禮曹判書 弘文館大提學 李鼎輔 墓誌銘 幷序.

[야촌]

강한집 제17권 / 묘지명(墓誌銘)

보국숭록대부 판중추부사 겸 판의금부사 예조판서 홍문관대제학 예문관대제학 지경연춘추관성균관사 세자좌빈객 세손사 이공의 묘지명 서문을 아우르다.[輔國崇祿大夫判中樞府事兼判義禁府事禮曹判書弘文館大提學藝文館大提學知經筵春秋館成均館事世子左賓客世孫師李公墓誌銘 幷序]

금상 42년 5월 을미일(乙未日)에 보국숭록대부(輔國崇祿大夫) 판중추부사 겸 판의금부사(判中樞府事兼判義禁府事) 이공(李公)이 집에서 졸하니 그해 8월 계축일(癸丑日)에 음죽현(陰竹縣) 조제(釣堤)의 언덕에 장사 지냈다. 그 아들 건원(健源)이 명을 지어달라고 청하였다.

공은 나라가 청명하고 태평할 때를 당하여 조정에 등용되었다. 종부제(從父弟)인 문간공(文簡公)과 함께 국론(國論)을 주도하여 과감하게 간언하는 자들이 공의 문하에서 많이 배출되니, 집정대신(執政大臣) 송인명(宋寅明) 등이 모두 좋아하지 않았으나 일찍이 그 장중함에 두려워하지 않음이 없었다.

문간공이 나라의 수장(정승)이 됨에 미쳐서 공 역시 관직에 나아가 태학사에 배수되었고, 아우 익보(益輔)는 총재 겸 수어사(冢宰兼守禦使)의 자리에 있게 되었다. 10년 사이에 공의 형제가 번갈아 권세 있는 요직을 차지하여 왼손으로는 전병(銓柄 관리 임용권)을 잡고 오른 손으로는 장부(將符)를 쥐었는데도 우환에 걸리지 않고 끝내 모두 천수를 누리고 졸하였으니 어찌 아름답지 않은가?

그러나 문간공은 뜻이 관대하고 공평하며 큰 도량이 있었던 반면, 공은 몸가짐과 행실이 맑고 엄격하고 뜻이 강직하고 높아서, 임기응변 같은 잔꾀를 부리는 일이 없었고, 소인을 배척하는 것이 천성적으로 타고났다. 그런데 명철하신 임금이 너그럽게 포용하고 이모저모 돌보아 주어 죄를 가하지 않고 상경의 지위를 주었으니 어찌 이른바 “성스러운 임금에 충직한 신하”가 아니겠는가?

공의 휘는 정보(鼎輔)이고 자는 사수(士受)이다. 어려서 영특한 재기가 있어서 성동(成童 15세 이상의 소년)이 되기 전에 벌써 사륙문을 잘 지어, 재주를 가지고 있다고 소문이 났다. 경묘(景廟) 원년에 진사가 되어 처음 익릉 참봉(翼陵參奉)에 보임되었는데 바로 그만두었다.

금상 8년에 을과에 급제하여 천거로 예문관(藝文館)에 들어가 검열(檢閱)이 되었다가 대교(待敎)ㆍ봉교(奉敎)로 자리를 옮겼다. 12년에 병조 좌랑(兵曹佐郞)으로 승진하였고, 사간원(司諫院)에 들어가 정언(正言)이 되었다. 겨울에 세자시강원 문학(世子侍講院文學)을 거쳐 경기 도사(京畿都事)에 배수되었고 이윽고 사헌부 지평(司憲府持平)이 되었다.

이보다 앞서 나라에서 붕당의 화를 징계하여 여러 당의 인물들을 함께 등용하였다. 그러자 공은 감분하고 강개하여 11가지 조목을 올려 극언(極言)하기를 “일을 맡은 신하가 〈홍범〉을 빌어 사적인 목적을 이루고 있으니 충사(忠邪)를 분별하지 않고 역순(逆順)을 밝히지 않는 것입니다.

지난날에는 4당이었던 것이 지금 나누어져 8, 9당이 되었으니 조정에서 붕당을 제거하려고 한 것이 도리어 당을 더 보탠 셈이 되었습니다. 어찌 〈홍범〉의 도를 행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였다. 그리고 끝에 가서 말하기를 “전하께서 일찍이 현인을 구하시는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아랫사람을 도로써 대접하지 않으시고, 오만하게도 스스로 성인인 체 하시면서 선비들에게 자신을 낮추는 정성을 보이지 않으시며, 학문을 하는 자들을 산인(山人)으로 지목하여 배척하시니 유덕한 자를 진출시켜 유림을 흥기시키는 것이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하였다.

상이 심하게 질책하니 공이 인피하여 면직되었다. 13년에 홍문관 부수찬(弘文館副修撰)에 뽑혀 제수되었다가 교리 겸 한학교수(校理兼漢學敎授)로 승진하였고, 천거로 이조좌랑 겸 교서관교리(吏曹佐郞兼校書館校理)ㆍ세자시강원 문학(世子侍講院文學)에 제수되었다. 11월에 사간원 헌납(司諫院獻納)를 거쳐 부교리(副校理)에 제수되었다.

전에 태학사(大學士) 이공(李公) 병상(秉常)이 향리로 돌아가 오래도록 오지 않으니 지평(持平) 정옥(鄭玉)이 조정에서 참소를 하였다. 그러자 공이 상소하기를 “지방에 있는 신하가 중앙으로 나왔다가 다시 물러났는데 어찌 즐거운 마음으로 한 일이겠습니까? 지금 헌신(憲臣)은 필시 중상하려고 하는 것이니 그의 계교 또한 교묘하지 않습니까?”라고 하였다.

상이 매우 노하여 특명을 내려 삭직하였다. 다음 해에 이조정랑 겸 문학(吏曹正郞兼文學)에 서용되고, 승진하여 응교(應敎)에 배수되었다가 사헌부집의 겸 필선(司憲府執義兼弼善)을 거쳐 다시 응교(應敎)에 배수되었다. 상언하기를 “예부터 소인은 분별하기가 어렵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소인의 진퇴 문제는 전하의 은미한 한 마음 속에 달려 있는 것이니 거조를 삼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상이 달가워하지 않으면서 특지(特旨)를 내려 통렬히 질책하였다. 이때에 단경왕비(端敬王妃) 신씨(愼氏)의 위호(位號)를 추복(追復)하는데 공이 도청(都廳)으로 공로가 있다고 하여 통정대부(通政大夫)로 품계를 올려 형조 참의(刑曹參議)를 제수하니, 지위에 있던 몇 달 동안 법도를 지키며 자기 몸을 돌보지 않았다.

한번은 한 여종이 소를 잡아서 사사로이 팔았는데 여러 번 다스렸는데도 여전히 고치지를 않았다. 공은 “내가 사구(司寇)를 보좌하고 있으니 의당 법을 펼치는 것이 내 여종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라고 하면서, 형벌을 엄하게 하여 먼 지방으로 내쫓으니 도민(都民)들이 이를 듣고 모두 다리가 떨려 감히 법을 어기지 못하였다. 형조에서 승정원 동부승지(承政院同副承旨)로 자리를 옮겼다.

