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Great Chronicle of Buddhas(GCB)
The State Buddha Sasana Council's Version
Volume Six, Part Two, First Edition, March, 1998.
by
The Most Venerable Mingun Sayadaw
Edited By U Ko Lay(Zeyar Maung)
Translated by U Tin Oo(Myaung)
.......................
제44장 아라한인 비구니
1. 마하빠자빠띠 고따미 장로니
1.1 과거생에서의 서원
미래의 마하빠자빠띠 고따미는 빠두뭇따라 부처님 시대에 항사와띠 시의 고귀한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녀가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있던 어느 날, 우연히 어떤 비구니가 부처님으로부터 깨달은 비구니 중에서 가장 먼저 깨달았다고 칭찬 받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내생에 나도 그렇게 되겠다고 서원을 세웠다. 그래서 부처님께 대규모로 공양을 올리고 서원을 부처님께 말씀 드렸다. 부처님께서는 그녀의 서원이 성취되리라고 예언하셨다. [원주: 가장 먼저 깨달은 사람은 “랏딴누 뿍갈라(Rattaññū Puggala)”인데, 종단에서 최고참 비구 혹은 사성제를 가장 먼저 이해한 비구, 나아가서 가장 먼저 아라한이 된 비구를 의미할 수도 있다.]
물 긷는 여자노예 우두머리로서의 전생
그 고귀한 여자는 평생 동안 보시하고 계를 지키는 삶을 끝마치고 천상계에 태어났다. 천상에서의 삶을 끝내고, 두 부처님 시대 사이에, 그녀는 바라나시의 노예 계급에서 물 긷는 여자노예 우두머리로 태어났다.
그때 안거가 다가오고 있었기에, 난다무(Nandamū) 동굴에 살던 다섯 분의 벽지불이 공중을 날아서 바라나시 근처에 있는 미가다와나(Migadāvana) 숲으로 내려왔다. 그리고는 탁발하러 시내로 들어갔다. 탁발이 끝난 다음 그들은 이시빠따나(Isipatana) 미가다와나 숲에 머무르면서 안거 동안 사용할 작은 숙소를 짓는 것을 도와줄 사람을 찾는 회의를 했다.
[원주: 안거 동안 거주할 장소를 정하면 비구는 율장에 규정된 (슬레이트나 구워 만든 타일이나 시멘트 타일이나 풀이나 나뭇잎으로 된) 지붕과 문이 하나 있는 숙소에 살아야 한다. 이 규칙은 금욕 수행을 서약한 비구에게까지도 예외 없이 적용되었다. 만약 이러한 목적에 맞는 숙소를 제공받지 못하면 그 숙소를 짓는 것을 도와줄 사람을 구해야만 했다. 이 숙소는 3개월의 안거 기간 동안 살겠다고 서약하는 장소가 되며, 숙소가 있어야만 서원을 세울 수 있다.]
안거 기간 동안 사용할 숙소를 마련해야 하는 다섯 분의 벽지불들은 저녁이 되자 가사를 정돈해 놓고 도움을 청하러 바라나시 시내로 들어갔다. 그들이 시내로 들어가는 것이 물 긷는 여자노예 우두머리의 눈에 띄었다. 벽지불들은 바라나시의 부잣집 대문에 멈춰 서서 그들의 사정을 이야기하자 부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도와드릴 수 없습니다. 존자들께서는 다른 데 가보시지요.”
물 긷는 여자노예 우두머리는 벽지불들이 도시에서 밖으로 나올 때 성문에서 만나서, 물 항아리를 내려놓고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는 존자들께서 도시에 들어갔다가 금방 되돌아 나온 연유를 물었다. 벽지불들은 안거 기간 동안 사용할 작은 숙소 짓는 것을 도와줄 사람을 찾으러 갔었다고 말했다. 계속 질문하여 아직 못 구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이렇게 물었다. “그 숙소는 잘 사는 부자들만 보시할 수 있습니까, 아니면 저희 같은 노예가 보시해도 됩니까?”
