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점에 달하는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더구나 며칠 후면 전시가 끝난다고 하니
더위와 먼 거리가 엄두가 나지 않아 미루었던 미술관 방문을
이제 더는 미룰 수가 없었다.
과감히 예매를 실행하고 가는 방법을 검색해보니
다행히 집근처에 직행버스가 있다. (인터넷이 있어 행복한 인생)
버스에서 내려 다시 미술관 셔틀버스를 타고
미술관 건물과 거리가 좀 있는 입구까지는
잘 도착 할 수 있었다.
이정표를 따라 걷다가 다시 사람들이 알려준 방향으로 걸어도
미술관 건물은 나타나지 않고
우거진 나무와 키 작은 꽃들이 예쁘게 눈에 들어온다.
돌로 만든 장승들이 짝을 맞춰 서있고
고궁에서나 보던 솟을문 같은 대문을 지나고
아담하고 이끼 같은 얼룩이 진 석탑도 만난다.
나무 우거진 좁다란 길을 따라 이리 저리 걸으니
운치 있는 정자가 서있다.
미술관을 둘러싼 정원이 있다고 했었지...
아, 여기가 한국식 정원 희원.
연꽃은 없고 연잎만 가득한 커다란 연못에 이르니 저 너머로
기와를 얹은 미술관 건물이 보인다.
‘한 점 하늘, 김환기’ 전시에 가기 위한, 멀고 고된 여정의 고지
호암미술관이다.
예술이란 강렬한 민족의 노래라고 했던,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예술이라 했던 김환기 화백.
천여 점이 넘는 한국미술품을 수집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출발했다는 전통한옥 모습의 호암 미술관.
한국 미술의 거장 수화 김환기.
한국 경제의 거장 호암 이병철.
전통과 민족성을 중요시한 두 거장이 남긴
작품과 미술관 조합이 참으로 조화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통을 근본으로 하여
미래로 나아가고자 노력하고
발전을 이루었던 김환기 화백이 그린,
한국 미술 최초로 세계 경매시장에서
백억원이 넘는(132억) 기록을 세운 작품 ‘우주’를
그리고 정말 많이 보고 싶었던 작품 ‘하늘과 땅’을
저기 보이는 저곳에서 만나게 될 터이다.
한 낮의 햇살은 자비 없이 내리 꽂히고 뜨거웠다.
가방에 넣어둔 생수 한 모금 꺼내 마시고 양산 쥔 주먹에 힘을 모으고
힘들었지만 힘들지 않은 발걸음을 옮긴다.
잠시 후 있을 짜릿 감동할 순간을 상상하면서...
첫댓글
거기 들어가기가 그렇게 힘이
들군요.보고 싶으면 아무 때나 가는
줄 알았습니다.
그림은 별로 모르는데
헤도네님의 설렘은 완전히
전해 받았습니다.
김환기,달항아리의 작가가
아닌지요.이전에 현대문학 표지화로
이 분의 그림이 다달이 실렸습니다.
몽환적인 걸 어렴풋 느꼈는데
맞나 모르겠어요.
맞아요 지언님
그 분이 달항아리에 심취하셔서
많이 모으고 그림 그리고 했습니다.
뉴욕시기에 화폭을 점으로만 채운
전면점화를 작업했는데
저는 그 전면점화에 홀릭되어
김환기 전시만 있으면 산넘고 물건너 찾아간답니다.
작품 ‘우주’도 이번이 세 번째 감상이에요.
미술관은 가깝게 가는 길도 있는데
제가 길을 잘 못 들어 정원을 배회하다 입장했어요.
첫 댓글 반갑고 감사드립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호암 미술관,
미술관 가는 길이 설렘으로 다가 옵니다.
김환기 화백님의
한국적인 정서에 서양화의 화법을 도입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신
한국 미술의 선구자임에
감탄과 존경을 금할 수 없네요.
헤도네님이 올리신 글,
마음에 스스럼 없이 잘 읽게
해 주셔서 감사하지요.
전면점화 그림의 점들을 가까이서 자세히 보면
유화 임에도 한지에 물감 번지듯 번져 있어서
한국화의 특성이 그 안에 숨쉬고 있었습니다.
