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 50000원짜리 지폐에 나오는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의 고향.
통천에서 울진을 아우르던 영동지방 최대의 문화·교통·상업 중심지.
바로 강릉이라는 고장이다.
비록 지금은 원주, 춘천에도 밀리는 인구 22만의 조그만 소도시로 전락해 버렸지만,
아직까지 영동에서 '강릉'하면 누구나 알아줄 정도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더욱이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인구나 경제면에서 강원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강릉시민들의 자존심은 그 어딜 가도 빠지지 않는다.
강원도 Big3(춘천, 원주, 강릉)중 유독 강릉만 철도교통이 약세다.
춘천, 원주는 버스와 비교해서 나름대로 철도가 경쟁력이 있는 반면,
강릉은 그 어떤 지역도 철도가 유리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릉의 버스터미널은 춘천, 원주보다 훨씬 이용객이 많다.
위치도 좋을뿐더러 버스 댓수, 주차장 규모 어딜 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는 강릉의 버스터미널은,
단연코 강원도 내에서 No.1이라고 칭할 수 있을 것이다.
강릉은 시외버스터미널과 고속버스터미널이 한데 붙어있다,
광장처럼 생긴 입구에서 왼쪽으로 들어가면 고속버스,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시외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 중 왼편에 있는 고속터미널로 고개를 돌린다.
입구에서부터 떡하니 걸린 '양복 사는 날' 광고판이 분위기를 압도한다.
앞서 소개한 시외버스 쪽은 그래도 터미널의 모습이 제대로 나오는 반면,
고속버스 쪽은 좀 더 복합상가의 느낌이 강하다.
각종 의류상가가 여러 층에 나뉘어 분산되어 있으며,
정면에는 보험업체 사무소도 자리잡고 있다.
1층 대합실로 내려와서 찍은 사진.
정면에 왠 보험업체 사무소가 있나 했더니 대합실에는 그와 이름이 같은 매점까지 자리잡고 있다.
입구의 간판부터 내부의 상점들까지..
고속터미널 운영을 동부고속 측에서 하는 듯한 티가 난다.
버스를 타는 곳과 기다리는 곳 모두 1층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정작 매표소는 2층에 있어 표를 사기가 조금 까다롭다.
아마도 건물로 들어오는 입구가 2층에 자리잡고 있어서 매표소를 2층에 만든 것 같은데,
정작 눈에 잘 띄는 위치도 아닌지라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는 것 같다.
지방의 중소도시치고는 고속버스가 제법 많이 운행하는 편이다.
서울 말고도 원주, 대전, 고양, 광명가는 고속버스까지 운행하고 있을 정도니...
비서울권으로 운행하는 고속버스를 간략하게 써본다.
원주행 : 하루 15회 / 우등 10,500원, 일반 7,200원 (우등 8회, 일반 6회, 심야우등 1회)
대전행 : 하루 7회 / 우등 23,400원, 일반 15,900원 (우등 4회, 일반 3회)
고양행 : 하루 6회 / 우등 22,500원, 일반 15,200원 (우등 3회, 일반 3회)
광명행 : 하루 5회 / 광명 13,800원, 철산 14,200원 (모든차량 우등)
노선망은 다양한 편이지만 모든 지역의 노선을 다 합해도 서울행의 횟수에도 못 미친다.
그만큼 강릉-서울간의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옆쪽에서 동서울행 시외버스 저가공세를 펼치는 까닭에 입지가 조금씩 위협받기는 하지만,
강남행의 경우는 여전히 시간당 3~4회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동서울행의 경우는 시간당 1~2회 정도로 간격이 살짝 벌어져 있다.
다시 1층으로 내려가 대합실로 나가본다.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는 반대편은 꽤 높은 옹벽이 세워져 있고, 시내쪽으로는 시야가 확 틔어 있다.
최신식 건물에 비해 다소 낡아보이는 슬레이트 비막이 지붕이 인상적이다.
강원도 내에선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시외버스터미널과는 달리,
고속버스터미널은 원주와 규모가 비슷한 수준이다.
