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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正歌(시조,가사,가곡)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고방
시조로 바꾸어 쓴 두보(杜甫)의 시
春日江村五首(춘일강촌오수) 1
- 봄날의 강촌 1
農務村村急(농무촌촌급)
春流岸岸深(춘류안안심)
乾坤萬里眼(건곤만리안)
時序百年心(시서백년심)
茅屋還堪賦(모옥환감부)
桃源自可尋(도원자가심)
艱難昧生理(간난매생리)
飄泊到如今(표박도여금)
농부들의 농사일은 마을마다 늘 바쁜데
봄빛 담아 흐르는 물 두둑마다 깊어가네
만리(萬里)를 바라보던 안목, 백 년 세월 지난 듯
도리어 초가집이 글짓는 데 알맞으니
스스로 조금하면 무릉도원 찾겠구나
몰라서 오래도 표랑하다 지금 여기 왔구나
春日江村五首(춘일강촌오수) 2
- 봄날의 강촌 2
迢遞來三蜀(초체내삼촉)
蹉跎又六年(차타우륙년)
客身逢故舊(객신봉고구)
發興自林泉(발흥자림천)
過懶從衣結(과나종의결)
頻遊任履穿(빈유임리천)
藩籬頗無限(번리파무한)
恣意向江天(자의향강천)
저 멀리 가고 싶던 삼촉(三蜀) 땅에 갈마드니
뜻 이루지 못한 나날 다시 또 여섯 해라
옛 친구 흥취 일어남은 숲과 샘이 있어설세 -03
너무도 게을러서 마음대로 옷을 매고
자주 자주 놀다보니 신 닳도록 맡겨둔다
울타리 자못 끝없으니 마음대로 강(江)에 가네 -04
春日江村五首(춘일강촌오수) 3
- 봄날의 강촌 3
種竹交加翠(종죽교가취)
栽桃爛漫紅(재도난만홍)
經心石鏡月(경심석경월)
到面雪山風(도면설산풍)
赤管隨王命(적관수왕명)
銀章付老翁(은장부노옹)
豈知牙齒落(개지아치낙)
名玷薦賢中(명점천현중)
대나무 심었더니 푸른빛 더 푸르고
복숭아를 심었더니 붉은 꽃이 난만(爛漫)하네
마음은 돌 거울에 비친 달, 얼굴에는 설산 바람 -05
붉디붉은 대롱관이 임금님의 명(命) 따르고
은으로 만든 도장 노인에게 보내주네
알리오, 늙어 이가 빠져 천거(薦擧)한 이 더럽힐 줄 -06
春日江村五首(춘일강촌오수) 4
- 봄날의 강촌 4
扶病垂朱紱(부병수주불)
歸休步紫苔(귀휴보자태)
郊扉存晩計(교비존만계)
幕府愧羣材(막부괴군재)
燕外晴絲卷(연외청사권)
鷗邊水葉開(구변수섭개)
鄰家送魚鼈(린가송어별)
問我數能來(문아삭능내)
병든 몸을 부지(扶持)하여 주머니 끈 드리우고
돌아와 몸을 쉬며 자색 이끼 위를 걷네
늙어서 살아갈 계획 두니, 인재들이 부끄럽네 -07
날 개어 제비 나니 아지랑이 다 걷히고
갈매기 노는 곳에 물풀 잎이 열려 있다
이웃이 고기 자라[鼈] 보내며 자주 오냐 묻는구나 -08
春日江村五首(춘일강촌오수) 5
- 봄날의 강촌 5
羣盜哀王粲(군도애왕찬)
中年召賈生(중년소가생)
登樓初有作(등누초유작)
前席竟爲榮(전석경위영)
宅入先賢傳(댁입선현전)
才高處士名(재고처사명)
異時懷二子(이시회이자)
春日復含情(춘일복함정)
무리진 도적떼에 왕찬(王粲)을 슬퍼하고
중년에 이르러선 가생(賈生)을 부르시네
누각서 처음 시를 지으니 영화로움 되찾네 -09