15년에 병조 참의(兵曹參議)에 제수되었다. 이듬해 수원 부사(水原府使)로 나갔다. 수원은 너른 들판 속에 위치하고 높은 산이나 큰물의 험준함이 없다. 그래서 공은 건의하여 부성(府城)을 축조해서 독성(禿城)과 더불어 서로 기각(掎角)이 되게 할 것과, 홍원(洪原)과 대부(大阜) 두 목장에 말을 내려주어 전마로 갖출 수 있게 해야 할 것을 요청하였다. 

또 민전(民田)에 허결(虛結)이 많은데 조정에서 감면을 허락하지 않으니 인정(仁政)이 아니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상이 그 사안을 의정부로 내려 보내 드디어 수원의 허세(虗稅)를 특별히 감면해 주었다. 17년에 상이 불러서 홍문관 부제학(弘文館副提學)을 제수하였다.

다음 해 대사간(大司諫)을 거쳐 성균관(成均館)에 들어가 대사성(大司成)이 되었다.

전에, 이선태(李善泰)가 붕당을 만드는 논의를 공의 형제가 주도한다고 헐뜯으니 영의정(領議政) 김공(金公) 재로(在魯)가 차자를 갖추어 변명하였다. 상이 크게 깨닫고 즉시 이선태를 내쳤으나 공이 편치 못하여 해직을 청하였다. 9월에 예조 참의(禮曹參議)로 고쳐 임명되었다.

다음 해 모친상을 당하였고 또 그 다음 해 부친상을 당하였다. 복을 벗고 나서 호조 참의(戶曹參議)를 거쳐 다시 부제학(副提學)에 제수되었다. 이보다 앞서 정언(正言) 조중회(趙重晦)가 사묘(私廟 영조의 생모 숙빈 최씨의 사당)의 일을 논하여 상의 심기를 거슬렸다. 그러자 관록을 작성할 때에 가서 어떤 이가 공에게 말하기를 “조중회가 만일 선발 가운데 든다면 부제학은 필시 죄를 얻을 것이오.”라고 하였다.

그러나 공은 듣지 않고 조중회를 천거하였다. 관록이 이루어지자 상이 근신(近臣)을 불러서 보고, 좌부승지(左副承旨) 조영로(趙榮魯)에게 명하여 관록을 읽으라고 하였다. 조중회의 이름에 이르러서 음성이 매우 작아지자 상이 웃으시며 말하기를 “승지의 음성이 어찌 그리 작은가? 부제학이 조중회를 천거한 것은 진실로 잘한 것이다. 어찌 지난 일을 가지고 선발을 막는단 말인가?”라고 하였다.

조영로가 일어나 절하며 말하기를 “성덕이 더욱 빛나십니다.”라고 하였다. 24년에 함경도 관찰사(咸鏡道觀察使)로 승진하여 옮겨갔는데 공이 부임하고 나서 상벌이 공평하고 분명하게 되자 온 경내가 숙연해졌다. 전에 조정에서 구정(仇正)과 광조(廣朝), 두 채(寨)에 성을 쌓는 것을 논의하면서, 공에게 가서 보고 오라고 명하였다. 공은 상소하기를 “구정의 채는 가운데로 큰 내가 흐르고 뒤에 큰 길이 있어 성을 쌓을 수 없습니다.

광조로 말하자면 형편이 구정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만 채의 넓이가 수백 보에 불과해서 역시 성을 쌓기에는 부족합니다.”라고 하였다. 상이 그렇다고 여기어 논의를 결국 중지하였다. 이듬해에 상이 불러서 한성부 좌윤(漢城府左尹)ㆍ동지의금부사(同知義禁府事)ㆍ오위도총부 부총관(五衛都摠府副摠管)으로 삼고 비변사 제조(備邊司提調)로 차임하였다.

26년에 승정원 도승지(承政院都承旨)를 제수하였다. 나라의 제도에 생원진사시에서 반드시 제생(諸生) 가운데 유망(有望)한 자를 선발하여 장원으로 뽑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때 이르러 특명으로 그 선발을 그만두라고 하고, 시관(試官) 신회(申晦)를 조정에서 비방한 죄로 종성부(鍾城府)로 유배 보내라 하였다.

공은 상의 앞에서 말을 한 일로 인해 죄를 입고 인천 부사(仁川府使)로 폄출되었다가 이윽고 명을 거두어 돌아왔다. 예조 참판을 거쳐 다시 성균관으로 들어가 대사성이 되었다. 공은 성균관에 있을 때에 인재를 아껴, 고시(考試)할 때에는 반드시 정성을 다하고, 구차하게 선발하지 않았다.

성균관 노비를 다스릴 때에는 은혜와 위엄을 보였으니 그가 해직이 되자, 성균관의 노비들이 원통해 하면서 문득 공에게 나아와 하소연하기를 “이공은 나의 부모입니다.”라고 하였다. 28년에 동지경연사(同知經筵事)를 겸하였다. 전에 언자(言者)가 이광좌(李光佐)와 조태억(趙泰億)을 논하면서 쟁론이 그치지 않았다.

그러자 상이 의릉(懿陵)에 행차하여 대신에게 말하기를 “언자가 그 논의를 그치지 않는다면 나는 돌아가지 않겠다.”라고 하고는 해가 지려 하는데도 여전히 석란(石欄)에 엎드려서 도성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수행한 관원들이 모두 울었으나 공만이 단정히 서서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상이 근신을 돌아보고 말하기를 “저기 울지 않는 자가 이 아무개이구나.”라고 하니 공이 황공해 하였다.

이 일로 말미암아 외직으로 나가기를 자원하여 성천 부사(成川府使)가 되었다가 얼마 되지 않아 내직으로 들어와 세자좌부빈객(世子左副賓客)이 되었다. 30년에 한성부판윤 겸 오위도총부도총관(漢城府判尹兼五衛都摠府都摠管)에 발탁되었다가 형조 판서로 고쳐 임명되었다.

이듬해 의정부 우참찬(議政府右參贊)에 제수되었다가 예조 판서로 자리를 옮겼다. 때마침 인빈 김씨(仁嬪金氏)의 원(園)을 봉하였는데 도감(都監)으로 있으면서 공로가 있다고 하여 정헌대부(正憲大夫)에 가자되어 우빈객(右賓客)으로 자리를 옮겼다. 12월에 상이 존호(尊號)를 올리는데 또 도감(都監)으로서 공로가 있다고 하여 숭정대부(崇政大夫)에 가자되어 판의금부사(判義禁府事)ㆍ동지성균관사(同知成均館事)가 되었다.

이듬해 공조 판서(工曹判書)로 홍문ㆍ예문 양관제학(弘文藝文兩館提學)ㆍ지경연사(知經筵事)ㆍ좌빈객(左賓客)을 겸하였다. 공은 양관(兩館)에 있으면서 고시(考試)를 잘하였다. 상이 한번은 제생들에게 시험을 보이는 곳에 몸소 납시었는데 공이 조금도 나태하지 않게 고시하는 것을 보고는 그 성실함을 가상히 여기었다.

