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로 움츠러들게 되는 겨울엔 따뜻한 곰국 한 그릇이 생각난다. 그냥 후루룩 마셔도 좋고, 여러 가지 재료를 첨가하여 맛있는 요리로 응용해도 좋은 곰국. 겨울철 아기를 위한 이유식 재료로도 그만이다.
쌀쌀한 바람이 몸을 움츠러들게 하는 겨울이 되면 우리 몸은 신진대사와 병원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질병에 걸리기 쉬워진다. 이럴 때일수록 건강하게 겨울을 나기 위한 적절한 영양 섭취를 해서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 흔히 면역과 영양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우리 몸 세포는 매일 섭취한 영양분에 의해 재생되고 유지되기 때문에, 영양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면 몸의 전반적인 대사가 불균형을 이루게 되고 면역 체계도 제 구실을 못하게 된다.
또한 식품은 열량뿐만 아니라 비타민, 무기질, 호르몬 등 작은 양이지만 생리적 활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면역계를 포함한 체내의 항상성 유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면역 기능은 영양 상태를 반영하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는 요인은 영양 불균형, 감염, 암, 종양 등을 꼽을 수 있는데 가장 일반적인 원인은 영양 결핍이다.
따라서 어른보다 상대적으로 신체의 모든 기능이 떨어지는 아기의 경우는 더욱 먹거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잘먹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야말로 겨울철 각종 감염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겨울철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영양 섭취를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음식으로는 소의 갈비나 꼬리, 사골, 도가니 등을 오랫동안 고아서 뽀얀 국물이 우러나게 끓이는 곰국을 꼽을 수 있다. 곰국은 예로부터 양질의 단백질과 칼슘의 공급원으로, 겨울철 추위를 이기는 음식으로 사랑받아왔다. 특히 이유기를 맞은 아기들에게는 국물을 그냥 먹여도 좋고, 이유식을 만들 때 물 대신 사용하면 간편하게 단백질, 지방, 칼슘 등의 영양 균형을 맞출 수 있다. 단, 유의할 점은 소화기가 약한 아기에겐 지나치게 많이 먹이지 않아야 한다.
이 달에는 사골을 고아 만든 곰국을 이용해 이유식을 만들어보았다. 취향에 따라 갈비나 꼬리를 이용해도 무방할 것이다.
사골 곰국을 제대로 끓이려면
뼈를 무조건 오래 푹 끓인다고 해서 영양소가 많이 우러나는 것은 아니다. 국물 맛이 가장 좋으면서도 영양 성분이 충분히 우러나려면 12~18시간 정도 끓이는 것이 적당하다. 국물이 너무 졸아서 양이 적어질까 염려된다면 두세 번 우린 국물을 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골로 국물을 낼 때는 핏물을 빼고 나서 일단 한 번 데쳐낸 다음 끓이는 것이 좋다. 처음 끓인 물은 색과 맛이 너무 진하고 불순물이 많이 섞여 아무래도 깨끗하지 않기 때문. 데쳐낸 사골에 물을 넉넉히 붓고 센 불에서 끓인다. 다 끓었으면 국물을 식혀 위에 굳어진 기름을 제거한다.
누린내를 없애려면 굵은 파와 마늘, 무를 넣어 끓인다. 굵은 파는 오래 끓이면 물러지므로 끓이는 도중에 건져낸다. 무는 처음부터 넣지 말고 뼈를 끓이는 도중에 큼직하게 썰어 넣었다가 완전히 무르기 전에 꺼낸다.
사골을 끓일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끓이는 도중에 찬물을 넣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도중에 찬물을 넣으면 누린내가 나고 맛이 달아난다. 국물이 많이 졸아들어 더 필요할 때는 끓인 물을 넣거나 우려낸 국물을 따라내고 사골에 다시 찬물을 부어 처음부터 끓이는 것이 좋다.
뼈국에 많은 칼슘 이야기
널리 알려진 대로 칼슘은 뼈와 이를 튼튼하게 하고 체내 각 조직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시켜준다. 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성장과 유지, 생식 등에 필수 영양소로서 신경 전달과 근육의 수축·이완, 심근의 운동, 세포막의 삼투압 조절, 혈액 응고, 효소의 활성, 호르몬의 분비 등과 같은 중요한 일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몸 안의 칼슘은 90%가 뼈에 존재하고 나머지 10%는 체액과 근육 등에 있다. 우리가 섭취하는 칼슘의 70~80%는 땀이나 오줌을 통해 배설되고 20~30%는 소장에서 흡수되어 이용된다. 칼슘의 흡수율은 나이·음식의 종류·칼슘의 섭취량 등에 따라 다르며, 자라는 아이나 임신부, 젖을 먹이는 여성들은 음식으로 섭취한 칼슘의 40%까지도 흡수 이용하고 있다. 칼슘이 부족하면 성장 장애나 골다공증은 물론 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칼슘을 공급하는 대표적인 식품으로는 뼈국, 우유, 생선, 멸치 등이 있는데, 특히 우리 나라와 같이 곡류와 채소를 위주로 한 식습관을 가진 경우에는 칼슘 섭취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