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라고 다 반갑지만은 않지만 이번 손님은
반갑지 않음은 물론이고 섬뜩하기까지 했다.
잠시 쉼터에서 쉬는 동안 바람이 시원하길래
창문을 열어둔 것이 그만 화근을 불렀나 보다.
새벽이(트럭 애칭)를 타고 길게 뻗은 숲길을 달리는데
쉼터에서 나온 후부터 앞 창문 왼쪽에서 계속
느껴지던 뭔가 섬찟한 기운의 실체가 창틀 사이로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벌??
더 커! 검지손가락만 해!!
으악~! 말벌이닷!
산소 벌초하던 사람들이 말벌에 쏘여 사경을
헤맨다던 소식 들은 것이 어디 한두 번인가..
새벽이를 갓길에 세우고 쫓아내면 좋겠는데
숲길엔 새벽이를 세울 만큼 넓은 갓길이 안 보였다.
제발 그냥 나가 주었으면 하는 생각에 일단
운전석 창문을 활짝 열고 가까이 걸려있던
수건을 한 손에 말아 쥐었다.
다행히 주변에 차도 없고 길도 곧은길이었다.
"죽이고 싶지 않다. 그냥 가라 제발~"
곁눈질하며 진심을 담아 말했더니 통했는지
녀석도 나가고 싶어 애는 쓰는 것 같은데
앞창문으로만 달려드니 나갈 수가 있나..
그러다가 한 번씩 쉬며 내쪽으로 돌아보면
그때마다 섬찟하다.
그러다가 오래 쉬고 있길래, 잘 됐다 다음 쉼터에서
보내줄게 하고 마음먹으려던 찰나!
녀석이 붕 날아오르더니 내 등뒤로 날아갔다.
이거야 말로 무방비 상태, 목에 한방이라도 쏘이면
대책이 없잖아~!
'할 수 없다. 너 죽고 나 살자.' 살생을 마음먹고
일단 비상 깜빡이 켜고 좁은 갓길에라도 세워야지
하며 핸들을 트는데,
뭔가 휙 내 머리 옆을 지나 창밖으로 날아갔다.
뒤로 갔던 녀석이 막혀있는 뒤쪽은 더 아니다
싶었던지 밖이 보이는 앞쪽으로 무작정 날다가
바람길이 열려있는 창밖으로 날아간 것이다.
"아고.. 살았다 이 넘아, 너 살고 나 살았다."
한바탕의 소동이 끝나고,
양쪽 창문을 다 열고 숲 공기 마음껏 마시며,
평화와 자유를 만끽하며 달리는데...
같은 길이라도 다 같은 길이 아니구나 싶었다.
첫댓글 아 !
아찔했던 순간 이군요
말벌과 싸우느라 교통 사고가 날수도 있구
말벌에 쏘이면 죽음을 생각해야 하고
정말 섬뜩합니당 우하하하하하
무사히 잘 끝났으니 다행입니당
충성 우하하하하하
!@#$%^&*()
새벽이 트럭에 공짜로 동행을 하려는 분들은 없습니까?
그런분들이 있다면 그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당
충성
그러니까요. ㅎ
잡고 싶지는 않고 날려보낼 수도 없고...
아내와 아이들은 저와 달라 여행을 싫어하고, 가람형은 한번은 같이 하고 싶어하는데 도킹하기가 쉽지 않네요. ㅎ
ㅋㅋㅋ
벌과 사투를 벌이며
너도 살고 나도 살자~참 착하셔요.
차에 파리 한 마리만 들어와도
꽤나 신경이 쓰이는데
무서운 말벌이었으니 진땀 나셨겠어요.
제 친구는 파리 잡으려다가
사고 난적도 있답니다.
새벽이와 함께 즐건하루 보내세요.
섬찟 섬찟 했어요. ㅎㅎ
말벌이 파리처럼 동작이 산만하진 않고 가만히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 수건으로 잡을 수는 있겠던데...
나이들수록 뭐든 살아있는 것을 해치기가 쉽지 않네요. ㅎ
우선, 무사했음에 안도하면서
고마운 마음이지요.
어째서,그 벌은
'새벽이' 안방에 날아들었는지요.