강원도 동쪽 끝자락이라 모든 고속노선이 이 곳을 종착점으로 삼는데도,
생각보다 그리 많은 수의 차량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2002년에 생긴 원주고속버스터미널과 달리,
강릉고속버스터미널은 95년에 개장해 시기적으로 한발짝 앞서있다.
물론 옆의 시외터미널에 비하면 노선 수와 이용객 모두 적은 편이지만,
강릉에선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존재다.
강릉은 바닷가임에도 불구하고 주문진항 외에는 이렇다할 항구가 없다.
영동 최대의 교통 중심지임에도 철도 연결이 굉장히 미약하다.
마찬가지로 항공 또한 양양공항으로 거의 대부분의 기능이 이전한 상황이다.
그래서 강릉은 버스터미널을 빼놓고는 대중교통수단을 논하기 힘들다.
타 교통수단이 열약한 만큼 입지가 무척이나 탄탄하고 이용객도 압도적이다.
물론 자가용의 보급과 거주인구 감소로 버스터미널 이용객은 나날이 줄어드는 상황이지만,
버스터미널을 이길 만한 강자는 당분간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외적인 규모만으로는 '강원도 최대규모'라는 수식어를 꽉 채우기 힘든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여러 가지 의미에서 강원도 최대규모라는 수식이 가장 잘 들어맞는 곳이다.
첫댓글 참고로 제가 알기로는 강릉발 광명 철산행 고속버스는 대학생 할인이 적용이 됩니다... ㅎㅎㅎ 이점 참고 하세요~ ^^
광명행이 대학생 할인이 되는군요... 참고하겠습니다~
참고로 제가 알기로는 강릉발 광명 철산행 노선은 속초를 출발해 강릉과 KTX광명역을 거쳐 철산까지 운행하는 노선으로 직행노선으로 인가가 변경되어 운행중이며 대학생 할인이 가능한 노선입니다. 그리고 고속터미널 운영을 동부고속 측에서 하는 듯한 티가 나는게 아니라 동부고속에서 운영중이죠. 강원도내 고속터미널은 모두 동부고속에서 운영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춘천은 잘 모르겠네요~ ^^)
광명가는 고속버스가 광명, 철산만 들리는줄 알았는데 광명역도 들리는군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강원도의 고속터미널은 동부고속에서 운영하지 않는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 ^^;
춘천고속터미널도 동부고속에서 운영중인걸로 알고있습니다.동서울 고속노선이 일반요금으로 우등이 다니는 시오버스가 있는데도 고속버스가 꾀나 많이다니네요.저 같으면강릉이나 속초에서 시외요금으로 우등차량이 다니기 때문에 강남쪽을 가더라도 동서울행 시외버스를 이용할것 같네요.
동서울-강릉을 오가는 모든 시외버스가 우등으로 다니진 않습니다. 28인석부터 45인석까지 무척 다양하게 투입이 되고 여러 회사가 공배하는 형식으로 운영됩니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카드결제/예약 등에서 취약한 점이 많기 때문에 고속버스를 선호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은 것 같네요. 일단 '고속'이라는 이름의 네임벨류가 있으니까요~
광명,철산을 들리는게 아니라 광명역을 경유하여 철산이 종착지입니다.둘다 행정구역객상 광명시이고요,강릉에서 동서울은 무척 다양하지도 않고 강원여객,흥업에서 28~31인승만 집중 투입중입니다.동서울행에 있어서는 시외버스가 오히려 이용객이 많습니다. 그리고 서울강남행을 제외하고는 비중이 낮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는데,이미 시외회사가 수도권의 웬만한 곳을 다 개통시켜 놓았는데,고속버스는 뭘 할까요? 광명,고양도 수익보다 시외버스개통 견제성격이 강합니다.