벼슬에 오름에는 옛 선비에 전해 주고
재주의 높음에는 처사(處士)가 명예롭네
다른 때 두 사람 생각하며 서러운 뜻 머금네 -10
傷春五首(상춘오수) 1
- 봄날의 애상 1
天下兵雖滿(천하병수만)
春光日自濃(춘광일자농)
西京疲百戰(서경피백전)
北闕任羣凶(배궐임군흉)
關塞三千里(관새삼천리)
煙花一萬重(연화일만중)
蒙塵淸露急(몽진청로급)
御宿且誰供(어숙차수공)
殷復前王道(은복전왕도)
周遷舊國容(주천구국용)
蓬萊足雲氣(봉래족운기)
應合總從龍(응합총종룡)
천하에 병사들이 참으로 가득하나
봄빛은 날로 절로 두터워지는구나
서경은 싸움에 지쳐 있고, 북쪽 궁궐 빼앗겼네 -11
머나 먼 변방 땅은 그 거리가 삼천리고
안개 자욱 핀 꽃들은 만 겹이나 되는구나
몽진(蒙塵)에 맑은 이슬 내리니 임금 뉘가 봉양할까 -12
은나라는 지난 왕조 법도(法度)를 회복하고
주나라는 옛 나라의 모습으로 옮겨간다
봉래전(蓬萊殿) 구름 기운 많으니 임금 따름 마땅하네 -13
傷春五首(상춘오수) 2
- 봄날의 애상 2
鶯入新年語(앵입신년어)
花開滿故枝(화개만고지)
天淸風卷幔(천청풍권만)
草碧水連池(초벽수련지)
牢落官軍遠(뇌낙관군원)
蕭條萬事危(소조만사위)
鬢毛元自白(빈모원자백)
淚點向來垂(누점향내수)
不是無兄弟(부시무형제)
其如有別離(기여유별리)
巴山春色靜(파산춘색정)
北望轉逶迤(배망전위이)
꾀꼬리 날아들어 새해를 노래하고
꽃들은 피어나서 옛 가지에 가득하네
하늘은 바람 장막 걷는데 연못에는 물 모이네 -14
드물어진 관군들은 멀리 떠나 가 있으니
외롭고 쓸쓸하여 만사가 위태롭네
귀밑털 절로 희어지니 눈물 방울 흐르네 -15
형제 있고 자매 또한 없지는 않다지만
이별을 하였으니 이 일은 어찌하나
파산(巴山)에 봄빛 고요한데 길은 더욱 아득하네 -16
傷春五首(상춘오수) 3
- 봄날의 애상 3
日月還相鬪(일월환상투)
星辰屢合圍(성진누합위)
不成誅執法(부성주집법)
焉得變危機(언득변위기)
大角纏兵氣(대각전병기)
鉤陳出帝畿(구진출제기)
煙塵昏御道(연진혼어도)
耆舊把天衣(기구파천의)
行在諸軍闕(항재제군궐)
來朝大將稀(내조대장희)
賢多隱屠釣(현다은도조)
王肯載同歸(왕긍재동귀)
도리어 해와 달이 싸우며 다투나니
별들도 자주 모여 둘러싸고 맞서누나
집법(執法)을 죽이지 못하면 위태함을 고칠까 -17
임금의 그 자리는 병사 기운 얽혀 있고
임금의 그 무기는 임금 땅에 나가 있어
임금의 가는 길 어두우니 임금 옷깃 잡는구나 -18
행재소에 여러 군사 턱없이 모자라고
아침에 문안 드릴 장군들도 드물구나
어진 이 낚시하는 곳 숨고 임금 수레 떠났구나 -19
傷春五首(상춘오수) 4
- 봄날의 애상 4
再有朝廷亂(재유조정난)
難知消息眞(난지소식진)
近傳王在洛(근전왕재낙)
復道使歸秦(복도사귀진)
奪馬悲公主(탈마비공주)
登車泣貴嬪(등거읍귀빈)
蕭關迷北上(소관미배상)
滄海欲東巡(창해욕동순)
敢料安危體(감료안위체)
猶多老大臣(유다노대신)
豈無嵇紹血(개무혜소혈)
霑灑屬車塵(점쇄속거진)
다시금 조정(朝廷)의 난(亂) 어지러이 일어나니
정확한 소식들을 알기가 어렵구나
임금이 낙양(洛陽)에 있다는데 다른 소문 돌고 있네 -20