“여자 보시자여, 누구든지 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존자시여, 감사합니다. 저희들이 내일 숙소를 지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내일 저의 식사 공양을 받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공양에 초대한 다음 그녀는 물 항아리를 들고, 도시로 돌아가지 않고, 우물로 돌아가서 거기 있는 그녀의 동료 물 긷는 여자노예들을 모아 놓고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영원히 남의 노예 노릇만 할 것입니까? 아니면 노예 신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기를 바랍니까?”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노예 신분에서 벗어나기를 원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내 말을 들으세요. 내가 내일 공양에 다섯 분의 벽지불을 초대했습니다. 그분들은 숙소가 필요합니다. 내일 하루 동안 여러분 남편들의 손을 빌립시다.”
그들은 모두 “좋아요.”라고 말했다. 그들은 저녁때 그들의 남편이 일터인 숲에서 집으로 돌아온 다음 이 이야기를 했다. 그들은 모두 도와주기로 합의하고 남자 노예 우두머리의 집 앞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모두 모이자 물 긷는 여자노예 우두머리는, 보시의 공덕이 얼마나 큰 지 칭송하면서, 다섯 분의 벽지불이 안거 기간 동안 사용할 숙소 짓는 것을 도와주자고 역설했다. 처음에는 그들 중 일부가 도와주는 것을 반대했지만 그녀의 간곡한 권고를 듣고 작업에 동참하기로 했다.
다음 날 아침, 물 긷는 여자노예 우두머리는 다섯 분의 벽지불에게 음식 공양을 올렸다. 그 다음에 그녀는 500명의 남자 노예에게 일을 시작하라고 했다. 그들은 재빨리 숲으로 가서 나무를 베어 와서, 각 100명당 한 분의 벽지불을 위해서 한 채씩의 조촐한 숙소를 지었고, 숙소로 가는 길도 만들었다. 그들은 물 항아리에 물을 채웠으며 다섯 채의 숙소마다 생필품도 준비했다. 그들은 숙소를 벽지불들에게 드리면서 안거 기간 동안 머무실 것을 요청했다. 존자들의 승낙을 받은 다음, 그들은 당번을 정해서 번갈아 가며 매일 공양을 올렸다.
가난하여 당번인 날에 벽지불들에게 공양을 올리지 못하는 물 긷는 여자노예가 있으면, 물 긷는 여자노예 우두머리가 그녀에게 필요한 식량을 주었다. 3개월의 안거가 그렇게 지나갔다. 안거가 끝날 무렵에 물 긷는 여자노예 우두머리는 500명의 여자 노예들에게 각자 천을 한 조각씩 짜라고 했다. 500조각의 천을 수집하여 다섯 벌의 좋은 가사와 바꾼 다음, 다섯 분의 벽지불에게 드렸다. 가사를 받은 벽지불들은 보시자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솟구쳐 올라 향취산(Gandamādana) 쪽으로 사라졌다.
직조공 우두머리로서의 전생
물 긷는 여자노예 노예들은 공덕을 쌓으면서 여생을 보냈다. 그들은 죽은 다음 천상계에서 여자 천신으로 태어났다. 여자 천신들의 우두머리는 천신으로서의 삶을 마친 후에, 바라나시 근처의 직조공 마을에서 직조공 우두머리의 집안에 태어났다. 어느 날 천상계의 빠두마(Paduma) 여왕의 500명의 벽지불인 아들들이, 초청을 받고 바라나시에 있는 왕궁 대문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아무도 앉을 자리를 권하지 않았고 음식 공양도 올리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거처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도시를 떠나면서 직조공 마을을 지나갈 때, 직조공의 우두머리가 그들에게 예를 올린 다음 헌신적으로 음식 공양을 올렸다. 벽지불들은 그녀의 공양을 받아들여서 식사를 마친 다음, 향취산으로 떠났다.
1.2 마지막 생에서 비구니 생활에 전념
직조공 우두머리는 공덕을 쌓으면서 여생을 보냈다. 그 생을 마친 다음 그녀는 천상계와 인간계에 번갈아 태어났다. 고따마 부처님의 출현에 임박하여, 그녀는 데와다하(Devadaha)에 있는 석가족(釋迦族)인 마하숩빠붓다(Mahāsuppabuddha) 왕의 작은 딸로 태어났다. 그녀의 이름은 고따미였으며, 마하마야 공주의 동생이었다. 베다에 박식하고 관상과 손금에 정통한 왕궁의 점성가들이 두 자매의 외모를 잘 살펴본 다음, 두 자매가 아들을 낳으면 전륜성왕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두 자매가 성장한 다음 숫도다나(Suddhodana) 왕과 정혼하고 까삘라성(Kapilavatthu)으로 가서 마하마야 공주는 제일왕비가 되었다. 후에, 전생의 부처님께서 도솔천에서 생을 마치고 마하마야 왕비의 자궁에 임신되었다. 왕비가 아들을 낳고 일주일 후에 돌아가신 다음 도솔천에 산뚜시따(Santusita)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마하마야 왕비가 서거하자 숫도다나 왕은 여동생인 고따미 왕비를 제일왕비로 삼았다.
