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듬뿍! 추억 가득 대구의 전통시장’ 출간 계획서
-디지털경제 한상갑 기자
◆출간 배경
선사시대 대구는 강을 이용한 수운(水運)이 발달했고, 중세엔 경상감영이 들어서며 영남의 국방, 행정, 상업, 물류의 중심으로 발전했다. 현대에 들어와 경부고속도로, 구마고속도로, 광주대구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의 개통은 대구가 한반도 중남부의 물류, 유통, 상업도시로 발전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고려시대 이후 별다른 존재감을 갖지 못했던 대구는 1601년(선조 34) 경상감영을 유치하면서 일약 영남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경상도의 심장부에 위치한 대구는 각 지역과 사통팔달로 연결됐고 낙동강, 금호강을 통한 수운도 활발해졌다. 북쪽으로는 안동, 영주, 상주, 등지 물자들이 육로를 통해 들어왔고 낙동강수계로는 부산, 남해 해산물과 일본의 상품들이 영남 내륙까지 물길로 연결되었다. 이런 상권의 신장을 배경으로 서문시장은 서울, 평양과 함께 전국 3대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출간 목적
이렇듯 한반도 남부의 유통 상업 전통시장 중심지로 성장해온 대구 이지만 아직까지 지역의 전통시장을 정리한 저술이 발간되지 않았다. 시·군지나 읍지(邑誌) 등에 시장들을 소개하고는 있지만 모두 1980년대 이전 자료라서 현실과 거리감이 있고,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탓에 일목 유연하게 들여다볼 책자 발간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왔다. 이 책은 바로 이 ‘필요’에 대한 ‘대안’의 성격을 지닌다고 하겠다.
◆지역 전통시장 현황
유통, 상업도시로 발전을 거듭해온 대구의 시장은 어느 순간 급격한 쇠락기에 접어들게 된다. 우선은 급격한 인구의 감소로 국가나 자치단체의 상권이 위축되고 경제의 역동성을 잃은데 기인한다. 1970년대 1년에 100만 명을 넘었던 출생인구는 2021년엔 26만명으로 감소했다. 이런 인구 감소는 구매력의 감소, 내수시장 침체로 이어져 국가경제의 근간을 위협하게 되었다.
두 번째 이유는 1996년에 단행된 유통시장 개방이다. 글로벌 관세, 무역장벽을 허문다는 명분으로 국내 들어온 까루프, 월마트, 코스트코 같은 외국계 대형마트들은 한국 유통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해갔다.
이에 국내 대기업들은 외국 유통 업체로부터 상권을 방어한다는 명분으로 대형마트를 잇따라 설립하면서 전국의 골목은 각종 대형마트, SSM들이 장악하게 되었다.
20조 이상으로 성장해버린 온라인, 비대면 마케팅 시장도 전통시장 존립의 최대 위협 요소이다. TV 홈쇼핑, 인터넷 쇼핑으로 시작한 온라인 시장은 이제 쿠팡, 위메프, 티몬 등 대기업을 내세워 유통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정국에서 오프라인시장, 대면(對面)마케팅이 막힌 틈을 이용해 온라인 업체들은 상상 이상으로 몸집을 불려갔다. 이런 온라인, 비대면 마케팅이 성장은 대구 전통시장에 치명타를 입혔고 이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2019년 대구시 전통시장 실태조사에서 시장 150곳 중 39곳이 시장 기능을 상실했고 23곳시 ‘쇠퇴’ 단계로 들어갔다고 조사되었다.
◆제작 과정
본고는 디지털경제에 2020년부터 연재되었던 ‘정 듬뿍! 추억 가득 대구의 전통시장’ 시리즈를 엮어 펴낸 것이다.
현재 대구에는 100여 곳 전통시장이 있지만 이중 상당수는 시장 기능을 잃어버렸거나 폐쇄되었다. 이 중 나름대로 각 구(區)별로 대표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시장, 일정 규모를 갖춘 시장, 역사와 전통을 갖춘 시장을 선별해 기사로 정리했다. 짧은 시간에 급히 대구시 전역을 도느라 누락된 시장, 빠진 내용, 허술한 기술도 많을 것이다.
이 책은 경제, 경영, 마케팅 전공자가 아닌 까닭에 저널리즘적 접근에 미쳤을 뿐 전문적, 학술적 접근에는 미흡했음을 고백한다. 그럼에도 대구 전역의에 전통시장을 일람하고 시장의 역사, 풍물, 특징, 맛집 등을 일별한 점은 기록성, 현장성에서 나름 의미를 둘 수 있겠다.
저자는 대구의 전통시장을 한 권으로 펴내고자 하였으나 그 분량이 방대하고 세밀하게 체크해야 할 분야가 많아서 부득 1, 2권으로 나눠 진행하게 되었다. 올해에는 중구, 서구, 북구, 달서구의 전통시장을 소개하고, 내년에는 수성구, 남구, 동구, 달성군을 집필할 예정이다.
◆예상 목차
▶제 1장 중구의 전통시장
①서문시장 ▶서문시장 규모와 지구별 상가 분포 ▶[주목! 이 골목] 대구 국수 본산, 서문시장
②교동시장 ▶[주목! 이 점포] 교동시장 ‘신창사’ ▶[주목! 이 점포] 제일등산사 엄기원 대표
③염매시장
④남문시장
⑤방천시장 ▶[주목! 이 점포] 대도양조장 정만기 대표
⑥중앙시장 ▶[중앙시장, 주목! 이 점포] 등산화 수선전문 북성로 ‘아벨수선’
▶제2장 서구의 전통시장
①서부시장
②신평리시장
③원대신시장
④원고개시장
▶제3장 북구의 전통시장
①매천시장 ▶[경제 & 피플] 매천수산시장 신화수산 고중근 대표
②칠성시장
③칠곡시장
④산격종합시장
⑤팔달신시장
▶제4장 달서구의 전통시장
①서대구시장 ▶[이슈, 진단] 전통시장이 무너진다
②서남신시장
③신내당시장
④월배시장
⑤대동시장
⑥달서시장 ▶[주목 이점포] 대구 수제찰떡의 명가 ‘자인떡방앗간’
⑦성서 용산시장
⑧와룡시장
◆저자 한상갑 소개
영남대학교 국사학과 졸업
경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언론학 석사)
매일신문 편집부, 특집부, 문화부 기자
현 디지털경제 편집국장
2012년 100대 명산 등정기 ‘산사랑 & 산사람’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2012년 런던올림픽 섹션 기획, 대구경북기자협회 올해의 기자상 우수상(공동수상)
2018년 ‘대구시 문화예술 아카이브 부실’ 보도, 대구경북 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저서
기적을 만든 21인의 암치료법(2007년 랜덤하우스 코리아)
에세이로 읽는 한국의 100대 명산(2012년 깊은솔)
대구 고대사 산책(2014년 매일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