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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진의 소속팀 시미즈 S펄스의 응원단. 지난 시즌 강등의 위기를 극복한 시미즈는 조재진의 활약에 힘입어 올시즌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GETTY IMAGES/ 유로포토) |
나카무라를 흉내내는 일본의 축구 꿈나무들
특히 마땅한 공격수가 없어 애를 먹고 있는 일본축구의 특성으로 한국 공격수는 J리그에서 호황을 누렸다. 1999년 황선홍(24골,당시 세레소 오사카)이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J리그 득점왕에 올랐고 이듬해에는 유상철(당시 요코하마 마리노스)이 17골로 득점 3위, 김현석(당시 베르디 가와사키)이 16골로 득점 6위를 차지했다. 2001년 J리그에 발을 내딛은 최용수(당시 제프 이치하라)가 이후 세 시즌 동안 73경기에서 54골을 넣는 가공할 득점력을 과시했다.
2004년에는 안정환(당시 요코하마 마리노스)이 12골로 J리그 득점 8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그 수가 줄었지만 2006년 현재 한국축구의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조재진(시미즈 S펄스)이 20경기에서 12골을 몰아쳐 J리그 득점 공동 5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한국대표팀에서 크게 활약한 공격수다. 또 대부분이 J리그 진출을 전후로 국내 무대에서 적지 않은 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이들이 J리그에서 펼친 기록적인 골 퍼레이드는 K리그에서는 볼 수 없는 일이었다. 모든 선수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한국 공격수들이 J리그에서 득점포를 몰아칠 수 있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불과 4~5년 전만 해도 일부 전문가들은 그라운드 상태 등 여러 면에서 한국보다 한발 앞선 일본의 축구 인프라를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밀리지 않는 경기장을 만든 2002년 월드컵 이후에는 이와 같은 분석은 설득력을 잃었다. 경기장 시설 외에 한국선수들의 강인한 의지가 한몫했고, 60만여 명의 재일동포들의 응원이 선수들의 사기를 드높인 결과라고도 했다.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일본팀들이 지역방어를 쓰고 있어 국내무대에서 거친 대인방어를 견뎌낸 공격수들이 한결 수월하게 골문을 향해 움직일 수 있다며 전술 분석적인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J리그 오이타 트리니타의 지휘봉을 잡기도 했던 황보관(39) 오이타 선수육성 총괄부장은 이같은 분석과는 조금 다른 의견을 나타냈다. “J리그는 예전에 브라질선수들이 뿌려놓은 미드필드를 중시하는 플레이스타일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수비수들의 움직임이 한국선수에 비해 악착같은 면이 떨어지는 감이 없진 않지만 그것보다는 중원에서 최전방 공격수를 겨냥한 고품질의 패스가 많이 나오다 보니 한국 공격수들이 K리그보다는 비교적 편한 상태에서 골을 넣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공격수들이 J리그에서 골 폭풍을 몰아칠 수 있는 첫번째 이유가 미드필드에서의 플레이를 강조하는 일본 특유의 색깔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황보 전 감독은 중원이 강한 일본축구의 배경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1993년 출범한 J리그가 세계 정상급의 리그로 발돋움하기 위해 뛰어난 미드필더를 배출하는 프로젝트를 가동했고, 그 결과 일본의 축구 꿈나무들이 자연스럽게 미드필더를 선호하게 됐다는 것이다. 황보 전 감독은 “코칭스태프의 지시 없이 한국의 초등학생들에게 공을 차라고 하면 대부분은 골문을 향해 슈팅을 한다. 그러나 일본의 어린 학생들은 다르다. 그들은 동료 1명을 그라운드로 불러내 패스 연습을 한다. 현재 셀틱 글라스고에서 뛰고 있는 나카무라 순스케의 흉내를 내면서”라고 설명했다.
