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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16:1 바오로는 데르베를 거쳐 리스트라에 당도하였다. 그곳에 티모테오라는 제자가 있었는데, 그는 신자가 된 유다 여자와 그리스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아들로서,
사도 16:2 리스트라와 이코니온에 있는 형제들에게 좋은 평판을 받고 있었다.
사도 16:3 바오로는 티모테오와 동행하기를 원하였다. 그래서 그 고장에 사는 유다인들을 생각하여 그를 데려다가 할례를 베풀었다. 그의 아버지가 그리스인이라는 것을 그들이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도 16:4 바오로 일행은 여러 고을을 두루 다니며, 예루살렘에 있는 사도들과 원로들이 정한 규정들을 신자들에게 전해 주며 지키게 하였다.
사도 16:5 그리하여 그곳 교회들은 믿음이 굳건해지고 신자들의 수도 나날이 늘어 갔다.
사도 16:6 성령께서 아시아에 말씀을 전하는 것을 막으셨으므로, 그들은 프리기아와 갈라티아 지방을 가로질러 갔다.
사도 16:7 그리고 미시아에 이르러 비티니아로 가려고 하였지만, 예수님의 영께서 허락하지 않으셨다.
사도 16:8 그리하여 미시아를 지나 트로아스로 내려갔다.
사도 16:9 그런데 어느 날 밤 바오로가 환시를 보았다. 마케도니아 사람 하나가 바오로 앞에 서서, “ 마케도니아로 건너와 저희를 도와주십시오.” 하고 청하는 것이었다.
사도 16:10 바오로가 그 환시를 보고 난 뒤, 우리는 곧 마케도니아로 떠날 방도를 찾았다. 마케도니아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도록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것이라고 확신하였기 때문이다.
사도 16:11 우리는 배를 타고 트로아스를 떠나 사모트라케로 직행하여 이튿날 네아폴리스로 갔다.
사도 16:12 거기에서 또 필리피로 갔는데, 그곳은 마케도니아 지역에서 첫째가는 도시로 로마 식민시였다. 우리는 그 도시에서 며칠을 보냈는데,
사도 16:13 안식일에는 유다인들의 기도처가 있다고 생각되는 성문 밖 강가로 나갔다. 그리고 거기에 앉아 그곳에 모여 있는 여자들에게 말씀을 전하였다.
사도 16:14 티아티라 시 출신의 자색 옷감 장수로 이미 하느님을 섬기는 이였던 리디아라는 여자도 듣고 있었는데, 바오로가 하는 말에 귀 기울이도록 하느님께서 그의 마음을 열어 주셨다.
사도 16:15 리디아는 온 집안과 함께 세례를 받고 나서, “ 저를 주님의 신자로 여기시면 저의 집에 오셔서 지내십시오.” 하고 청하며 우리에게 강권하였다.
사도 16:16 우리가 기도처로 갈 때에 점 귀신 들린 하녀 하나를 만났는데, 그는 점을 쳐서 주인들에게 큰 돈벌이를 해 주고 있었다.
사도 16:17 그 여자가 바오로와 우리를 쫓아오면서, “ 이 사람들은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종으로서 지금 여러분에게 구원의 길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하고 소리 질렀다.
사도 16:18 여러 날을 두고 그렇게 하는 바람에 언짢아진 바오로가 돌아서서 그 귀신에게, “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너에게 명령하니 그 여자에게서 나가라.” 하고 일렀다. 그러자 그 순간에 귀신이 나갔다.
사도 16:19 그 여자의 주인들은 돈벌이할 희망이 사라진 것을 보고 바오로와 실라스를 붙잡아 광장으로 관리들에게 끌고 갔다.
사도 16:20 그리고 그들을 행정관들 앞에 데려다 놓고 말하였다. “ 이 사람들은 유다인인데 우리 도시에 소동을 일으키면서,
사도 16:21 우리 로마인으로서는 받아들이기에도 지키기에도 부당한 관습을 퍼뜨리고 있습니다.”
사도 16:22 군중도 합세하여 바오로와 실라스를 공격하자, 행정관들은 그 두 사람의 옷을 찢어 벗기고 매로 치라고 지시하였다.
