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와 야수의 주인공 벨은 지적이고, 감수성 풍부하며, 당차기도 한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연약한 여성' 이라는 고전적 여주인공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죠.
물론 눈물이야 누구나 흘릴 수 있는 거고 눈물의 종류도 많지만...
벨의 눈물은 언제나 '보호받아야 할 연약한 사람'의 눈물로 통일되어 있죠
그래서 울 때마다 이렇게 쓰러집니다.. 풀썩..
죽어가는 야수를 바라보는 마지막 장면을 제외하면
벨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아예 등장하질 않습니다.
눈물로 퉁치기보다는 직접 슬퍼하거나 외로워하고, 분노하죠.
또한, 야수와 벨이 눈싸움을 하는 장면을 살펴보면
애니메이션에서는 벨이 일방적으로 야수를 곯리는 것만 등장할 뿐
야수가 아주 정확하게, 그것도 아주아주 강하게
'여자 = 연약하고 예쁜 존재'라는 공식을 깨뜨리고 있습니다.
또 하나 큰 차이점은, 실사판 벨이 애니메이션보다 훨씬 능동적이라는 건데요
애니메이션에서 벨이 야수를 처음으로 만나는 장면을 보면
벨은 어둠 속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향해 "빛으로 나오라"고 말하고,
그런데 실사판에서는 우선 벨이 "빛으로 나오라"고 말한 뒤,
그냥 오래 기다리지도 않고 자기가 먼저 나아가서 횃불로 야수 얼굴을 비춰버립니다. (!)
또한, 애니메이션에서는 저녁식사를 거부당한 야수가 크게 화를 내며
"나와 안 먹으면 계속 굶기겠다"고 협박해 벨이 밥을 먹지 못하는 반면
"너랑 밥 먹느니 차라리 굶어죽겠다!" 고 소리치고 돌아섭니다.
둘의 싸움을 그저 지켜볼 뿐인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이런 작은 변화들을 통해서, 극의 흐름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던 여주인공이
영화에서는 아주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여주인공으로 바뀌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성 뿐 아닙니다. 남성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죠.
사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내면에 있다' 는 작품의 메시지와는 좀 다르게
애니메이션 속 남주인공은 왕자의 모습으로 돌아오기 전까지는
연출 상으로야 두 주인공이 서로 마음을 열면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지만
어느 시점부터 여주인공을 '그 여자'가 아니라 '벨'로 부르는 야수와는 달리
벨은 극의 후반부까지도 야수를 이렇게 부릅니다.
물론 뭐 이름을 모르니까 그럴 수는 있겠다마는,
그래도, 야수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다는 설정의 여인이,
작품의 클라이막스에서조차, 대놓고 이렇게 부르죠
사실 미국엔 존댓말이 없으니까 정확히는 이런 느낌일 겁니다.
다른 영한사전으로 번역해봐도 느낌은 달라지지 않죠.
심지어 이 야수는 생긴 게 야수라서, 판타지 물이 저주를 푸는 전형적인 방법인
우선 벨이 야수를 야수라고 부를 때는 거울에게 말할 때 딱 한 번 뿐이고,
나머지 모든 대사에서는 '그' 또는 '그 사람' 으로 야수를 지칭합니다.
즉 실사판 미녀와 야수는 변화한 여성상만 반영한 작품이 아니라는 겁니다.
야수의 인권까지 챙겨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있으니까요 :)
"벨이 야수와 사랑에 빠지게 만들자!"
이건 사실 좀 파렴치한 계획이죠.
야수의 신하들과 야수 본인도 알고 있는 이 무례한 계획은
스토리 끝까지 야수의 저주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애니메이션 판 벨과는 달리
실사판 벨은 신하들로부터 직접 저주에 대해 듣게 됩니다.
그리고 어떻게하면 저주를 풀 수 있는지 묻기까지 하죠.
그런데 이 때 주전자 부인이,
"그건 아가씨가 상관할 일이 아니다" 라고 말합니다.
온갖 술수를 써가며 벨을 야수 곁에 두려고 조작했던 장본인들이
막상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벨의 자유 의지를 지켜주려 하는 이 장면.
'한 사람에게 엄청난 기대가 있다 해도 그것은 기대하는 사람들의 기대로만 남아야지,'
'당사자의 자유 의지를 해치는 부담이 되어서는 안된다' 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또 한번 자유의지가 등장하는 대목은 바로 개스통의 친구 르푸입니다.
보통 애니메이션은 캐릭터들이 선이면 선, 악이면 악 등
처음 갖고 있던 신념을 끝까지 가져가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개스통의 오른팔인 루프는 처음엔 개스통 편에 서있다가
이후 개스통의 행동에 계속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결국 반대편에서 싸웁니다.
굳건히 믿고 있던 생각이어도 그것이 틀렸다고 판단될 때는 다르게 행동할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 짤막한 장면들을 통해 르푸가 동성애자임을 암시해주는데요.