K리그는 ‘압박’, J리그는 ‘패스’
중원이 강한 일본축구의 특성은 K리그와 J리그의 비교 통계에서도 잘 나타난다. 2006년 독일월드컵 직전 J리그 사무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시즌 J리그에서 터진 468골 가운데 339골(72.4%)이 어시스트에 의한 득점이었다. K리그의 경우 9월 14일 현재 컵대회를 포함해 올시즌 모두 467골이 나왔는데 이 가운데 288골(61.7%)이 어시스트에 의해 만들어졌다. 어시스트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중원에서 패스플레이가 많다는 사실을 부분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포지션별 득점에서는 한국이나 일본이 비슷한 분포를 나타내고 있지만 득점을 하기 위한 슈팅수를 비교하면 양 리그의 특성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자료에 따르면 올시즌 K리그는 미드필더의 슈팅이 1,927회로 공격수와 수비수를 포함한 전체 4,359회의 슈팅 가운데 42.4%를 기록했다. 공격수가 44.2%, 수비수가 42.4%였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미드필더의 슈팅이 공격수의 슈팅 횟수를 앞섰다. 일본은 공격수의 슈팅이 전체의 42.4%로 나타났고, 미드필더의 슈팅이 이를 3% 포인트 가량 앞선 45.4%로 집계됐다. 올시즌 수치가 아닌 역대 통계를 비교하면 이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J리그의 경우 역대 미드필더의 슈팅 비율이 46.4%로 공격수의 슈팅 비율을 5% 포인트 가량 웃도는 반면 K리그는 미드필더의 슈팅 비율(37.4%)이 공격수(44.0%)에 비해 7% 포인트 가량 떨어진다. 중원에서 직접 득점을 노리는 J리그 미드필더들의 공격적인 성향을 엿볼 수 있는 자료다.
일본에서 S급 지도자 자격증을 획득했고 2003년까지 베르디 가와사키와 콘사도레 삿포로를 지휘했던 장외룡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47)은 “한국이 성적을 내기 위한 축구를 지향하면서 압박과 균형이 강화됐고, 또 다소 거친 플레이가 많이 펼쳐졌다고 한다면 출범부터 연고지 시스템과 유소년 육성책을 완벽하게 갖춘 일본은 성적보다는 중원에서의 아기자기한 플레이를 통해 팬들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축구를 목표로 삼았다”며 양 리그의 차이를 설명했다.
8월 30일 도쿄 퍼플상가와의 경기에서 헤딩슛을 성공시킨 시미즈 S펄스의 조재진.(사진제공=시미즈 S펄스) |
J리그, 포지션별 불균형 심화
그러나 재미있다고 해서 경쟁력이 높은 것은 아니다. J리그가 빠른 공수 전환과 미드필더의 높은 기술력을 앞세워 유럽 못지않은 인기몰이를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성적과 꼭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장감독은 “J리그는 그동안 정책적으로 양질의 미드필더를 배출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이는 다른 포지션의 선수 육성에 소홀했다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며 “독일월드컵이 이와 같은 사실을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 일본 역시 이러한 약점을 인식하고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특별 프로젝트를 가동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지코감독이 이끈 일본은 독일월드컵에서 1무2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독일월드컵을 끝으로 일본대표팀 지휘봉을 놓은 지코감독은 “16강 실패의 원인 가운데 하나는 선수들의 체격이 작았기 때문”이라며 “나는 지금 53살이지만 아직도 체력이 좋아 미야모토, 나카자와(이상 일본대표팀 수비수)에게 공을 뺏기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조별리그 탈락의 분수령이 된 호주전 역전패에 대해서도 “기술적으로는 지지 않았다. 그러나 체격과 체력 차이가 커 힘을 앞세운 호주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대표팀만의 얘기가 아니다. 지난 8월 5일 A3 챔피언스컵이 열린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지난해 한국과 일본의 프로리그 챔피언이 맞붙었다. K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이 대회에 출전한 울산은 김영삼의 선제 결승골을 시작으로 레안드롱과 이천수의 득점포가 연쇄 폭발하며 J리그 챔피언 감바 오사카를 6-0으로 대파했다. A3 챔피언스컵이 열릴 때만해도 울산은 득점포 부재로 K리그에서 적잖이 고전하고 있었던 반면 감바는 막강 화력을 앞세워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우승을 향해 한발 한발 전진하고 있었다. 울산은 감바전 대승의 여세를 몰아 동아시아 축구의 균형적 발전이라는 모토 아래 3회째를 맞은 A3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이로써 성남(2004년) 수원(2005년)에 이어 3회 연속 대회 정상에 오르며 K리그가 동아시아 프로리그 가운데 으뜸이라는 사실을 각인시켰다.
국제대회에서 부진한 J리그의 최근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올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 J리그의 감바 오사카와 도쿄 베르디는 각각 28강 조별 예선(7개조 4개 팀으로 나뉘어 각조 1위 팀만 8강 진출)을 통과하지 못하고 중도 하차했다. 감바 오사카는 전북의 벽을 넘지 못했고 도쿄 베르디 역시 울산에 완패해 8강 진입에 실패했다. J리그 팀들의 AFC 챔피언스리그 부진은 벌써 4년째로 2003년 이후 일본팀은 이 대회 8강에 진출한 적이 없다.
