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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땅에 헤딩] 김솔지 - 시놉시스
▶ 제목 : 맨땅에 헤딩
▶ 기획 : 정운현
▶ 제작 : 김광일, 김상헌
▶ 극본 : 김솔지
▶ 연출 : 박성수
▶ 형식 : 수목 미니시리즈 (20부작)
▶ 제작 : KPAX
▶ 첫방송 : 2009년 9월 9일(수)
밤 9시 55분
▶ 기획의도
바다에서 수영을 하거나,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당신은 목숨이 아찔했던 순간을 경험해본 적이 있는가?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 무슨 느낌이 들었는가?
그 일분 이후의 삶은 그 전과 어떻게 달라졌는가?
당신에게는 ‘꿈’이 있는가?
무엇이 그 꿈을 가로 막는가?
가족... 돈... 영어 실력... 당신 자신?
당신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 주요 등장인물
차봉군 - 정윤호 (25세, 축구선수)
봉군이는 위치 선정, 슛 감각이 탁월했다. 특기는 예비 동작 없이 아무 위치에서나 때릴 수 있는 캐논 포. ‘축구는 골을 넣기 위해’ 하는 거라는 본인의 신조에 따라 그는 늘 ‘슛’을 한다.
현재? 간신히 실업축구팀 소속. 목표야 국대, 프리미어 리그 진출이지만 그저 꿈 또는 발악일 뿐 현실은 종종 막막하다. 그나마 팀 해체. 축구선수로서 인생의 위기.
봉군이는 축구선수로 제대로 뛰어보지도 못하고 다른 인생길을 도모해보려고 한다. 체념하고 좌절했을 때 낯선 에이전트가 찾아왔다. 그것도 축구와는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이 생긴 여자가.
봉군에게 독설을 퍼붓는 그녀지만, 희한하게도 봉군이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길 때마다, 늘 처음 눈을 떠서 보게 된 사람은 해빈이다. 두려움에 가득찬 봉군이의 눈을 눈물 머금은, 애틋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해빈의 눈이다. 봉군이는 해빈을 믿을 수 없다. 봉군이는 한참 멀었다. 그것이 사랑인줄 알기까지는.
봉군이도 한때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라이벌 동호보다도 주가가 높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곧 프로구단에 입단, 청소년 대표 선발. 한 순간에 이 모든 게 날아가 버렸다. 아픈 별이를 응급실로 데려가려고 다급한 김에 승우의 차를 몰았다. 결과는 무면허 운전, 뺑소니범으로 구속. 무면허는 그렇다쳐도 뺑소니라니! 당시 사법연수원생이던 승우의 증언으로 봉군이는 꼼짝없이 교도소에 가야했다. 물론 대학도 청소년 대표도 모두 취소.
봉군이를 빼내려고 동분서주하던 아버지는 결국 협심증 때문에 세상을 떠나고 만다. 승우는 봉군이에게 그야말로 불구대천의 원수.
승우와 재회하니 분노뿐 아니라 두려움도 느낀다. 봉군이가 축구 선수로서 날아오를 때마다 천적 승우가 발목을 잡는다.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싸움이다.
강해빈 - 아라 (26세, 축구 에이전트)
대학 졸업하자마자 집을 나왔다. 아빠의 도움, 간섭 없이 제 힘으로 제 인생 살아가고자 한다.
스포츠신문 기자로 뛰다가 스포츠 마케팅 회사로 옮겼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종목이기도 하고, 만만하기도 해서 축구선수 에이전트를 맡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구단과 선수들은 에이전트를 돈만 밝히는 하이에나쯤으로 취급하고, 다른 에이전트들은 경험도 짧고 축구도 모르는 여자가 무슨 에이전트냐고 무시한다.
신인을 발굴해서 키우거나, 대형 선수를 잡거나 확실한 실적을 보여주지 못하면 해빈은 이 세계에서 자리 잡기 힘든 상황이다.
해빈은 봉군을 통해 남자의 두려움을 보았고, 꿈을 보았고, 용기를 보았다.
한발, 두발 봉군이에게 개입된다. 아니 봉군이가 태클을 걸어온 것이다. 이제 해빈의 역할은 둘 중 하나다. 봉군이를 더 큰 위기로 몰아넣거나 결정적으로 구해주거나.
저런 어리바리와 이인삼각을 뛰게 될 줄이야!
