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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rd Seoul World DJ Festival
류감독의 첫사랑부터 핸드폰 요금제까지 낱낱이 파헤친다!
- 월디페 총감독 류재현, 그는 누구인가?
요 며칠의 쌀쌀맞은 날씨가 무색하게 느껴지던 화창한 3월의 토요일. 거리엔 봄꽃들이 만발하고 홍대에는 쌍쌍이 붙은 커플들이 거리를 활보하였다. 하지만 기댈 곳 없는 외로운 21cRPM(이하 RPM)들은 줄 곳 없는 열정을 배틀로 불살랐다. 서교동 주민자치회관에서 있었던 배틀에 참여한 RPM의 수는 평소보다 적었지만, 그 열기는 여느 때보다 그 이상이었다.
* 커플없는 대신 열성을 다해 배틀에 임하는 RPM들의 바람직한 모습
“토요일의 남자” RPM 윤명호(프로그램 운영팀)의 흥겨운 진행으로, 프로그램 운영팀과 홍보팀, 그리고 국제협력팀의 배틀을 무사히 마친 후, 류재현 총감독(이하 류감독)과의 깜짝 인터뷰 시간이 마련되었다. 이 인터뷰는 그동안 호기심 많은 RPM들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차마 못했던 질문들을 위해 준비된 자리였다. 따라서 익명성의 보장을 위해 ‘윤도현의 러브레터’의 형식을 빌려, RPM들이 쪽지에 적은 질문들을 읽어주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로써 RPM 모두가 참여 하면서, 감독님과 좀 더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인터뷰의 진행은, 우선 RPM들의 자기소개 릴레이였던 ‘나를 Open 합니다’에서 뽑은 질문들이다. 다음으로 운영진이 궁금해 하는 질문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RPM들이 쪽지에 적어준 질문들을 뽑아서 답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자, 그럼 지금부터 류감독과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 Appetizer : 류감독의 ‘나를 Open합니다’
윤명호: RPM 여러분들이 자기소개 릴레이에서 써주신 질문 중, 재미있는 것들을 몇 개 뽑아보았는데요. 자, 그럼 첫 번째로 태어나서 하신 일 중 ‘이건 내가 생각해도 엉뚱했다.’라고 느끼신 일이 어떤 것 인가요? 류감독: 흠. 내가 하도 엉뚱한 일을 많이 해서……. 맨날 꼴찌하던 놈이 서울대 간다고 마음먹고, 기어코 서울대 간 게 가장 엉뚱하지 않나 싶어. 윤명호: 오늘밤 외계인을 만난다면 어떠시겠어요? 류감독: 뭐, 내가 외계인인데? (웃음) 윤명호: 사랑하는 사람이 정말 뜻하지 않게 실수로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면, 용서해 줄 수 있나요? 류감독: 내가 여기서 항상 말하는 거지만,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지. 다들 여기서 많은 실수를 맛보고 경험해 갔으면 좋겠어. 수없이 많은 실패가 성공을 만들어 가는 거니까. 윤명호: 인어공주는 미역을 먹었을까요? 류감독: 흠. 안 먹었을 거 같아. 여러분은 미역을 바다 속에서 먹나요? RPM: 아니요~! 류감독: 거봐, 미역은 바다 속에서 먹는 게 아니니까. 인어공주도 안 먹었겠지. 윤명호: 아, 명쾌한 답변이네요. 이 질문에 정답이 존재하는지 몰랐네요.(웃음) 윤명호: 그럼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류감독: 흠. 아마 지금과는 또 다른 길을 걷고 있지 않을까? 윤명호: 자신의 신체 중 매력 포인트가 어디라고 생각하세요? 류감독: 매력 포인트라. 허벅지가 아닐까? RPM: 와-(환호)! 보여주세요! 류감독: 다들 믿을진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보다 운동을 잘해. 