사도 16:23 그렇게 매질을 많이 하게 한 뒤 그들을 감옥에 가두고, 간수에게 단단히 지키라고 명령하였다.
사도 16:24 이러한 명령을 받은 간수는 그들을 가장 깊은 감방에 가두고 그들의 발에 차꼬를 채웠다.
사도 16:25 자정 무렵에 바오로와 실라스는 하느님께 찬미가를 부르며 기도하고, 다른 수인들은 거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사도 16:26 그런데 갑자기 큰 지진이 일어나 감옥의 기초가 뒤흔들렸다. 그리고 즉시 문들이 모두 열리고 사슬이 다 풀렸다.
사도 16:27 잠에서 깨어난 간수는 감옥 문들이 열려 있는 것을 보고 칼을 빼어 자결하려고 하였다. 수인들이 달아났으려니 생각하였던 것이다.
사도 16:28 그때에 바오로가 큰 소리로, “ 자신을 해치지 마시오. 우리가 다 여기에 있소.” 하고 말하였다.
사도 16:29 그러자 간수가 횃불을 달라고 하여 안으로 뛰어 들어가 무서워 떨면서 바오로와 실라스 앞에 엎드렸다.
사도 16:30 그리고 그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 “ 두 분 선생님, 제가 구원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사도 16:31 그들이 대답하였다. “ 주 예수님을 믿으시오. 그러면 그대와 그대의 집안이 구원을 받을 것이오.”
사도 16:32 그리고 간수와 그 집의 모든 사람에게 주님의 말씀을 들려주었다.
사도 16:33 간수는 그날 밤 그 시간에 그들을 데리고 가서 상처를 씻어 주고, 그 자리에서 그와 온 가족이 세례를 받았다.
사도 16:34 이어서 그들을 자기 집 안으로 데려다가 음식을 대접하고, 하느님을 믿게 된 것을 온 집안과 더불어 기뻐하였다.
사도 16:35 날이 밝자 행정관들은 시종들을 보내어, “ 그 사람들을 풀어 주어라.” 하고 말하였다.
사도 16:36 그래서 간수가 바오로에게 그 말을 전하였다. “ 행정관들이 여러분을 풀어 드리라고 시종들을 보냈습니다. 그러니 이제 나오셔서 평안히 가십시오.”
사도 16:37 그때에 바오로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 로마 시민인 우리를 재판도 하지 않은 채 공공연히 매질하고 감옥에 가두었다가 이제 슬그머니 내보내겠다는 말입니까? 안 됩니다. 그들이 직접 와서 우리를 데리고 나가야 합니다.”
사도 16:38 그 시종들이 이 말을 전하자, 행정관들은 바오로와 실라스가 로마 시민이라는 말을 듣고 불안해하며,
사도 16:39 그들에게 가서 사과하고는, 그들을 데리고 나가 그 도시에서 떠나 달라고 요청하였다.
사도 16:40 이렇게 그들은 감옥에서 나와, 리디아의 집으로 가서 형제들을 만나 격려해 주고 떠났다.
사도 17:1 바오로 일행은 암피폴리스와 아폴로니아를 거쳐 테살로니카에 이르렀다. 그곳에는 유다인들의 회당이 있었다.
사도 17:2 바오로는 늘 하던 대로 유다인들을 찾아가 세 안식일에 걸쳐 성경을 가지고 그들과 토론하였다.
사도 17:3 그는 메시아께서 고난을 겪으신 다음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했음을 설명하고 증명하면서, “ 내가 여러분에게 선포하고 있는 예수님이 바로 메시아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사도 17:4 그들 가운데 몇 사람이 감복하여 바오로와 실라스를 따르게 되었다. 또한 하느님을 섬기는 그리스인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과 적지 않은 귀부인들도 그렇게 하였다.
사도 17:5 그러자 유다인들이 시기하여 거리의 불량배들을 데려다가 군중을 선동하게 하여 그 도시를 혼란에 빠뜨렸다. 그러면서 야손의 집으로 몰려가 바오로 일행을 백성 앞으로 끌어내려고 그들을 찾았다.
사도 17:6 그러나 그들을 찾아내지 못하자 야손과 몇몇 형제를 시 당국자들에게 끌고 가서 외쳐 댔다. “ 온 세상에 소란을 일으키던 자들이 여기까지 왔습니다.
