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잘입는 남자가 큰일한다 ♣
패션코디네이터들은 패션 스타일을 배우기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은 일단 하고 있는 분야에서 이름이 알려진, 혹은 성공한 사람으로 알려진 사람들의 옷차림을 자세히 관찰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이 어떤 분위기에서 어떤 스타일의 옷을 입는지를 읽어낼 줄 알면 옷입기에 대한 감각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모델라인과 한국복장기술경영협회가 주관하는 베스트 드레서상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베스트 드레서상은 패션기자와 패션디자이너, 패션 관련 교수가 그해 가장 옷을 잘 입는 사람을 뽑아 상을 주는 것으로 주로 상황에 따라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옷을 입을 줄 아는 패션감각이 있는 사람이 뽑힌다.
지난해 모델라인의 베스트 드레서상에는 가수 HOT, 탤런트 류시원, 영화배우 이정재씨가 뽑혔고 정치인으로는 민주당 김민석 의원, 문화인으로는 서울치과 병원장이면서 재즈가수인 민병진씨, 스포츠인으로는 야구선수 이승엽씨가 선정됐다. 83년에 처음 시작해 지금까지 17회를 진행하는 동안 가수 조용필씨, 탤런트 김용건씨, 영화배우 겸 국회의원 신성일씨, 정치·경제인으로 정몽준씨 등이 베스트 드레서 상을 받았다. 그 밖에 영화배우 최민수, 방송인 서세원, 탤런트 장동건, LG패션 사장 신홍순씨 등이 역대 베스트 드레서다.
모델라인 이재연 사장은 “처음 몇 해 동안은 주로 가수나 탤런트, 영화배우에게만 베스트 드레서상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치·경제·문화인에게까지 수상자를 넓혔지요. 지금까지는 패션 담당기자나 디자이너 등이 베스트 드레서를 뽑았지만 올해부터는 인터넷을 통해 일반인도 참여시킬 계획입니다”고 밝혔다.
모델라인이 주로 젊은층을 대상으로 베스트 드레서를 선정하는 데 비해 한국복장기술경영협회는 30~50대의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베스트 드레서를 뽑는다. 김대중 대통령,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1997년 베스트 드레서로 선정됐고,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은 단정하고 이지적인 차림으로 정치인으로는 최초로 베스트 드레서가 되기도 했다. 문화방송의 권재홍 앵커와 서울방송의 김형민 앵커는 그때그때 자기 연출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아 베스트 드레서가 되기도 했다.
한국복장기술경영협회 고경호 회장은 “옷이라는 것은 입는 사람의 직업과 나이, 장소에 맞게 선택해서 입어야 제 빛을 발합니다. 그런데 보통 남성들은 패션에 너무 둔해요. 직업을 가진 남성은 때와 장소에 맞게 옷을 잘 입어야 상대방에게 호감을 줄 수 있고, 그것은 곧 비즈니스에서 성공을 의미합니다” 고 강조했다.
베스트 드레서들의 특징은 언제, 어디서든 분위기에 맞는 옷을 잘 선택해서 입는다는 점이다. 옷을 잘 입는 사람이니만큼 값비싼 외제 브랜드 제품을 입거나 전문 코디네이터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대부분 자기가 직접 옷을 골라 입거나 국내 기성복을 입는 사람이 많다. 또 커프스버튼이나 구두, 넥타이핀을 잘 어울리게 꾸밀 줄 아는 감각을 지닌 사람도 있다. 단지 그들이 일반 남자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옷차림에 대해 나름대로 기준을 정해놓았다는 것, 그리고 티셔츠 하나를 입더라도 아무거나 편한 대로 입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치과 병원장이면서 재즈가수인 민병진(48세)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멋을 아는 실용주의자’다. 잘 만들어진 음악처럼 조화되고 정돈된 옷차림에 간단한 액세서리로 멋과 실용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그의 옷입기 방식.
직업상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그는 주로 단정한 정장을 좋아하는 편으로 외제 브랜드 정장보다는 국내 기성복을 즐겨 입는다.
“아무리 값비싼 외제 브랜드 옷을 입었어도 자기에게 어울리지 않으면 누더기를 걸친 것과 다름없어요. 옷의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입는 사람이 얼마만큼 그 옷을 소화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옷의 재미와 멋을 위해 그가 선택한 것은 커프스버튼과 같은 액세서리다. 그는 정장 차림을 할 때는 커프스버튼을 꼭 한다. 보석이 크게 박힌 화려한 것보다는 조그맣고 디자인이 독톡한 것을 직접 골라 다소 단조로운 정장에 강한 포인트를 준다. 이 커프스버튼으로 지난해에는 ‘삼성디자인센터’에서 주는 베스트 드레서상도 받았다. 삼성디자인센터의 한 관계자는 “한 달 동안 몰래 민원장을 관찰했는데, 정장차림을 한 날은 하루도 빠짐없이 커프스버튼을 했다. 그리고 커프스버튼이 옷하고 잘 어울리고 모양이 참 예뻐서 민원장을 베스트 드레서로 뽑게 됐다”고 밝혔다. 대신 손톱만한 보석이 박힌 넥타이핀이나 커프스버튼을 한 사람, 조르조 아르마니와 같은 외제 브랜드 옷만 입는 사람은 탈락됐다고 한다.
또한 민원장은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옷을 입는 것에 무척 신경을 쓰는 편이다. 송년회와 같은 모임에 참석할 때는 단정한 정장 차림을 벗어던지고 눈에 확 띄는 옷을 입고 나간다. 포인트를 주기 위해 노란색 넥타이를 매기도 하고 머리를 샛노랗게 염색하고 파티에 참석한 적도 있었다.
첫댓글 이번 종산제때 베스트 심마니 복장 콘테스트......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