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말
어린이집 겨울방학 기간이여서 이틀 민재, 민서를 데리고 청주에 다녀왔다.
부모님과 함께 시간보내는 것이 목적이였는데... 실상 아빠 얼굴도 많이 못보고
대화도 많이 못 나누고... 매일 힘겨운 농사일에 무슨 낙으로 사시나 걱정스런 맘이면서
막상 청주에 가도 내가 별로 즐거움을 드리지 못하는 듯해 죄송하다.
민재를 낳고 민서를 낳아 기르면서 ...
아이들이 커갈수록 좀 더 좀 더 부모님의 힘들었던 삶이 가슴을 저리게 한다.
신이 계시다면 꼭 다음 생엔 우리 엄마 아빠가 내 아이들로 태어나길...
무겁다. 부모님의 삶이... 내가 해야 할 마음의 몫이, 이 짐스러움이 무겁고 가슴 아프다.
웃음기 없던 아빠의 얼굴에 너무 큰 행복을 준 내 첫아이 민재.
민재만 보면 품에서 내려놓지 않으시던 아빠.
민재가 아장아장 걷고부터는 손을 꼬옥 잡고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시고
늘 배 위에 민재를 앉히고는 책을 보여주시며 낱말을 가르치시던 아빠.
틈만 나면 민재를 청주에 데려가셔서 보내주지 않던 아빠.
처음으로 효도를 한 것 같은 맘이였다.
그래서 민재에게 너무 고마웠다. 아빠를 잘 따르고 아빠를 사랑하는 민재가 너무 고마웠다.
그런 민재가 벌써 내년이면 중학생이 된다.
원하던 중학교에 배정받지 못했다는 전화를 받았을 땐 “어~그래. 괜찮아~ 어여 집에 와. 맛있는거 먹자!”하며
전활 끊고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녀석이 얼마나 맘이 상했을까...생각하니 속상했다.
집에 돌아온 민재는 자기만 동수원중으로 떨어졌다며 잠시 속상한 마음을 비췄지만
생각보다 금세 털어버렸다.
이제 중학교를 간다니 동네 보습학원에 계속 보내는 것이 염려스러워 영통에 청담어학원으로 옮겼다.
벌써 4번째 수업을 마쳤다.
처음 상담차 레벨테스트를 봤을때도 생각보다 높은 수준이여서 놀랐는데,
숙제도 많고 모든 수업이 원어민인 이런 환경을 잘 이겨내며 다니는 민재가 대견스럽다.
이렇게 가진 것이 많은 아이에게 어떤 것이 진정 도움이 될지를 잘 생각해 인도할 줄 아는 엄마가 되어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