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구에 '안녕히 가십시요'나 '어서 오십시요'라는
인사말을 적어 놓은 음식점이 참 많습니다.
'가다'나 '오다'에
화자가 행동, 상태 및 주체를 종경함을 나타내는 선어말 어미 '시'를 붙여 '가시', '오시'를 이룬 뒤,
여기에 '합쇼'할 상대(존대할 상대)에게 명령의 뜻을 나타내는 종결형 어미 '-시오'를 더하면서,
'오' 자리에 존대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요'를 잘못 덧대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존대+ 명령식 존대 + 존대' 꼴로 아첨하는 말을 덕지덕지 붙여 놓았다는 얘깁니다.
'가십시요'나 '오십시요'는
그냥 '가시오' '갑시오(갑쇼)' '가세요' '오시오' '옵시오(옵쇼)' '오세요'로 쓰면 충분한 말입니다.
아니면 '가십시오'나 '오십시오'로 써도 되고요.
음식점 주인을 불러 차림표에 잘못 쓰인 우리말 표기를 일일이 지적한 후,
"이 집이 차림표 표기를 제대로 잡아 놓으면 다음번 회식을 이 집에서 하겠다'고 약속한 김 선생도 있습니다.
물론 주인은 차림표 표기를 바로 잡고 김 선생은 그 집에서 약속대로 부원들에게 한턱 단단히 쐈지요.
우리말을 바르게 쓰게 하려고 애쓰시는 김 선생도 그렇지만,
큰돈을 들여 차림표를 바꾼 그 집 주인도 대단한 사람이지요.
우리말을 사랑하는 마음의 무게는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
결실의 계절 가을이면 신문이나 방송에서
"오곡백화가 만발하게 피었다"거나
"가을 들녘에선 오곡백화가 익어가고 있다"라고 합니다.
'오곡백화'라 하면 말 그대로 '다섯 가지 곡식과 백 가지 꽃'입니다.
꽃은 보기에는 좋지만 아무래도 가을의 풍요한 수확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오곡백화'가 아니라 '오곡백과'입니다.
이때의 오곡은 좁게는 쌀, 보리, 조, 기장, 콩을 말하고, 넓게는 모든 곡식을 이르는 겁니다.
또 '백과'는 백 가지 과일. 즉 온갖 과실을 뜻합니다.
따라서 가을의 풍성함을 얘기할 때는
"온갖 곡식과 과실"을 뜻하는 '오곡백과'라고 해야 합니다.
'오곡백화'라 해서는 안 됩니다.
사실 가을에 피는 꽃은 그다지 많지도 않습니다.
- '건방진 우리말 달인1(다산초당)'에서 퍼와 정리함
첫댓글 선생님 이건 저도 알고 있는 거네요..헤~~
그렇지요. 모두 모르는 것만 나오면 국어성적 빵점인걸요.^^*
오곡백과가 익어가는 가을은 참으로 풍요로운 계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계절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어요. 겨울은 봄을 기다리는 기쁨을 맛보게 하잖아요.^^
중학교 음악시간에 배웠던 오곡백과 풍성한 금수강산 옥토낙원~ 노랫말이 생각납니다. 요즘 학생들은 이 노래 모를 듯... ^^
나도 모르겠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