마하마야 왕비가 싯닷타(Siddhattha) 왕자를 낳은 지 이삼일 후에, 싯닷타 왕자의 양어머니인 마하빠자빠띠 고따미 왕비는 난다 왕자를 낳았다. 그러므로 마하마야 왕비가 돌아가실 때 싯닷타 왕자는 단지 태어난 지 7일이었고, 난다 왕자는 겨우 사오일이었다. 마하빠자빠띠 고따미 왕비는 양아들인 싯닷타 왕자에게 자신의 젖을 먹이고, 자신의 친아들 난다 왕자에게는 유모의 젖을 먹였다. 그녀는 장차 부처님이 될 자신의 어린 조카를 키우는데 온 정성을 다했다.
후에, 싯닷타 왕자가 출가하여 최고의 깨달음을 얻고 일체지자인 부처님이 되어 세상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과업을 수행하다가 처음으로 까삘라성를 방문하였다. 도착한 다음날 탁발하러 시내로 들어갔다. 그의 아버지인 숫도다나 왕은 탁발 중에 법문을 듣고 수다원과를 얻었다. 그리고 둘째 날에는 난다 왕자가 승단에 들어가서 비구가 되었다. 일곱 번째 날에는 부처님의 아들 라훌라가 사미로 승단에 들어갔다.
부처님께서는 웨살리(Vesālī) 근처의 대림정사(Mahāvana) 숲 속에 있는 꾸따가라(Kūtagāra) 정사에서 다섯 번째 안거를 보냈다. 그 동안 왕은 까삘라성의 궁정에서 왕의 하얀 양산 아래에서 아라한과를 얻고 그날 숨을 거뒀다. 그러자 마하빠자빠띠 고따미 왕비는 속세를 떠나서 비구니가 되기를 열망했다. 마하사마야(Mahāsamaya) 경에 상술되어 있는 바와 같이, 비구가 된 500명의 석가족 왕자들의 500명의 부인들도 만장일치로 비구니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들은 부처님으로부터 승단에 들어오도록 허락을 받아내는데 마하빠자빠띠 고따미 왕비를 대표자로 선출했다. 부처님의 계모인 왕비는 처음 시도에서 실패했다. 그러자 그녀와 500명의 석가족의 부인들은 머리를 깎고, 염색한 가사를 입고, 까삘라성에서 웨살리까지 맨발로 걸어갔다. 그들은 승단에 들어가도록 허락을 받아달라고 아난다 존자에게 간청했다. 마침내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비구니 즉 여자 비구로서 승단에 들어올 것을 허락했다. 마하빠자빠띠 고따미는 팔경법을 지킬 것을 서약하고 허락을 받았다. 500명의 석가족 부인들은 여러 명의 비구들에 의해서만 허락을 받았다.(원주: 이들 최초의 비구니들만이 아니라, 이후에 정식 절차에 의할 경우에도, 여러 명의 비구들이 허락해야만 비구니가 된다.)
부처님의 계모인 마하빠자빠띠 고따미 장로니(테리)는 상킷따(Saṁkhitta) 경에 대한 법문을 듣고 아라한과를 성취했다. 500명의 비구니들은 난다꼬와다(Nandakovā) 경을 듣고 여러 가지 수준의 깨달음을 성취했다.
1.3 비구니 중 상수 제자
훗날,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머물면서 제일가는 비구니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언명하셨다.
“비구들이여, 나의 수많은 비구니 제자들 중에 마하빠자빠띠 고따미가 상수 제자이다.”