2월에 정성왕비(貞聖王妃) 서씨(徐氏)가 돌아가시고 얼마 되지 않아 인원대비(仁元大妃) 김씨(金氏)가 돌아가셨는데 공이 혼전(魂殿) 일에 공로가 있다고 하여 숭록대부(崇祿大夫)에 가자되었다. 34년에 이조판서 겸 지춘추관사(吏曹判書兼知春秋館事)에 올랐으나 어떤 일에 연루되어 파직되었고, 얼마 있다가 판돈녕부사(判敦寧府事)가 되었다.

이듬해 봄에 다시 이조 판서가 되었으나 또 어떤 일에 연루되어 파직되었고, 오래 지나 좌참찬(左參贊)ㆍ세손사(世孫師)에 서용되었다.

37년에 또 이조로 들어가 판서 겸 수어사(判書兼守禦使)가 되었다.

전에 소경왕(昭敬王 선조) 때에는 유림(儒林) 성 문간공(成文簡公)을 천거하여 이조 참의(吏曹參議)로 삼았고, 그 후에 두 분의 송 문정공(宋文正公)이 모두 유림으로 전형(銓衡)을 보좌하였는데 금상 때에 와서는 조정에서 한 번도 유림을 천거하지 않았다.

공이 탄식하며 말하기를 “산림의 어진 분이 천관의 직을 맡을 수 없다면 덕 있는 이를 높이는 바가 아닙니다.”라고 하고는 이에 김공(金公) 원행(元行)과 송공(宋公) 명흠(明欽)을 천거하여 비로소 이조 참의(吏曹參議)에 의망하니 온 나라가 술렁였다.

이듬해 정월에 기사(耆社)에 들어가고, 홍문관 대제학(弘文館大提學)ㆍ예문관 대제학(藝文館大提學)ㆍ지성균관사(知成均館事)에 제수되었다. 그런데 공이 소를 올려 사면을 요청하니 상이 유시하기를 “경이 고시에 임하여 정성을 다하는 것을 내 이미 직접 보았소.”라고 하였다.

얼마 있지 않아 어떤 일로 파직을 당하였으나 겨우 며칠 만에 특명으로 다시 대제학에 제수되었고, 판중추부사의 자리로 나아갔다가 또 어떤 일로 인해 파직되었다. 이듬해에 주상의 보령이 일흔이 되었기 때문에 기신(耆臣)을 추은(推恩)하여 보국숭록대부(輔國崇祿大夫)로 가자되었다. 8월에 또 대제학 겸 예조판서에 배수되었다.

공은 문장에 있어서 정밀하고 밝은 식견을 가지고 있었다. 한번은 말하기를 “비록 소식(蘇軾)과 같은 문장을 가진 선비가 있더라도 자기 마음으로 그를 뽑으면 공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고시가 한결같이 사심이 없어서, 공이 뽑은 사람을 두고 사람들은 인재를 얻었다고 일컬었다.

한번은 우등으로 급제한 한 사람의 시험지를 보고는 문득 붓을 가지고와 시관들에게 말하기를 “이는 필시 외척의 자손일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기어이 내치니, 사람들은 신통하다고 여겼다. 몇 해 있다가 공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극구 사면을 요청하여 한가로이 몇 년을 보내다가 병으로 작고하니 향년 74세였다.

이씨는 본관이 연안(延安)이다. 문강공(文康公) 휘(諱) 석형(石亨)은 문장으로 이름을 날렸고, 문충공(文忠公) 휘 정귀(廷龜)ㆍ문정공(文靖公) 휘 명한(明漢)ㆍ문숙공(文肅公) 휘 일상(一相)에 이르러서는 3대가 연이어 대제학(大提學)에 제수되었다.

공은 문숙공에게 증손이 되니 4대에 걸쳐 서로 이어서 문병(文柄)을 잡은 것으로 국조(國朝) 이래 없었던 일이었다. 조부 휘 성조(成朝)는 사복시 첨정(司僕寺僉正)으로 이조 판서(吏曹判書)에 추증되었고, 부친 휘 우신(雨臣)은 호조 참판(戶曹參判)으로 의정부 좌찬성(議政府左贊成)에 추증되었다.

모친은 정부인(貞夫人)으로 정경부인(貞敬夫人)에 추증된 남원 윤씨(南原尹氏)로 승지(承旨) 빈(彬)의 딸이다. 공의 초취(初娶)는 여흥 민씨(驪興閔氏)로 현감(縣監) 승수(承洙)의 딸이고, 재취(再娶)는 은진 송씨(恩津宋氏)로 참봉(參奉) 상윤(相允)의 딸이며, 삼취(三娶)는 의령 남씨(宜寧南氏)로 한위(漢緯)의 딸이다.

모두 자식이 없어서 종부제(從父弟) 혜보(惠輔)의 둘째 아들을 후사로 삼았는데 그가 묘지명을 부탁한 건원(健源)으로, 진사(進士)에 합격하였다. 민 부인은 딸 하나를 낳았으니 윤현동(尹顯東)에게로 시집갔다. 공은 사람됨이 씩씩하고 굳세고 엄정하고 올곧았으며 자랑하거나 꾸미지 않았다.

임금을 충실하게 섬겨 아유하는 기색을 보인 적이 없었고, 그 아우와 우애가 돈독하여, 병세가 깊어 밤낮으로 수심에 잠겨있는 처지에서도 그 자신이 지치고 아픈 것은 알지 못하였다. 문장을 짓는 데는 주의문(奏議文)에 장기가 있어, 반복하여 뜻을 개진함에 진심으로 충심을 다하였고, 사륙문에 더욱 능통하여 사람들이 미칠 수 없었다. 일찍이 스스로를 삼주노인(三洲老人)이라고 불렀다.

공은 조정에서 벼슬한 지 35년 동안 풍도가 늠름하여 조정 사람들을 두려워하게 하였다. 일찍이 상소하기를 “소인배들이 올바르지 못한 길을 부여잡고 성총을 도모하고 있고, 크고 작은 정령과 내외직의 벼슬 임명이 번번이 조정 밖에서 먼저 드러나고 있으니, 어찌 조정 밖 신하들의 말이 궁중에 흘러 들어오지 않는다고 어찌 알겠습니까?”라고 하였다.

경대부들이 공의 상소를 보고 모두 공이 필시 화를 면치 못하리라고 생각했으나 상이 공의 충정을 헤아림에 힘입어 죄에 걸리지는 않게 되었다. 아, 공이 충성을 다한 것은 비단 이 한 마디 말뿐이 아니었다. 그러나 자고로 궁중의 일은 사람들이 말하기 어려워하는 것인데 공이 소인배들의 원한을 피하지 않고 대신도 감히 하지 못할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일찍이 사생과 화복으로 그 마음을 움직이지 않아서였다.

그러므로 군자가 공의 뜻을 보고 공의 말을 살피면 공의 어짊 또한 알 수 있을 것이로다.

명(銘)은 다음과 같다.

