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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발라 신비가들에게 신(神)이란 우리가 종교적 경험과 계시로서 알 수 있는 신, 그리고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하는 비밀의 신, 즉 기지(旣知)의 신과 미지(未知)의 신이라는 두가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카발라 신비가들은 이 두가지 모두가 기실은 통일된 것이며 같은 것의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노시스의 가르침에서는 지각가능한 창조주로서의 신과 감추어져 있는 신은 두가지 상반된 원리로서 나오고, 감추어져 있는 신이 더 원초적인 신이며 인간도 이 신의 형상을 따라서 창조되어졌다고 말한다.)
여하튼 이 신에 의해 카발라의 세상이 창조된다. 카발라 신비가들은 이 창조를 무(無)로부터의 창조라 일컫는다. 여기서 無는 단순히 없음(nothing)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속성이 드러나지 않고 인간이 알 수 없는 것을 일컫는 것이다. 이 無를 히브리어로 하면 아인(Ayin)이 되며, 이는 곧 존재를 초월하는 자인 神을 일컫는 말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로부터의 창조란 다른 말로 하면 ‘신’으로부터의 창조가 되는 것이며 이는 발산(發散)이라는 말로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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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피롯트리-생명나무 | 최초의 창조행위, 즉 발산이 있게 된 이유는 신이 자기 자신의 얼굴을 보고 싶어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신이 자신의 얼굴을 보지 못하는 이유는 그가 무한한 존재, 존재이면서 無인 존재(Ayin Sof)로서 그 자신이 전부인 절대적 존재였기 때문이다. 즉 그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자신을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신은 절대적 전체인 아인 소프에서 물러나 공간을 만들어내어 존재자의 모습이 비칠 거울의 영상이 나타나게 하려고 하였다.
이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면 한 줄기 빛이 신의 의지에 의해 발산한 것으로 말할 수 있다. 이 발산에는 10가지의 단계가 내재하는데 이 10가지의 단계는 또 각각의 신의 속성들을 나타낸다고 한다. 이 열가지 속성은 모두 합쳐서 세피롯sefirot이라고 불리며 하나 하나의 속성들은 단수로 세피라sefirah라고 부른다. 이 세피롯은 한번 발산된 이후 언젠가는 다시 무로 돌아갈 때까지 영원히 일련의 상호관계속에서 존재하며, 이 일련의 상호관계들은 또 세가지 감추어져 있는 신의 원리(신의 광채 : Zahzahot)에 따라 지배된다.
그 원리들은 원초적 의지, 자비, 엄격한 정의를 말한다. 의지는 발산의 흐름에 균형을 잡고, 자비는 그 흐름을 널리 퍼지게 하며, 정의는 그 흐름을 제어한다. 그렇게 하여 이 세가지 광채는 열가지 신의 속성인 세피로트를 특별한 원형으로 모습을 갖추어지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습을 바로 생명의 나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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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겹의 창조 |
세피롯의 각 단계는 세가지 숨겨진 광채 중에서 하나의 영향아래 현현하게 된다. 그 흐름을 설명하자면 우선 중앙부에서 오른쪽으로(팽창이라고 표현된다), 그리고 왼쪽으로(수축이라 표현된다) 가로 질러가며 지그재그를 그리게 되는데, 그에 따라 형성되는 세 기둥 중의 중심부의 기둥은 의지(평형의 작용)을, 오른쪽 기둥은 (팽창의 작용, 능동적) 왼쪽의 기둥은 정의(수축의 작용, 수동적)을 나타낸다. 이런 최초의 창조(발산)을 드러내는 생명의 나무는 완벽하게 신의 속성을 조형하고 있지만 아직 완전히 실현된 것은 아니다. 즉 신의 순수한 의지만을 표현하고 있을 뿐이다.
