(落葉) ⑨마을 ⑩빗방울 ⑪울타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떨어질 추(墜), 떨어질 타(墮), 떨어질 운(隕), 떨어질 령(零),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탈 승(乘), 들 입(入), 날 출(出), 더할 가(加), 미칠 급(及), 더할 증(增), 얻을 득(得), 회복할 복(復), 덜 손(損), 더할 첨(添), 오를 척(陟), 오를 등(登), 더할 익(益), 들일 납(納)이다. 용례로는 선거에서 떨어짐을 낙선(落選), 성적이 나빠서 상급 학교나 상급 학년에 진학 또는 진급을 못 하는 것을 낙제(落第), 떨어진 나뭇잎을 낙엽(落葉),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맥이 풀리는 것을 낙담(落膽), 세력이나 살림이 줄어들어 보잘것이 없음을 낙탁(落魄), 문화나 기술 또는 생활 등의 수준이 뒤떨어지는 것을 낙후(落後), 천거 또는 추천에 들지 못하고 떨어짐을 낙천(落薦), 경쟁 입찰 따위에서 입찰의 목적인 물품 매매나 공사 청부의 권리를 얻는 일을 낙찰(落札), 말에서 떨어짐을 낙마(落馬), 여럿이 줄을 지어 가는 무리에서 함께 가지 못하고 뒤로 처지는 것을 낙오(落伍), 과거에 떨어지는 것을 낙방(落榜), 높은 곳에서 떨어짐을 추락(墜落), 값이나 등급 따위가 떨어짐을 하락(下落), 죄를 범하여 불신의 생활에 빠짐을 타락(墮落), 기록에서 빠짐을 누락(漏落), 이리저리 굴러서 떨어짐을 전락(轉落), 당선과 낙선을 당락(當落), 성하던 것이 쇠하여 아주 형편없이 됨을 몰락(沒落), 빠져 버림을 탈락(脫落), 물가 따위가 갑자기 대폭 떨어짐을 폭락(暴落), 물가나 시세 등이 급히 떨어짐을 급락(急落), 지키는 곳을 쳐서 둘러 빼거나 빼앗김 또는 적의 성이나 요새 등을 공격하여 빼앗음을 함락(陷落), 떨어지는 꽃과 흐르는 물이라는 뜻으로 가는 봄의 경치로 남녀 간 서로 그리워 하는 애틋한 정을 이르는 말을 낙화유수(落花流水), 가지가 아래로 축축 늘어진 키 큰 소나무를 낙락장송(落落長松), 함정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떨어 뜨린다는 뜻으로 곤경에 빠진 사람을 구해 주기는 커녕 도리어 해롭게 함을 이르는 말을 낙정하석(落穽下石), 가을이 오면 낙엽이 펄펄 날리며 떨어짐을 낙엽표요(落葉飄颻), 몹시 놀라 얼이 빠지고 정신 없음을 낙담상혼(落膽喪魂), 끓는 물에 떨어진 방게가 허둥지둥한다는 뜻으로 몹시 당황함을 형용하는 말을 낙탕방해(落湯螃蟹), 낙화가 어지럽게 떨어지면서 흩어지는 모양을 낙영빈분(落英繽粉), 지는 달이 지붕을 비춘다는 뜻으로 벗이나 고인에 대한 생각이 간절함을 이르는 말을 낙월옥량(落月屋梁) 등에 쓰인다.
