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8:1-15
찬송가 407장 ‘구주와 함께 나 죽었으니’
하나님은 모세와 아론을 통하여 바로에게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 땅에서 내보내라고 말씀하셨지만 마음이 완악한 바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일 강이 피로 변하는 첫 번째 재앙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일 강이 피로 변하고 칠일 후에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개구리 떼가 온 애굽에 가득 차게 될 것이라는 두 번째 재앙을 선포하게 하십니다.
둘째 재앙 개구리(1-7절)
(1-2)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바로에게 가서 그에게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에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나를 섬길 것이니라 네가 만일 보내기를 거절하면 내가 개구리로 너의 온 땅을 치리라
나일 강의 물이 피로 변한 첫 번째 재앙 이후에 ‘칠 일’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하나님은 두 번째 재앙을 내리시기 전에 바로에게 돌이킬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주셨습니다.
하나님이 모세를 통해 바로에게 요구하시고 경고하신 메시지는 ‘내 백성이 나를 경배할수 있도록 그들을 놓아주라’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번에는 개구리로 칠 것이라고 하십니다.
애굽에서 개구리는 정기적으로 범람하는 나일강의 물이 빠지는 12월에 많이 번식합니다. 애굽인들은 비옥해진 땅 위로 기어 올라오는 엄청난 양의 개구리를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 여겼고, 개구리 머리를 한 여신인 헥트(Heqt)를 만들어 숭배했습니다.
헥트(Heqt)는 당시 애굽에서 숭배하는 위대한 창조의 신인 크눔(Khnum)의 아내이자 번식의 신입니다. 특히 여성들의 출산을 돕는 신으로, 애굽인들에게는 생명을 주는 권능의 신으로 여겨졌습니다. 사람들은 헥트(Heqt) 신이 개구리로 현현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개구리는 고의적으로 죽이면 안되는 동물 중 하나였으며, 이를 어기는 자는 죽임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출애굽 당시 애굽에 임한 두 번째 재앙인 개구리 재앙은 이러한 우상과 우상 숭배에 대한 심판의 성격도 띠고 있습니다. 개구리는 율법상 부정한 동물로 간주 되었으며, 요한계시록 16:13에서 개구리는 악한 권세와 불결함을 상징합니다.
(3-4) 개구리가 나일 강에서 무수히 생기고 올라와서 네 궁과 네 침실과 네 침상 위와 네 신하의 집과 네 백성과 네 화덕과 네 떡 반죽 그릇에 들어갈 것이며 개구리가 너와 네 백성과 네 모든 신하에게 기어오르리라 하셨다 하라
나일강은 길이 약 6,800km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강으로 중앙 아프리카 동부 고원지대에서 출발하여 지중해로 흘러드는 애굽의 젖줄입니다. 이러한 나일 강에서 개구리가 무수히 생겨 올라오게 됩니다.
개구리를 신으로 섬겼기에 애굽인들이 평소에는 개구리를 좋아했지만, 이 경우에는 정반대로 느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개구리의 흉측한 모양, 개굴거리는 소리, 불쾌한 냄새 등 개구리 특유의 징그러움을 가진 개구리가 엄청나게 번식해서 온 땅에 가득하게 되었을 때 애굽인들은 엄청난 고통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개구리들은 애굽인들의 집까지 침입해 그들의 침실에 들어가고 부엌 기구를 더럽힙니다. 애굽인들은 집안에 들어온 개구리를 잡아 쫓아내기 위해 가족 모두가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쫓아다녀야 합니다. 하루종일 일하고 돌아와 잠을 자기 위해 침대에 누웠는데 이불 속에 개구리가 있다면, 누구든지 소스라치게 놀랄 것입니다. 아무리 개구리를 신으로 숭배했다 하더라도 이쯤 되면 개구리 재앙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습니다.
