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제 생일이었어요.
설 명절도 앞두고 있어서 겸사겸사 풍기엘 갔죠.
(날 낳으시느라 힘드셨을 울 엄마께 미역국 끓여드리러^^*)
일부러 차를 십자거리쪽으로 돌려서 가는데...얼핏 파란대문 조카네 집이 보이더군요.
빈집의 쓸쓸함이란...골목끝으로 휑하니 바람이 휘돌아 나가는 거 있죠.
신수가 많이 좋아지신 아버님을 뵙고, 어머니께 감사했어요.
그런데, 귀가 잘 안들리시는 아버님께서 자꾸 채근을 하시는 거예요.
당신이 보는 앞에서 강극전 어르신께 전화하라구요.
(전에 있던 휴대폰 번호 바뀌었던데요? 나만 몰랐나? 암튼..)
"저, 문숙이예요오~"
-"어이쿠~ 그래 반갑네~ 어디여?"
"풍기 왔는데, 집앞 지나오면서 마음이 좀 안되었어요. 건강은요?"
-"응, 마이 좋아졌어~ 풍끼도 마이 회복됐고~"
"식사는 잘 하세요?"
-"그럼~ 밥도 잘먹고 잘 자고 그래~"
-"용호는 넷째주 되야 온다그래지? 쩝~"
"벌써 한달 다되가네요~잘 있을 거예요. 지내시기엔 어때요?"
-"여기선 좋아, 한 4,5십명 있는데,
어이~ 문숙이, 여기 할마이가 많애~ 재밌어~^^"
"ㅋㅋ, 다행이네요~ 인기도 많으실건데요?"
-"허허허허, 그렇지~!'
(옆에서 들으시던 울 아부지 엄니 모두 활짝, 안도의 웃음을 ..)
-"근데, 나 풍기 가고 싶어..
구정 쉬면 갈거야, 풍기가 최고래. "
"그러셔야죠. 그동안 회복 잘 하셔서 오셔야지요"
- "사람이 말년이 좋아야 하는데, 이게 뭔지 모르겠어.
할마이 먼저 죽고 나니 이렇게 내 신세가 힘들어졌어"
-"나는 얼러 풍기 가서 제일교회나 잘 댕기고 싶어"
웃다가 울었습니다.
금방 홍이 조카님이랑 다녀가셨다고 말씀 하시면서도,
어서 고향으로 오고 싶어하시는 그 마음...
그리고 전화해줘서 고맙다고 자꾸 말씀하시는 그 허전하셨을 오후...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근황을 알려드리는 거랍니다.
그런데, 그 조크가 가슴에 오래 남네요.
그런 상황에서도 그런 농담을 하실 여유를 가지신 어른이신데..-.-
정말 건강이 최고인 거 같아요.
대구에선 지금 비가 옵니다.
곧 봄이 오겠지요~
저는 곧 방송하러 가야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모두들~^^*
첫댓글 에구우 생일에 고향에 가서 큰일을 하셨네요. 아버님께 전화해주어서 감사합니다. ^^ 동생가족과 누님가족과 고모가족의 따뜻한 사랑의 후원으로 아버님의 건강이 점차 좋아지셔서 다행입니다. 저도 미국에서 몇번 전화를 시도 해보았는데 통화가 안되더군요.
한국은 아직도 겨울이지만 여기 엘파소는 벌써 봄이 시작되었습니다. 봄이라서 그런지 화사한 햇살을 즐기며 잃어버린 사랑과 건강을 점차 회복하고 있습니다.
겨울이 오면 봄이 그립고, 봄이 오면 다시 겨울이 그리워지듯이, 기러기는 한국에 있으면 미국이 그립고, 미국에 있으면 다시 한국이 그리워지네요~ ^^
에고, 마음은 뒤로 가는데, 시간은 왜 앞으로만 가는지~~ 쩝쩝 ^^
감사합니다..그래요..고향의 진한 정...어디에 가도..따라 다니는 그림자..인것같습니다...전화해 주시고 글 주시니.감개무량..입니다^^..감사합니다..살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