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4> 나는 성교육 강사입니다.
나는 성교육 강사입니다.
큰나무 목장 우진숙 집사
교실 안은 여느 반처럼, 시끌벅적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까지 초등학교 5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성교육이 진행되고 있었다.
아이들 특유의 발랄함과 짓궂은 장난들로 쉬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종이 울리자 아이들이 우르르 자기 자리를 찾아 앉기 시작했다.
이번에 강의주제는 ‘양성평등’과 ‘성폭력’에 대해 두 시간 강의를 한다.
성별에는 남자와 여자, 두 개의 성만이 있으므로, ‘성평등’이 아닌, ‘양성평등’이 바른 표현이라고 아이들에게 힘주어 말한다. 아이들에게 이제 본격적으로 설명을 하려고 할 즈음, 한 친구가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선생님 이 친구 여자일까요? 남자일까요? 한번 맞춰보세요”
잉,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한 아이가 긴 웨이브 파마머리를 다른 아이를 가리키며 질문을 했다. 얼굴도, 피부도, 가끔씩 한 손으로 웨이브진 머리를 어깨너머로 쓸어내리는 제스츄어까지 너무나 자연스러운데…, (사실 분명 여자친구 같았는데…), 남자라고 하려니, 이 긴 머리는 어쩌고…. 성교육 강사가 혹시나 차별적인 용어를 쓰게 될까 봐, 최대한 입을 닫고, 말을 아끼는 중이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생각난 듯, ‘너 남자 화장실 가니? 여자 화장실로 가니? 라고 물었고, 머리가 긴 아이는 ’저 남자 화장실 가요‘!라고 말을 해버렸다. 거봐, 내가 남자라고 생각했거든! 휴…, 첫 번째 테스트는 통과였다.
긴 머리 남자아이에게 물으니, 자기는 4학년때부터 머리를 길렀고, 포니테일 스타일로 머리를 묶어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부모님도 허락하셨다고. 자신은 긴 머리가 너무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런데 주위에 있던 아이들이 흥분하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 친구와 단짝인 한 친구는 같이 등하교를 할 때나, 학원에 같이 갈 때, 사귀는 여자 친구가 아니냐고 자주 오해를 받는다는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럴 수도 있겠다며 모두 함께 웃으며 상황(?)을 정리하려는데, 한 친구가 또 질문을 했다.
“선생님, 그럼 이 친구도 한번 맞춰 보세요! 여자일까요? 남자일까요?”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진도 나가기는커녕, 나는 또 다른 질문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친구가 가리키는 머리를 묶은 친구는 화장품 케이스를 만지작거리면서, 거울을 꺼내 계속 자신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고, 연신 앞머리를 빗고 있었다. 남자아이라도 머리를 기를 수 있다고 치자, 그런데 저 화장품 케이스는 뭐야? 이 친구는 여자겠지? 나의 생각이 또다른 편견이 아닌지, 스스로 차별적인 언어에 대해 검열을 계속하니 머리가 복잡했다. 내가 곤경에 처해 잠시 망설이는 동안, 반 아이들이 모두 흥미로운 눈길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결과는 그 친구도 남자였고, 피부를 위해 비비크림이나 로션을 가지고 다닌다고 했다, 핸드크림, 빗과 거울도 필수라고 했다.
성교육을 하면서도 이렇게 남자와 여자가 헷갈리는 순간은 처음이었다. 이러한 아이들에게 ’성의 다양성‘을 의무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성별은 선택할 수 있어! ’타고난 성은 고정관념일 뿐이야!, 너의 성은 너의 의지대로 바꿀 수 있어!, 부모의 동의 없이도 너는 성전환 수술을 할 수 있어!, 네가 원하는 성별이 되려면 생식기만 바꾸면 돼! 꼭 생식기 수술을 할 필요까진 없어! 오늘 네가 느끼는 대로 너의 성을 결정하면 돼.… 이 모든 것이 너의 성적 권리니까!