장승우 - 이상윤 (29세, 변호사)
대학 수석입학, 고시 최연소 합격, 연수원 수석 졸업과 동시에 국내 최고의 로펌 스카웃, 취미로 FC SOUL 구단 자문변호사. 진정한 엄친아의 원조.
진다는 것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져보지 못한 인생은 그에게 고결한 선민의식과 불굴의 승부욕, 그리고 자만심을 안겨 줬다. 앞으로도 무슨 일이든 질 것 같지가 않다. 모든 게 뜻대로 되어 왔다. 인생을 알 것 같다, 승우는.
권력을 얻는 방법도, 부자가 되는 방법도,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방법도, 주변머리 없는 사람들을 짓밟는 방법도 승우는 다 알고 있다. 승우는 이 시대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존재다. 그런 승우에게 감히 침을 뱉는 인간이 있다니!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는 해빈을 자기 상대로 찍었다. 물론 외적인 조건만으로 그가 상대를 골랐다면 해빈 말고도 많았겠지만, 해빈은 그 조건만 좋은 여자들과는 다르게 그의 마음을 흔드는 뭔가가 있었다. 그래서 그는 이삼년 뒤에 해빈에게 자신과 결혼하는 영광을 줄 생각이었는데 예기치 못한 복병이 나타난다. 차봉군? 바로 그 놈?
오연이 - 이윤지 (25세, FC SOUL 구단의 영양사)
봉군과는 한 동네 친구이자 중학교 동창이다. 그녀의 집은 중학생일 때도 감자탕 집을 했고 지금도 감자탕 집을 하고 있다. 덕분에 별명이 오감자다. 요리가 집안의 내력인 듯,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후 구단의 영양사로 젊은 걸신들의 칼로리를 보충해주고 있다.
중학교 때 봉군과 사귄다는 소문이 학교에 퍼지자 그녀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봉군 따위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버렸다. 하지만 그때 일만 생각하면 두고두고 후회가 된다. 싫다고 했지만 사실은 좋아했으니까.
지금도 좋아한다는 걸 인정하려니 왠지 손해 보는 느낌이다. 그녀의 직장엔 잘 나가는 선수들이 널렸는데 왜 하필 별 볼일 없는 봉군이냐구. 뭣 보다 이제 봉군이가 그녀를 한 동네 친구로 너무 편하게만 대하니까 좋아한다 말하기가 더 쑥스럽다. 이제 좀 말 안 해도 이 바보가 알아차려줬음 좋겠다. 사실은 그녀가 좋아하고 있다는 걸.
제 마음이 심각해지자 해빈이에게 ‘봉군과 심각한 관계를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본인은 남을 도와준다고 생각하지만, 일을 꼬이게 만든다.
사랑스러운 거짓말쟁이.
* 차봉군 주변인물
별이 - 방준서 (11세, 초등학생)
아직 초등학교 4학년이지만 별이는 봉군이 보다 뚜렷한 인생 설계를 갖고 있다. 스무 살 안에 동화 작가로 데뷔하겠다는! 그 때까지 봉군이한테 빌붙어서 잘 먹고 잘 살아야겠다는. 자신의 미래가 봉군이한테 달려 있으니 중요한 문제는 상의하라고 요구한다. 별이는 늘 봉군이가 걱정이다.
봉군이는 별이가 더 걱정이다. 별이가 아프지만 않았다면 봉군이는 피한방울 안 섞인 이 모녀를 떠났을 것이다. 별이는 악성림프종(소아암의 일종). 아무리 아파도 별이는 꿈꾸길 멈추질 않는다. 봉군이가 그라운드에서 펄펄 날아주기를.
이순옥 - 박순천 (40대, 별이 엄마)
어려서는 고아라서 서러웠고 커서는 남자 하나 잘못 만나 신세 망쳤다. 자기 팔자가 징그러워서 죽어버리려고도 했는데 한 남자 덕분에 살았다. 봉군이 아버지는 징 하게도 운이 없는 그녀의 일생일대의 행운이었다. 자기가 낳은 딸에게 별이라 이름 지어준 그와 살림을 합쳤다. 봉군이가 속 좀 썩이기는 했지만 얼마 안 있어 그녀를 가족으로 인정했다.
봉군이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세상이 다시 막막해졌다. 순옥은 봉군이에게 각자 살 길을 찾자고 하지만, 들은 척도 안 한다. 봉군이 덕분에 간신히 별이를 돌볼 수 있었다. 봉군이는 순옥에게도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다.