이씨는 대대로 박사가 배출되어 / 李世博士
문충공에서부터 이름이 드러났는데 / 自文忠顯
문정공이 계승하고 / 文靖承之
문숙공이 뒤를 이었네 / 文肅維踐

열렬하신 문숙공은 / 烈烈文肅
우리 현묘와 인묘를 보필하고 / 匡我顯仁
선유를 보좌하며 / 羽翼儒先
오직 정도만을 따랐네 / 惟道是循

공이 사원을 이어받으니 / 公襲詞垣
형황이 빛나도다 / 珩璜有煇
이 찬란한 형황은 / 惟此珩璜
선공이 끼쳐주신 것이네 / 先公所詒

비유하자면 저 장군이 / 譬彼元戎
할아버지의 창을 가지고 / 秉祖之戣
쌍룡기 펄럭이며 / 淑旂央央
대대로 육사의 장수가 된 격일세 / 世將六師

공은 대각에 있으면서 / 公居臺閣
바른말을 하였고 / 矢其昌言
궁중을 엄격히 하기를 청하여 / 請嚴宮闈
소인들이 부여잡고 오르는 것을 끊었네 / 以絶攀援

공은 전주를 주관하며 / 公尸銓注
우리의 어진 인재들을 진출시키고 / 進我高賢
이에 천관으로 의망하여 / 廼擬天官
산림을 초빙하길 바랐네 / 以冀招延

소인들에게 곧게 대한 건 / 維其矢之
그 기미 막으려던 것이고 / 將杜其微
산림들을 진출시킨 건 / 維其進之
함께 돌아가고자 한 것이었네 / 將與之歸

많은 선비들 조정에 있으니 / 多士在廷
누가 인재를 뽑는 일 엄정히 하였나 / 孰嚴貢擧
공에겐 맑은 거울 같은 마음 있어 / 公有澄鑑
간사한 무리들이 저절로 꺾이었다네 / 衆姦自沮

왕께서 “가상타 / 王曰兪哉
내가 그 정성에 감격하였도다.”라고 말씀하시고 / 予感其誠
찬란한 그 임명서 / 皇皇書命
세 번이나 대제학을 제수하였네 / 三授司衡

굳세서 나약하지 않고 / 維剛不柔
곧아서 굽히지 않았으니 / 維直不誳
백세토록 명문 드리워 / 銘垂百世
그 고결함을 길이 빛내리 / 永昭其潔

<끝>

[註解]

[주01] 보국숭록대부 …… 이공 : 이정보(李鼎輔, 1693~1766)로, 본관은 연안(延安), 자는 사수(士受), 호는 삼주(三洲)ㆍ보객정(報客

              亭)이다. 1732년(영조8) 정시 문과에 급제하여 검열이 되었으나, 1736년 사헌부 지평으로서 탕평책을 반대하여 파직되었다.

           뒤에 다시 부수찬에 기용되어 부제학ㆍ대사간ㆍ대사성ㆍ승지를 역임했고, 1750년(영조26) 다시 탕평책을 반대하여 인천 부사로

           좌천된 뒤, 이조 판서ㆍ대제학ㆍ예조 판서 등을 역임하다 만년에 벼슬이 판중추부사에 이르렀다. 성품이 엄하고 강직하여 바른 말

           을 잘하여 여러 번 파직당했다. 주의(奏議)와 사륙문(四六文)에 뛰어났고, 시조에도 뛰어나 총 99수의 시조가 여러 시조집에 실려

           있다.

[주02] 문간공(文簡公) : 이천보(李天輔, 1698~1761)로 본관은 연안(延安), 자는 의숙(宜叔), 호는 진암(晉菴), 시호는 문간(文簡)이

           다. 이조와 병조 판서를 거쳐 1752년 우의정이 되고 같은 해 좌의정을 거쳐 1754년 영의정에 승진된 후 돈녕부 영사(敦寧府領事)

          로 전임했다. 1761년 장헌세자(莊獻世子)의 평양 원유사건(遠遊事件)에 책임을 지고 자결했다. 문집에 《진암집》이 있다.

[주03] 송인명(宋寅明) : 1689~1746. 본관은 여산(礪山), 자는 성빈(聖賓), 호는 장밀헌(藏密軒), 시호는 충헌(忠憲)으로 소론 출신이

           다. 세자시강원 설서(世子侍講院說書)로 있을 때 당시 세제로 있던 영조의 총애를 받았고, 영조 즉위 후에 영조의 탕평책에 적극

           협조하였다.

           1731년 이조 판서가 되어 노론ㆍ소론을 막론하고 온건한 인물들을 두루 등용하여 당론을 조정, 완화함으로써 영조의 신임을 두터

           이 받았고, 1740년에 좌의정으로 당쟁을 억누르고, 탕평책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 국가의 기강을 바로잡고자 노력하였다. 붕당의 폐

           해를 경계하기 위하여 영조의 명으로 박사수(朴師洙)와 함께 신임사화의 전말을 기록한 《감란록(勘亂錄)》을 편찬하였다.

[주04] 익보(益輔) : 이익보(李益輔, 1708~1767)로, 자는 사겸(士謙)이다. 1739년(영조15) 알성 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으며, 1741년

           에 검열ㆍ예문관 봉교로 재직 중에 김상복(金相福)ㆍ황경원(黃景源) 등과 함께 의금부에 투옥되었다.

           그 뒤 정언ㆍ교리ㆍ응교ㆍ사인ㆍ필선ㆍ문학 등을 거쳐 대사간에 특진되고, 충청도 관찰사로 나가 치적을 남겼으며 예조 참의ㆍ공

           조 참판ㆍ도승지ㆍ예조 참판ㆍ경상도 관찰사ㆍ병조 판서ㆍ이조 판서ㆍ판돈녕부사ㆍ좌참찬 등을 역임하였다.

[주05] 장부(將符) : 조선 시대에 임금이 장임(將任)의 임무를 띤 관리에게 내리던 밀부(密符)이다. 좌부(左符)는 궁궐 안에 두고, 우부(右

             符)는 해당 관리가 보관했다.

[주06] 성스러운 …… 신하 : 전한(前漢) 원제(元帝) 때 원제가 종묘에 제사 지내기 위해 누선(樓船)을 타고 종묘에 가려고 하자, 장맹(張

              猛)이 이를 말리면서 한 말 가운데 “신이 듣건대 임금이 성스러우면 신하는 곧다고 하였습니다. 배를 타는 것은 위험하고 다리로 나

           아가는 것은 안전하니, 성스러운 임금은 위험한 것을 타지 않습니다.

             [臣聞主聖臣直. 乘船危, 就橋安, 聖主不乘危.]”라는 말이 있다. 《漢書 卷71 雋疏于薛平彭傳 薛廣德》 이후로 이상적인 신하관

          계를 나타내는 말로 주의문(奏議文) 등에 많이 활용되었다.

[주07] 공은 …… 면직되었다 : 《영조실록》에는 지평 이정보가 임금의 마음을 바루고 성실함을 힘쓰게 하는 내용으로 9조목을 상소한 것

           으로 되어 있다. 이에 대해 송인명 등 이정보의 의견에 반대하는 인사들의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영조가 질책하고 면직했다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영조실록 12년 11월 7일》

[주08] 태학사(大學士) 이공(李公) 병상(秉常) : 이병상(李秉常, 1676~1748)으로, 본관은 한산(韓山), 자는 여오(汝五), 호는 삼산(三

             山), 시호는 문청(文淸)이다. 삼사와 이조의 청요직(淸要職) 등을 두루 거쳤고, 신임사화(辛壬士禍) 때 소론에 의해 파직되었다.