그동안 어린이들을 위한 작품에서 동성애를 철저히 배제시켜왔던 관행과 달리
짧게나마 이와 관련된 연출을 계속 포함시키면서
사랑이라는 의미가 현재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묘사했습니다.
지금까지 간단히 두 <미녀와 야수>를 비교하며 현재의 시대상을 살펴보았습니다.
부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해드렸길 바라며, 저는 다음에 다른 영상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출처: http://www.slid.ee - 천재이승국
완전 몰랐다 ;ㅅ;
첫댓글 짐승아! ㅋㅋㅋㅋ
짐승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 보다가 댓글을 보니까 잊었어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와 거의 똑같다고 해서 영화관에서 안보고 넘어갔는데 구매해서 봐야겠네여
이렇게 보니까 달라보이네요ㅋㅋㅋ
왕자보다 야수가 더 잘생겼다는 그 영화군요..
어린 축생아 네 지금 어디 있느뇨
포르테가 나올 줄 알았는데 안 나오네요ㅋㅋㅋㅋㅋ 무려 애니메이션에는 개스톤과는 별개로 악역이었는데 영화에서는 전혀 비중 없는 캐릭으로 나와서 당황 했었는뎈ㅋㅋㅋ
수컷아!
아 이게 그 몬생긴 인간으로 변하지 말고 잘생긴 야수로 남아있어줬으면 했던 그 영화군여ㅜㅜ
이완 맥그리거가 간달프에게 건방지게 구는 영화
진짜 능동적인 캐릭터는 모아나가 최고인듯...벨은 언덕위에서 더넓은 세계로 모험할거처럼 노래부르다 야수랑 눈맞아 바로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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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아! 이거랑 그 밑에ㅜ사족으로 'ㅎ' 하나 있는게 너무 웃겨욬ㅋㅋㅋㅋㅋㅋㅋ
야수야 에서 한번터지고 짐승에서 빵터짐ㅋㅋㄱㄲ
예전거는 ... 그 디즈니나 헐리우드쪽이 종교적인 이유때문에... 유대인들이 돈줄을 꽉 잡고 있어서 종교적으로 허용이 안 되는 동성애나, 인간과 짐승?과의 뽀뽀(접촉) 뭐 이런거 다 안 된것 같아요. 지금은 이제 그 유대인들 돈 줄이 좀 허물어진것 같구요... 대신 중국 돈이 흘러들어감;;
좋댄다에서 빵터짐ㅋㅋㅋㅋㅋㅋ
죠큼 달라지긴 했는데 미녀의 틀에서 벗어날 수가 없으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짐승아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웃터졌닼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족에서 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나가다 궁금해서 그런데 사족이뭔가요?
가끔 사족이란말을 보는데 그게 먼지몰라서 ㅎㅎ;;
@오잉아잉우잉어잉으잉 설명충 잠시 지나갑니다 사족은 뱀의 발이란 뜻인데요 뱀은 발이 필요없잖아요? 그냥 덧붙이는 말이란 뜻이죠 ㅎㅎ 그럼 이만!
@오잉아잉우잉어잉으잉 좀 더 정확한 뜻은 약간 부정적 의미의 "(안 하면 더 좋았을 텐데) 쓸데 없는 말" 이라는 뜻이예요.
유래는, 옛날에 어떤 사람 둘이 내기를 했는데, 누가 더 뱀을 빨리 잘 그리는지에 대해 했거든요. 그 때 한 사람이 재빠르고 멋지게 뱀을 그린 후 발을 덧붙여 그려 내기에서 패한 후로 사족(뱀의 발)=쓸데 없이 붙이는 말 이라는 뜻이 되었어요.
근데 최근엔 그냥 내주인님 말씀처럼 딱히 부정적 의미라기보단 '좀 더 덧붙이는 말' 정도의 뜻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 듯 해요.
짐승앜ㅋㅋㅋㅋㅋㅋㅋㅋ아근데 진짜 실사판 완전 좋았어요 흑인들도 등장하고 심지어 비중있는 역할들ㅠㅠ
진짜 재밌게 잘봤음!!!!
좋댄다에서 터짐ㅋㅋㅋㅋㅋ
사실 진정한 사랑은 내면이라는걸 추구하는것 치고는 외모만봐서 저주걸린 야수는 저주도 미녀에게서 풀리니 애매한데 실사버젼에서 흑인들도 많이 나오는게 확실히 디즈니의 변화가 보이긴 하더라구요.
전 이거 친구랑 다 보고 ㅋㅋㅋ 친구가 영화다~~보고 나서 나갈때 주인공이 엠마왓슨닮았다~ 이래서 뒤늦게 엄청나게 웃었네요. ㅋㅋㅋㅋ 엠마왓슨닮은게 아니라 엠마왓슨본인이라곸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