이미 시외버스 터미널 글에서 시 외곽이라 지대가 높다하시고 매표소가 2층,승차장이 1층이라 혼란스럽다고 표현한다면 그럼 부산노포동은 뭐라고 설명할까요? 글 서두에 의류매장 광고가 압도한다라는 표현도 재차 말씀드리지만 그만큼 성업이 될만한 장사가 없다는 반증입니다. 물론,터미널 기행을 주관적으로 보시는 것도 좋지만 좀 더 다양한 시각이 필요합니다. 이번 기행에도 제가 항상 우려하는 약간 큰 터미널은 너무 크게,조금 작은 터미널은 너무 왜소하게 표현되는 것 같아 우려스럽습니다
철산의 행정구역이 광명시라는건 저도 압니다. 강릉-동서울의 경우는 제가 이용했을 때 KD를 포함해 네 회사가 골고루 공배했던 기억이 있어서 그렇게 표현했는데, 지금 알아보니 KD는 쏙 빠지고 동해고속, 강원흥업, 강원여객 세 회사에서 공배를 하고 있군요. 그러나 모든 버스가 28~31인석으로 운행하지는 않고, 37, 41인석 버스도 28, 31인석 버스 못지않게 운행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님께서 가장 크게 우려하시는 대목이 '작은 터미널은 부정적으로, 큰 터미널은 긍정적으로'라는 대목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번 논란에 이어 '큰 터미널'을 연이어 올렸기에 님께서 생각하시는 그런 우려점에서 크게 벗어나진 못했다고 생각되는군요. 마지막 두 문구에 관해서는 너무 한쪽 시각으로 기운 것 같아 저도 조금 유감스럽지만, 그 위의 문구에서는 일방적으로 '찬양'하거나 띄워주기만 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강릉고속터미널같이 큰 터미널의 경우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글을 올리면 지역 주민들의 반발성 댓글이 만만치 않게 올라오기도 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시각에서 조명하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번 글에서는 제가 일방적인 주장과 분석보다는 '여행객'으로서 처음 바라본 고속터미널의 모습에 비중을 뒀다는 점도 인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노포동의 사례나 의류매장 광고를 보더라도 제가 그 것에 대해서 세밀하게 분석을 한게 아니라 처음 찾아온 여행객의 시각에서 바라본 '첫느낌'에 비중을 둬서 쓴 것이고요. 님께서 제 글의 치명적인 오류를 몇몇 지적해 주시는 점은 참 고맙지만, 사례를 일일이 들어서 님이 원하는 스타일로 글을 맞추려고 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원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문구나 어휘 선택에 조금 신중을 기하셨으면 한다는 겁니다. 매표소,승차장이 층별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혼란"을 줄 정도의 일이 아니라 버스타고 갈 사람은 다 알아서 가고,그리 한참을 걸어가야 하는 것도 아니며 노약자,장애인을 위해서는 1층 사무실에서도 발권이 가능합니다. 지방도시 어딜가도 서울 vs 기타행선지를 보면 서울행이 많은 게 고속버스입니다.
긍정,부정의 문제도 긍정하라 부정하라가 아닌 사실왜곡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셨으면 합니다. 타 교통수단이 열악해 버스가 "압도"적이고 "비중이 높은"것이라기 보다는 강릉이 환승허브가 되는 영동권 거점도시이기에 버스이용객이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마어마,혼란,혼돈,화려함,어두움,압도,,,등등의 지나친 과장이나 축소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끝으로 양복사는날이 분위기를 압도하는 첫느낌일수도 있지만 다른 시각에서는 소위 "비느질값만 주세요"식의 땡처리나 하고 있는 텅빈 상가라는 인식부터 올 수도 있습니다.그게 "압도"할 만 한 일은 아니라는 거죠.
저는 개인적으로 맥시멈님의 터미널 기행 손꼽아 기다리는 회원 중 한 사람입니다. 한 개인이 쓰는 여행기인 이상 어느정도 주관적인 관점이나 오해가 생기는 게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 생각되구요. 글에 대한 해석도 이 글을 접하는 사람들의 몫인 듯 합니다. 예를 들면 예전에 가평군 목동리 버스정류장 소개가 그리 화려하거나 긍정적인? 쪽은 아니었으나 저는 너무나 따스하고 고향의 풍경같은 모습으로 느껴졌었거든요. 지난 페이지를 찾아서 몇번씩 볼 정도로-- 아무튼 개인의 여행기는 어느정도 주관적일 수 밖에 없고 느끼는 것도 이 글을 읽는 각자의 판단이고 취향이라 생각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