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 런웨이》
제110회 ― 신문 1면
1985년 여름.
서울.
첫 공동 컬렉션이 끝난 다음 날 아침.
서울 시내 신문 가판대 앞은 평소보다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 중년 남성이 신문을 펼치며 말했다.
"어?"
"이 젊은 디자이너들이 누구야?"
신문 1면 한가운데에는
런웨이 위에서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강인과 미송의 사진이 크게 실려 있었다.
굵은 제목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젊은 디자이너의 탄생』
그리고 그 아래에는 작은 글씨가 이어졌다.
『신인 브랜드 RUNWAY KANG, 첫 컬렉션에서 기립박수』
동대문 원단시장.
원단 상인들이 신문을 보며 이야기했다.
"이 청년 기억나?"
"예전에 학생 때."
"원단 만져 보면서 하루 종일 공부하던 친구."
다른 상인이 웃으며 말했다.
"그때부터 보통은 아니었어."
"결국 해냈네."
K예술대학교.
학생들이 신문을 들고 실습실로 뛰어왔다.
"교수님!"
"보셨어요?"
김태석 교수는 이미 신문을 읽고 있었다.
학생들은 신문 사진을 보며 감탄했다.
"선배님들 정말 대단하다."
"우리도 언젠가는 저런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김태석 교수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꿈은."
"노력하는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다."
미송의 부모님도 아침 식탁에서 신문을 펼쳤다.
하정호가 환하게 웃었다.
"우리 딸."
"신문 1면이네."
정인숙은 사진을 오래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었다.
"학생 때부터."
"눈빛이 남달랐어."
시골 양복점.
송만수는 안경을 고쳐 쓰며 신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신문 속 아들의 사진을 한참 바라보다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순덕이."
"우리 강인이다."
김순덕은 사진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참."
"잘 컸네."
송만수는 말없이 신문을 접었다.
하지만 입가의 미소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서울.
RUNWAY KANG 작업실.
도윤이 신문을 한 아름 들고 뛰어 들어왔다.
"야!"
"대박!"
"신문 다섯 종류를 사 왔다!"
재민이 웃으며 물었다.
"형."
"한 부면 되잖아요."
도윤은 고개를 저었다.
"안 된다."
"이건 역사다."
소희가 피식 웃었다.
"또 보관하려고?"
"당연하지."
"나중에 비싸질 수도 있잖아."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강인과 미송도 신문을 펼쳤다.
기사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패션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송강인의 완성도 높은 패턴과 하미송의 감각적인 디자인은 첫 공동 컬렉션에서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 냈다.
젊은 두 디자이너의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강인은 말없이 기사를 읽었다.
미송은 조용히 신문을 접었다.
"강인."
"이제 정말 유명해졌네."
강인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직 아니야."
"이건."
"첫 페이지일 뿐이야."
도윤이 커피를 마시며 웃었다.
"그래."
"신문 1면은 시작이고."
"다음은 세계 1면이다."
재민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형."
"신문에도 세계 1면이 있나요?"
도윤은 잠시 생각하더니 머리를 긁적였다.
"...없나?"
순간 작업실이 웃음바다가 되었다.
강인은 신문 한 부를 조심스럽게 액자에 넣어 작업실 벽에 걸었다.
학생 시절의 스케치 한 장.
프랑스에서 받은 은상 메달.
그리고 오늘의 신문 1면.
그 모두가 꿈을 향해 걸어온 시간의 기록이었다.
강인은 액자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미송이 그의 곁에 섰다.
"응."
"우리의 런웨이는."
"이제부터 더 넓어질 거야."
창밖으로 서울의 아침 햇살이 작업실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브랜드.
그리고 대한민국 패션계를 이끌어 갈 두 젊은 디자이너의 이야기는 이제 막 더 큰 무대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 제110회 끝 ―
다음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