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창피해서 말하지 못하던 사실 중 하나로
"난 실베스터 스탤론이 좋아"....-_-
귀엽다 라든가 쿨하잖아..라고 하면 몰매맞을 것 같았기 때문에
말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음...하지만 이 나이먹고 뭐가 두려우랴?
내가 그를 좋아하는 것은 자신이 연기하는 마초의 우스꽝스러움을 스스로 계산하고 행동하고 있는 듯한 그의 행동때문이다. 최근에는 그다지 마초냄새가 나지 않는 영화도 나오긴 했지만 역시 뭔가 덜떨어진 근육남 냄새가 날 때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이건 작품의 질과는 별개의 문제다.
실베스터 스탤론의 표정은 언제나 한켠으로 "그래서 뭐 인마~..so what? eh?" 하는 듯하다. <위대한 레보스키>의 레보스키 같은 백수의 모습이다. 나는 그런 그의 표정이 좋다.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오스카>. "그게 뭐야? 웃기고 자빠졌네~!"라고 얼굴에 써 있다.
암튼 그래서 겟 카터를 보러 갔다.
묘한 영화다.
전체적으로는 결코 좋은 영화라고 할 수 없다. 더불어 편집으로 터렁 하니 잘려나간 것도 눈에 거슬리고 조상구의 번역도 살짝 짜증난다. 역시 번역은 이미도....
차리리 시종일관 액션이었으면 재미있었을지도 모른다.
어설픈 휴먼드라마의 삽입은 감독의 역량이 아직 부족함을 보여주고 있고 카 추격씬은 너무 길고 맥빠진다.
영화는 일반적으로 소위 "여성관객용"은 절대 아니다. 그렇다고 남성쪽을 휘어잡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액션 장면은 "날것"의 매력이 있어서 나로선 만족스러웠지만 그게 휴먼 드라마에 의해 단절되어 있는 것이 문제다.
(엘리베이터 씬은 재미있다. 예고편에 나오는 그 장면이다. 이걸 예고편에 쓰다니 머리 잘 쓴 셈이다.)
느와르 시대의 전작을 리메이크했다는데 전작이 매우 궁금해지는 리메이크였다.
감독은 다음엔 좀더 그럴싸한 퓨전을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