사노라면,
뜻밖의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같은 길을 간다고 해도 상황에 따라
서로가 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겠지요.
잠시 지옥으로 갔다가 천국으로 돌아왔답니다. 같은 길이었는데요. ㅎ
운행중에 별일이 다 생기는군요.
다행입니다.
너 죽고 나 살자 했으면
더 사고 날 수도 ㅎ
안전운행 , 그리고 건필 유지 하세요.
가끔 스릴있는 일도 생기곤 합니다.
너 살고 나 살았으니...
정말 다행입니다.
염려 늘 감사합니다.
님이 적군이 아니라는 걸 간파하고
말벌이 독침을 쏘지 않았나 봅니다.
미국 말벌 똑똑합니다.ㅡㅋ
벌 이야기에
임현정이 두드리는 피아노 곡
'왕벌의 비행'를 듣고 싶은 충동이 ㅡㅋ
행복하세요.
적군이 아니란 걸 알려주고 싶어
운전하는 동작도 천천히 ㅎㅎ
놀라지 않게 애썼습니다.
그 곡 저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글 잘 쓰시네요. 잘 읽었습니다.(^_^)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얼마나 놀랐을까요.
몇년 전 말벌이 집에 날아와서
119까지 불런던 생각이 나네요.
제 스스로 나가줬으니 다행이지요.
놀란 가슴으로 가는 길은 이전에 다녔던
같은 길이라도 다른 길처럼 느껴졌겠지요.
말벌, 정말 위험하거든요.
생긴 모습만 봐도 섬찟하지요.
서로 싸우지 않고 헤어져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우째 이런일이 얼마나 놀라셨어요.
어쩌자고 말벌이 새벽이 한테 왔데요.
새벽이가 꽃도 아닌데 ㅠㅠ
말벌이 제정신이 들어 밖으로 나갔으니
천만다행이예요.
호기심 많은 말벌이었던가 봅니다. ㅎ
호기심 많은 저라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ㅎ
그 말벌이 마음자리님의 마음을 헤아렸나 봅니다
그러게요. 얼마나 고맙던지요. ㅎ
넘 재밌어요
문학방에 올리시지요 ㅎ
매일 제가 가는 곳도
매일 같은 곳이 아닌
상황이 일어나지요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문학방엔 올해 참가에 의의를 둡니다. ㅎ
늘평화임 글도 보고 싶습니다.
@마음자리 전 얼라보느라 집에서
컴을 못 켜요 ㅎ
생각도 가다듬기
어렵고~~
충북방창 매일 관리도 벅차네요
그래서 삶방서 가끔
부담없는 이야기만~~^^
말벌 무서운 존재입니다.
더구나 비좁은 차 안이니 더욱 더 그러셨을 듯 합니다.
다행히 별 일 없이 제 갈 길 찿아 나갔으니 다행입니다. ^^~
같은 공간인데 정말 지옥과 천국이 같이 있었습니다. ㅎ
말벌 무섭습니다. 저도 머리 정수리를 쏘인 적이 있습니다만
명이 길어서 그런지 죽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내 큰처남은 말벌의 집중공격을 받아
사망했는데요, 그 때가 40세 전후였을 겁니다. 그래서 말벌만 보면 오싹합니다.
아고.. 얼마나 아프고 놀랐을까요.
큰처남분은 정말 안타까운 결과까지...
그런 이야기들을 들어서인지 말벌은
보는 것만으로도 섬찟하더라구요.
왜 하필이면 마음자리님과 동승을 하려 했을까요?
말벌도 놀라고 마음자리님도 놀라시고
무사히 빠져 나갔다니 다행입니다 .
같은 길을 운전해도 그길을 운전하는 차는
늘 다르지요 . 그저 스쳐 지나갈뿐~~
인연은 그렇게 예기치 않게 오기도
하는가 봐요. ㅎㅎ
글에는 표현 못했지만 그때 겁먹은
제 표정, 아마도 볼만했을 겁니다. 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래서 인연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조물주도 모르는 것인데 ㅎㅎ
딱 마주치니 섬찟섬찟했습니다.
방천이 예전의 그 방천이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