사도 17:7 야손이 그자들을 자기 집에 맞아들였습니다. 그자들은 모두 예수라는 또 다른 임금이 있다고 말하면서 황제의 법령들을 어기고 있습니다.”
사도 17:8 이렇게 그들은 군중과 또 이 말을 듣는 시 당국자들을 자극하였다.
사도 17:9 그러나 시 당국자들은 야손과 나머지 사람들에게서 보석금을 받고 풀어 주었다.
사도 17:10 형제들은 바로 그 밤에 바오로와 실라스를 베로이아로 떠나보냈다. 그들은 그곳에 이르러 유다인들의 회당으로 갔다.
사도 17:11 그곳 유다인들은 테살로니카의 유다인들보다 점잖아서 말씀을 아주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것이 사실인지 알아보려고 날마다 성경을 연구하였다.
사도 17:12 그리하여 그들 가운데에서 많은 이가 믿게 되었다. 지체 높은 그리스 여자들과 남자들 가운데에서도 믿게 된 사람이 적지 않았다.
사도 17:13 테살로니카의 유다인들은 바오로가 베로이아에서도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한다는 것을 알고, 그곳까지 가서 군중을 선동하고 자극하였다.
사도 17:14 그러자 형제들은 곧바로 바오로를 떠나보내어 바닷가까지 가게 하였다. 그러나 실라스와 티모테오는 그곳에 남았다.
사도 17:15 바오로를 안내하던 이들은 그를 아테네까지 인도하고 나서, 자기에게 되도록 빨리 오라고 실라스와 티모테오에게 전하라는 그의 지시를 받고 돌아왔다.
사도 17:16 바오로는 아테네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동안, 그 도시가 우상으로 가득 찬 것을 보고 격분하였다.
사도 17:17 그래서 그는 회당에서 유다인들과 하느님을 섬기는 이들과 토론하고, 또 날마다 광장에 나가 그 곳에 모인 사람들과 토론하였다.
사도 17:18 에피쿠로스 학파와 스토아 학파의 몇몇 철학자도 바오로와 대담을 나누었는데, 어떤 이들은 “ 저 떠버리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가?” 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바오로가 예수님과 부활에 관한 복음을 전하는 것을 보고 “ 이방 신들을 선전하는 사람인 것 같군.” 하고 말하였다.
사도 17:19 그들은 바오로를 아레오파고스로 데리고 가서 물었다. “ 당신이 말하는 그 새로운 가르침을 우리가 자세히 알 수 있겠소?
사도 17:20 당신은 우리가 듣기에 생소한 것을 전하는데, 우리는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싶소.”
사도 17:21 사실 아테네인들과 그곳에 머무르는 외국인들은 모두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이야기하고 듣는 일로만 세월을 보내는 사람들이었다.
사도 17:22 바오로는 아레오파고스 가운데에 서서 말하였다. “ 아테네 시민 여러분, 내가 보기에 여러분은 모든 면에서 대단한 종교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도 17:23 내가 돌아다니며 여러분의 예배소들을 살펴보다가, ‘ 알지 못하는 신에게’ 라고 새겨진 제단도 보았습니다. 여러분이 알지도 못하고 숭배하는 그 대상을 내가 여러분에게 선포하려고 합니다.
사도 17:24 세상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신 하느님은 하늘과 땅의 주님으로서, 사람의 손으로 지은 신전에는 살지 않으십니다.
사도 17:25 또 무엇이 부족하기라도 한 것처럼 사람들의 손으로 섬김을 받지도 않으십니다. 하느님은 오히려 모든 이에게 생명과 숨과 모든 것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사도 17:26 그분께서는 또 한 사람에게서 온 인류를 만드시어 온 땅 위에 살게 하시고, 일정한 절기와 거주지의 경계를 정하셨습니다.
사도 17:27 이는 사람들이 하느님을 찾게 하려는 것입니다. 더듬거리다가 그분을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사실 그분께서는 우리 각자에게서 멀리 떨어져 계시지 않습니다.