          영조 즉위 후에도 탕평책을 반대하고 견제했다. 1727년 정미환국(丁未換局) 때 파직되었다가 이듬해 황해도 관찰사에 임명되었지

          만 탕평책에 반대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파직당했다.

[주09] 전에 …… 삭직하였다 : 탕평책에 반대하는 인사들이 조정을 떠난 상황에서, 그들을 탄핵한 정옥과 옹호한 이정보의 논쟁을 말한다.

           당시 이정보는 “신하들이 떠나 조정이 절반이나 비었다.”라고 하면서 기한이 넘어도 돌아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하들을 탄핵한 정

           옥을 “조정에 함께 있기를 즐겨 하지 않는다는 핑계를 대고 혹은 아직도 구습(舊習)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격동(激動)시켜 임금

           의 명을 어긴 죄로 몰아가고 …… 조정을 나간 여러 신하들을 중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논계를 내어 그들로 하여금 들볶이게 하여 처

           신하기가 군색하도록 한” 사람으로 지목하면서 파직하라는 상소를 올렸다.

           그러나 당시 영조는 “인화(人和)가 된 뒤라야 시의(時議)도 조정될 수 있는데 …… 그 의심하고 막혀 있는 것 역시 지난날과 다름

           이 없어서 조정이 절반은 비었다는 말을 감히 글로 아뢰었다.”라고 하면서 부교리 이정보를 삭직(削職)하라고 명하였다. 《영조실

          록 13년 11월 29일》 정옥(1694~1760)은 본관은 청주(淸州), 자는 자성(子成), 호는 우천(牛川)으로, 지평과 대간 등을 역임하였

          다.

[주10] 단경왕비(端敬王妃) 신씨(愼氏) : 1487~1557. 중종의 비로, 본관은 거창(居昌)이고 익창부원군(益昌府院君) 신수근(愼守勤)의

           딸이다. 1499년(연산군5) 성종의 둘째아들 진성대군(晉城大君)과 혼인하여 부부인에 봉해지고 1506년 진성대군이 중종으로 추

           대되면서 왕후에 올랐다.

           그러나 고모가 연산군의 비이고, 아버지가 연산군의 매부로 연산군 축출을 위한 반정모의에 반대한 일로 성희안(成希顔) 등에게 살

           해되면서 공신들의 압력으로 폐위되었다. 1515년(중종10) 장경왕후 윤씨(章敬王后尹氏)의 죽음을 계기로 김정(金淨)ㆍ박상(朴

             祥) 등이 복위운동을 폈으나, 이행(李荇)ㆍ권민수(權敏手) 등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가 1739년(영조15)에 복위되었다.

[주11] 도청(都廳) : 조선 시대 국가의 중대사를 처리하기 위해 임시로 설치한 도감(都監)에 둔 관직이다.

[주12] 독성(禿城) : 선조 때에 수원에 축조한 성으로 감영에서 7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

[주13] 기각(掎角) : 군사를 나누어 양쪽에서 견제하거나 양쪽에서 적을 공격하는 것을 이른다. 사슴을 잡을 때 한 사람은 뿔을 잡고 한 사

           람은 다리를 잡아 비튼다는 데서 유래하였다.

[주14] 공은 …… 요청하였다 : 당시 이정보는 수원 부사로 있으면서 수원부의 마군(馬軍) 가운데 말이 있는 사람은 열에 한둘밖에 없는 형

           편이니 경군문(京軍門)의 예에 의거하여 홍원(洪原)ㆍ대부(大阜) 두 목장에 말을 획급하여 달라고 건의 한 바 있다. 《영조실록 16

           년 8월 5일》

[주15] 허결(虛結) : 경작할 전지(田地)를 가지지 못한 사람에게 경작하는 전지가 있는 것으로 만들어 전세(田稅) 또는 구실을 물리는 것

           을 말한다.

[주16] 민전(民田)에 …… 주었다 : 당시 이정보는 “계묘년에 다시 양전(量田)한 뒤에 세금을 징수한 허결(虛結)의 수효가 거의 3백여 결

             (結)에 이르고 있으므로, 온 경내의 원망이 백골(白骨)에게 포목(布木)을 징수하는 것보다 더 심하다.”라고 하면서 상이 특별히 탈

          감(頉減)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영조실록 16년 8월 5일》

[주17] 이선태(李善泰)가 …… 내쳤으나 : 영의정 김재로가 차자(箚子)를 올려 “이선태가 올린 소장은 …… 온 세상을 통틀어 무욕(誣辱)

           하고 남을 ‘임금을 잊고 사당(私黨)에 빌붙은 죄과’로 몰아넣는 것이었다.”고 하면서 엄하게 처벌할 것을 건의하였다.

           이에 상이 받아들여 이선태를 삭직하라고 명하였다. 《영조실록 18년 8월 12일》 김재로(金在魯, 1682~1759)는 본관 청풍(淸

             風), 자 중례(仲禮), 호 청사(淸沙) 또는 허주자(虛舟子), 시호는 충정(忠靖)이다.

          1722년 신임사화로 문외출송(門外黜送)되었다가 이듬해 울산에 안치(安置)되고, 이인좌(李麟佐)의 난 때 충주 목사로 다시 기용

          되어 토벌에 공을 세웠다. 저서에 《천의소감언해(闡義昭鑑諺解)》와 《난여(爛餘)》 등이 있다.

[주18] 정언(正言) …… 거슬렸다 : 조중회가 상소를 올려 영조가 사묘에 자주 전배하는 것의 부당함을 아뢴 사실을 가리킨다. 조중회는 종

           묘(宗廟)에는 전배(展拜)와 향사(享祀)에 있어서 일정한 제도가 있는데 전하께서 사묘(私廟)에 자주 행차하니 유사(有司)와 호위

           군, 진신(搢紳)과 사민(士民)들 모두 분주(奔走)하고 황혹(愰惑)해 하고 있고, 또 인주는 곧 신인(神人)의 주(主)라서, 교사(郊社)

           와 능묘(陵廟)에 대한 일이 아니면, 하루도 궁궐을 떠나 다른 곳에서 유숙할 수 없는 것인데 마음대로 행하시니, 이는 선왕조의 헌장

             (憲章)을 삼가고 후손에게 수범(垂範)하는 도리가 아니라고 하였다.

          그러나 영조는 “사묘(私廟)에 전배하여 심회(心懷)를 펴고자 함은 아들된 도리이니, 또한 어떻게 지나친 예라고 하겠는가?”라고 하

          며 대신들에게 호소하였다. 《영조실록 19년 11월 28일, 12월 20일》 조중회(趙重晦, 1711~1782)는 본관은 함안(咸安), 자는 익

          장(益章), 시호는 충헌(忠憲)이다. 탕평책을 반대하는 윤급(尹汲)을 변호하다가 파직되고, 장헌세자(莊獻世子)가 뒤주에 갇혀 죽

         을 때 극간(極諫)하다가 무장(茂長)에 유배된 바 있다.