▶️ 點(점 점, 시들 다)은 ❶형성문자로 奌(점, 다), 点(점, 다)은 통자(通字), 点(점, 다)은 간자(簡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占(점)은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 일, 黑(흑)은 검은색의 뜻으로 點은 검고 작은 표, 틀린 글자 따위를 검게 칠하는 일, 또 더럽히는 일, 나중에 표를 하다, 불을 붙이다 따위 여러 가지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點자는 '점'이나 '얼룩', '불붙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點자는 黑(검을 흑)자와 占(점치다 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占자는 거북의 배딱지(腹甲)에 나온 점괘를 그린 것이다. 點자는 본래 ‘불붙이다’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아궁이에 불을 붙이기 위해서는 불쏘시개가 필요했었을 것이다. 그래서 點자에 쓰인 占자는 발음 외에도 불쏘시개 모양을 표현하고 있다. 點자는 때로는 '점'이나 '얼룩'이라는 뜻으로도 쓰이는데, 이는 재가 날려 얼룩이 묻거나 구멍이 났다는 뜻이다. 그래서 點(점, 다)은 (1)작고 둥글게 찍는 표 (2)사람의 살갗이나 짐승의 철 또는 피륙 따위에 있는 빛깔이 다른 둥근 얼룩 (3)유우클릿의 기하학(幾何學)에서 주어지는 기본 개념의 하나 길이, 너비, 두께도 없이 위치만 있는 것 (4)어느 속성이나 측면의 개별적인 부분이나 요소 등의 뜻으로 ①점(點: 작고 둥글게 찍은 표) ②흠, 얼룩 ③물방울 ④권점(圈點: 후보자의 이름 아래에 둥근 점을 찍던 일) ⑤측면(側面) ⑥시간(時間) 단위 ⑦점찍다 ⑧고치다 ⑨불 붙이다, 켜다 ⑩점철하다 ⑪지시하다 ⑫조사하다, 검사하다 ⑬징집하다, 징발하다 ⑭가리키다 ⑮끄덕거리다 ⑯따르다 ⑰더럽히다, 욕되다 ⑱떨어지다, 떨어뜨리다 ⑲붓다(살가죽이나 어떤 기관이 부풀어 오르다) 그리고 ⓐ풀잎이 시들다(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낱낱이 검사함을 점검(點檢), 점의 수효 또는 성적을 나타내는 숫자를 점수(點數), 낮에 끼니로 먹는 음식을 점심(點心), 여기저기 흩어진 것들이 서로 이어짐 또는 그것들을 이음을 점철(點綴), 등심지에 불을 켜 당김이나 등에 불을 켬을 점등(點燈), 불을 켬을 점화(點火), 시각장애자가 손가락으로 더듬어 읽게 만든 부호 글자를 점자(點字), 많은 점을 줄지어 찍어서 이루어진 선을 점선(點線), 등불을 켰다 껐다 함을 점멸(點滅), 명부에 일일이 점을 찍어 가면서 사람의 수효를 조사하는 일을 점고(點考), 여기저기 점점이 흩어져 있음을 점재(點在), 멀리 점점이 이룬 경치를 점경(點景), 평점을 붙임을 점부(點附), 하나씩 자세히 조사함을 점사(點査), 관심과 흥미가 집중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을 초점(焦點), 시간의 흐름 위의 어떤 한 점을 시점(時點), 비거나 허술한 부분을 허점(虛點), 서로 다투는 중요한 점을 쟁점(爭點), 곡선 또는 곡면과 접선과의 공유점을 접점(接點), 좋은 점으로 보다 뛰어난 점을 장점(長點), 사물을 관찰하거나 고찰할 때 그것을 보거나 생각하는 각도를 관점(觀點), 점수를 매김을 채점(採點), 가장 중요한 점을 요점(要點), 활동의 발판이 되는 점을 거점(據點), 처마의 빗방울이 돌을 뚫는다는 뜻으로 작은 힘이라도 그것이 거듭되면 예상하지 못했던 큰 일을 해냄을 이르는 말을 점적천석(點滴穿石), 쇳덩이를 다루어 황금을 만든다는 뜻으로 나쁜 것을 고쳐서 좋은 것으로 만듦의 비유 또는 옛사람의 글을 활용하여 글을 지음을 이르는 말을 점철성금(點鐵成金), 푸른 잎 가운데 한 송이의 꽃이 피어 있다는 뜻으로 여럿 속에서 오직 하나 이채를 띠는 것 또는 많은 남자들 사이에 끼어 있는 오직 하나 뿐인 여자를 이르는 말을 홍일점(紅一點), 많은 여자 사이에 있는 한 사람의 남자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청일점(靑一點), 뜨거운 불길 위에 한 점 눈을 뿌리면 순식간에 녹듯이 사욕이나 의혹이 일시에 꺼져 없어지고 마음이 탁 트여 맑음을 일컫는 말을 홍로점설(紅爐點雪), 용문 아래에 모인 물고기가 뛰어오르면 용이 되고, 오르지 못하면 이마에 상처만 입게 된다는 뜻으로 과거에 낙방한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용문점액(龍門點額), 장승요가 벽에 그린 용에 눈동자를 그려 넣은 즉시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라는 뜻으로 가장 요긴한 부분을 마치어 완성시키다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화룡점정(畵龍點睛), 글자의 점 하나와 획 하나라는 뜻으로 아주 작은 부분의 글이나 말 따위를 이르는 말을 일점일획(一點一劃), 문장이 썩 잘 되어서 한 점도 가필할 필요가 없을 만큼 아름다움을 이르는 말을 문불가점(文不加點), 단 하나의 자기가 낳은 자식을 일컫는 말을 일점혈육(一點血肉)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