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목을 가공하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두 기계가 있다. 바로 수압(기계)대패와 자동대패.. 원하는 가구를 만들기 위해선 우선 거친 원목을 다듬어 평면을 얻어야 하는데 이 때가 이 놈들이 등장하는 시점이다. 나무의 휨은 나이테의 바깥 쪽으로 둥글게 휜다. 한 쪽은 오목하고 또 다른 쪽은 볼록해진다. 이런 나무의 양쪽 면이 평면으로 잡히려면 오목한 면은 수압 대패가, 불룩한 면은 자동 대패가 일을 한다. 먼저 수압 대패로 오목한 면부터 반듯하게 깍아낸다. 평평한 면이 될 때까지 반복하여 밀어내면 된다. 한 쪽 면이 반듯해졌다면 이젠 나머지 반대쪽 면을 다듬는다. 수압 대패로 반듯해진 면을 바닥으로 해서 자동 대패에 밀어 넣으면 끝... 판재의 볼록한 반대쪽 윗면은 자동 대패가 알아서 쳐준다. 이것 역시 면이 평면이 될 때까지 반복해서 밀어 넣어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양쪽 모두 평면이 잡혔다. 근데 두 놈의 인연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평면을 잡았다면 이번엔 직각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평면을 잡은 판재의 두 면 중 한 면을 기준으로 모서리면을 다시 수압 대패질해서 직각을 이루게 한다. (자세한 요령은 나중에 '기계 가공 요령'란에서 설명할 예정이다) 평면과 직각... 목공의 기본이다. 이 기본을 다루는 수압대패와 자동대패는 실에 꿴 바늘 따라오듯 뗄래야 뗄 수 없는 한 짝이다. 이 둘은 그래서 서로 가까이 배치하는 것이 능률적이다. 작업자의 동선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어느 기계나 마찬가지지만 대패는 특히 정밀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기계 구조적인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주물 회전축과 물려있는 각 기어들, 이송 롤러, 모터, 정반, 이 들 모두를 지탱해주는 주물 몸통.. 이 들을 얼마나 정밀하게 세팅해 놓았느냐에 따라 성능은 크게 좌우된다. 그래서 저마다 좋은 기계를 찾는다. 목수가 연장 탓 하는 것이다. 좋은 기계일수록 세팅 상태가 정밀하고 그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도 높다. 또 그래야 일도 줄어든다.. 한편, 자동 대패의 날은 세 날짜리가 있고 두 날짜리가 있다. 같은 원기둥 축이라면 두 날보다 세 날이 날 사이 간격이 짧으므로 날의 목재 면에 닿는 횟수가 당연 더 많겠다. 면이 더 매끄러울 거라는 건 상식적이다. 그래서 보통 세 날짜리가 소목용이고 대목용은 면이 좀 거칠어도 상관없기 때문에 두 날이다. 일본에서 수입되는 자동대패는 대부분 대목용이라서 목재 이송 속도도 빠르고 두 날짜리가 많다. 그걸 그대로 되팔기도 하고, 국내 업자가 2차 가공을 하여 속도도 늦추고 두 날은 세 날로 탈바꿈시키기도 한다. 공방에 들여놓은 자동대패는 두 날짜리 일본산 주물 중고기계다. 두 날짜리지만 대패 친 면이 만족스러울 만큼 아주 매끄럽게 나온다. 보통 대목용의 회전축 보다 그 구경이 작아 구조적으로 두 날이어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 놈은 마치 철모자를 꾹 눌러쓰고 있는 철가방처럼 우악스럽게 생겼다. 철모자 뚜껑을 열면 제 본색이 드러난다… 평소엔 민 낯의 기계스러운 모습은 살짝 감추고 있다. 업자가 새로 도색하여 밝은 아이보리 색이다. 원래의 색은 예의 녹색 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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