[원주: 여기서 ‘고따미’는 고따마 종족임을 나타낸다. ‘마하빠자빠띠’는 ‘위대한 자손의 어머니’를 뜻하는 통칭이다. 관상가와 수상가들이 그녀의 외모의 특징을 보고, 만약 그녀가 아들을 낳으면 전륜성왕의 어머니가 될 것이고, 만약 딸을 낳으면 전륜성왕의 아내의 어머니가 될 것이라는 예언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 붙여졌다. - 맛자(Majja)의 주석서]
1.4 고따미 장로니의 서거
고따미 장로니가 120세가 되었을 때, 그녀는 웨살리 시내에 있는 비구니 정사에 살고 있었다. (원주: 율장에 의하면 비구니 정사는 도시나 마을 안에 있어야 한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웨살리 근처에 있는 대림정사 정사에 계셨다. 어느 날 아침, 탁발하고 식사를 마친 다음, 고따미 장로니는 시간을 정해 놓고 아라한의 과정(attainment of Arahatta phala)에 들어갔다. 과정에서 나와서 그녀가 여러 생을 거치는 동안 쌓아온 공덕을 회상하니 마음에 기쁨이 흘러 넘쳤다. 그리고서 여생이 얼마나 남았는지 점검해 보니 거의 다 끝나가고 있었다. 그녀는 대림정사 숲의 부처님께 자신의 죽음이 임박했다는 것을 알려야 하겠다고 생각했으며, 그녀의 오랜 도반들, 예를 들면 영감을 얻도록 해 준 두 명의 상수제자(사리뿟따와 목련 존자)와 같이 수행하는 성자들에게도 자신의 죽음을 발표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정사로 돌아가서 세상을 하직하리라고 마음먹었다. 석가족 출신인 500명의 비구니들에게도 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원주: 이하에 기술하는 고따미 장로니의 감동적인 이야기는 마하위숫다라마(Mahāvisuddhārāma) 사야도의 “칫다삐다나니(The Chiddapidhānanī, Vol. Ⅰ, Chapter 12)”와 “비유경”에서 발췌한 것이다.]
부처님의 계모인 고따미 장로니는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내 아들 부처님이 죽는 것이나 두 명의 상수제자나, 내 손자인 라훌라나, 내 조카인 아난다가 죽는 것을 볼 때까지 살지 않겠다. 나는 그들 중 누구보다도 먼저 죽겠다. 나는 지금 내 아들 부처님께 가서 나의 죽음에 대하여 양해를 구해야 하겠다.” 석가족 출신인 500명의 비구니들에게도 같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바로 그 순간 땅이 거세게 흔들렸다. 맑은 하늘에 번개가 치고 비가 내렸다. 비구니 정사의 보호 정령들이 슬피 울었다. 500명의 비구니들은 고따미 장로니에게 가서 정령들이 우는 것을 이야기하자, 고따미 장로니는 자신이 죽을 것임을 알렸다. 500명의 비구니들도 자기들도 죽겠다고 말했다. 그들은 다 같이 정사의 정령들에게 설사 마음이 상하더라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런 더음 고따미 장로니는 정사를 마지막으로 쳐다보면서 다음 게송을 읊었다.
“나는 이제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고
싫어하는 사람이나 물건을 만나지도 않고
사랑하는 사람이나 물건과 헤어지지도 않는
조건 지어지지 않은 곳(열반)으로 간다네.”
이 말을 들은 사람들 가운데 집착을 제거하지 못한 이들은, 사람이거나 천신이거나 간에, 비통해 하면서 울었다. (원주: 그들이 비탄에 젖은 눈물겨운 모습이 빠알리어 경전에는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비구니들이 정사를 출발하여 큰 길로 나오자 불자들이 집에서 나와서, 고따미 장로니 앞에 무릎을 꿇고 울면서 몹시 슬퍼했다. 부처님의 계모인 고따미 장로니는 그들의 슬픔을 진정시키려고 위로의 말을 했다. (원주: 법이 함축되어 있는 장로니의 말은 빠알리어 경전에 나와 있다. 이 내용도 나중에 그녀가 읊는 게송에 반영되어 있다.) 그녀는 웨살리 시민의 비탄을 달래려고 9개의 게송을 읊었다. 부처님께 도착한 그녀는 자신의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리면서, 모두 16개의 게송으로, 그녀의 일생 동안 계속되어 온 마음의 과정으로부터 벗어남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승인했다. 그 다음에 그녀는 세존을 칭송하는 다섯 구절의 게송을 읊었다.