사도 17:28 여러분의 시인 가운데 몇 사람이 ‘ 우리도 그분의 자녀다.’ 하고 말하였듯이, 우리는 그분 안에서 살고 움직이며 존재합니다.
사도 17:29 이처럼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이므로, 인간의 예술과 상상으로 빚어 만든 금상이나 은상이나 석상을 신과 같다고 여겨서는 안 됩니다.
사도 17:30 하느님께서 무지의 시대에는 그냥 보아 넘겨 주셨지만, 이제는 어디에 있든 모두 회개해야 한다고 사람들에게 명령하십니다.
사도 17:31 그분께서 당신이 정하신 한 사람을 통하여 세상을 의롭게 심판하실 날을 지정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리시어 그것을 모든 사람에게 증명해 주셨습니다.”
사도 17:32 죽은 이들의 부활에 관하여 듣고서, 어떤 이들은 비웃고 어떤 이들은 “ 그 점에 관해서는 다음에 다시 듣겠소.” 하고 말하였다.
사도 17:33 이렇게 하여 바오로는 그들이 모인 곳에서 나왔다.
사도 17:34 그때에 몇몇 사람이 바오로 편에 가담하여 믿게 되었다. 그들 가운데에는 아레오파고스 의회 의원인 디오니시오가 있고, 다마리스라는 여자와 그 밖에 다른 사람들도 있었다.
사도 18:1 그 뒤에 바오로는 아테네를 떠나 코린토로 갔다.
사도 18:2 거기에서 그는 폰토스 출신의 아퀼라라는 어떤 유다인을 만났다. 아퀼라는 클라우디우스 황제가 모든 유다인은 로마를 떠나라는 칙령을 내렸기 때문에 자기 아내 프리스킬라와 함께 얼마 전에 이탈리아에서 온 사람이었다. 바오로가 그들을 찾아갔는데,
사도 18:3 마침 생업이 같아 그들과 함께 지내며 일을 하였다. 천막을 만드는 것이 그들의 생업이었다.
사도 18:4 바오로는 안식일마다 회당에서 토론하며 유다인들과 그리스인들을 설득하려고 애썼다.
사도 18:5 실라스와 티모테오가 마케도니아에서 내려온 뒤로, 바오로는 유다인들에게 예수님께서 메시아시라고 증언하면서 말씀 전파에만 전념하였다.
사도 18:6 그러나 그들이 반대하며 모독하는 말을 퍼붓자 바오로는 옷의 먼지를 털고 나서, “ 여러분의 멸망은 여러분의 책임입니다. 나에게는 잘못이 없습니다. 이제부터 나는 다른 민족들에게로 갑니다.” 하고 그들에게 말하였다.
사도 18:7 그리고 그 자리를 떠나 티티우스 유스투스라는 사람의 집으로 갔는데, 그는 하느님을 섬기는 이였다. 그 집은 바로 회당 옆에 있었다.
사도 18:8 회당장 크리스포스는 온 집안과 함께 주님을 믿게 되었다. 코린토 사람들 가운데에서 바오로의 설교를 들은 다른 많은 사람도 믿고 세례를 받았다.
사도 18:9 어느 날 밤 주님께서는 환시 속에서 바오로에게 이르셨다. “ 두려워하지 마라. 잠자코 있지 말고 계속 말하여라.
사도 18:10 내가 너와 함께 있다. 아무도 너에게 손을 대어 해치지 못할 것이다. 이 도시에는 내 백성이 많기 때문이다.”
사도 18:11 그리하여 바오로는 일 년 육 개월 동안 그곳에 자리를 잡고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가르쳤다.
사도 18:12 그러나 갈리오가 아카이아 지방 총독으로 있을 때, 유다인들이 합심하여 들고일어나 바오로를 재판정으로 끌고 가서,
사도 18:13 “ 이자는 법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하느님을 섬기라고 사람들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사도 18:14 바오로가 입을 열려고 하는데 갈리오가 유다인들에게 말하였다. “ 유다인 여러분, 무슨 범죄나 악행이라면 여러분의 고발을 당연히 들어 주겠소.
사도 18:15 그러나 말이라든지 명칭이라든지 여러분의 율법과 관련된 시비라면,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시오. 나는 그런 일에 재판관이 되고 싶지 않소.”