조재진의 활약,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조재진은 지난해 주춤했던 J리그에서의 한국 공격수의 위상을 다시금 드높였다. 9월 14일 현재 리그 20경기에 출전해 12골을 터뜨렸고 3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60개의 슈팅 가운데 12골을 터뜨렸으니 5개의 슈팅 중 1개 꼴로 적중한 것이다. 프로 데뷔 이후 시즌 최다골 기록이다. 그런데 조재진의 소속팀 시미즈가 J리그의 다른 팀들과는 차별화된 전술을 채택해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미즈는 미드필드에서 유난히 패스가 많은 J리그의 다른 팀과는 달리 롱패스와 측면 공격의 비중이 높다. J리그 사무국의 자료에 따르면 시미즈는 올시즌 패스 횟수가 5,936회에 그쳐 리그 18개 팀 가운데 16위에 머물고 있다. 반면 406회의 크로스를 시도해 25.9%의 성공률을 나타내고 있어 시도와 성공 부문 모두 7위에 올랐다. 중앙 수비수의 롱패스와 측면 크로스는 최전방에 포진한 조재진, 그리고 그의 파트너인 브라질 출신의 단신 공격수 마르키뉴스에게 배달된다. 마르키뉴스가 전방에서 360회의 볼 터치를 했고, 조재진이 317회 볼을 소유하면서 시미즈의 투톱은 현재까지 20골을 합작했다. 황보 전 오이타 감독은 “시미즈는 포백을 사용하다 보니 측면 공격의 비중이 높다. 그리고 이는 최전방에서 확실히 볼을 소유하는 조재진이 있어 최대의 효과를 보고 있다. 조재진을 위한 전술이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조재진이 있어 그들의 전술이 강점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팀 성적의 상승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시미즈는 지난 시즌 15위에 머물러 간신히 강등을 면했고 올시즌 또한 대부분의 일본언론에서 하위권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던 팀이다. 그러나 시미즈는 이러한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9월 14일 현재 14승2무6패(승점44)로 리그 4위에 올라있다. 1위 감바 오사카(승점49)와는 불과 5점 차이다.
문제는 앞서 설명했던 J리그의 경쟁력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에 있다. J리그에서 한국선수로는 유일하게 득점왕을 차지했던 황선홍 전남 드래곤즈 코치(39)는 “(조)재진이의 기량이 쑥쑥 올라가고 있다. 독일월드컵에서 세계 정상급의 수비수와 맞붙었던 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그러나 공격수는 어디까지나 골로 말하는 것이다. 잘 하고 있지만 스트라이커로서 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 적극성 등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이런 부분을 개선해야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본 무대에서 12골을 몰아치며 득점 순위 5위에 올라있는 조재진의 득점력을 지적한 황코치의 말 속에 ‘J리그 수비의 느슨함을 놓치지 말라’는 암묵적 의미가 포함돼 있는 것은 아닐까.
SPORTS2.0 제 17호(발행일 9월 18일) 기사
김덕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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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러타!! 원숭이는 원숭이답게 키가 작고 체력도 구질구질하지 잔재주는 부릴줄알지!!! 하지만 난 나카무라만은 사람으로 인정해주구 싶네... 다른놈들은 진짜 원숭이구단 ㅡ.ㅡ
저는 전성기 시절의 히데토시 나카타도 포함시켜야 됨.
아,, 맨날 잠구기하지말고 일본처럼좀했으면,,, 골 안터져서 답답한경기가 한두개가 아니니 이거원,,, 보고싶어도 가끔씩 짜증남,,ㅠㅠ
최근 경기는 골이 너무 터져서 좋아요~ K리그에도 관심을 ㅠㅠ
..........정말 공격수는 거희다 외국인... 큰문제죠.. 경쟁력있는 리그가운데 일본축구가있었더라면 장난아닌 발전을이루겠지만.. 동아시아라서.... 투자한것만큼은 안나오는듯..
저거보니까 시미즈 조재진을 위한 팀이네요 ㅋㅋ
일본축구가 재미있다지만 그래도 따라할 필요는 없는거 같아요 지금의 시스템 덕분에 K리그가 다른 아시아 리그 팀보다 강한거겠죠 물론 관중수는 좀더 늘어야 하겠지만...
그래서 K리그 이겼냐고.....6:0 으로 졌으면 조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