연이엄마 - 김혜옥 (50대, 제법 규모가 있는 감자탕집 운영)
남편이란 작자는 상가 번영회 회장이랍시고 허파에 바람이 들었는지 도통 가게에 붙어있질 않는다. 덕분에 힘든 가게 일은 온전히 그녀 차지다. 찌질한 남자 만나 고생하는 건 그녀 하나로 족하다. 절대 연이까지 그러는 꼴은 못 본단 생각에 혹시나 연이가 봉군이랑 엮일까 24시간 눈을 부릅뜬다.
겉으로만 시끄럽고 야박하지 속은 정 많고 물러 터졌다. 남편도 있고 자식도 있는데 혼자 저녁 먹는 날이 태반일 정도로 그녀는 요즘 고독하다. 병원에서는 폐경기 증후군 어쩌고 하는데 약도 없단다. 외로운 그녀에게 생각도 못한 친구가 생긴다. 별이다.
애자 - 윤여정 (61세, 분식집 할머니)
대학가에서 45년간 분식집을 해왔다. 푼돈이라도 버는 족족 예금하고, 돈 모이면 조금씩 경기도 일대에다 땅을 샀다. 아무 것도 모르고 사들인 땅이 재개발로 오르고 덕분에 재산 좀 모았다.
하지만 이 망할 놈의 조카가 뒤통수를 쳤다. 재산이 탐이나 그녀를 치매로 몰아서 정신병원에 가둬버린 거다. 분하고 원통하지만 이 나이 되니 누굴 원망하는 것도 기운 딸려 힘들다. 병원을 빠져나갈 궁리만 하는 데, 차봉군이 들어온다.
그 때, 왜 그랬을까. 수십 년 전에 죽은 아들이 살아오는 듯한 느낌을 봉군이한테 받은 것은.
* 강해빈 주변인물
강성일 - 임채무 (60세, 해빈의 아빠. 프로축구 구단주)
중동 붐이 일었던 60~70년대에 사원에서 건설회사 사장까지 오른 신화적 인물.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 그는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잊지 않고 아직도 자신의 구두 한 켤레 함부로 사는 법이 없다. 남에게 관대하고 자신에겐 참 엄격한 인물이지만 그는 병석의 아내를 두고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됐다. 마지막까지 아내에게 충실했고 아내가 죽고 나서 몇 개월 만에 비서와 결혼했다.
그는 해빈을 이해시키고 싶었지만 섬세하지 못한 사람이라 사춘기 딸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방법을 몰랐다. 아빠 때문에 엄마가 죽었다는 해빈의 비난에 똑같이 화내는 걸로 응수했다. 덕분에 딸과의 골은 깊고 넓어졌다. 어떻게든 해빈과 소원한 관계를 풀어보고 싶어도 해빈은 절대 곁을 안 준다.
맹금희 - 이일화 (40대)
오랫동안 비서로서 강성일을 모시고, 챙겼다. 그의 감정, 컨디션, 식욕 등을 정확히 파악해내고, 제때에 적절히 준비한다. 성일이 청혼했을 때 해빈이 때문에 망설이고 갈등했지만, 당장 그에게 그녀가 필요했기에 받아들였다
처음엔 그녀도 어떤 식으로든 해빈에게 이해 받고 싶었다.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런 건 아니라고. 해빈이의 오해와 공격적인 말투를 꿋꿋이 참아내려 애썼지만 그 완강함에 졌다. 남편은 어떤지 몰라도 그녀는 이제 해빈하고 자주 얼굴 대할 일이 없기만 바랄 뿐이었다.
홍상만 - 박철민 (50대)
한물 간 축구선수. 축구가 천직인지, 미련인지 꼰대 에이전트로 그 바닥을 어슬렁거린다. 현역 시절에 그는 꽤 잘나가는 공격수였다.
대학 팀의 코치로도 있다가, 유소년 클럽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일들을 하다가 그가 결국 안착한 것은 축구 에이전시. 자신의 경험과 인맥을 살려 선수들을 영입하고 키워내는 것이 그의 업이 된 것이다.