사도 18:16 그러고 나서 그들을 재판정에서 몰아내었다.
사도 18:17 그러자 모두 회당장 소스테네스를 붙잡아 재판정 앞에서 매질하였다. 그러나 갈리오는 그 일에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았다.
사도 18:18 바오로는 한동안 그곳에 더 머물렀다가, 형제들과 작별하고 프리스킬라와 아퀼라와 함께 배를 타고 시리아로 갔다. 바오로는 서원한 일이 있었으므로, 떠나기 전에 켕크레애에서 머리를 깎았다.
사도 18:19 그들은 에페소에 도착하였다. 바오로는 그 두 사람을 그곳에 따로 남겨 두고 혼자 회당으로 가서 유다인들과 토론하였다.
사도 18:20 그들은 바오로에게 좀 더 오래 머물기를 청하였지만 그는 승낙하지 않았다.
사도 18:21 그러나 “ 하느님께서 원하시면 여러분에게 다시 오겠습니다.” 하고 작별 인사를 한 뒤, 배를 타고 에페소를 떠났다.
사도 18:22 바오로는 카이사리아에 내려 예루살렘으로 올라가 교회에 인사한 다음, 안티오키아로 내려갔다.
사도 18:23 바오로는 그곳에서 얼마 동안 지낸 뒤 다시 길을 떠나, 갈라티아 지방과 프리기아를 차례로 거쳐 가면서 모든 제자들의 힘을 북돋아 주었다.
사도 18:24 한편 아폴로라는 어떤 유다인이 에페소에 도착하였는데, 그는 알렉산드리아 출신으로 달변가이며 성경에 정통한 사람이었다.
사도 18:25 이미 주님의 길을 배워 알고 있던 그는 예수님에 관한 일들을 열정을 가지고 이야기하며 정확히 가르쳤다. 그러나 요한의 세례만 알고 있었다.
사도 18:26 그가 회당에서 담대히 설교하기 시작하였는데, 프리스킬라와 아퀼라가 그의 말을 듣고 데리고 가서 그에게 하느님의 길을 더 정확히 설명해 주었다.
사도 18:27 그 뒤에 아폴로가 아카이아로 건너가고 싶어 하자, 형제들이 그를 격려하며, 그곳의 제자들에게 그를 영접해 달라는 편지를 써 보냈다. 아폴로는 그곳에 이르러, 하느님의 은총으로 이미 신자가 된 이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사도 18:28 그가 성경을 바탕으로 예수님께서 메시아이심을 논증하면서, 공공연히 그리고 확고히 유다인들을 논박하였기 때문이다.
사도 19:1 아폴로가 코린토에 있는 동안, 바오로는 여러 내륙 지방을 거쳐 에페소로 내려갔다. 그곳에서 제자 몇 사람을 만나,
사도 19:2 “ 여러분이 믿게 되었을 때에 성령을 받았습니까?” 하고 묻자, 그들이 “ 받지 않았습니다. 성령이 있다는 말조차 듣지 못하였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사도 19:3 바오로가 다시 “ 그러면 어떤 세례를 받았습니까?” 하니, 그들이 대답하였다. “ 요한의 세례입니다.”
사도 19:4 바오로가 말하였다. “ 요한은 회개의 세례를 주면서, 자기 뒤에 오시는 분 곧 예수님을 믿으라고 백성에게 일렀습니다.”
사도 19:5 그들은 이 말을 듣고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
사도 19:6 그리고 바오로가 그들에게 안수하자 성령께서 그들에게 내리시어, 그들이 신령한 언어로 말하고 예언을 하였다.
사도 19:7 그들은 모두 열두 사람쯤 되었다.
사도 19:8 바오로는 석 달 동안 회당에 드나들며 하느님 나라에 관하여 토론하고 설득하면서 담대히 설교하였다.
사도 19:9 그러나 몇몇 사람이 회중 앞에서 주님의 길을 헐뜯으며 고집스럽게 믿지 않으려 하자, 바오로는 그들을 떠나 제자들을 따로 데리고 날마다 티란노스 학원에서 토론을 벌였다.
사도 19:10 이 일이 두 해 동안 계속되어, 아시아에 사는 사람들은 유다인 그리스인 할 것 없이 모두 주님의 말씀을 듣게 되었다.