완전한 창조는 앞으로도 세 단계를 더 거쳐 총 4단계를 통해 완성되며 각각의 단계에서는 방금 본 것과 같은 세피롯들을 가지게 된다. 그 처음 단계는 위에서 살펴본 발산의 세계로 비롯 완벽하지만 실현된 것은 아니다. 그 다음 단계는 첫 번째 열 개의 세피라의 흐름을 거쳐 탄생한 베리아Beriah(창조)의 세계이며, 그 다음은 예지라Yezirah(형성)의 세계, 그 마지막이 아시야Asiyyah의 세계로 완성되는 것이다. 즉 10개의 세피라를 네 번 거듭해야 완성이 되는 것이다.
세피라(Sefirah)와 생명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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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열 개의 세피라 하나하나를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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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피라들이 발산하는 순서 | 케테르 : KETER : 왕관 : 아인소프로부터 최초로 발산되는 세피라 케테르는, 과거와 현재의 모든 것을 포괄하고 있다. 신의 속성으로 간주되는 이 최초의 세피라는 여기에 붙여진 신의 이름으로 표현된다. "나는 나로다. "
호크마 : HOKHMAH : 지혜 : 케테르가 가진 평형의 상태에서 자비, 팽창의 영향 아래(생명나무의 오른쪽 축으로 움직이는 것을 팽창이라 한다) 빛 줄기가 팽창해 나가 지혜의 세피라가 현현하게 된다. 이것은 신과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능독적인 내적 지성이다.
비나 : BINAH : 이해 : 호크마가 정의, 수축의 영향 아래(생명나무의 왼쪽 축으로 움직이는 것을 수축이라 한다) 세번째 세피라인 비나가 현현된다. 이것은 수동적인 수용능력을 가진 반성능력에 내재하는 지성이다.
헤세드 : HESED : 자비 : 신의 자비 또는 사랑을 의미하는 세피라이며, 이러한 신의 사랑은 지혜와 이해의 결합, 즉 호크마와 비나를 통해 생겨난다.
게브라 : GEVURAH : 정의 : 신의 힘인 게브라는 정의와 통제의 세피라이며, 헤세드 즉 자비가 지나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준다. 반면, 엄격한 정의는 또 자비를 말하는 헤세드에 의해 조절되어 이 둘이 함께 균형을 이룬다.
티페레트 : TIFERET : 미(美) : 헤세드와 게브라의 가운데 균형을 잡은 위치에 티페레트가 생겨난다. 이 티페레트는 생명나무의 정확히 심장부에 자리잡으며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세피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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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피라들의 위치 | 네자 : NEZAH : 영원성(승리) : 자비의 세피라인 헤세드 바로 밑에 위치하며, 남성적, 활동적 원리로 자비를 보완하는 세피라이다.
호드 : HOD : 반향(광휘) : 정의의 세피라인 게브라 바로 밑에 위치하며, 여성적, 수동적 원리로 정의를 보완하는 세피라이다.
예소드 : YESOD : 기초 : 예소드는 여러 가지 속성을 가진 복잡한 세피라이다. 예소드는 현재의 생명나무에서 다시 또다른 생명나무가 현현할 수 있게 만드는 생성력을 가지고 있으며 기초를 의미하는 세피라이기에 우리 인간이 세계를 지각하는 행위나 의지를 완성하는 대부분이 바로 여기서 이루어진다.
말쿠트 : MALKHUT : 왕국 : 말쿠트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신의 창조의 빛이 지상에 닿는다. 이 말쿠트는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으로서 다른 말로 하면 물질 속에 깃든 신의 소재이다.
위의 열가지 세피라를 간단히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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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세에 태어난 인간들에게는 세피롯의 구성과 같은 형태의 인생의 길이 주어져 있다. 신의 속성인 세피롯은 참으로 신으로부터 만들어진 이 세상 어느 것에서나 적용가능한 구조인 것이다. 유아기는 자신의 몸(왕국)을 만드는 말쿠트의 시기이며 유년기는 예소드, 청춘기는 티페레트라는 식이다. 그러나 누구나가 이 세피로트의 길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호드(hod 승리)에 머물러서 작은 일에 영악스런 꾀로 이익을 취하고 어떤 사람들은 관능적 쾌락인 네자(nezah)를 얻는데서 머무르고 마는 수가 있다. 카발라의 가르침은 바로 이 세피로트의모든 단계를 밟아나가 더 높은 차원의 세피로트와 만나고 그리하여 신에게까지 다가서도록 하는 것, 바로 그것이다.