그래서 학생 때는 항상 짧은 반바지 입고 다니고, 운동을 굉장히 많이 했어. 그런데 내가 조금만 운동해도 근육이 불뚝불뚝 나와서 상체운동은 싫어했었지. RPM: 에이-(야유) 류감독: 정말이야, 하지만 요즘엔 바빠서 운동을 잘 못해. 윤명호: 지난 번 “Welcome Party” 때 보니까 스텝이 예사롭지 않으시던데, 류감독: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나도 춤을 굉장히 못 췄어. 그래도 음악과 춤이 좋아서 계속 추다보니까 자신만의 리듬을 찾게 되더라고. 자신의 리듬을 찾게 되면, 그 이후엔 나를 표현하는 게 가능해져. 윤명호: 감독님, 핸드폰 요금제는 뭘 쓰시나요? 류감독: 지금은 없어졌는데 KTF 10만원 요금제를 써. 얼마나 많이 쓰는 지랑 상관없이 항상 부가세 포함해서 11만원을 내지. 내가 알기론 그 요금제 만든 사람이 잘렸다고 하더라고.(웃음) 나 같은 사람들한텐 너무나 좋은 요금제야. 여러분들도 나한테 연락할 일 있으면, 잠깐 전화하고 나한테 다시 걸어달라고 하세요. 윤명호: 그럼 혹시 잘하는 요리 있으세요? 류감독: 잘하는 요리는 부대찌개, 밥, 라면이야. 내가 요리를 잘해. 워낙 창의적인 걸 좋아해서 요리도 창의적으로 이것저것 새로운 재료도 넣어보고, 근데도 맛있더라고. 그런데 내가 요리를 하면 살이 쪄서……. 워낙 손이 커서 듬뿍듬뿍 만들거든. 간보면서 한입, 맛있어서 한입. 그렇게 한입씩 먹다보면 살이 찌더라고. RPM: 워-(환호)! 만들어주세요! 먹고 싶어요! 류감독: 그래요 그럼. 다음에 다 같이 밥 한번 먹어요. 윤명호: 소녀시대 중 가장 좋아하는 멤버는요? 류감독: 난 우리 다현(홍보2팀: 소녀시대팀)이가 제일 좋아. 윤명호: 에이(웃음)진짜 소녀시대 중에서요! 류감독: 우리 소녀시대가 훨씬 더 예쁘고 좋은데, 뭘.
* 재미있는 질문들에 흐뭇하게 웃으시는 류감독님
2. Main Dish : RPM들과 함께하는 “윤도현의 러브레터”
윤명호: 앞의 인터뷰를 하는 동안, RPM분들이 감독님께 궁금한 것들을 쪽지에 적어 주셨네요. 자, 그럼 첫 번째 쪽지를 열어볼까요? 인터넷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작년 서울월드DJ페스티벌(이하 월디페)에 대해 ‘너무 일본 DJ들 위주의 라인업이다.’, ‘DJ들의 페이를 다 주지 못했다.’ 등 월디페에 대한 안 좋은 의견이 많았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류감독: 나는 악플들을 읽고 당연하게 받아들였어. 월디페는 이제 세 번째를 준비하고있고,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니까. 우선 일본 DJ위주라는 생각은, 가장 큰 것이 경제적인 문제였어. 가깝고 비행기 값이 싼 일본 DJ들을 데려다 쓰는 것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래서 올해는 아예 몬도그로소, FPM, 토와테이, 다이시댄드 같은 일본 DJ들을 전부 올려보고 싶기도 했어. 스케줄 문제 때문에 잘 되진 않았지만 말이야. 그리고 물론 돈만 있으면 나도 음악성 있고 훌륭한 DJ들 얼마든지 데려올 수는 있어.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야. DJ들의 페이 문제는 천천히 하나씩 갚아가고 있어. 당시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전부 내줘도 줄 수가 없는 상황이었어. 하지만 내 생각으로 돈이 손해가 두려워서 하지 못하는 게 더 큰 잘못인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 작년에 실제로 1억5천만원을 손해 봤지만, 지금 또다시 여러분과 함께 3회를 준비하고 있잖아. 윤명호: 월디페의 궁극적인 목표나 이상이 있으신지요? 류감독: 연령, 성별을 떠나 모두가 행복하게 와서 놀고 갈 수 있는 곳. 