[주19] 관록 : 홍문록(弘文錄)을 말한다. 홍문관 교리(校理)와 수찬(修撰)을 선발하고 임명한 기록이다. 7품 이하의 홍문관 관원에 뽑힐

           만한 사람의 명단을 만들면 홍문관 부제학 이하 여러 사람이 모여 마음에 둔 사람의 이름 위에 권점(圈點)을 찍었다.

[주20] 나라의 …… 하였다 : 당시 생진과(生進科)에서 고관이 봉함을 뒤적거려 이름을 몰래 엿보고 장원을 가려 뽑는 일이 만연하자 임금

           이 그 법을 파하라고 명하였다. 그러자 참고관(參考官) 신회(申晦)가 이미 방을 내린 다음이라고 하면서, “옛 제도가 탕연(蕩然)하

          니 변통하는 도리가 있어야 하겠습니다.”라고 말하였다.

          임금이 노하여 “탕연하다는 말은 방자하고 무엄하다.”라고 하면서 “모든 과거는 글로써 사람을 가리는 것인데 만약 봉함을 엿보고

          차등을 매긴다면 이는 사람을 위하여 글을 가리는 것이 되니, 이것이 공정한 일인가 사사로운 일인가? 이 뒤로는 시관으로 이 법을

          어기면 과장(科場)에서 사사로운 정을 행한 죄로 시행하겠다.”라고 하고 신회를 종성부로 유배 보내라는 명을 내렸다. 《영조실록

          26년 2월 14일》

[주21] 공은 …… 폄출되었다가 : 생진(生進) 박지익(朴志益)ㆍ강필교(姜必敎)가 장원으로서 소회가 있다고 하면서 동방(同榜)들이 장원

           으로 대접하지 않는다고 호소하였는데, 이때 도승지 이정보가 생진을 변명하여 비호하였다고 하여 인천 부사로 폄출된 바 있다.

           《영조실록 26년 2월 21일》

[주22] 고시(考試) : 과거(科擧)의 성적을 살펴서 등수를 매기던 일을 말한다.

[주23] 상이 …… 않았다 : 소론 인사가 관련된 이인좌의 난이 일어난 후 노론 인사들이 소론인 이광좌와 조태억을 삭탈하라고 하는 등 노

           소론간의 갈등이 격화될 즈음 영조의 고민이 깊었던 상황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영조는 경종의 능인 의릉(懿陵)에 행행(幸行)하여 사배(四拜)를 마친 뒤 상설(象設) 곁에 엎드려 말하기를, “오늘 여러 신하들은

           반드시 내가 직접 제사를 올리러 왔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이 일로 온 것이 아닙니다. 세도(世道)가 한심하기 때문에 황형(皇兄)

           께 고하고 호소하러 온 것입니다. ……

          원컨대 빨리 돌아가 모시어 이런 세계를 보지 않게 해주소서.”라고 하면서 한참 동안 일어나지 않았다. 우의정 이천보를 비롯한 여러

          재신(宰臣)들이 울며 진언(進言)하였는데도 일어나지 않았다. 《영조실록 28년 8월 25일》

[주24] 인빈 김씨(仁嬪金氏) : 1555~1613. 선조의 후궁으로, 본관은 수원(水原), 아버지는 감찰 한우(漢佑)이고, 어머니는 충의위(忠義

              衛) 이성(李誠)의 딸이다. 명종의 후궁 숙의 이씨(淑儀李氏)의 외종(外從)으로 궁중에서 자라났는데 명종비 인순왕후(仁順王后)

           가 보고 기특히 여겨 선조에게 부탁하여 후궁으로 들였다. 정원군(定遠君 원종(元宗))을 포함, 4남 5녀를 두었다.

[주25] 정성왕비(貞聖王妃) 서씨(徐氏) : 1692~1757. 영조의 원비(元妃)로, 본관은 달성(達城)이며, 달성부원군(達城府院君) 서종제

             (徐宗悌)의 딸이다. 1704년(숙종30) 숙종의 제4왕자인 연잉군(延礽君 뒤의 영조)과 가례를 올려 달성군부인에 봉해졌다가 연잉

          군이 세제(世弟)로 책봉되자 세제빈에 봉해지고 영조의 즉위에 따라 왕비에 진봉되었다. 소생은 없다.

[주26] 인원대비(仁元大妃) 김씨(金氏) : 1687~1757. 조선 제19대 왕 숙종의 계비(繼妃)로, 본관은 경주(慶州)이다. 이조 판서 김

           남중(金南重)의 3대손이며, 경은부원군(慶恩府院君) 주신(柱臣)의 딸이다. 1701년(숙종27) 인현왕후(仁顯王后) 민씨가 죽자,

           간택되어 궁중에 들어가 다음 해에 왕비로 책봉되었다.

[주27] 성 문간공(成文簡公) : 성혼(成渾, 1535~1598)으로, 본관은 창녕, 자는 호원(浩原), 호는 우계(牛溪)ㆍ묵암(默庵), 시호는 문간

             (文簡)이다. 율곡(栗谷) 이이(李珥)와 사단(四端)ㆍ칠정(七情)ㆍ이기(理氣)의 설(說)을 논란하여 학계에 명성을 떨쳤으며, 성리학

          의 대가로 기호학파(畿湖學派)의 이론적 근거를 만들었다.

          선조 초에 학행으로 참봉ㆍ현감 등에 임명되었으나 사퇴하고 학문과 교육에 전력하였다. 저서에 《우계집(牛溪集)》ㆍ《주문지결(朱

            門旨訣)》ㆍ《위학지방도(爲學之方圖)》 등이 있다.

[주28] 천관 : 육조(六曹) 중 으뜸이라는 뜻으로 이조(吏曹)의 별칭(別稱)이다.

[주29] 의망 : 관원을 임명할 때 세 사람의 후보자를 추천하던 일을 말한다. 임금은 추천자 명단을 참조하여 결정했다.

[주30] 기사(耆社) : 조선 시대에 나이 칠십이 넘은 정2품 이상의 문신들을 경로 및 예우하기 위해 설치한 기구이다. 임금의 생일ㆍ정조(正

             朝)ㆍ동지ㆍ국가의 경사ㆍ임금의 행차 등에 모여서 하례를 행하거나 나라에 중요한 일이 있을 경우 임금의 자문에 응하기도 하였

          다.

[주31] 문강공(文康公) 휘(諱) 석형(石亨) : 이석형(李石亨, 1415~1477)으로, 자는 백옥(伯玉), 호는 저헌(樗軒)이다. 1441년 수석으

           로 진사ㆍ생원이 되고 이어 식년 문과에도 장원급제했다. 1451년 《고려사(高麗史)》 개찬(改撰)에 참여했고 1471년 연성(延城)

           부원군에 봉해졌다. 저서에 《저헌집》이 있고, 편서에 《역대병요(歷代兵要)》와 《치평요람(治平要覽)》ㆍ《대학연의집략(大學衍

             義輯略)》 등이 있다.