앞뒤 없이 팔딱거리는 풋내기 에이전트 하나가 두고 간 비디오에서 물건 하나를 발견했다. 3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고, 그는 봉군이가 나타난 것이 어쩌면 ‘운명적’인 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FC SOUL> 축구단
이충렬 - 강신일 (51세. 감독)
선수 시절은 신통치 못했다. 남들 보다 정의롭다고 자부해 입바른 소리를 해댄 탓에 감독 눈 밖에 나서 제대로 뛰어보지도 못하고 선수 생활을 접어야 했다. 덕분에 일찌감치 지도자 수업을 받았고, 축구 전술 운용에 뛰어난 실력을 갖췄다.
축구 선수 출신답지 않은 아담한 체격에 항상 위장병을 앓고 있는 듯 찌푸린 표정인데, 요즘은 팀 성적 때문에 얼굴이 더 구겨졌다. 잔뜩 찌푸린 그의 시선을 받으면 코치나 선수나 바짝 긴장한다. 하지만 그의 조용한 카리스마가 안 통하는 상대가 있으니 하나는 꼴통 차봉군이고 또 하나는 운영팀장이다. 아무리 들볶아도 더 고개를 세우고 덤빈다. 두 사람 때문에 진지한 그도 가끔씩 개그 캐릭터로 전락한다.
한명길 - 이승신 (44세, 운영 및 홍보팀장)
이감독이 선수들과 경기를 관리한다면 그녀는 <FC SOUL>의 재정과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그녀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으면 선수 영입은 물론이고 휴지 한 장 마음대로 살 수 없다.
나이 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외모에다 명품을 명품답게 소화하는 뛰어난 패션 감각의 소유자. 홀애비 냄새 풀풀 풍기며 궁상떠는 이감독을 놀려먹는 재미에 산다.
<FC SOUL>에서 해빈이 구단주의 딸이란 걸 아는 유일한 인물. 해빈이 가족문제, 남자문제 가릴 거 없이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유일한 상대로, 그녀와 해빈은 나이를 떠나서 친구 같은 관계다. 봉군과 승우를 두고 갈팡질팡하는 해빈의 마음을 흥미롭게 지켜본다.
이동호 - 김재승 (25세, 공격수)
봉군의 축구 라이벌. 비슷한 재능, 비슷한 체격조건, 같은 포지션. 다음 경기에 출장하기 위해 열심히 뛰는 것이 아니라, 다음 경기에 봉군을 뛰지 못하게 하게 위해 열심히 뛰었다. 덕분에 그는 지금 K 리그에서 손꼽히는 공격수다.
봉군이 되는대로 아무 때나 동물적으로 반응해서 슛을 쏜다면 그는 조직적이고 계산된 팀플레이를 통해 슛을 쏜다. 중학교 때 같이 뛰어봤기 때문에 자신과는 기질적으로 너무 다른 봉군을 경계한다. 봉군의 재능에 대해 가장 냉정하고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인간이다. 대학시절 심각한 발목 부상으로 축구를 그만둘 뻔했었다. 몸이 완치된 이후에도 늘 부상 공포를 안고 산다.
신풍철 - 이재윤 (31세. 미드필더) 홍경래 - 홍종현 (24세. 골키퍼)
조병기 - 최민성 (20세, 수비수) 막심 - 리키 김 (용병선수)
<1부 줄거리>
경기 종료 5분전, 봉군은 살기등등한 표정으로 볼을 잡고 달린다. 대포알 같은 강슛. 골키퍼 정면. 봉군의 강슛을 가슴으로 잡아낸 골키퍼, 골문 안으로 굴러들어가 일어나지 못한다.
햄버거를 먹어가며 이 장면을 캠코더에 담고 있는 여자, 해빈. 직관적으로 “쟤다!”하는 찌릿한 감이 온다.
경기 종료. 선수들은 경기장 복판에 서로 부둥켜안고 들짐승처럼 포효한다. 그렇게 봉군이 소속팀의 마지막 경기가 끝났다.
K리그 프로팀도 아니고, 내셔널 리그 실업팀. 갈 데도 없다.
스포츠 마케팅 회사 매니지먼트팀의 해빈, 팀장한테 깨진다. ‘기자 출신이라 기대했더니 월급만 축내느냐.’
스타급 공격수 이동호를 섭외하려고 뛰어가는 데 회사에서 문자 메시지가 온다. <고용계약 종료>.
졸지에 해고된 해빈은 이를 악물고 복수를 다짐한다. 성공해서 당신들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겠노라고.