용인에 있어서 멀고 힘들었지만
꼭 보고 싶었던 작품 ‘하늘과 땅’이 개인 소장이니
볼 기회가 다시 있을지 확신할 수 없어
힘든 여정길을 나섰더랍니다.
제 글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호암미술관을 가본 적은 없지만 하도 많이 들어서 친숙하게 느껴지는 곳입니다만
그곳을 해도네 님이 가보셨군요. 들어가는 입구와 건물 전경만 사진으로 보자니 궁금증이 더해지네요.
그 안에서는 사진이 금지된 모양입니다. 가능하면 관람기를 더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전시작품은 자유로이 촬영 가능했습니다.
미술관과 함께 한국 전통식으로 조성된 정원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가을단풍 들면 화암님 카메라에 아름답고 우아하게 담길 풍광이
넓고도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미술관 전시가 있을 때는 미술관 관람과 함께 정원도 함께 돌아 볼 수 있고요.
전시가 없을 때는 정원만 돌아보기가 가능한데
무료일지 유료일지, 예약제로 할지 당일입장 가능으로 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미술관을 새로 단장했는데 그러면서 내규內規를 새로 검토 중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카메라와 사진을 사랑하시는 화암님께서 꼭 가보셨으면 하는 정원입니다.
감사합니다.
어릴 때, 영화보기를 무척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시절, 용돈 절약해서 영화보러 갔던 날을 돌아보면, 본 영화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영화관을 향해 들뜬 마음으로 걸어가던 가던 그 길에 대한 기억은 선명합니다.
좋아하는 예술가의 작품을 보러 미술관 가시는 헤도네님의 그 길에 대한 남다른 감회가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마음자리님 어린시절 영화사랑을 상상해보면
영화가 세상의 전부였던 영화 시네마천국의 토토 어린이가 떠오릅니다.
영화관을 향해 작은가슴 콩닥이면서 얼마나 행복한 발걸음 이었을까요.
댓글 감사합니다.
마음이 얼마나 설레었을까요.
미술관 가는 길이 운치있고 정겨워서
그 길에만 서 있어도 힐링이
될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그림을 보며
얼마나 가슴이 벅차 오르실지
제가 다 마음이 뜨거워지네요.
그 고된 여정의 목적
작품 ‘하늘과 땅’ 앞에 첫 눈맞춤 하던 순간은 그냥 아오오~ 였어요. ㅎ
다른 작품으로 발길 옮길 생각도 못하고 마냥 서서 보고 또보고.
너 다시 볼 수 있을까? 마음으로 전하던 멈추지 않던 아쉬움.
작품 소장자께서 다른 전시에도 대여해 주시기만 바래봅니다.
댓글 고마워요.
'한 점 하늘, 김환기'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러 가는
마음은 얼마나 설랬을까요.
먼 길, 멀다 느끼지 않고 찾아 가시는
그 열정이 왜이렇게 부러운지요.
설렘과 열정이 녹아있는 고운 글
잘 읽었습니다.
김환기의 전면점화는 거의 사이즈도 2미터 3미터에 이르는 대작입니다.
그 커다란 화폭에 별을 헤듯 점 하나 하나를 그려 넣은 작가의 순간들을
생각하면 몇날 몇일이 걸리는 거리라도 찾아가 보아야 만 할 것 같았습니다.
그 점들 마다에 담겨있는 작가의 그리움 고뇌 희망 환희 미래를 향한 걸음
모든 것이 그 대로 마음에 닿아서 가슴에 스미던 순간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그리고 꼭 보고 싶었던 작품 ‘하늘과 땅’이 마침 전시 목록에 있어서
어려운 길을 행복하게 다녀왔습니다.
저의 열정을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헤도네 긴 댓글을 읽으니까 님의
열정이 더더욱 부럽게 와닿습니다.
김환기 화백의 작품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부인 김향안여사에 대해서만
대충 알고 있었던 저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김환기 화백의 작품을 사랑하시는
님의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베리아
김향안여사를 안다는 것은
김환기화백을 안다는 거나 마찬가지지요.
오늘의 김환기는 김향안의 열정과 사랑으로 이루어진 것이니요.
