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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29-30 철도여행기160 |
이번에는 영동선 역 구경하기입니다. 밤 기차를 타고 갈까 하다가 그냥 시외버스로 가기로 생각을 합니다. 회사에서 시외로 나가는 교통수단이 있는 곳 중 가장 가까운 곳이 동서울터미널이니...... 강릉행 시외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제일 저렴하겠지요? 고속버스는 일반형이 자주 없이 거의 우등형이라 가격도 비싸고...... 좌석은 한 좌석도 남김없이 모든 사람들로 채워지고. 역시 주말이라 차가 막히는군요. 아무튼 강릉에는 무사히 도착하겠지요? 슬슬 잠을 청해봅니다. 강릉행 시외버스도 상당히 자주 타는지라 이제 대강 밖을 보아도 어디쯤 지나는지 열차를 타고 가는 수준 정도가 되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잠을 좀 실컷 잔 것 같아 눈을 떠보니 새말휴게소네요. 이미 날은 어두워졌고요. 잠깐 화장실에 갔다가 바람을 맞아봅니다.(에구 춥군요!) 다시 새말휴게소를 출발하여 강릉으로 출발. 또 잠깐 잠을 자고 일어나니 강릉IC를 지나 강릉시청 옆 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차가 막힌 듯 했으나 그래도 3시간 45분만에 도착하는군요. 도착해서 19-7번 버스를 타고 강릉역에 도착하여 강릉에서 임기까지 #541표를 구입한 후 제가 자주 가는 여관에서 잠을 청합니다. 다음 날 아침 06:00 열차를 타려면 편히 쉬어야 할 것 같아서요. 잠시라도 눈을 붙인 후 05:30분 일어나 씻고 준비를 하고 다시 역으로 나갔습니다. 06:00 #541 무궁화호가 출발하며 승무원님이 순회를 도는데 헉 영열소 김용규 여객전무님이네요. 전무님도 저를 많이 본 듯 해서 처음에 제가 그냥 지나갈 때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 저도 마찬가지고요. 인사를 드리고 간만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임기까지 꽤 긴 거리이기 때문에 뭐 그 동안 못한 이야기는 다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박정수 차장님과도 초면이지만 좋은 이야기도 할 수 있었습니다. 동해까지의 멋진 바닷가와 울창한 송림을 바라보며 잠시 향수에 잠겨보기도 하고요. 여러 가지 이야기 중 기억 나는 것을 적어보면 첫 번째는 강릉에서 #541열차를 타고 동대구역까지 갔던 정의재(IL MARE)님의 이야기-아직도 기억을 하시는군요. 두 번째는 전에 영주열차승무사무소 홈페이지를 관리하셨던 김재한 부역장님이 현재 나한정역에 근무하신다는 것(그렇지 않아도 가고 싶은 역이었는데 한번 방문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참고로 미로역도 가려고 생각을 하고 있죠, 저는 아시다시피 철도자료나 그런 것보다 그냥 역무원들의 일하는 모습 그 자체와 간이역 구경을 목적으로......) 세 번째는 승무원들의 일상생활(재미있었던 것, 힘들었던 것)에 관련된 대화 이정도로 압축이 되는군요. 좋은 구경은 첫 번째 동해까지의 흐린 날의 예쁜 바닷가와 조용한 모습들(정동진도 의외로 조용한 것 같군요) 두 번째 구비구비 돌며 보이는 아름다운 냇가와 옛 모습들 세 번째 언제나 봐도 재미있는 스위치백 구간 네 번째 심포리-통리간 S자로 오르기 네 번째 간이역 승부역 지나기 보너스로 전무님이 커피를 주셨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역무원들이나 승무원님들이 해 주신 커피가 정말 커피전문점보다 더 맛있는 것 같아요. 열차 안에서 마셔서 그런지 더 맛있을지도. 즐겁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임기역까지 가는 시간이 결코 길지 않았습니다. 중간에 통리역에서 태백역 역무팀장님, 분천역에서 분천역장님이 타셔서 같이 또...... 인사를 하고 임기역에서 내렸습니다. 원래 08:57분 도착이나 5분 정도 늦은 09:03분쯤 도착. 임기역에 도착해서 녹동역에서 지금 제가 타고 온 열차와 교행을 하는 #542를 타려면 그리 시간이 많지 않은 편입니다. 열차가 지연된 것을 감안하면 더욱 부족할 것 같군요. 내리자마자 간단히 철도자료를 얻고 버스시간표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음...... 대략 2시간 정도에 버스가 있다는 정보를 얻은 것이 전부. #542만 타지 않는다면 머물면서 무엇인가를 더 물어보고 알아보고 싶고 무엇보다 임기역 근처를 구경하며 간이역의 정취를 느껴보고 싶었는데. 임기역에서 표를 구입하고(헉! 1번이네요.) 임기 09:13분 출발->묵호 11:38분 도착 임기역 주위를 구경하며 사진을 남겨보았습니다. 다시 #542열차를 타고 돌아왔던 길을 되돌아가게 됩니다. 묵호역에서 내리기로 하고 밖을 바라봅니다. 제법 나이가 드신 차장님이 보이는데 인상이 참 좋아 보입니다. 한참 가다 열차가 승부역에 정차를 하더군요. 