[주32] 문충공(文忠公) 휘 정귀(廷龜) : 이정귀(李廷龜, 1564~1635)로, 자는 성징(聖徵), 호는 월사(月沙) 또는 보만당(保晩堂)ㆍ응암

             (凝菴),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1592년에는 임진왜란을 만나 왕의 행재소(行在所)에 나아가 설서(設書)로 세자에게 정전과 역사

           를 가르쳤고, 1593년(선조26) 명나라의 사신 송응창(宋應昌)을 만나 경서(經書)를 강의하여 학자로서 존경을 받았다.

          1598년 명나라 병부주사 정응태(丁應泰)가 조선에서 왜병을 끌어들여 중국을 치려 한다고 무고한 사건이 일어나자 〈무술변무주

            (戊戌辨誣奏)〉를 작성하여 명나라에 들어가 정응태의 주장에 아무런 근거가 없음을 밝혔다. 1624년 이괄의 난에 왕을 공주(公州)

          로 호종하였고, 1627년 정묘호란 때에는 병조 판서로서 강화도로 왕을 호종하면서 화의에 반대했다.

         신흠(申欽)ㆍ장유(張維)ㆍ이식(李植)과 함께 조선 중기의 4대 문장가로 일컬어진다. 문집에 《월사집》이 있고, 편저에 《서연강의

           (書筵講義)》ㆍ《대학강의(大學講義)》 등이 있다. 중국 문인들의 요청에 의하여 100여 장(章)의 《조천기행록(朝天紀行錄)》을 간

         행하기도 했다.

[주33] 문정공(文靖公) 휘 명한(明漢) : 이명한(李明漢, 1595~1645)으로, 자는 천장(天章), 호는 백주(白洲), 시호는 문정(文靖)이다.

           이괄(李适)의 난 때 왕을 공주로 호종하여 이식(李植)과 함께 팔도에 보내는 교서를 지었다. 병조 참의ㆍ우승지ㆍ형조 참의ㆍ대사

           간ㆍ대사성ㆍ부제학ㆍ도승지 등을 거쳐 대사헌과 홍문예문양관대제학ㆍ이조 판서 등을 역임하였다.

          1643년 이경여(李敬輿)ㆍ신익성(申翊聖) 등과 함께 척화파로 지목되어 심양(瀋陽)에 잡혀가 억류되었다가 이듬해 볼모로 잡혀간

          소현세자와 함께 돌아왔으며, 1645년에 명나라와 밀통하였다는 자문(咨文)을 썼다 하여 다시 청나라로 잡혀갔다가 풀려나와 예조

          판서가 되었다. 저서로 《백주집》이 있다.

[주34] 문숙공(文肅公) 휘 일상(一相) : 이일상(李一相, 1612~1666)으로, 자는 함경(咸卿), 호는 청호(靑湖), 시호는 문숙(文肅)이다.

           1636년 병자호란 때 정언으로서 왕을 호종하지 못하였을 뿐더러 화의를 반대하였다고 하여 이듬해 척화죄인(斥和罪人)이라는 탄

           핵을 받아 귀양 갔다가 풀려났다.

           효종이 즉위하면서 우승지ㆍ대사간ㆍ도승지ㆍ부제학ㆍ대사성 등을 역임하였고 1654년 청나라에 사신으로 파견되었다가 이듬해

           귀국하여 청의 실정을 보고하여 효종의 북벌계획 수립에 도움을 주었다. 1656년 부제학으로 《선조수정실록》의 편찬에 참여하였

           다. 1659년 대제학이 되었고 그 뒤 병조 참판ㆍ의금부동지사ㆍ공조 판서ㆍ예조 판서 등을 거쳤다.

[주35] 공이 사원을 이어받으니 : 원문의 ‘詞垣’은 홍문관이나 예문관 등 문학하는 신하가 봉직하는 부서를 이르는데 여기서는 이정보가 문

           충공ㆍ문정공ㆍ문숙공의 뒤를 이어 4대째 대제학이 된 사실을 가리킨다.

[주36] 형황(珩璜) : 형은 패옥(佩玉)의 윗부분에 있는 옥이고, 황은 아랫부분에 있는 옥으로 고관의 패옥이다.

[주37] 육사(六師) : 천자가 거느린 육군(六軍)을 말한다. 《주례(周禮)》 〈하관(夏官)〉에 1만 2500인을 가리켜 1군이라 하는데 왕(王)은

           6군, 대국(大國)은 3군, 그 다음 나라는 2군, 소국은 1군을 거느린다고 하였다.

[주38] 전주(銓注) : 관리들의 인물을 평가하고 기록하여 이를 참작해서 등용하던 일을 말한다.   <끝>

ⓒ이화여자대학교 한국문화연구원 | 박재금 이은영 홍학희 (공역)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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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原文]