그리고서 그녀는 승가와, 라훌라 존자와, 아난다 존자와, 난다 존자에게, 중생이란 존재의 해악을 서술하는 두 개의 게송으로 자신의 서거의 승인을 허락해 달라고 했다. 아라한이었던 난다 존자와 라훌라 존자는 위대한 장로니의 말씀을 서정적 종교적 깨달음을 고무하는 것으로 받아들였으나, 아직도 아라한이 되기 위하여 수행하고 있는 아난다는, 그 말씀을 들으니 슬픔과 비탄이 북받쳐 올라와서 그 슬픔을 게송으로 표현했다. 위대한 장로니는 지혜로운 말로 조카를 위로했다.
그런 다음, 부처님께서는 다음 시로써 고따미에게 신통력을 보여줄 것을 요청했다.
“고따미여, 내 가르침대로 수행하면 여자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지 의심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을 위하여 신통력을 보여 주십시오.”
120세의 연로한 비구니는 신통력 교과서에 나오는 대로, 한 몸을 여러 몸으로 변신하기도 하고, 여러 몸을 한 몸으로 변신하기도 하며, 몸을 보였다가 안 보이게 하기도 하고, 벽이나 산을 투과하여 지나가는 등의 신통력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는 공중에 매달린 상태로 걸어가서 메루산을 버팀목으로 하여 그 위에 커다란 땅덩어리를 우산처럼 올려놓았다가 이 불가사의한 우산을 돌려서 뒤엎어 놓았다. 또한 마치 여섯 개의 태양이 동시에 떠 있는 것처럼 날씨를 뜨겁게 하기도 하였다. 부처님의 요청에 의해 신통력을 보여 준 다음, 그녀는 내려와서 세존에게 인사를 드리고 알맞은 자리에 앉아서 이렇게 말했다. “존귀한 아들이시여, 그대의 계모인 내 나이가 이제 120살입니다. 나는 충분히 오래 살아서 늙었습니다. 나는 이제 죽고 싶습니다.”
고따미 장로니가 보여준 기적적인 신통력에 어리벙벙해진 관중들은 그녀에게 물었다. “존자시여, 그런 힘과 능력을 부여받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공덕을 쌓으셨습니까?” 그러자 고따미 장로니는 빠두뭇따라 부처님 시대에서부터 바로 전 전생까지 계속해서 쌓아온 공덕을 이야기해 줬다. 그 이야기는 수많은 게송에 나와 있다.
그때 500명의 비구니가 신통력으로 하늘로 솟아올라 마치 별들이 꽃송이처럼 모여 있는 형상을 이루자 관중들은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부처님으로부터 그들의 신기한 공연을 마칠 것을 허락받은 다음, 그들은 세존에게 인사를 드리고 알맞은 자리에 앉았다. 그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많이 고따미 장로니의 은혜를 입었는지를 세존에게 게송으로 자세히 말씀 드렸다. 그리고는 죽음을 세존께서 허락해 주십사고 요청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니들이여, 그대들은 세상 떠날 때를 스스로 압니다.” 그렇게 부처님의 승인을 받은 그들은 세존에게 인사드리고 비구니 정사로 향했다. 부처님께서는 수많은 불자들과 함께 그의 숙소 입구까지 고따미 장로니를 배웅했다. 거기서 위대한 장로니와 그녀의 500명의 비구니 제자들은 부처님께 함께 마지막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는 500명의 비구니들은 시내에 있는 비구니 정사로 돌아와서 각자 자신의 숙소에서 가부좌의 자세로 앉았다.
그때 수많은 부처님의 남녀 재가불자들이 성자들의 마지막 순간을 볼 때가 왔음을 알고, 크나큰 슬픔으로 가슴을 치면서 마지막 경의를 표하기 위하여 주변에 몰려들었다. 그들은 뿌리 뽑힌 나무처럼 땅바닥에 몸을 던졌다. 고따미 장로니는 가장 나이 많은 여자불자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이렇게 게송을 읊었다.