(5-6)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아론에게 명령하기를 네 지팡이를 잡고 네 팔을 강들과 운하들과 못 위에 펴서 개구리들이 애굽 땅에 올라오게 하라 할지니라 아론이 애굽 물들 위에 그의 손을 내밀매 개구리가 올라와서 애굽 땅에 덮이니
아론은 모세의 명에 따라 여호와의 힘과 권위를 상징하는 지팡이를 내밀자 나일강뿐 아니라 시냇물, 관개용으로 쓰는 운하의 물, 습지에 흐르는 강물 등 애굽 온 땅에 개구리가 몰려 올라왔습니다. 개구리는 애굽 사람들에게 있어서 생산력의 상징이며 풍요를 가져다주는 신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재앙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인간에게 편리함과 유익을 가져다주는 것들이 영원하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확신입니다. 이 세상에는 하나님 외에 결코 영원한 것이 없기에 한때 자신에게 유익했던 것들이 해로운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상황보다 상황을 만드시는 하나님께 집중하는 지혜를 가질 수 있어야겠습니다.
(7) 요술사들도 자기 요술대로 그와 같이 행하여 개구리가 애굽 땅에 올라오게 하였더라
애굽의 요술사들도 자신들의 요술로 개구리를 강에서 올라오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바로가 처음에는 개구리를 하나님으로부터 온 특별한 재앙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8절에서 바로가 모세에게 개구리를 없애 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보면 애굽의 요술사들이 개구리를 불러올 수는 있지만, 쫓아낼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탄의 세력은 회복과 인간의 유익을 위해 일하기보다는 파괴하는 쪽으로만 발달되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재앙의 종식과 바로의 변심(8-15절)
(8) 바로가 모세와 아론을 불러 이르되 여호와께 구하여 나와 내 백성에게서 개구리를 떠나게 하라 내가 이 백성을 보내리니 그들이 여호와께 제사를 드릴 것이니라
나일강이 피로 변하는 첫 번째 재앙에는 꿈쩍도 하지 않았던 바로가 두 번째 개구리 재앙에서는 그의 마음을 돌이킵니다. 바로는 궁지에 몰리자 여호와께 구해 개구리를 떠나게 해달라고 모세와 아론에게 부탁합니다. 그러면 이스라엘 백성도 풀어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아마도 나일강이 피로 변하는 첫 번째 재앙에서는 백성들이 고통스러워했어도 본인은 그동안 왕궁에 비축해놓은 물을 사용해서 크게 불편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왕궁에까지 들어온 두 번째 재앙의 개구리들로 인해 힘들어진 바로가 마음을 돌이킨 것입니다.
(9-11) 모세가 바로에게 이르되 내가 왕과 왕의 신하와 왕의 백성을 위하여 이 개구리를 왕과 왕궁에서 끊어 나일 강에만 있도록 언제 간구하는 것이 좋을는지 내게 분부하소서 그가 이르되 내일이니라 모세가 이르되 왕의 말씀대로 하여 왕에게 우리 하나님 여호와와 같은 이가 없는 줄을 알게 하리니 개구리가 왕과 왕궁과 왕의 신하와 왕의 백성을 떠나서 나일 강에만 있으리이다 하고
모세는 바로에게 개구리가 사라질 시간을 언제로 하는 것이 좋을지 물었고 바로는 내일이라고 답합니다. 모세는 서로 간에 분명한 시간을 정해서 개구리가 우연히 죽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일하셨음을 바로가 깨닫게 하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물었습니다.
그러나 바로는 개구리를 지금 당장 제거해 달라고 하지 않고 ‘내일’이라고 답합니다. 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지금 개구리 때문에 바로 뿐만 아니라 모든 애굽 백성들이 고통 가운데 있기에 지금 당장 개구리를 없애달라고 말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런데, 내일이라고 바로가 답한 것은 바로가 하나님께 완전히 항복한 것이 아니라 오늘 하루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인간은 조금이라도 틈이 있으면 그 틈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과 욕심을 지키려고 애씁니다. 문제는 선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사람은 매우 적지만, 죄를 짓는 일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합니다. 우리들이 지금 하나님께 구하고 있는 것들도 여전히 우리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수 있어야겠습니다.