저는 책 많이 읽으시는 이베리아님이 부럽고
책 읽지 않는 제가 부끄럽답니다. ^^
김환기의 그림을 좋아하는 헤도네님. 좋은 시간을 보냈군요.
전시마감이 임박하였다니 나도 가봐야겠습니다.
미술 전시정보를 늘 잘 알고 계시는 푸른비님이신데
이번 전시는 미리 알지 못하셨나봅니다.
전시는 훌륭한데 가는 길은 험난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과천 현대미술관에서 이건희 컬렉션 헤도네님하고 같이 갔던 기억이 새롭게 떠 올라요.
넘넘 좋은 경험하셨네요.👍
맞아요. 과천 그 전시는 나무랑님과 함께 했었네요.
푸른 바탕에 빨간 꽃이 너무 예쁜 샤갈 그림이
너무 좋았던 전시였어요.
그림 좋아하는 나무랑님 댓글 감사합니다.
말로만 듣던 호암 미술관이 그런 곳이로군요.
자세한 설명이 들어간 글을 통해 이제야
알게 되어 고맙네요.
김환기 화백의 작품을 보고 저같은 문외한은
왜 이 작품이 한국 미술사 최고의 고가액이 되었을까
고개을 갸우뚱 했는데 글을 읽어보니
이해가 갈 듯도 하나 아직도 추상은
저와는 먼 나라 세계이지요. ㅎ
흥미진진하게 잘 읽었습니다. 건필 하세요.
그렇게 넓은 공간의 면에 헤아릴 수 없이 점이 빼곡한데
그 중에 어떤 점 하나에 시선을 멈추면
그 작은 점 하나에 온 우주가 응축되어 들어있는 듯 느껴질 때도,
내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 중에 하나 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커다란 화폭을 한껏 눈에 담으면
작가의 열정 염원 고통 인내 환희 라는
힘든 완성의 여정이 그대로 순서대로 마음에 닿습니다.
유명한 작품 ‘우주’ 뿐 아니라
김환기의 모든 전면점화가 저에게는 우주로 읽혀집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참 예쁘게 사시는 해도님이라 생각 됩니다 .
호암 미술관은 말만 들어 보았습니다 .
입구부터 멋있습니다 .
그림에 대해서는 아는게 없어서
해도네님께 배워 갑니다 .
지난번 한국 방문때 이건희 콜렉션은 다녀 왔는데
그때 해도네님글을 늦게 봐서 아는척 못하고
우리가 같은 길을 걸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
미술관 건물, 그 앞에 펼쳐진 정원이 전통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처음 보았을 때 심장 벌렁거리던 루블박물관 보다도
더 근사하게 느껴졌던 호암미술관이었네요.
나이가 드니 우리의 전통 문화가 소중하게 생각이 드는게
철이 드는 것이려나요?
댓글 감사해요. 아녜스님.
미술관 가시며 설레이는 마음을 가지시다니
아직 소녀 심성이셔요^^
저도 올려 주신 멋진 사진보며 살짝 설레여 봅니다.
누가 방문하든지 설렐 수 밖에 없는
아름다운 정원입니다.
가울오면 한 번 가셔서 카메라에 담아오세요.
감사합니다.
헤도네님의 미술 사랑열기가 몇줄의 글로서 큰 감동을 일으킵니다.
언젠가 TV에서 문화산책에서 봤습니다,
그러고보면 호암 이회장이 남긴 업적은 국악 판소리부터 미술계
국보급 도자기등 참으로 큰 금자탑을 쌓습니다.
가을이오면 저도 꼭 호암미술관을 찿아가겠습니다.
정겨움을 느낌니다.
재력
안목
감각을 모두 갖고 계셨던 이회장께서
금상첨화 전통까지 소중히 하셔서
우리 고유의 훌륭한 미술품들을 수집하시고
그를 바탕으로 호암미술관을 시작하셨습니다.
그저 돈만 많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희원’이라는 이름을 가진
고즈넉하고 정말 아름다운 정원과 함께 멋진 미술관 입니다.
호반청솔님 처럼 가을 오면 저도 다시 찾아 보려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