“딸들이여, 비탄해 하면 마라(악마)의 영역으로 갈 뿐 아무 소용이 없다. 모든 조건 지어진 것들은 무상한 것이어서 이별로 끝나고, 마음을 끝없이 동요하게 한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혼자 남은 그녀는 색계 초선에 들어간 다음, 차례로 다음 선정으로 올라가서 마지막에 비상비비상처정에까지 올라갔다가, 차례로 내려와서 색계 초선까지 내려왔다. 그렇게 올라가고 내려가면서 8가지 속세의 선정(색계 4선정과 무색계의 4선정)에 머물렀다. 그리고 초선정부터 사선정까지의 선정에 머물렀다. 선정에서 나와서, 마치 등잔의 기름과 심지가 다 타서 불이 꺼지는 것처럼, 그녀는 오온의 완전한 소멸을 실현했다. 나머지 500명의 비구니들도 완전한 소멸을 실현했다.
바로 그 순간 대지는 격렬하게 진동했고, 하늘에서 별똥별이 떨어졌다.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렸다. 천상의 천신들이 슬피 울었다. 하늘에서 천상의 꽃이 비처럼 쏟아졌다. 메루산이 마치 무용수가 춤추듯 비틀거렸다. 큰 바다는 바다 속에서 지진이 일어난 듯 포효했다. 용들과 아수라들과 천신들과 범천들은 “모든 조건 지어진 것들은 무상한 것이어서 소멸되는 성품을 가지고 있다.”라는 등의 말로 그들이 깨달은 경지를 표현했다.
천신들과 범천들은 고따미 장로니와 500명의 비구니들이 죽었음을 부처님께 보고했다. 부처님께서는 아난다 존자를 보내서 비구들에게 이를 알렸다. 그 다음에 부처님께서는 많은 비구들을 거느리고 장례 행렬에 참여했는데, 그 순서는 이러했다. ⑴ 제일 앞에 사람들, 천신들, 용들, 아수라들, 범천들이 행진하고, 그 다음에 ⑵ 위숙깜마 천신이 만든 비구니들의 유품을 담은 여러 층의 지붕이 있는 500명의 비구니들의 황금 영구차, 이는 천신들이 운구하고 있으며, ⑶ 그리고 네 명의 천왕들이 운구하고 있는 부처님의 계모인 고따미 장로니의 영구차가 따라가고, ⑷ 그 다음에 승가와 부처님이 따라갔다. 정사에서 화장터까지의 길은 모두 덮개가 씌워졌고, 연도에는 사람들과 깃발들이 빈틈없이 늘어서 있었으며, 바닥에는 꽃이 뿌려졌다. 천상의 연꽃이 내려와서 허공에 떠 있는 것이 마치 하늘에 매달려 있는 듯했다. 온갖 꽃들과 향기가 감돌았다. 떠나가는 성스러운 아라한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온갖 음악과 노래와 춤이 어우러졌다.
장례 행렬이 지나가는 동안 해와 달이 동시에 보였다. 별은 하늘에서 반짝였다. 때는 정오였지만 태양은 달처럼 서늘했다. 사실상 고따미 장로니의 장례식을 치를 때가 부처님의 장례식 때보다 신기한 기적이 더 많이 일어났다. 부처님의 장례식 때에는 장례식을 지휘할 부처님이나 사리뿟따 존자나 장로 비구들이 없었지만, 고따미 장로니의 장례식 때에는 장례식을 지휘할 부처님과 장로 비구들이 있었다.
고따미 장로니의 유해를 화장한 다음 화장터에서 아난다 존자는 유골을 거두고 이렇게 게송을 읊었다.
“고따미는 이제 가버렸다. 그녀의 유해는 타버렸다. 머지않아 부처님도 반열반에 드실 것이니, 훨씬 더 염려되는 일이 일어나겠구나.”
아난다 존자는 고따미가 사용하던 발우에 유골을 담아서 부처님께 갖다 드렸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청중들이 볼 수 있게 유골을 집어 들고, 모여 있는 사람들, 천신들, 범천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마치 나무속이 꽉 차서 굳건하게 서 있는 큰 나무가
위대한 줄기를 가지고 있지만
무상한 성품을 가지고 있기에 쓰러지는 것처럼
비구니 승가에 큰 나무줄기 같았던 고따미가
침묵 속으로 들어갔다. (반열반에 들어갔다.)”
부처님께서는 장례식을 마치고 청중들을 위하여 모두 10개의 게송을 읊었다. 독자들은 칫다삐다니(Chiddapidhānī)에서 이들 10개 게송의 원문을 찾아서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를 즐거이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마하빠자빠띠 고따미 장로니 이야기 끝.
첫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