이를 위한 직접적인 수행의 방법들에 대해서는 자세히 열거하지 않고 간략한 설명만 하겠다. 우선 자아에 대한 깨달음이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영혼을 세피롯에 따라 해부하여 보여준다. 당연히 자신의 육체도, 자신들의 영혼도 세피로트로 이루어저 있을 것이다. 그 일은 더 위의 더 높은 세계를 깨닫게 만들어줄 것이다. 그리하여 더 높은 세계에 대한 믿음과 그리로 이끌어줄 스승이 될 사람들에 대한 믿음은 바로 두 번째 단계가 된다. 그렇게 계속 이어져 나가는 수행 단계의 맨 위쪽에는 창조주와의 합일이 있다. 최초의 유대 신비주의인 메르카바(불마차운동)에서 말하는 ‘전차로 내려가다’, ‘신의 옥좌를 보다’라는 것도 바로 이를 말한다.
그러나 이 마지막 단계에 성공한다고 해서 신비수행이 모두 끝나는 것은 아니다. 道家의 수련이라면 마지막 단계에 성공해서 神仙이 되는 것으로 목표달성이겠지만 카발라의 신비가들이라면 창조주를 만나고 난 후에 다시 平常心의 세계로 되돌아와야 한다. 그에게는 아직 마치지 않은 과업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과업에 카발라 교리의핵심이 있다.
그것은 인간은 개인으로서 창조의 높은 경지를 경험하고 하늘의 정부를 보고 천사들을 지각할 수 있지만 그것 자체는 개인의 정신적 여행에 지나지 않는다. 세피롯에 따라 더 높은 세계를 경험하고 내려온 자는 이 여러 가지 세계의 교량역할을 해서 높은 곳에 위치한 신성과 우주적 힘을 더 많이 이 세계로 흘러내려오도록 하여 아직도 창조의 진통속에 있는 세상에 통일성이 충만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다시말하면 태초의 신의 계획에 참여하여 창조의 役事를 수행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우주적 진화의 역사가 완성되는 것은 세계가 진보하고 인간 개개인도 진보하여 마침내 최후로 인간의 정신이완성되어 신으로부터 나왔던 그 모든 것이 세피롯의 길을 따라 위로 올라가 아담의원형, 인간의 원형인 아담 카드몬에게 녹아들어가 섞여서 창조주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줄 수 있는 거울이 되도록 만들어지는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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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라그라마톤, 신의 이름 |
(신으로부터 발산한 모든 것이 아담 카드몬에게로 녹아들어가게되면 아담 카드몬이 바로 신의 모습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다는 뜻이다.) 창조주는 그 거울을 통해 인류 전체의 경험을 보고 그 안에 자신의 신성이 투영된 모습을 보는 때 창조주가 ‘나는 나로다(I AM THAT I AM)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보는 때 그때가 바로 합일이 완성된 순간이며 모든 것이 녹아 없어지는 종말의 시간이다.
■ 카발라란 무엇인가 ? 카발라는 우선 중세 유대교의 신비주의 분파를 가리킨다. '카발라'라는 말 자체는 히브리어로 ‘전승(傳承)’을 의미한다. 하지만 카발라가 반드시 중세시대에 시작된 것은 아니며, 오히려 기원전 1세기까지 그 시초를 올려놓기도 한다.
하지만 카발라가 가장 발전했던 것은 중세시대로, 그 실천적 내용은 13세기의 독일에서, 이론적 내용은 14세기의 에스파냐에서 성행하였다고 한다. 여하튼 카발라는 기원전 시대로부터건, 중세시대로부터건 유대교의 신비주의 전통과 그러한 경향의 운동들, 또한 그 안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수많은 전승들을 모두 통칭해서 일컫는 말이다.
