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모임인데 동국대 특강하는 날이라 마치고 나니 5시.
1시간은 지각이겠네.
눈은 팔랑팔랑 하나씩 내리는디. 뭔 존일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라.
궁금해서 지하철에서 전화했더니
경완이 왈.
"빨리 오소~"
"많이들 왔는가?"
물어 보는 말에 대답은 않고.
"어딩가? 빨리 오소~"
어째 힘이 쪼깐 빠져있는 목소리라.
멀리서 온 친구들이 먼저 와 있을텐데... 미안해서 어쩌까이...
부랴부랴 들어 가니
선배가 문앞에서 맞이한다.
"아따 식당이 좋네이. 사업은 잘 됭가?"
"어이~'
"많이들 왔능가?"
"어이~윗층으로 올라 가소"
왁자지껄. 뭐라고들 해 쌌는디 전라도 사투리가 방자하고.
신발을 보니 몇 놈 안온 것 가튼디?.
들어가니 한 쪽 테이블에 예닐곱 명이 단촐하게 앉아 있다.
"아따 방갑네이~"
점잖은 타입의 경완이, 총각 같은 연훈이, 수사반장 두섭이, 듬직한 재홍이, 얼굴만 봐도 정이 넘치는 원탁이, 얼굴이 훤한 상운이, 깔끔한 봉원이 차례로 악수를 하는디.
머리는 짧고 시커먼 한 놈이 고개를 숙이고 있네.
?...
깜빵에서 막 나온 놈 가튼디?.
"이놈은 누구다냐?"
얼굴 드는걸 보니 영승이네 그려.
"워메 방갑따. 영승아. 근디 너는 워째 이렇게 팍 늘거 부렀다냐?" ㅎㅎ
이쁜 여자 동창이 혼자 있는디. 웃는 얼굴이 맏며느리 감이라.
"이거이 누구까?"
"감봉니 미경이여~"
"아따 참~말로 오랫만이다 미경아. 짠채이 봉께 옛날 얼굴이 그대로 있구먼.“
“어째 이러케 안왔당가?”
“쪼깐 있으면 다 오꺼시”
이런 저런 이야기들 나누고 있는디.
공주같은 구동 미순이(옛날 이름은 왕자)하고 구동 숙희, 감봉니 수옥이가 들어오고.
“아야 왕자야?”
“너 이리잔 와바라이”
영승이가 부른다. 미순이는 웃고만 있다.
“아야~왕자야~이리잔 와보랑께.”
“영승이가 너 좋아 했능가보다. 쩌리좀 가바라.”
못 이긴 척 그 쪽 테이블로 자리를 옮긴다.
또 밖에 누가 왔는지 시끄럽다.
듬직한 풍채의 사장타입 문웅이가 들어온다.
송애하고 정우가 들어온다.
잘생긴 얼굴에 웃음을 띤 정우가 돌아가며 포옹을 한다.
“워메~정우야 반갑다.”
“아따 송애야 너 얼굴봉께 금방 알것다.”
“워메~워메 이거이 누구다냐?”
왁자지껄 북새통이다.
술잔이 돌고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또 누가 왔나 보다. 시끌시끌하다.
점잖케 차려입은 희용이가 들어오고, 인물 훤한 승길이가 들어오고.
주방장 복을 입은 경식이(옛 이름은 덕인)가 들어오고.
“지금부터 동창회를 시작 하겠습니다.”
경완이가 인사를 하고 연훈이가 진행을 맡는다.
정신이 없다.
“지방 방송잔꺼야, 어~어~아야~아이?”
술잔이 돌고 시끌벅쩍 난리다.
또 누가 왔는지 시끄럽다.
상균이가 들어온다.
머리가 벗겨진 놈이 하나 들어 오는디. 누군질 모르겠다.
“여그 잘못 찾어옹거 아니요? 여그는 동창회 하는 자리랑께라우.”ㅎㅎ
농담이 나간다. 도장리 해선이다.
“자~지금부터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회원자격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의견을 내 봅시다.”
