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영철이 감자 두 박스를
오토바이에 싣고는 불나게 달린다.
호오~ 영철이의 처세술~ 요즘 배타더니
선장이나 해녀들에게 지 집에서 캔 감자를 퍼다 나르는것.
낮선 땅에서
영철이와 친해지면서
이 친구가 곧 잘 山內의 변산반점에서
간자장면을 사 주거나 격포항 회센타에서
주꾸미나 횟거리 뭐 그런 것을 얻어 주곤 하는데
희한한 것은 영철이 그 값을 한 번도 치르지 않는다는것이다.
의례히 주지 않거나 어줍잖게 값을 건네도 주인이 한사코 받지를 않는 것이다.
수시로 횟감이나
가을 전어철에 영철이의 친구인
뱃사람들이 어물을 한 방탱이 쏟아붓고 가곤 하는데,
영철이 그저 시쿤둥 간단한 인사만 할 뿐이다. 보는 내가 다 고마울 뿐이다.
가을전어 한 다라이,
다소 난감해 하던 영철이나에게 손질하는 방법 가르쳐 주고서는,
한 바켓스를 퍼 준다. 밤새 그놈을 손질하다 보면, 다음날 일찍 영철이 뭘 가져 오는데
손질 깨끗이한 전어 한 바가지 또 가져온다. 우와~ 미치겠다. 저 많은것 우리 세 식구가 언제 다아~? 묵나..
영철이,
공짜로 뭘 얻거나
먹거나 할 때 마다 나에게
으쓱거리며 변산바닥에 지 위치를
확인시켜주려는 모습이 역력히 드러나는데,
새로 사귄친구에게 뭔가는 보여주고 싶은게로다 귀엽게시리.
평소에
부지런한 영철이
지집에서 나는 농산물중
다소 처지거나 넘쳐 나는것을
마구 마구 산내나 격포바닥에 뿌려 놓는것이다.
지것뿐 아니라 형님네꺼나 동생네꺼나 그런 농산물 있다면 얻어서는
필요한 집에 필요한 농산물 정확히 배달해 두는 것이다. 자장면집에, 양파나 대파를,
횟집에 깻잎이나 풋고추를 날려다 준다면, 까짓껏 자장면 한 그릇 대수겠는가?
나 또한
고추장이며 된장,
생김치,여름에 통수박하며
안 얻어 먹은게 없는지라... 영철이 버릇이
뭘 주며는 반듯이 다음날이나 그 다음날 냉장고를
열어보고는 먹었는가 안 먹었는가 친절히 확인 하고서는
성적이 불량하면 어김없는 잔소리가 따른다.
특히,
나에겐 기술이 필요한
허드랫일이나 포장마차 제작까지
돈 한푼 받지 않고 깔끔히 해결해 주니
나는 그의 꼬봉이 될 수 밖에 없는것이다.
"뭐 하는가? 차 가지고 부안 좀 갔다오세~" 어쩔 수 없다.
대단한(?) 능력을 가진 그를 그의 아내는 그윽한 눈초리로 쳐다보면서
흐믓해 하고 대견스러워 하기 때문에 영철이 맨날 술에 찌들어 씰데없는 물건을
마구 사다 날라도 굳건히 남편의 자리를 지키는갑다.
언제 부턴가
영철이가 아쉬워지고
보고 싶어지면서 그는 나의
친구가 되어 가는구나를 느꼈다.
요란스럽게
표현하지는 않지만
영철이는 계산하지 않는 물물교환,
정을 바탕으로한 나눔의 미덕을 생활로 보여주는 것이다.
배웠다는 사람들, 티브이에서 강좌에서나, 책에서 인간성 회복이 어쩌고
조상의 미덕이 어쩌고 하는 빤질거리는 낯짝보다는 술에 찌들어 시커멓게 늙어 가는 영철이 얼굴이 더 정겹다
첫댓글 영철씨 보고싶당. 체격만큼이나 넉넉하고 인정이 넘치는 그분을.. 안식구도 손 크기는 마찮가지였는데, 요즈음 건강은 어떠신지? 계획한 사업장 확장은 이루셨는지?...
안산에 한 번 왔드랬어요. 매정한 세상에 순박함을 느끼게해 주는 친구입니다.
안산까지 왔다갔다니 고마운 사람이군. 그리고 지인이 많다는 장점도 가진 쥔장을 부러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