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한번은 가고 싶어 했던 수원의 화성.
지금까지 스치듯 지나쳐 온것이 몇번 되는데
까만 밤이 내리는 저녁 퇴근후 전철을
타고 가며
불취무귀.불취불귀 (不醉無歸.不醉不歸) ;
화성을 쌓느라 고생한 석공과 노동자들에게
정조대왕이 수고했다 하며 술한잔 따라주며 했던 말,
백성들 모두가 풍효롭게 살면서 술에
흠뻑 취할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주겠다는 의미로 정조대왕이 한말이다.
라는 말을 음미하며 설레임과 함께 한다.
사적 제3호로 지정.정조 18년(1794)에
정약용과 유형원이 설계하고 2년후 완공되었고
1997년 1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문화제이다.
화성의 둘레는 5.744m,면적은 130ha,이며
조선 제 22대 정조대왕(正祖大王)께서 정쟁(政爭)에
휘말려 뒤주 속에 갇혀 돌아 가신
아버지 사도세자(思悼世子)에 대한 효심과 강력한
왕권회복 정치를 실현시키기 위해 건설한 도시이다.
은은히 비추는 달빛과 함께 화성의 4대문인
팔달문.화서문.장안문.창룡문을 돌아보니
2시간 정도 소요된다.
팔달문시장 근처에 있다는 정조대왕님의 동상을 찾아
알현(謁見)하러 찾아 뵈니 공용화장실앞에 있어 무척 당황스러웠다.
이곳에 설치하는 것이 최선(最先)의 선택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조대왕님 앞에 불초소생(不肖小生) 알현(謁見) 하여 인사 드립니다.
국내,외적으로 사건 사고가 많습니다.
부디 국태민안(國泰民安) 하게 해주시고
개인적으로 안빈낙도(安貧樂道)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기를 앙망(仰望) 하나이다.
마음으로 빌고 정조대왕님이 따라주는 술을
눈으로 마시며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빌어 본다.
수원에 그 유명한 치킨골목이 근처에 있어 치맥의
아름다운 유혹에 빠져 거나한 취기를 즐겼다.
술에 대한 이야기는 참으로 많은데
세계최초의 술을 원주(猿酒)라 하는데 이 술은 사람이
만든게 아니라 원숭이가 과일이나 열매를 나중에 먹으려고
움푹패인 나뭇가지나 바위틈에 넣어 놓은것이 발효가 되었고
그것을 먹어본 사람이 맛이 있어 계속 만들었다 한다.
폭탄주의 원조는 보일러 메이커(Boiler Maker) 라는 술인데
온몸을 취기로 끊게 하는 술이란 뜻으로
미국에서 유래되었는데 공장.탄광 부두가.벌목장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힘들고 고된일을 하고 난후
싼값에 빨리 취할 수 있는 보일러 메이커라는
폭탄주를 만들어 마셨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주만다반(酒滿茶半)이라 하여
술은 잔에 가득 따르는 것을 존경의 표시여서
술을 한 모금만 마셔도 첨잔을 해서 권하고
잔은 절대로 돌리지 않으며
차는 가득 따르면 업신여기는 것으로 생각하므로
차는 반잔만 따라 주는 주법과 차법이 있다.
또 주불성례(酒不成禮) 라 하여 술이 없으면
예를 다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술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며 항상 즐긴다.
중국에는 유명한 두강주(杜康酒)가 있는데
그 일화가 참 재미있다.
이를 두강취유령(杜康醉劉伶)이라 한다.
2500년전 동주시대에 두강이라는 양조기술자가 있었는데
용문(龍門)을 떠나 이수(伊水)근처 복우산(伏牛山) 기슭의
물이좋아그곳에서 두강산장이라는 집을짓고 두강주를
만들었는데술맛이 좋아 임금도 이술을 맛보고 흡족하여
어용주(御用酒)로 지정하고 두강을 주선(酒仙)이라는
칭호를 내리고 이곳에서 나는 샘을 주천(酒泉)으로 불렀다.
어느날 죽림칠현중의 한사람인 유령(劉伶) 이라는 사람이
두강산장을 지나다가 문앞에 써있는
猛虎一杯中醉 (맹호일배중취)
맹호도 한잔이면 산속에서 취하고
蛟龍兩杯海底眼 (교룡양배해저안)
이무기와 용도 두잔이면 바닷속에 잠든다.
라는 문구를 보고 남자의 호기가 발동하여 한잔만 마셔도
취해 인사불성되는 술을 연거푸 3잔을 마시니
거의 혼절하다시피 하여 그 귀한 두강주 술독을 깨트리고
집으로가서 사흘을 못일어 나더니 숨을거둬 관에 넣어 매장을 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후 두강이 유령의 집에 찾아가
술값을 달라하니 유령의 부인이 당신이 만든 두강주를 먹고
남편이 죽었는데 술값은 커녕 관청에 고발한다고 난리를 쳤다.
그러자 두강이 말하기를 유령이 두강주 3잔을 마셨기 때문에
3년이된 지금도 잠을자고 있으니 묘를 파보면 살아 있을 거라해
묘를 파보니 과연 유령은 긴잠에서 깨어나며
아직까지도 입에서는 술냄새가 풍기면서 일어나더라는 것이었다.
술맛도 좋고 근심을 잊게 하는 두강주를 삼국지의 조조(曺操)가
많이 애용했었는지 적벽대전을 앞두고 단행가 라는 시를
지었는데 여기에 두강주가 나온다.
短歌行(단가행)---曹操(조조.조맹덕) >
對酒當歌 人生幾何 (대주당가 인생기하)
술을 마주하고 노래 부른다. 인생살이 얼마더냐?
譬如朝露 去日苦多 (비여조로, 거일고다)
아침이슬 같으리니, 지난날의 많은 고통.
慨當以慷 憂思難忘 (개당이강 우사난망)
슬퍼하며 탄식해도, 근심 잊기 어렵구나.
何以解憂 唯有杜康 (하이해우 유유두강)
어떻게 근심을 풀을까? 오직 술(두강주)뿐일세. (중략)
조조의 단행가에 맞서 백거이(白居易)의 대주(對酒)를
보며 안빈낙도하고 긍정의 삶을 느껴 본다
對 酒(대주;술한잔을 앞에두고.白居易.백거이 )
蝸牛角上爭何事 (와우각상쟁하사)
달팽이 뿔같은 좁은 곳에서 싸워서 무엇하리
石火光中寄此身 (석화광중기차신)
부싯돌 튕기는 불꽃처럼 짧고 짧은 나의 생애라
隨富隨貧且歡樂 (수부수빈차환락)
부자든 가난하든 즐겁게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不開口笑是癡人 (불개구소시치인)
입벌리고 웃을 줄 모르면 그 사람이 어리석은 사람이지
추적 추적 비가 오니
강가에 낚시대 드리우고 빗소리와 함께
몽환적인 꿈을 꾸고 싶다.
오늘도 나는 행복합니다 라고 쓰고
사랑합니다 라고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