승부역에 정차하는 열차는 #545 열차 외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지금은 임시정차이고 4월 1일부터 정식으로 정차를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승부역에 #545(하행), #542(상행) 이렇게 정차를 하게 되는군요. 승부역에서 내리시는 손님이 보이는데 알고 보니 승부역 직원이군요. 다시 열차는 아까 왔던 길을 되돌아가게 됩니다. 그냥 밖을 바라보며 차장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묵호역이군요. 편안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방송을 하시는데 그 목소리가 좋습니다. 묵호역에 도착해서 철도자료를 얻고 정동진에서 조치원까지 #794표(정동진 16:47->조치원 22:30)를 홍연자 역무원님에게 구입한 후, 역 구경을 하며 사진을 찍은 후 묵호항역을 향해 걸어갑니다.(묵호항역의 이미지라면 푸른 바다와 풍부한 해산물 이렇게 요약이 될 것 같습니다, 근처에는 어달리 회타운이라고 비교적 잘 알려진 먹거리촌이 있죠) 묵호항역까지 약 10분 정도를 걸어가며 바라보니 다른 곳과는 달리 해안가와 가까워서 그런지 바다냄새도 나고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이 눈에 나타납니다. 바다바람을 맞으며 묵호항역에 도착합니다. 묵호항역 주위는 조용한 편입니다. 여객취급을 하는 곳이 아닌 화물취급역이라 그래서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정동진역 전 역장님인 김재근 역장님을 뵙게 됩니다. 역시 전 정동진역 부역장님으로 계셨던 안인역 이종원 부역장님의 소개로 방문하게 되었다고 말씀드리니 더욱...... 특히 일반인이 방문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묵호항역에서 자료를 구하거나 그런 것보다는 역장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정동진역 역장님을 하시면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를 하시는데...... 잠깐 제가 보유 중인 정동진역 입장권을 보여드리고 김재근 역장님이 싸인을 하신 입장권을 보여드렸더니 잠시 그 때를 회상하시면서...... 이제 묵호항역 주위를 구경해볼까요? 많은 선로에서 화물을 싣고 나르느라 바쁜 것 같습니다. 정말 푸른 바닷가를 바라보니 한번 뛰어들고 싶군요. 한번 잠깐 내려가볼까 하다가 그 유혹을 참고 그냥 바다를 잠시나마 바라보았답니다. 방파제에서는 조용히 낚시를 하시는 분도 보이고 아래로는 고기잡이 배, 집...... 조용한 어촌 마을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번에는 동물농장이라고 잘 꾸며져 있는 곳을 구경합니다. 요즈음은 역의 개념이 단순히 열차를 타고 내리는 것뿐 아니라 손님들에게 편안한 휴식처와 간단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개념도 포함을 해서 그런지 꾸며 놓은 곳이 많습니다. 동물을 키우거나 나무를 심는다거나 등...... 생각보다 많은 동물들이 보이는군요. 다람쥐의 바퀴를 굴리는 모습, 정말 깜찍한 토끼(어떤 분이 연상이 되어서 그런지 한번 웃어봅니다만......) 토끼사진을 찍느라 고생했습니다. 계속 움직이고 다녀서......(어찌나 빠른지 카메라로 초점을 맞추지 못하겠더군요) 그리고 다른 동물들도 평소에 그리 많이 보지 못한 것이라 그런지 유심히 살펴보았답니다. 이렇게 묵호항역에서 잠깐이나마 즐거운 시간을 가진 후 다시 걸어서 묵호역 방향으로 가려는데 역장님이 묵호역까지 자가용으로 태워주셨습니다.(정말 감사......) 묵호역에서 좌측으로 횡단보도를 건너 가서 보이는 버스 정류장에서 91번 버스를 타면 옥계까지 갈 수 있습니다. 망상을 지나 옥계역 앞에서 내렸습니다.(대략 15분 정도 소요되는군요) 옥계역도 많이 지나가기만 했을 뿐 직접 방문해 보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옥계역에서 철도자료를 구하려고 했으나 없다는 말씀...... 그리고 여기서 조치원(22:41)->영등포(00:01) #704 열차 표를 구입했습니다. 역 구경도 물론 이고요. 이렇게 구경을 하고 난 후 옥계 버스정류소까지 걸어갑니다. 걸어가다 잠시 시계를 바라보니 열차가 지나갈 시각이라 한번 열차사진을 찍어 보려고 해서 언덕 위로 올라갔습니다. 열차 도착 전 건널목 사진과 그리고 열차 사진을 찍으려 하는데 열차의 뿌웅하는 기적소리가 너무 커서 그런지 침착하게 사진을 찍으려고 했으나 저도 모르게 약간 셔터를 누르는 손이 흔들려서 사진은 잘 나오지 못한 것 같습니다. 옥계역에서 옥계 정류소까지는 좀 거리가 됩니다. 한 15분 정도를 걸은 듯 싶습니다. 걸으며 레미콘 차에 의해 약간의 먼지도 마시고 물도 튀고 등 덕분에 양복 바지, 구두는 전투화가 되어 버렸습니다. 버스정류소에 도착하니 버스는 50분 뒤에나 있다는 아주머님의 말씀. 저 외에 정동진으로 가려는 사람들이 그냥 계단에 앉아서 잡담을 하기도 하고 동전 따먹기도 하는 등 무료함을 달래는 중입니다. 