“중학교 4회 졸업생으로 할 것인가, 입학생으로 할 것인가 의견을 말 해 보시오.”
“입학으로 합시다.”
경완이가 술 주전자를 들고 젓가락으로 탱탱 친다.
“통과~”
또 시끄럽다.
병옥이가 들어온다.
머리 벗겨진 두 놈이 또 들어온다.
금일에서 올라온 용희와 광복이다.
“박수~ 짝짝짝..”
이쁘게 차려입은 은자가 또 들어온다.
“자 그럼. 회비는 얼마로 했으면 좋겠습니까?”
“오만원씩으로 합시다.”
“십만원씩으로 합시다.”
“찬성이요~”
“자 그럼 회비는 십만원 씩으로 통과.”
경완이가 주전자를 또 탱탱 친다.
“자 그럼 기부금을 형편대로 쪼깐씩 냅시다.”
“카드도 좋고, 외상도 됭께 알아서 형편대로 냅시다.”
“회장이 먼저 얼마를 내 놓겠다고 이야기를 해야제.”
“어이 내가 백만원 냄세.”
“짝짝짝”
“누구사장 얼마, 누구사장 얼마 내소이~”
“짝짝짝~”
“나도 얼마낼라네.”
“짝짝짝!!”
분위기 쥑인다. ㅎㅎ
또 들어온다.
형숙이가 들어오고 인숙이가 들어온다.
또 정숙이가 들어온다.
누가 얼마 누가 얼마 쫘~악 돌아가며 기부금 액수가 나온다.
백만원짜리가 몇 나오고 기십만원짜리가 여럿이니 오백은 훨 넘을것 같고.
부어라. 마셔라. 동창회는 무르익어 간다.
밖에는 첫 눈이 펑펑 쏟아진다.
한 순배가 돌고 이쪽 저쪽에서
“건배~”
합창이 이어진다.
으쌰~으싸~ 건배들이 이어진다.
“아따 쩌쪽것들이 분위기 잡응게 우리도 하나둘셋 건배~~”
친구들 얼굴에 홍조가 돌며 분위기가 익어간다.
난 이때부터 취해서 이후에 누가 들어 왔는지 기억이 별로 없음. ㅎㅎ
노래방으로 이어졌는데.
한 곡하고 난 도망 왔음.
친구들아 미안해~ㅎㅎ
취하면 자는 버릇이 있어서 동사하지 않을려고. ㅎㅎ
2부는 누가 또 올리소.
택시가 안 잡혀서 눈 억수로 맞고,
택시 기사가 체인이 없다고 언덕빼기에서 내려줘 눈 실컷 맞고
집에 도착하니 1시 반이 됐는데.
아마 친구들 밤세워 퍼 묵었을것잉께
누구 죽은 놈 없나 몰러.
아직 소식 없는거 보면 무사한것 가튼디..ㅎㅎ
오랫만에 만난 금일중 4회 친구들아 사랑한다.
멀리서 온 친구들아
함께 밤세워 놀지 못해 미안하다.
잘들 내려가고 건강하게들 살아서 내년에 또 만나자.
그 전이라도 연락처 있으니까 자주 연락하고
오가는 길에 안부 전하고 만나서 정 나누도록 하자.
끝으로 동창회를 주관한 경완아. 연훈아 고생했다.
그리고 자리 만들어 준 선배야, 음식준비하느라 고생한 경식아 수고했다.
첫댓글 4회동창모임이 12월 3일에 있었습니다. 넘 잘 묘사되어 퍼왔습니다.함 읽어보셰요!
금오동이 영원한 친구들의 모임이 되기를 바라고, 어이~ 후배들 모두 건강하소이. 가끔 멀리서 찾아들어와서 보고 갈게
선배님들 징하게 부럽구머니라우 ,머니머니 해도 머니가 제일인것 같사온데 기백만원씩이나 기부한것 보니 부럽습니다그려,후배들도 생각겸 노하우좀 전수케 해주면 고맙것어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