유대인들은 고유의 역사적 특성상 오랜 세월 동안 광범위한 지역에 흩어져 활동을 해온 터라 카발라 전통도 양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자료들을, 질적으로도 수많은 상이한 내용들을 담은 자료들을 가지게 된다. 그 교리를 간략히 설명하자면, 신에 의해서 이 세상이 창조 혹은 신으로부터 세상이 발산되었으며, 그러한 창조를 통해 태어난 인간들은 신의 협력자로서 신의 창조과정을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 다시 완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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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발라를 연구하는 학자 "카발리스트" | ■ 카발라의 역사
1. 메르카바(Mercaba) 신비주의 : 유대 신비주의 역사에서 기원전 1세기에서 기원후 13세기에 이르는 시기를 메르카바 신비주의 시대라고 부른다. 메르카바는 에스겔 서 1장에 나오는 에스겔이 환시(幻視)를 통해 본 하늘의 전차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하늘의 전차는 하느님의 왕좌이다. 메르카바 신비주의 시대는 환시(幻視)를 통해 하느님의 영광을 보던 시대이며, 보통 탈무드 시대라 불린다. 유대 신비주의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신비주의 문서로 알려진 것은 기원후 3세기에서 6세기 사이로 추정되는 세페르 예지라 Sefer yetzira이다. 이 책은 우주 창조를 신의 10종 발산sefirot과 히브리 알파벳 22글자로 설명한다. 이 두 숫자를 합하면 32가 되며 따라서 비밀의 지혜에도 32가지 경로가 있다고 한다.
2. 전기하시딤(Hasidim) 신비주의 : 12~13세기에 걸치는 이 시기는 중세기 독일 유대 신비가들의 경건주의적 하시딤 사상이 주력을 이루었다. 하시드는 경건한 자라는 뜻인데, 하느님의 영광을 자기 삶 속에서 나타내는 자라고 한다. 유대인들이 고난을 당했던 십자군 전쟁의 시대에, 경건주의자들은 개인의 부귀나 영화를 버리고 함께 고난을 겪으며 살았다. 이 시기에 경건자였던 랍비 예후다는 경건자의 책 즉 <세페르 하시딤 Sefer Hasidim>을 저술하였다. 그 사상은 메르카바 사상에 신플라톤주의 사상이 가미된 것이었다고 한다.
3. 조하르 : 제 3시기는 스페인에서 독특한 유대 신비사상이 일어난 13세기였다. 스페인 남부 지역이 1492년에 이슬람의 세력에 들어갔던 때까지 유대 신비가들은 하느님과 인간의 사랑을 통한 합일을 추구하였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책은 스페인의 유대 신비가 '모세드 레온의 조하르(Sefer ha-zohar)'라고 불리며, 신비가들 사이에 성서와 거의 대등한 권위를 가지고 있다. 이 사상은 창조를 하느님의 10종 발산(sefirot)이라고 보되, 무한자 즉 아인 소프(Ayin sof)인 하느님이 계시되는 영역을 '세피롯(sefirot)'이라고 불렀다. 세피롯은 영역 또는 천구를 뜻하는 말이다.
4. Luria : 유대인들은 1492년에 스페인에서 쫓겨난 뒤에 메시아에 대한 갈망과 종말론에 빠져들었으며, 그런 와중에 카발라 사상이 깊이 받아들여졌다. 이때에 순수한 사변적 카발라 보다는 실생활적 카발라가 발전하였다. 주문과 하느님의 이름을 적어 넣은 부적이 유행했던 시기였다. 16세기 경에 유대인들은 북부 갈릴리의 '사페드(Safed)'에 정착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카발라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인 '이삭 루리아(Isaac Luria)'가 나타났던 것이다. 그의 권위는 '조하르' 다음 가는 것이었다. 루리아의 사상을 주력으로 추종하던 당시 유대의 신비가들은 이스라엘의 고난사를 신비적으로 이해했다. 유대인들의 고난 자체가 많은 사람들의 구원을 가져온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심장이 수축될 때 하느님이 자기 자신 속으로 수축해 들어가고 이때에 최초의 공간이 창조된다고 한다. 루리아의 사상에는 또 원초적 인간인 아담 카드몬의 교리가 있다. 아담 카드몬은 신성한 빛을 방출하며, 이렇게 방출된 빛이 우주에 확산된다고 한다.