사도 19:11 하느님께서는 바오로를 통하여 비범한 기적들을 일으키셨다.
사도 19:12 그의 살갗에 닿았던 수건이나 앞치마를 병자들에게 대기만 해도, 그들에게서 질병이 사라지고 악령들이 물러갔다.
사도 19:13 그러자 구마자로 돌아다니는 몇몇 유다인까지도 “ 바오로가 선포하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너희에게 명령한다.” 하면서, 악령 들린 사람들에게 주 예수님의 이름을 이용해 보려고 시도하였다.
사도 19:14 그런데 스케우아스라는 유다인 대사제의 일곱 아들이 그렇게 하자,
사도 19:15 악령이 그들에게 “ 나는 예수도 알고 바오로도 아는데 너희는 누구냐?” 하였다.
사도 19:16 그때에 악령 들린 사람이 그들에게 달려들어 그들을 모조리 억누르고 짓누르는 바람에, 그들은 옷이 벗겨지고 상처를 입어 그 집에서 달아났다.
사도 19:17 이 일이 에페소에 사는 모든 유다인과 그리스인에게 알려지니, 그들은 모두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리고 사람들은 주 예수님의 이름을 찬송하였다.
사도 19:18 그러자 신자가 된 많은 사람들이 나서서 자기들이 해 온 행실을 숨김없이 고백하였다.
사도 19:19 또 마술을 부리던 자들 가운데 많은 이가 자기 책들을 모아 모든 사람 앞에서 불살라 버렸다. 그 책들을 값으로 따져 보니 은돈 오만 냥어치나 되었다.
사도 19:20 그리하여 주님의 말씀은 더욱 힘차게 자라고 힘을 떨쳤다.
사도 19:21 이런 일들이 끝난 뒤, 바오로는 마케도니아와 아카이아를 거쳐 예루살렘에 가기로 작정하고, “ 거기에 갔다가 로마에도 가 보아야 하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사도 19:22 그래서 그는 자기의 협력자들 가운데에서 티모테오와 에라스토스 두 사람을 마케도니아로 보내고, 자기는 얼마 동안 아시아에 더 머물렀다.
사도 19:23 그 무렵 주님의 길 때문에 적지 않은 소동이 일어났다.
사도 19:24 데메트리오스라는 은장이가 있었는데, 그는 은으로 아르테미스 신당 모형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장인들에게 적지 않은 돈벌이를 시켜 주고 있었다.
사도 19:25 데메트리오스가 그 장인들과 또 같은 일에 종사하는 다른 사람들을 모아 놓고 말하였다. “ 여러분, 여러분도 알다시피 우리는 이 직업으로 부유하게 되었습니다.
사도 19:26 그런데 여러분이 보고 듣는 대로, 저 바오로라는 자가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은 신이 아니라고 하면서, 에페소만이 아니라 거의 온 아시아 지방에 걸쳐 수많은 사람을 설득하고 유인하였습니다.
사도 19:27 그래서 우리의 사업이 나쁜 평판을 받을 뿐만 아니라 위대한 여신 아르테미스의 신전도 무시를 당하고, 마침내 온 아시아와 온 세상이 숭배하는 이 여신께서 위엄마저 상실하실 위험에 놓였습니다.”
사도 19:28 그들은 이 말을 듣고 격분하여, “ 에페소인들의 아르테미스는 위대하시다!” 하고 외쳤다.
사도 19:29 그래서 온 도시가 혼란에 빠졌다. 사람들은 바오로의 동행인 마케도니아 사람 가이오스와 아리스타르코스를 붙들어, 일제히 극장으로 몰려갔다.
사도 19:30 바오로가 군중 속으로 들어가려고 하였으나 제자들이 그를 말렸다.
사도 19:31 바오로와 친하게 지내던 몇몇 아시아 지방 장관들도 바오로에게 사람들을 보내어 극장 안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권고하였다.
사도 19:32 한편 이 사람들은 이렇게 외치고 저 사람들은 저렇게 외치는 바람에 집회는 매우 혼란스러웠는데, 대부분의 사람은 무엇 때문에 모여들었는지 알지도 못하였다.
