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성 베드로 (1640) - 마티아스 스토메르

[세잎 클로버]

기도하는 성 베드로 (1640)

마티아스 스토메르

Matthias Stomer, St Peter in prayer, 1633-40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마티아스 스토메르(Matthias Stomer, 1600-1650)는

네덜란드 중부에 있는 위트레흐트주에 있는 아메르스포르트에서 태어났고,

1615년 로마로 건너가 헤리트 반 혼토르스트의 공방에서 그림을 배우고,

이후 이탈리아에서 주로 활동한 화가이다.

그는 1630년경에 메시나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1630년에서 1632년 사이에는 로마에서 지냈다.

1633년에서 1640년 사이에 나폴리에서 거주하며 작업했고,

1641년에는 시칠리아에 정착했는데,

그는 1650년경에 시칠리아에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스토메르는 종교적인 주제를 그리는데 두각을 나타냈으며,

매혹적인 밤 풍경을 잘 그린 스승 혼토르스트처럼

배경을 어둡게 처리하고 인물들을 반신으로 묘사하며

등불을 광원으로 명암을 대비시켜 신비로운 빛으로 성경을 새롭게 해석했다.

바르샤바 국립미술관에 있고, 1633-40년에 그린 <기도하는 성 베드로>는

그가 나폴리에 거주하며 작업했던 시기에 그린 작품으로,

극사실적이고 빛과 그림자의 대비가 뚜렷하다.

17세기 초에 호세 데 리베라를 비롯하여 나폴리에 거주한 화가들은

카라바조의 극사실주의와 명암 대조(chiaroscuro)에 매료되어 있었다.

1633년에서 1640년 사이에 나폴리에서 거주하며 그림을 그렸던

스토메르 또한 그들 중 하나였다.

등잔의 빛은 방안의 어둠 속에서 책상 위에 있는

열쇠와 책과 두루마리만을 두드러지게 드러내고,

그중 두 손을 꽉 쥔 채 눈물을 흘리는 베드로에게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인했고,

그러자 곧 닭이 두 번째 울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신

말씀이 생각나서 울기 시작하였다.(마르 14,72)

그리스도를 세 번 부인한 것에 대한 죄책감이

베드로를 고통과 기도와 눈물 속에서 잠 못 이루는 밤으로 이끌었다.

동공이 풀린 채 하늘을 바라보는 시선,

고뇌의 세월만큼 주름진 이마,

슬픔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귀,

자기의 어이없는 행동에 대한 후회를 나타내는 살짝 벌어진 입 등이

참회의 잠 못 이루는 밤을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