잠깐 앉아 있으니 피곤함이 엄습하기 시작합니다. 기둥에 기대서 잠시 잠을 청해 보려고 하지만 불편한 자세라......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제법 긴 시간처럼 느껴집니다. 기다림의 시간을 보낸 후 버스를 타고 밤재(그리 높은 곳은 아닙니다만......)를 넘어(재를 버스를 타고 넘어가는 것도 재미있죠) 20여분을 달려 정동진역 앞에서 내렸습니다. 도착해서 김덕래 역무원님을 만나서 인사를 드리고...... 다른 분들에게도. 역시 오늘도 김덕래 역무원님이 손수 해주시는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그 동안의 이야기를 해봅니다.(잠깐 경부선 매포역에서 일하시는 강태원 역무원님이 철도자료를 수집하신다는 말씀도 있으셨고요, 한 번 시간이 되면 찾아가라는 말씀과 함께......) 특히 그냥 그 동안 지나친 것 같았는데 근래에 제가 보지 못한 것이 보여서 물어보았습니다. 열쇠고리 등...... 정동진역에서 관광객들에게 기념이 될 만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라는 말씀. 아울러 정동진 일출을 찍은 사진액자를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염가에...... 큰 것이 40,000원, 작은 것이 25,000원 솔직히 사진이 너무 잘 나와서 집에 걸어 놓으면 좋지만......(정동진 일출이 얼마나 멋있는지를 단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작품이죠) 학생들이 구입하기에는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대부분인 저희 동호회에 이야기를 해도 구매를 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죠. 그리고 새로 바뀔 입장권 도안에 관련된 공문을 구경하고(거의 전산승차권 크기인 듯), 마지막으로 김덕래 역무원님에게 정동진역 안내 CD를 받았습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바닷가를 바라보며 회상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죠. 제가 정동진에 와서 할 수 있는 가장 즐거운 일입니다. 약 1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이지만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벤치에 앉아 푸른 바다를 보며 그 동안의 좋았던 일을 기억해 보기도 하고 안 좋았던 기억을 바다에 던져보기도 하고...... 다른 연인들의 즐거워 하는 모습, 고민하는 모습 등 여러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구경하기도 하고 지나가는 열차를 보며 내리고 떠나는 사람들...... 이제 #530 열차가 정동진에 도착해서 청량리로 가는 손님을 태우고 간 후 이제 저도 열차를 타고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대전행 #794열차에 탑승(처음 타게 되는 열차) 후 정동진과는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집니다. 밖을 바라보기도 하고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여객전무님과 차장님이 고생하시는 것 같아 더욱 수고하시라고 음료수를 드렸습니다. 전무님의 철도 공사화라던지 파업, 고속철도 등에 관련된 이야기를 해주셔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심심하지 않더군요) 열차 안은 정말 손님이 없었습니다. 제천역에서 대부분의 손님이 탈 정도니......(그러니까 강릉에서 제천까지는 거의 비어서 왔다고 할 수도 있죠) 별리님의 문자가 오는데 10분이상 지연을 해서 #704 열차를 타지 못해야 한다는 사악한 발상이 크헉!(다행히 열차는 제 시간에 도착할 것 같군요)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대열소 백선혁 여객전무님과 정충식 차장님에게 인사를 드리고 나왔습니다. 먼저 #252열차가 보이는데 포항스틸러스 유니폼을 입은 써포터분들이 내리는군요.(홍대나 고대 캠퍼스에 재학 중인 포항스틸러스 써포터 대학생인 듯) 오늘 축구시합이 있었나?(옛날에는 축구에 그렇게 관심이 많았는데 철도에 빠진 이후로는 축구경기 일정도 기억을 못하니 크헉) 이제 #704열차를 타고 영등포역까지는 잠에 취해보았습니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약간은 피곤했지만 새로운 것을 제법 많이 접할 수 있었던 즐거운 여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묵호항역은 잘 꾸며놓은 동물농장도 그렇지만 역장님의 친절하고 편안한 말씀이 너무 기억이 나서 다음에도 또 가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