輔國崇祿大夫判中樞府事兼判義禁府事，禮曹判書，弘文館大提學，藝文館大提學，知經筵春秋館成均館事，世子左賓客，世孫師李公墓誌銘 幷序

上之四十有二年五月乙未。輔國崇祿大夫判中樞府事兼判義禁府事李公。卒于家。以其年八月癸丑。葬于陰竹縣釣堤之原。其孤健源。請爲銘。公當國家淸平時。登於王朝。與從父弟文簡公。偕主國論。敢諫者多出公門。執政大臣宋寅明等皆不悅。而未嘗不畏其莊也。及文簡公爲元輔。公亦進拜太學士。而弟益輔。位冢宰兼守禦使。十年之間。公兄弟迭居權要。左執銓柄。右提將符。不罹於憂患。卒皆以天年自終。豈不休哉。然文簡公。志意寬平有大度。公操履淸嚴亢高無機變。其斥小人。出於天性。而明主優容曲全。不加之罪。授以上卿之位。豈所謂主聖臣直者邪。公諱鼎輔。字士受。幼有英氣。未成童。能作四六。以才聞。景廟元年。成進士。初補翼陵參奉。卽棄去。今上八年。擧乙科。薦入藝文館。爲檢閱。遷待敎奉敎。十二年。陞兵曹佐郞。入司諫院。爲正言。冬。由世子侍講院文學。拜京畿都事。已而。除司憲府持平。先是。國家懲朋比之禍。並用諸黨。公感慨上十一事。因極言任事之臣。假洪範以濟其私。不辨忠邪。不明逆順。昔日之爲四黨者。今又分爲八九黨。則朝廷之欲去朋黨者。反益其黨。烏得行洪範之道乎。終曰。殿下未嘗無求賢之心。而接下不以其道。傲然自聖。無屈己下士之誠。爲學者。目以山人而斥之。安在其登進有德。興起儒林也。上切責。公引避免。十三年。選拜弘文館副修撰。陞校理兼漢學敎授。薦授吏曹佐郞兼校書館校理，世子侍講院文學。十一月。由司諫院獻納。拜副校理。初大學士李公秉常。還鄕里。久而不來。持平鄭玉。讒于朝。公上疏曰。居外之臣。旣進而復退。豈其心之所樂爲哉。今憲臣必欲中傷。其爲計不亦巧乎。上盛怒。特削公職。明年。叙爲吏曹正郞兼文學。陞拜應敎。由司憲府執義兼弼善。復拜應敎。爲上言。自古小人。號爲難辨。然小人進退之機。在殿下一心之微。其擧措。不可不愼也。上不悅。特敎切責。時追復端敬王妃愼氏位號。以都廳勞。陞通政。除刑曹參議。居位數月。守法度。無所顧藉。有女奴屠牛私販。屢治之。猶不悛改。公以謂吾佐司寇。宜申法自女奴始。乃峻刑。流之遠方。都民聞之。皆股栗。莫敢犯法。自刑曹。移承政院同副承旨。十五年。授兵曹參議。明年。出爲水原府使。水原居曠野之中。無高山大川之險。公建言請築府城。與禿城相爲掎角。宜賜洪原大阜兩牧。以備戰馬。又言民田多虗稅。而朝廷不許蠲免。非仁政也。事下政府。遂特减水原虗稅。十七年。召拜弘文館副提學。明年。由大司諫。入成均館。爲大司成。初李善泰詆公兄弟主論議植朋黨。領議政金公在魯。具箚辨明。上大悟。立斥善泰。然公不安。遂求解職。九月。改禮曹參議。明年。丁內艱。又明年。丁外艱。服除。由戶曹參議。復拜副提學。先是。正言趙重晦論私廟事。忤上旨。及館錄時。或謂公曰。重晦若與選中。則副提學必得罪矣。公不聽。乃擧重晦。館錄成。召見近臣。命左副承旨趙榮魯。讀館錄。至重晦名。聲音甚微。上笑曰。承旨聲音何其微也。副提學擧趙重晦誠是也。豈可以往者之事。沮其選哉。榮魯起拜曰。聖德益有光矣。二十四年。遷陞咸鏡道觀察使。公旣至。賞罰平明。邊境肅然。初。朝廷議築仇正，廣朝兩寨城。命公往視。公上疏言。仇正爲寨。中有大川。後有大路。不可城。若廣朝則形便非仇正之比。然寨廣不過數百步。亦不足城也。上以爲然。議遂止。明年。召拜漢城府左尹，同知義禁府事，五衛都摠府副摠管，差備邊司提調。二十六年。除承政院都承旨。國制生員進士試。必選諸生之有望者。充第一人。至是特命罷其選。試官申晦。坐廷訕。流鍾城府。公在上前。輒言之。坐貶爲仁川府使。已而收還。由禮曹參判。復入成均。爲大司成。公在成均。愛人才。考試必誠。不苟選。其治館隷。有恩威。及解職。館隷有寃。輒詣公而訴之曰。李公吾父母也。二十八年。兼同知經筵事。初言者。論李光佐，趙泰億。爭之不已。上幸懿陵。謂大臣曰。言者不寢其論。則予不還矣。日且入。猶伏石欄。不還都。從官皆泣。獨公端立。泣不下。上顧近臣曰。彼不泣者。李某也。公惶恐。由是求出爲成川府使。未幾。入爲世子左副賓客。三十年。擢漢城府判尹兼五衛都摠府都摠管。改判刑曹。明年。除議政府右參贊。移判禮曹。會封仁嬪金氏園。以都監勞。陞正憲。遷右賓客。十二月。上進尊號。又以都監勞。陞崇政判義禁府事，同知成均館事。明年。以工曹判書兼弘文藝文兩館提學,

知經筵事，左賓客。公在兩館。善考試。上嘗躬臨試。諸生見公考試不少懈。心嘉其誠。二月。貞聖王妃徐氏薨。未幾。仁元大妃金氏薨。以魂殿勞。陞崇祿。三十四年。進吏曹判書兼知春秋館事。坐事罷去。已而。判敦寧府事。明年春。復判吏曹。又坐事罷。久之。叙爲左參贊，世孫師。三十七年。又入吏曹。爲判書兼守禦使。始昭敬時。擧儒林成文簡公。參議吏曹。其後。兩宋文正公。皆以儒林。佐銓衡。至今上時。朝廷未嘗擧儒林。公歎曰。山林賢者。不得爲天官之職。非所以尊有德也。乃擧金公元行，宋公明欽。始擬諸吏曹參議。國中聳動。明年正月。入耆社。拜弘文館大提學，藝文館大提學，知成均館事。公上疏辭。上諭曰。卿臨考試。而致其誠。予已親見矣。居無何。坐事罷去。纔數日。特命復授大提學。進判中樞府事。又坐事罷去。明年。以上壽七十。推恩耆臣。陞輔國。八月。又拜大提學兼禮曹判書。公於文。鑑識精明。嘗以謂士雖有蘇軾之文。用意取之則非公也。故考試一皆無心。而所選。號爲得人。嘗見一券中高第。輒援筆語諸試官曰。此必外戚之子也。遂黜之。人以爲神。居歲餘。公以年老力辭免。優游數年。以疾卒。享年七十有四。李氏。延安人也。文康公諱石亨。以文章顯。至文忠公諱廷龜，文靖公諱明漢，文肅公諱一相。仍三世拜大提學。公於文肅。爲曾孫。四世相繼執文柄。自國朝以來。所未嘗有也。祖諱成朝。司僕寺僉正贈吏曹判書。父諱雨臣。戶曹參判贈議政府左贊成。母曰貞夫人贈貞敬夫人南原尹氏。承旨彬之女也。公初娶驪興閔氏。縣監承洙之女。再娶恩津宋氏。參奉相允之女。三娶宜寧南氏。漢緯之女。皆無子。以從父弟惠輔第二子爲之後。乃健源也。擧進士。閔夫人生一女。適尹顯東。公爲人莊毅峭直。不矜飾。事上忠實。未嘗有阿諛之色。與其弟篤於友愛。其寢疾。日夜憂慮。不知其身之疲且病也。其爲文。長於奏議。反復開陳有誠愛。而於四六。又精敏。人不可及。嘗自號曰三洲老人。公立朝三十五年。風裁凜然。竦動廷中。嘗上疏言。小人攀援邪徑。以圖寵利。凡大小政令。內外除拜。輒先暴於外廷。安知外言不流聞於宮中邪。卿大夫見公之疏。皆以爲公必不免。賴上察公之忠。得不抵罪。嗚呼。公之所以盡忠者。非特此一言而已。然自古宮禁之事。人所難言也。公不避小人之怨。能言大臣之所不敢言者。未嘗以死生禍福。動其心。故君子觀公之志。而考其言。亦可以知其賢也。銘曰。

李世博士。自文忠顯。文靖承之。文肅維踐。烈烈文肅。匡我顯仁。羽翼儒先。惟道是循。公襲詞垣。珩璜有煇。惟此珩璜。先公所詒。譬彼元戎。秉祖之戣。淑旂央央。世將六師。公居臺閣。矢其昌言。請嚴宮闈。以絶攀援。公尸銓注。進我高賢。廼擬天官。以冀招延。維其矢之。將杜其微。維其進之。將與之歸。多士在廷。孰嚴貢擧。公有澄鑑。衆姦自沮。王曰兪哉。予感其誠。皇皇書命。三授司衡。維剛不柔。維直不誳。銘垂百世。永昭其潔。<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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