그런 곳이었으면 좋겠어. 윤명호: 왜 월디페가 하이서울페스티벌에서 빠져나오게 되었나요? 류감독: 그건 내가 빠져나오려고 해서 빠져 나온 게 아니고, 담당 부서의 공무원들이 전부 바뀌면서, 월디페가 없어질 위기에 처했지. 지키기 위해서는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어. 이 것 외에도 월디페를 지금까지 끌고 오면서 엄청나게 많은 문제들과 부딪혔었지. 얼마 전에는 월디페 정지 명령장이라는 소송이 왔었지만, 어제 겨우 해결했어. 나는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로 받아들여 왔어.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 윤명호: 태어나서 만난 여성 중 가장 예쁜 사람은 누구인가요? 류감독: 나는 여태까지 예쁜 여자들을 많이 만나보았어. 그렇지만 앞으로 만날 여자가 더 예쁠 거라고 생각하는데? 윤명호: 그럼 결혼은 왜 안하시나요? 류감독: 흠……. 여러 가지 이유가 많겠지만, 어렸을 적 부모님께서 부부싸움을 많이 하신걸 보고 자라서 결혼에 대해 좋은 생각만 가지고 있는 건 아니야. 그리고 20대에 8년동안 정말로 사랑했던 여자를 떠나보내고 나서 못하는 것도 있고. 나 같은 아들은 낳으면 안되는 것도 그렇고(웃음) 윤명호: 감독님의 첫사랑 이야기 좀 해주세요. 류감독: 좀 전에 말했듯이 21살부터 29살까지 사랑했던 그 사람이 첫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 짝사랑을 1년8개월 동안 하고 용기를 내서 술 먹고 고백을 했었지. 정말 창피했어. 버스 창에 비친 내 모습이 너무 한심해서 40분 동안 뛰어가기도 했지. 그러다 군대에 가서 첫 휴가에 이별했어. 선임들에게 들었던 이야기들 때문에 내가 너무 성급했던 것 같아. 제대 후, 다시 만나긴 했지만 나는 그 당시 대학생이었고 그 사람은 대학원까지 졸업한 상태였기 때문에 만나기가 힘들었어. 그렇게 한 달에 한번 만나고, 세 달에 한번 만나고, 점점 멀어지게 되었지. 내 생각에 사랑의 완성은 결혼은 아닌 것 같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는 것도 사랑이라는 것을 그 때 처음 알게 되었어. 윤명호: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류감독: 간단해. ‘나’를 믿으면 돼. ‘나’를 믿지 못하면 지금 이 일도 못하고 있겠지. 윤명호: 어렸을 적 꿈은 무엇이셨어요? 류감독: 어렸을 때엔 대통령이 꿈이라고 했대. 뭐 지금도 기회가 되면 하고 싶고. 누구보다는 잘할 자신이 있으니까.(웃음) 윤명호: 가장 매력적인 도시는 어디라고 생각하세요? 류감독: 가장 매력적인 도시라? 도시라고 하긴 뭐하지만, 난 동남아시아를 좋아해. 싸고, 덥고, 음식들은 맛있고. 얼마나 좋아. 만약에 내가 오랫동안 안 보인다 싶으면, 방콕에 가 있는 줄 알라고. 윤명호: 이번 21cRPM 6기를 사랑하시나요? 류감독: 물론 사랑하지. 그리고 여러분들을 만나서 행복하게 느껴. 윤명호: 자신을 사물로 표현한다면? 류감독: 소나무. 왜냐하면 내가 소나무를 정말 좋아하기도 하고, 실제로 내가 소나무 같잖아. 여러분은 왔다가 갈 수있지만, 난 항상 제자리에 있으니까. 상상스쿨과 상상공장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도 난 지금까지 그 자리에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거야. 윤명호: 마지막 질문! 정말 마지막다운 질문이 나왔네요. 감독님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은 언제라고 생각하시나요? 류감독: 늘 지금이 최고의 순간인 것 같아. 언제나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행복을 느끼니까 그 순간순간이 최고로 느껴지는 것 같아.
