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짐 데이토 교수
ChosunBiz.com 주최 '스마트워크와 노동의 미래' 콘퍼런스
"한국 IT인프라 세계최고 수준 일하는 문화 바꾸면 급속 확산
비용절감·일자리 창출도 가능"
"사무실에서 온종일 앉아 일하는 전통적인 근무방식은 버려라. IT기술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근무하는 미래형 노동방식 '스마트워크'는 삶의 질을 높여줄 뿐 아니라 경제적 이익도 만들어 줄 것이다."14일 열린 '스마트워크와 노동의 미래' 포럼에 참가한 강연자들은 '왜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강연자들은 "한국의 IT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기에 인식과 일하는 문화를 바꾸면 '스마트워크'가 급속도로 확산될 수 있다"고 했다. 또 "스마트워크를 도입하면 업무생산성은 오히려 높아지고 비용절감과 일자리창출까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기술 지원은 충분… 인식·문화 바꿔야 성공
이각범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장은 "우리가 가진 통신망·인터넷환경은 세계 1위지만 활용도가 낮다"며 "IT 인프라 강국에서 IT 활용 강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 "스마트워크는 '생활대혁명'이라고 할 만큼 우리가 일하고 생활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것"이라고 했다. 고순동 삼성SDS 사장도 "2000년대 초부터 재택 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스마트워크' 도입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지만, 성과는 미비했다"며 "스마트워크 성공의 관건은 기술이 아닌 문화"라고 지적했다.
래리 스톤 BT 사장은 "기업 내에서 직장 상사 앞에 모습을 보이고 열심히 일해 인정받고 싶어하는 것이 직원들의 공통점"이라며 "유럽에서도 인식·문화 때문에 스마트워크 도입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 ▲ 석호익씨 스마트워크포럼 초대 의장에… 석호익 KT 부회장이 14일 조선비즈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주최한‘스마트워크와 노동의 미래’포럼에서‘스마트워크와 한국 IT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준헌 객원기자 heon@chosun.com
영국의 통신기업 BT는 지난 1986년부터 스마트워크를 실시, 현재 전체 직원의 66%가 참여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2년간 엔지니어의 생산성이 20% 향상됐고 직원들의 근무공간에 필요한 건물 비용도 6억파운드(약 1조원) 정도 절감했다고 한다. 래리 스톤 BT 사장은 "스마트워크 도입의 효과를 확인하면 한국의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S가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재택근무자의 97%가 "업무생산성이 예전과 같거나 나아졌다"고 답했다. 또한 스마트워크를 위한 공동 업무공간 만족도는 '100%'로 나타났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스마트워크를 통해 중견중소기업들이 2014년까지 38만개의 일자리를 추가로 창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워크는 또 여성들의 육아·출산 문제와 교통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한국도 '스마트워크' 확산 속도 낸다
유럽을 중심으로 선진국에서는 '스마트워크'가 빠른 속도로 정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는 물론 IT 대기업 등이 스마트워크 도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각범 위원장은 "스마트워크 참여 근로자가 올해 3% 수준에서 2015년에는 30%로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행정안전부는 2015년까지 스마트워크 센터 500개소(공공 50개소, 민간 450개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KT는 연내 스마트워크 센터 5개소를 개설할 예정이며, 2012년까지 30여 개소로 센터 수를 늘릴 예정이다. 삼성SDS도 2015년까지 전 사원의 20%를 대상으로 재택 근무제를 실시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워크는 정부보다 기업이 주도해야 하며, 강요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확산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황철증 방통위 국장은 "민간 주도로 스마트워크가 활성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생태계 조성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정부와 기업, 학계 전문가 100여명은 스마트워크포럼을 출범하고 초대의장으로 석호익 KT 부회장을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