봉군이는 축구를 포기하기로 결심한다. 이제껏 힘만 들었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고수부지에서 연이에게 푸념하고 있는데 축구공이 날아온다. 본능적으로 몸을 날려 공을 땅쪽으로 쳐내지만, 제 몸은 한강물에 풍덩 빠진다. 수영을 못하는 봉군. 연이가 몸을 던져 봉군이를 구해낸다. 인공호흡. 입술이 맞닿은 상태에서 깨어나는 봉군이를 연이가 밀쳐낸다. 봉군이는 연이를 생명의 은인이라며 졸졸 따라다닌다.
한물간 축구 선수, 홍상만이 해빈을 부른다. 홍상만은 해빈이 공을 들여온 이동호를 가로챈, 노회한 인물로 소문나 있다.
에이전트 자격증을 렌트하고 싶다고. 해빈이는 홍대표에게 동업을 제안하지만 거절당한다. 여자가 무슨 에이전트냐고. 화가 난 해빈은 뒤도 안 보고 나온다. 핸드폰도, 지갑도, 차봉군 테이프가 담은 파일도 다 놔두고.
봉군이는 닭꼬치 장사에 도전한다. 이제부터 헛된 일에 힘쓰지 말고 돈 좀 벌어보리라. 쉬울 리가 없다. 단속반에 쫓겨 닭꼬치 마차를 끌고 가는데, 고장난 자가용 앞에 쩔쩔매던 여자가 봉군이 쪽으로 오다가 고꾸라진다. 하이힐이 부러졌다.
해빈은 봉군이에게 핸드폰좀 빌려 달라, 돈도 몇푼 빌려달라 하더니 걸을 수 없다며 마차에 태워달란다. 조 앞에 공중전화 박스까지. 염치없는 여자를 그냥 두고 가지 못하고 마차에 태워주는 봉군. 이왕 도와주는 김에 신발을 벗어 해빈에게 준다.
다시 찾아온 해빈에게 홍대표가 묻는다. 저 비디오 파일에 나오는 차봉군을 아냐고? 저 닭꼬치? 해빈은 엉겁결에 계약했다고 거짓말한다. 홍대표가 해빈에게 역제안한다. 차봉군을 프로팀에 입단시키면 동업하겠다고.
인테리어가 특이하고 종업원들이 모델 뺨치는 레스토랑. 해빈과 승우의 데이트.
그 틈에서 ‘몸매로는’ 꿇리지 않는 봉군이 와인 병을 나르고 있다.
홀의 스크린에는 ‘로마의 휴일’이 영사되고 있다. 오드리 햅번을 멍하니 바라보는 봉군. 햅번이 스크린에서 홀 안으로, 봉군을 향해 걸어 나온다. 봉군, 넋을 놓는다. 햅번, 봉군을 향해 살짝 미소를 짓더니 그를 스쳐 테이블로 간다.
해빈은 모두가 깜짝 놀랄만한 축구 유망주를 발굴했다며 승우에게 자랑한다.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봉군의 이름을 말하려는 순간, 해빈은 레스토랑에서 서빙하는 봉군을 발견한다. 그녀의 시선 때문인지 봉군도 이쪽을 돌아본다. ‘이 남자 날 알아보는 건가?’ 하는 데 승우가 봉군에게 손짓한다. 이리 와봐.
해빈은 승우가 봉군을 알고 있나, 의아해 한다. 봉군이 다가오다가 얼어붙는다.
“차봉군 맞지?”
봉군이 고개 숙인다.
“축구 안 해? 여기서 서빙해? 그래, 뭘 하든 열심히 살아야지.”
봉군이 말없이 돌아서서 주방 쪽으로 간다.
봉군이는 화장실 안에서 찬 물로 얼굴을 식힌다. 지배인이 손님이 찾는다고 한다.
봉군이 심호흡 한다. 승우 앞에 선다. 돌아서는 봉군을 붙잡는 승우.
“알바야? 직업에 귀천이 어딨어. 힘내. 팁 좀 줄려고 불렀어.”
봉군에게 수표 한 장을 건네는 승우. 받지 않자 손에 쥐어준다.
봉군이, 승우의 머리를 세차게 헤딩한다. 비명을 지르며 테이블로 넘어지는 승우.
봉군, 그 위로 몸을 날린다. 레스토랑은 아수라장이 된다. 웨이터들이 달려들어 봉군을 떼어낸다. 승우 입가에 피가 난다. 웨이터들이 붙잡고 있는 봉군이 복부를 가격한다.
“인생 막장인 것은 여전하구나.”
“..... 승우!!!”
다시 엉겨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