사도 19:33 그때에 유다인들이 알렉산드로스를 앞으로 밀어내자, 군중 가운데에서 몇 사람이 그에게 상황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래서 알렉산드로스가 조용히 하라고 손짓하고 군중에게 설명하려고 하였다.
사도 19:34 그러나 군중은 그가 유다인이라는 것을 알고, 모두 한목소리로 거의 두 시간 동안이나 “ 에페소인들의 아르테미스는 위대하시다!” 하고 외쳐 댔다.
사도 19:35 마침내 서기관이 군중을 진정시키고 나서 말하였다. “ 에페소 시민 여러분, 에페소인들의 도시가 위대한 아르테미스와 하늘에서 내려온 그 신상을 지키는 곳임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사도 19:36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므로, 여러분은 진정하고 절대로 경솔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사도 19:37 그런데 여러분은 신전 강도도 아니고 우리 여신을 모독하지도 않은 이 사람들을 끌고 왔습니다.
사도 19:38 데메트리오스와 그의 동료 장인들은 누구를 걸어 송사할 일이 있으면, 법정이 열려 있고 지방 총독들도 있으니 당사자들끼리 고소하십시오.
사도 19:39 그리고 다른 요구 사항이 있으면 정식 집회에서 해결하십시오.
사도 19:40 사실 우리는 오늘의 일 때문에 소요죄로 고소를 당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소요의 사유가 없으니 우리는 이 난동을 해명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나서 집회를 해산시켰다.
사도 20:1 그 소동이 가라앉은 뒤에 바오로는 제자들을 불러오게 하여 그들을 격려한 다음, 작별 인사를 하고 마케도니아로 가려고 길을 떠났다.
사도 20:2 바오로는 그곳 지방들을 거쳐 가는 동안에 신자들을 여러 가지 말로 격려하면서 그리스까지 갔다.
사도 20:3 거기에서 석 달을 지낸 뒤에 배를 타고 시리아로 가려고 하였지만, 유다인들이 그를 해칠 음모를 꾸몄으므로 마케도니아를 거쳐 돌아가기로 결정하였다.
사도 20:4 베로이아 사람 피로스의 아들 소파테르, 테살로니카 사람 아리스타르코스와 세쿤두스, 데르베 사람 가이오스, 티모테오, 아시아 사람 티키코스와 트로피모스가 바오로와 동행하였다.
사도 20:5 이들은 트로아스에 먼저 가서 우리를 기다렸고,
사도 20:6 우리는 무교절이 지난 뒤에 필리피에서 배를 타고 닷새 만에 트로아스에 있는 그들과 합류하여, 그곳에서 이레 동안 지냈다.
사도 20:7 주간 첫날에 우리는 빵을 떼어 나누려고 모였다. 바오로가 신자들에게 이야기하였는데, 이튿날 떠나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자정까지 이야기를 계속하였다.
사도 20:8 우리가 모여 있던 위층 방에는 등불이 많이 켜져 있었다.
사도 20:9 그런데 에우티코스라는 젊은이가 창문에 걸터앉아 있다가, 바오로가 길게 이야기하는 동안 깊은 잠에 빠졌다. 그렇게 잠에 취하여 그만 삼층에서 밑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사람들이 일으켜 보니 이미 죽어 있었다.
사도 20:10 바오로가 내려가 에우티코스에게 엎드려 그를 끌어안고, “ 걱정하지들 마십시오. 살았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사도 20:11 바오로는 다시 올라가 빵을 떼어 나누고 또 식사를 한 다음, 날이 샐 때까지 오래 이야기를 하고 나서 떠났다.
사도 20:12 그리고 사람들은 살아난 청년을 데리고 가면서 크게 위로를 받았다.
사도 20:13 우리는 먼저 배를 타고 아쏘스로 떠났다. 거기에서 바오로를 배에 태울 참이었다. 바오로가 거기까지 육로로 가겠다고 하면서 그렇게 정한 것이다.
사도 20:14 우리는 아쏘스에서 바오로를 만나 그를 배에 태우고 미틸레네로 갔다.
사도 20:15 그리고 이튿날 그곳을 떠나 키오스 섬 앞바다에 이르렀고, 다음 날 사모스 섬에 들렀다가 그다음 날에는 밀레토스에 다다랐다.