5. 근대 하시딤 : 제 5시기는 루리아의 카발라 사상에 연원하여 폴란드의 자치구를 중심으로 하시딤 운동이 일어난 18세기를 말한다. 유대인들은 가짜 메시아가 배교하는 모습을 보았으므로, 18세기 하시딤 운동에서는 메시아적 정치 사상을 배제하게 되었다. 당시에 이 운동을 이끌었던 사람은 '발 셈 톱'이었다. 이 이름의 뜻은 ‘좋은 이름의 주인’이라고 한다. 그는 하느님의 거룩한 이름에 영광을 드리는 것이 인간의 목적이라고 가르쳤다. 이 유대교의 종교개혁이라 할 만한 운동은 '자딕(Zaddiq)' 즉 '의로운 자'를 그룹의 지도자로 삼았는데 이러한 체제는 유대 정통파의 랍비들과 충돌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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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마트리아 : 암호해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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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아퀴나스는 신비주의에 대하여 “경험을 통하여 신을 인식함 cognitio deo experimentalis”이라고 간단히 정의하고 있다. 아퀴나스 뿐만 아니라 동양과 서양을 가로 질러 위대한 신학자들 중에는 신에 대해서 말할 수 없음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모세 마이모니데스, 인도의 나가르쥬나 등과 같은 사람들은 신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것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밖에는 말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카발라 신비가들은 적극적으로 신을 표현하고자 한다. 또한 카발라 신비가들은 여느 신비가들과는 달리 언어를 신에게 향하는 매우 중요한 도구로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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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 알파벳 | 사실 그들이 이러한 생각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 유대교의 경전인 토라(모세 오경)이 가지는 독특한 위치 때문이다. 카발라 신비가들 뿐만 아니라 유대교도들 전부는 토라를 성스러운 책으로 여긴다. 단지 자신들의 종교의 경전으로 소중히 한다는 것이 아니라 글자그대로 이 책을 신성시 한다. 토라는 신이 직접 인간에게 내려준 것으로 어떠한 오류도 있을 수 없으며 그 안에 담긴 글자 하나하나도 신이 내린 것으로 아무것도 우연히 들어간 글자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토라의 해석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사상은 꾸란을 대하는 무슬림(이슬람교도)와 똑같은 것이지만 카발라 신비가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이 토라의 해석을 통해 신의 신비에 도달하려고 한다. 이러한 방법론을 카발라에서는 '게마트리아(Gematria)', 노타리콘(Notarikon)이라고 부른다. 이 토라의 해석방법은 우리가 흔히 하는 독서방법이 아니다. 게마트리아와 노타리콘은 그보다는 오히려 엄밀한 수학적 방식을 취한다. 카발라 신비가들은 히브리의 각 문자 하나하나마다 숫자값과 의미를 부여하고 토라의 모든 문장들을 마치 암호처럼 해독한다.
'게마트리아'란 한 낱말을 구성하는 문자들의 숫자값을 모두 합쳤을 때에 다른 낱말의 숫자값과 같게 된다면 그 두 낱말은 상호 관련이 있으며, 이를 통해 그 낱말들의 숨겨진 의미를 알 수 있다는 방법론이고, 노타리콘은 한 어구의 첫째 문자들을 조합해서 새 낱말을 만들거나, 그 반대방법으로 하면 한 낱말속에 들어 있는 문장의 뜻이 계시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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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창조이론 카발라 신비가들은 특유의 네가지 층의 창조 이론으로 창세기의 모순된 면을 풀어보인다. 즉 창세기 1장에서 하느님이 하등동물들을 창조한 이후에 자신의 형상대로 남, 여를 창조했다고 전해지는 소위 말하는 'P자료(제사장 자료 Priestly Document)'와 창세기 2장에서 아담-하등동물-여자의 순으로 형성되었다는 'J자료(여호와자료 Jehovastic Document)' 사이의 모순성을 말하는 것인데, 이에 대해 제임스 프레이져 등은 기원전 9-8세기 사이에 제작된 J자료와 바빌론 유수기간(기원전 587~535)에 제작된 P기사가 후대에 와서 뒤섞이면서 이러한 모순이 생겼다고 말한다. 하지만 카발라 신비가들에 따르면 이것은 모순이 아니다. 이들은 이 역시 세피로트를 통한 카발라적 창조론의 입장에서 설명하고 있다.
