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계명이 새겨진 돌판의 원래 크기는?

[김인종]

십계명이 새겨진 돌판의 원래 크기는?


찰톤 헤스톤이 주연한 영화 "십계"를 보면, 모세로 분한 찰톤 헤스톤이 십계명이 새겨진 돌판 두 개를 양쪽 팔에 하나씩 끼고 산을 내려오는 장면이 나온다(물론 영화에서 그 돌판은 고무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 영화의 영향 때문인지 십계명의 돌판은 언제나 영화에 나온 크기 정도로 그림이나 조각 등에 묘사되고 있다.

그렇다면 영화에 등장하는 십계명 돌판의 크기는 모세가 가지고 산을 내려왔던 돌판의 원래 크기와 별 차이가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성경을 잘 살펴보면 영화 "십계"에 나오는 돌판의 크기는 실제와는 터무니없는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성경에서는 영화의 장면과는 달리 모세가 돌판 두 개를 한 손에 들고 시내산을 내려왔다고 기록하고 있다(출32:15). 시내산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산이다. 그러므로 두 돌판도 틀림없이 무거운 화강암이었을 것이다. 나이 많은 모세가 그토록 크고 무거운 돌판 두 개를 한 손으로 들고 가파르고 험준한 산길을 내려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성경학자들은 모세가 들고 내려온 돌판의 크기는 아무리 커도 사람의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정도였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돌판을 직접 가지고 산을 내려온 모세도 그 크기를 그 정도로 묘사하고 있다(신9:15).

또 하나, 십계명의 기록 방식에서도 오해가 존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 돌판에 5계명씩 두 돌판의 각각 한쪽 면에만 기록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출32:15을 보면 십계명은 돌판 앞뒷면에 다 기록된 것을 알 수 있다. 즉 돌판 하나에 십계명 전부가 앞뒤로 기록된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어째서 똑같은 내용이 기록된 십계명 돌판을 두 개씩이나 모세에게 주신 것일까?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생사가 달린 중대한 문제를 다룰 때에는 증인을 적어도 두 명 이상 세우도록 명령하셨다(신17:6,7). 같은 법리적 측면의 원리로 하나님께서는 돌판 하나가 동일한 내용이 기록된 또 다른 돌판의 증거가 될 수 있도록 두 개의 돌판을 모세에게 주셨을 것으로 성경학자들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