사도 20:16 바오로가 아시아에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려고 에페소를 그냥 지나치기로 결정하였던 것이다. 사실 그는 되도록 오순절에는 예루살렘에 있으려고 서둘렀다.
사도 20:17 바오로는 밀레토스에서 에페소로 사람을 보내어 그 교회의 원로들을 불러오게 하였다.
사도 20:18 그들이 자기에게 오자 바오로가 말하였다. “ 여러분은 내가 아시아에 발을 들여놓은 첫날부터 여러분과 함께 그 모든 시간을 어떻게 지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사도 20:19 나는 유다인들의 음모로 여러 시련을 겪고 눈물을 흘리며 아주 겸손히 주님을 섬겼습니다.
사도 20:20 그리고 유익한 것이면 무엇 하나 빼놓지 않고 회중 앞에서 또 개인 집에서 여러분에게 알려 주고 가르쳤습니다.
사도 20:21 나는 유다인들과 그리스인들에게, 회개하여 하느님께 돌아오고 우리 주 예수님을 믿어야 한다고 증언하였습니다.
사도 20:22 그런데 이제 나는 성령께 사로잡혀 예루살렘으로 가고 있습니다. 거기에서 나에게 무슨 일이 닥칠지 나는 모릅니다.
사도 20:23 다만 투옥과 환난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성령께서 내가 가는 고을에서마다 일러 주셨습니다.
사도 20:24 그러나 내가 달릴 길을 다 달려 주 예수님께 받은 직무 곧 하느님 은총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다 마칠 수만 있다면, 내 목숨이야 조금도 아깝지 않습니다.
사도 20:25 이제, 내가 두루 돌아다니며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한 여러분 가운데에서 아무도 다시는 내 얼굴을 볼 수 없으리라는 것을 나는 압니다.
사도 20:26 그래서 여러분 가운데 그 누구의 멸망에 대해서도 나에게는 잘못이 없다는 것을, 나는 오늘 여러분에게 엄숙히 선언합니다.
사도 20:27 내가 하느님의 모든 뜻을 무엇 하나 빼놓지 않고 여러분에게 알려 주었기 때문입니다.
사도 20:28 여러분 자신과 모든 양 떼를 잘 보살피십시오. 성령께서 여러분을 양 떼의 감독으로 세우시어, 하느님의 교회 곧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의 피로 얻으신 교회를 돌보게 하셨습니다.
사도 20:29 내가 떠난 뒤에 사나운 이리들이 여러분 가운데로 들어가 양 떼를 해칠 것임을 나는 압니다.
사도 20:30 바로 여러분 가운데에서도 진리를 왜곡하는 말을 하며 자기를 따르라고 제자들을 꾀어내는 사람들이 생겨날 것입니다.
사도 20:31 그러니 내가 삼 년 동안 밤낮 쉬지 않고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눈물로 타이른 것을 명심하며 늘 깨어 있으십시오.
사도 20:32 이제 나는 하느님과 그분 은총의 말씀에 여러분을 맡깁니다. 그 말씀은 여러분을 굳건히 세울 수 있고, 또 거룩하게 된 모든 이와 함께 상속 재산을 차지하도록 여러분에게 그것을 나누어 줄 수 있습니다.
사도 20:33 나는 누구의 은이나 금이나 옷을 탐낸 일이 없습니다.
사도 20:34 나와 내 일행에게 필요한 것을 이 두 손으로 장만하였다는 사실을 여러분 자신이 잘 알고 있습니다.
사도 20:35 나는 모든 면에서 여러분에게 본을 보였습니다. 그렇게 애써 일하며 약한 이들을 거두어 주고,‘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 고 친히 이르신 주 예수님의 말씀을 명심하라는 것입니다.”
사도 20:36 바오로는 이렇게 말하고 나서 무릎을 꿇고 그들과 함께 기도하였다.
사도 20:37 그들은 모두 흐느껴 울면서 바오로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사도 20:38 다시는 자기 얼굴을 볼 수 없으리라고 한 바오로의 말에 마음이 매우 아팠던 것이다. 그들은 바오로를 배 안까지 배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