카발라 신비가들에 따르면 창세기 제 1장은 이미 존재하는 신의 세계로부터 창조가 개시되는 것, 즉 창조를 열기 시작하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위에서 말한 맨 처음의 발산의 세계에서 그 세계의 세피로트를 거쳐 다음의 세계인 'Beriah'로 넘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창세기 1장의 기록은 바로 이 시기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하느님이 보시기에 심히 좋더라라는 언급은 단순한 자화자찬이 아니라 그 세계의 세피로트 중 마지막 세피라인 말쿠트(왕국)의 세피라를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창세기 2장에서 또 한번의 창조가 반복된다. 이것은 세 번째의 단계 즉 형성의 세계(Yezirah)로 넘어가는 것으로 또 다시 한번의 세피롯이 반복되며 더 완벽한 형태를 이루어낸다. 그 근거로 들 수 있는 것이 창세기 1장에서는 창조라는 어휘가 쓰이는데 반해 2장에서는 형성이라는 말이 쓰이는 점이다. 그리고 이어서 나타난 마지막 Asiyyah의 세계가 바로 현재 우리들의 세계라고 말한다. 최초의 신의 의지로 만들어진 발산의 세계에서 점점 멀어진 세계이긴 하지만 이 세계 역시 세피롯을 통해 신의 의지와 계속 이어진 세계이다.
■ 아담 카드몬(Adam Kadmon) 총 4층으로 이루어진 창조의 마지막 단계에 사는 우리들이 해야할 일을 가르쳐주는 것이 바로 카발라의 교리이다. 이제 이를 말하기위해 인간의 창조에 관한 카발라의 이론 몇가지를 더 살펴보자.
우리들 인간의 최초는 성서에 따르자면 바로 아담이다. 그러나 카발라에서는 여태 보아온 것처럼 몇 겹의 창조가 이루어졌고, 그 창조들은 세피롯을 통해 계속 이어져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담도 창세기의 세계 이전의 아담, 즉 아담의 원형(아담 카드몬Adam Kadmon)이 존재한다. 아담 카드몬은 최초의 발산의 세계에 존재하는 자이다. 최초의 발산된 세계는 신이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보기 위해 생성된 세계이며 아담 카드몬 역시 신의 반사된 모습을 담기 위한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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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인간 아담 카드몬 | 뒤에 다시 나오겠지만 모든 창조가 다 이루어진 최후의 순간 직전에 신으로부터 출발한 모든 것들이 그안에 다 담겨 신의 모습을 비추어주는 존재인 것이다. 그러나 이 아담 카드몬은 신의 의지만이 존재한 발산의 세계의 인물이다. 실제로 형성된 세계(세번째 형성의 세계) 속에서 아담은 익히 알다시피 선악과를 따먹고 에덴에서 쫓겨나 물질의 세계 즉 현재의 세계속으로 타락해 내려온다.
이 아담의 타락을 카발라 신비가들은 신의 계획이라고 말한다. 즉 에덴에서 쫓겨나게 함으로써 다시 잃어버린 고향의 회복을 위해 창조의 하늘로 올라가 궁극적으로 신과 합일되는 방법을 모색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이는 아담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전 인류에 해당하는 것이며, 고향(에덴)을 잃어버리고 세상으로 내려온 것이 아담만이 아니라 후대의 모든 인간들이 모두 태어나기 이전에 위의 네가지 세계를 거쳐 인격체로 화한 존재들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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