차별 금지법이 통과된 나라에서는 위와 같은 내용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그들은 남녀의 성별을 구별하는 것이 비상식적이고, 차별적인 사고라고 하며, ‘성(sextuality)’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사회적인 성(Gender)’을 많이 사용한다. 성별이라고 써야 할 곳에 ‘젠더’라는 애매모호하고 추상적인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좀 더 포괄적이고, 상위 개념인것처럼 포장하기도 한다. 미국 어린이들의 성교육 시간에는 ’다양성‘이라는 명목 아래. 타고난 성별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성을 찾으라고 부추기는 교육을 받게 된다. 이들은 오른쪽 끝은 남자, 왼쪽 끝은 여자라는 스펙트럼에서 아이들이 각자가 느끼는 성은 하루 동안에도 수없이 바뀔 수 있다고 하면서, 스펙트럼 그 어디쯤인지 주저하지 말고, 표현해보라는 강요 아닌, 강요를 받는다. (나의 성별은 남성 50%, 여성 50%, 남성 21%, 여성 79%등)
차별금지법이 통과한 영국에서는 ‘DQSH-Drag Queen Story Hour 레그 퀸 스토리 아워’ 가 있다. ‘Drag’는 여장을 의미하고, ‘Queen’은 남성 트랜스젠더가 스스로를 칭할 때 쓰는 표현이다(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완벽한 남). 즉, 여성 분장을 한 남성이 ‘남자와 여자 외에 다양한 성별이 존재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동화책을 읽어주거나, 그런 내용을 노래나 활동들을 통해 전달하는 시간이다. 주로 남녀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은, 성 고정관념이며, 그런 생각을 폄하하도록 교육을 하는 시간이라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도 만약 차별 금지법이 통과 된다면? 앞에서 말했던 초등학생들에게, 이러한 교육이 매번 시행된다면, 과연 어떻게 될지, 정말 상상만 해도 아찔하기만 하다.
칠 년 전, 아는 소장님으로부터 성교육 강사로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그 당시에 나는 교습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시간이 충돌되지 않는 오후 시간이었기에, 아이들을 좋아하는 나는, 감사함으로 흔쾌히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성인권이라는 것은, 단순한 것이 아닌, 한 사람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세워주는 정말 중요한 교육임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교육을 하면서 ‘성’은 부모도 아닌, 자녀들의 권리이고, 어차피 요즘 아이들은 많이 노출되었으니 피임 위주의 교육이 우선이라는 강사교육을 받으며, 적잖은 어려움을 느끼며, 그만둘까 생각도 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2020년 ‘한국보건가족협회’의 성경적 성 가치관 아카데미인 ‘에이랩:ALAF(Awesome Life, Awesome Family)’을 만나면서, 나의 마음이 다시 중심을 잡기 시작했다. 이 과정을 통해서, 나는 성경적인 성 가치관에 대한 중요성과 강사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게 되었다. 교회 안과 교회 밖, 할 것 없이, 이 세대의 모든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창조 질서가 가장 우선이 되는 중요한 가치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청소년들 뿐 아니라, 성인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할 때도, 반드시 생명의 소중함과 하나님이 주신 남자와 여자의 특별함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강의를 한다. 그리고 그 생물학적인 차이를 인정하지 않을 때, 초래되는 재앙적인 문제점들과 받게 되는 역차별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이제는 더 담대하게 차별금지법에 대한 독소 내용들을 전달하기도 하는데, 아이들은 그런 말도 안되는 법이 정말 있냐며, 흥분을 하며, 정말 자신들은 몰랐노라고 억울해하기도 한다.
성에 대한 올바른 개념과 이해를 하기 훨씬 전부터, 아이들은 미디어를 통해 왜곡된 성문화를 접하고 있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노리고, 청소년들을 그루밍하여 성을 착취하는 등의 디지털 성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해가 거듭될수록, 세대가 악해져 감을 절감하게 된다.
기회가 있을 때, 바른 성 가치관을 전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발걸음이 바빠진다.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시고, 자기의 형상대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가정을 이루게 하시고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명령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신비가 우리 삶에 새겨져 있다. 이 소중한 가치를 전달하는 통로가 되게 하심에 감사드리며,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뜻대로, 태초에 그 지으신 목적대로, 우리의 다음 세대와 이 땅이 온전히 회복되어가길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