* 류감독님 RPM모두가 즐거운 분위기로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3. Dessert : 운영진의 날카로운 질문!
윤명호: 이번엔 운영진들이 그 동안 궁금했던 질문을 해보겠는데요. 우선 첫 번째 질문! 다음 달 계획이 어떻게 되나요? 류감독: 난 월디페를 준비하면서 최대한 월디페를 준비 안하고 싶어. 무슨 말이냐면, 커리큘럼 없이 진행하고 그것들을 함께 공유하면서 축제를 만들어 나가고 싶어. 무정형화된 규칙이라고 할까? 왜냐하면 지루하잖아? 하라는 대로만 하면…. 그리고 커리큘럼을 가지고 일을 하면, 마치 그게 정답인거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는 것들도 모르고 지나가게 돼. 그리고 반복되는 일에 흥미를 잃게 되겠지. 그리고 감독으로 치면, 난 아주 초짜 감독이야. 아이디어는 많지만, 경험이나 경력으로 치면 아직 모르는 게 많아. 그렇기 때문에 계획 없이 공연 전날까지도 계속 고민하고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는 거지. 물론 내가 감독 일을 잘 안다면 이 일을 안 하겠지만 말이야. 새로운 일을 찾아가겠지, 그땐. 윤명호: 여태까지 RPM들 중 우리 6기의 특징이나 분위기는 어떤가요? 류감독: 우선 여태까지 여섯 번의 RPM들을 받으면서 공통점을 생각해보면, 모두들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거야. 지금 여기 앉아있는 사람들도 평범한 사람같이 보이지만,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면 평범하지 않거든. 그리고 특별히 이번 6기의 특징이라기 보다는 확실히 해가 거듭할수록 지원서를 뽑을 때 의도치 않는데도 수준이 높아지는 것을 무시할 수 없겠지. 나이가 많아지는 것도 있고. 그리고 개개인의 내적 충실도가 높아지고 자율성이 잘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 윤명호: 최근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나빠짐에 따라 취업시장의 문도 좁아지고 있고, 그에 따라 Spec up이라는 말까지 나오는데요. 이런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요? 류감독: 그런 것은 분명하게 좋은 점이라고 생각해. 나 같은 경우엔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광고회사 PD로 일했었는데, 그만 두었지. 왜 그랬을까? 그 당시에 광고회사 PD라고 하면 선호직업 1.2위를 다툴 정도로 유망한 직업이었는데도 말이야. 내가 그만둔 이유는 나이 40이 넘으면 할 게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야. 매체의 변화를 예측했기 때문이지. 그래서 선택한 문화기획가가 좋은 점이 뭐가 있을까? 이 문화 기획가라는 직업은 나이가 70이 되어도 몸만 건강하면 할 수 있는 직업이야. 오히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많은 사람들을 알아가기 때문에, 일처리가 더 쉬워질 수도 있고 말이야. 그리고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어. 나는 여러분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았으며 좋겠어. 윤명호: 오늘 좋은 말씀 정말 감사했습니다. RPM: (박수)
이렇게 스페셜 인터뷰는 끝이 났다. 인터뷰 이후, 류감독이 마치 어린아이 같다고 느껴졌다. 어린 아이처럼 순수하고, 아직도 무궁무진한 꿈을 꾸고 있는 그의 매력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를 믿고 따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단지 이루어지지 못할 꿈으로 그치지 않고, 열정으로 하나씩 이루어 나가는 그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앞으로 류감독의 무궁무진한 꿈들이 모두 이루어질 그 날을 기대해 본다.
2009. 3. 28
취재 및 인터뷰 정리 / 정재훈 (21cRPM 6기 취재팀, swdfedit@hanmail.net) 사진 / 양신열 (21cRPM 사진팀) 에디터 / 21cRPM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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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로 낱/낱/히/ 파해지는 데요+_+ 음하하하하.
제목이 재밌네요!
제대로 파해쳤군요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