바로의 요청에 모세는 내일 모든 개구리가 나일 강에만 있게 될 것이라고 선포했습니다. 하나님은 바로가 이 일로 인해 하나님과 같은 분이 없다는 것을 깨닫기 바라셨습니다. 바로는 스스로를 주권자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참된 모든 만물의 주관자는 오직 여호와 하나님 한 분 뿐입니다.
(12-15) 모세와 아론이 바로를 떠나 나가서 바로에게 내리신 개구리에 대하여 모세가 여호와께 간구하매 여호와께서 모세의 말대로 하시니 개구리가 집과 마당과 밭에서부터 나와서 죽은지라 사람들이 모아 무더기로 쌓으니 땅에서 악취가 나더라 그러나 바로가 숨을 쉴 수 있게 됨을 보았을 때에 그의 마음을 완강하게 하여 그들의 말을 듣지 아니하였으니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더라
바로를 떠난 모세는 여호와께 개구리를 제거해 주실 것을 간청합니다. 하나님은 모세의 말에 응답하셔서 개구리가 집, 마당, 들녘에서 모두 죽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바로는 일단 눈앞에서 개구리가 사라지자 다시금 마음을 완강하게 하여 이전의 합의를 마음대로 취소합니다. 성경은 그가 숨돌릴 틈이 생기자 다시 완강해졌다고 기록합니다. 이것이 인간의 본성이며 죄의 속성입니다.
바로는 또다시 약속을 번복했습니다. 이는 하나님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현상을 보고 하나님을 판단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는 현상이 아니라 현상을 움직이시는 분을 볼 수 있어야겠습니다. 재앙을 모면하기 위한 가식적이고 일시적인 회개는 오히려 하나님의 더 큰 진노를 불러일으킬 뿐입니다.
완강한 것은 융통성이 없는 상태이며 생각을 바꾸지 않으려는 강한 고집입니다. 인간의 마음이 상황에 따라 얼마나 쉽게 변하고 간사해 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바로는 지금 그러한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잠언 26:11의 “개가 그 토한 것을 도로 먹는 것 같이 미련한 자는 그 미련한 것을 거듭 행하느니라”는 말씀처럼 바로는 참 미련하고 어리석은 선택을 합니다.
우리도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분명히 회개하고 돌이키기로 했는데, 여전히 죄 가운데 다시 빠져있는 완강한 모습들은 없는지 돌아볼 수 있어야겠습니다. 한 때는 하나님과 첫사랑의 기쁨을 가지고 참 열심히 순수하게 하나님을 사랑하고 예배하는 삶을 살았지만, 지금 나의 모습들은 어떠한지 돌아볼 수 있어야겠습니다. 우리 모두 주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통해 나의 약함을 고백 드리는 새벽을 살아가며, 오직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는 우리들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애굽 사람들이 숭배했던 개구리로 재앙을 내리신 것처럼 지금 우리가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고 숭배하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볼 수 있는 눈과 은혜를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세상의 그 어떤 달콤한 것이라도 결코 영원하지 않은 것임을 분명히 깨닫고 영원하신 여호와 하나님 한 분만을 사랑하며 섬길 수 있는 우리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때로는 실패하고 넘어질 때도 참 많습니다. 하지만 다시는 그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우리의 마음과 생각들을 늘 강건하게 지켜주시옵소서. 코로나19로 인해 여전히 어려움 가운데 있는 많은 사람들을 기억하여 주시고 이 땅 가운데 긍휼을 베풀어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첫 번째 재앙과 두 번째 재앙의 차이는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봅시다.
2. 애굽 사람들이 개구리를 우상으로 숭배하였던 것처럼 당신의 삶 속에서 스스로 만들어 놓은 우상은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봅시다.
3. 개구리가 없어지는 시간을 ‘내일’로 정한 바로를 보며 당신은 무슨 생각이 들었습니까?
4. 두 번째 재앙이 끝나고 숨 쉴 틈이 생기자 다시 완강하게 되었던 바로를 반면교사로 삼아 당신은 늘 하나님과 교제하며 순종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오늘부터 무엇을 결단하고 실천할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봅시다(가정, 직장, 교회, 인간관계 등).
(작성: 오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