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 ‘지정’, 왜 우리는 안 되는 걸까요? 관내 4개 초교와 간담회 진행...혁신학교 준비 재점검해야.

[자목련]

혁신학교 ‘지정’, 왜 우리는 안 되는 걸까요?

정대운 도의원, 관내 4개 초교와 간담회 진행...혁신학교 준비 재점검해야.

2013년 01월 11일 (금) 20:57:42

강찬호 기자 okdm@naver.com

▲ 김완기 교육장이 간담회 시작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경기교육은 혁신학교 시즌2를 시작했다며, 지역차원에서 혁신학교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혁신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선망이 높아지면서 혁신학교 지정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혁신학교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처럼 공교육의 대안 모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지정‘에 대한 문턱이 만만치 않다.

지난해 광명지역에서는 3개 초등학교가 혁신학교 지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단 한 곳도 지정되지 못했다. 저마다 학교들은 자신들의 학교 실정에 맞춰 준비를 했고, 지정에 대한 열망도 높았다고 회고했다. 왜 자신들이 지정돼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혁신학교가 되어야 하는 설득력을 갖는 이유에 부합했는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11일(금) 오전 10시 광명시내 4개교 초등학교 관계자들과 교육청 관계자들이 모였다. 정대운 도의원이 자리를 요청했다. 정 의원은 도의회에서 혁신학교 관련 특위에 간사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혁신학교 지정에서 지역학교들이 탈락하는 것을 보면서, 뭔가 초점을 잘못 잡고 있다는 것에 문제의식을 가졌다. 향후 혁신학교 지정에 대해 제대로 준비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도 혁신학교 지정 취지에 부합할지는 별개이다. 정치적 노력도 필요하고, 학교 당사자들의 노력도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역설적인 것은 혁신학교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와 구성원들의 합의와 의지, 그리고 준비정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참석한 학교장이나 교사, 학교 운영위 관계자들은 저마다의 의지를 피력했다. 이렇게 준비를 했고, 구성원들이 노력했으나 탈락한 그 이유를 모르겠다는 표정들이었다. 어디에서 문제점이 비롯됐을까.

소하초 김상숙 교장은 “인근 구름산초나 소하중, 운산고 등 혁신학교 벨트에서 소하초만 혁신학교가 아니어서, 내부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정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구름산초와 공동학구여서 학부모들 간에 학교를 비교하는 모습도 부담이었다. 세 차례 예비지정에도 불구하고 결국 혁신학교로 지정되지 못해 피로감을 보였다.

하안북초 역시 다르지 않았다. 하안북초는 지난해 혁신학년을 운영했고, 혁신배움학교로 지정돼 과정을 운영했다. 전옥주 교감은 “혁신학교 못지않게 2년 전부터 교육과정을 운영해왔고, 학교 구성원들이 100퍼센트 될 것이라고 믿었는데, 탈락됐다”며 믿기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무엇 때문에 지정되지 못한 것인지, 그 이유를 알고 싶지만 알 길이 없다”며 답답해했다.

강정화 학교운영위원장도 “지정될 것으로 기대했고, 학교는 축제 분위기였는데, 지정이 안 된 것에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하안북초는 충격 때문인지, 예비혁신학교 지정 자체를 거부했다. 옳은 선택이었을까.

광문초 조국제 부장은 “혁신학교 타이틀 보다는 우선 자체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학교 구성원 3주체가 노력해 가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조용호 광명동초 교장은 올해 혁신학교 지정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부적으로 혁신부장을 지정하고, 교사들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월급만 빼고 다 내려놓겠다”는 각오도 피력했다.

김수아 동초 교사는 “혁신학교로 지정될 경우, 교사들이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 주변의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감안해 교육복지 측면에서라도 혁신학교 지정을 원하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참석한 4개 학교장과 교사들, 운영위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혁신학교 지정을 요구했다. 어디까지가 진정성이 있는 것일까. 혁신학교에 대한 이해와 방향은 올바랐던 것일까. 구성원들의 의지와 합의는 제대로 모아졌던 것일까. 왜 지금 혁신학교여야 하는 것일까에 대한 교육적 열망을 제대로 읽어내는 일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하는 것 아닐까.

광명시는 현재 8개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돼있다. 초등 3개교(구름산초, 충현초, 온신초), 중등 4개교(가림중, 충현중, 소하중, 안서중) 고등1개교(운산고)이다. 올해 상반기 경기도에는 혁신학교가 195개교이고, 예비혁신학교는 50개교이다.

김완기 교육장은 올해 경기도교육은 ‘혁신학교 시즌2’가 시작된다며, 혁신학교가 우리 교육 치유의 대안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toary]

어디까지가 진정성이 있는 것일까 의구심이 든다에 공감합니다. 학교는 정권의 하수인일 뿐. 아이들을 중심에 두는 것에 무척 인색합니다. 아이들이 중심이 된다면 교육감이 달라져도 교육은 그리 달라지지 않을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