타는 말을 빼앗으니 공주(公主)가 슬퍼하고
수레에 오르나니 귀빈(貴嬪)들이 눈물짓네
북(北)으론 올라가는 길 잃어 동쪽으로 순행(巡行)하네 -21
내가 감히 나라 안위(安危) 어찌하여 헤아리랴
여전히 늙은 대신 많이 남아 있을 텐데
원컨대 해소(嵇紹)의 피로써 임금 수레 달리기를 -22
傷春五首(상춘오수) 5
- 봄날의 애상 5
聞說初東幸(문설초동행)
孤兒卻走多(고아각주다)
難分太倉粟(난분태창속)
競棄魯陽戈(경기노양과)
胡虜登前殿(호노등전전)
王公出御河(왕공출어하)
得無中夜舞(득무중야무)
誰憶大風歌(수억대풍가)
春色生烽燧(춘색생봉수)
幽人泣薜蘿(유인읍벽나)
君臣重修德(군신중수덕)
猶足見時和(유족견시화)
듣건대, 임금께서 동쪽으로 순행할 때
고립된 관군들이 달아남이 많다 했네
좁쌀도 나눠주기 어려워 노양(魯陽) 창고 버린다네 -23
오랑캐는 바로 눈앞 대궐까지 올라오고
왕공(王公)은 왕 피난 간 강으로 간다 하네
한밤에 춤이 없겠는가, 대풍가는 뉘 부르나 -24
봄빛은 이 산 저 산 봉화 불빛 사이 돌고
난(亂)을 피해 숨은 사람 넝쿨에서 우는구나
군신이 덕을 중히 알면 시대 화평 이룰 것을 -25
恨別(한별)
- 이별을 한하며
洛城一別四千里(낙성일별사천리)
胡騎長驅五六年(호기장구오륙년)
草木變衰行劍外(초목변쇠행검외)
兵戈阻絶老江邊(병과조절노강변)
思家步月淸宵立(사가보월청소입)
憶弟看雲白日眼(억제간운백일안)
聞道河陰近乘勝(문도하음근승승)
司徒急爲破幽燕(사도급위파유연)
낙양 한번 이별하고 사천 리 떠나 있어
오랑캐와 오래 싸워 대여섯 해 다 되었네
검각성 밖을 거니노라니 강변에서 늙고 있네 -26
달빛 아래 거닐다가 집 그리며 우뚝 서네
동생을 생각하며 한낮에도 잠든다오
승전의 소식들 들리니 오랑캐 땅 빨리 깨오 -27
紫宸殿退朝口號(자신전퇴조구호)
- 자신전에서 물러나 읊다
戶外昭容紫袖垂(호외소용자수수)
雙瞻御座引朝儀(쌍첨어좌인조의)
香飄合殿春風轉(향표합전춘풍전)
花覆千官淑景移(화복천관숙경이)
晝漏稀聞高閣報(주루희문고각보)
天顔有喜近臣知(천안유희근신지)
宮中每出歸東省(궁중매출귀동성)
會送夔龍集鳳池(회송기용집봉지)
문 밖에서 궁녀들이 자색(紫色) 소매 드리우고
임금님 바라보며 조회(朝會) 참여 인도하네
향불은 어전에 가득하고 백관들이 오고가네 -28
고각(高閣)에서 알려주는 낮 시간은 드물지만
천자 얼굴 이는 기쁨 신하들은 다 안다네
궁중서 중서성 돌아갈 때, 재상 보내고 또 모이네 -29
送遠(송원)
- 먼 곳으로 전송하며
帶甲滿天地(대갑만천지)
胡爲君遠行(호위군원행)
親朋盡一哭(친붕진일곡)
鞍馬去孤城(안마거고성)
草木歲月晩(초목세월만)
關河霜雪淸(관하상설청)
別離已昨日(별리이작일)
因見古人情(인견고인정)
갑옷 입은 병사들이 천지에 가득한데
그대는 어찌하여 그 먼 길을 떠나는가
벗들이 모두 통곡하는데 외로운 성 떠나가네 -30
한 해가 늦어지니 초목들은 다 시들고
변방을 흐르는 강 눈서리에 차갑구나
이별 후 마음 똑같다는 말, 옛 친구 정 느끼네 -31
秋興(추흥) 1
- 가을 흥취 1
玉露凋傷楓樹林(옥로조상풍수림)
巫山巫峽氣蕭森(무산무협기소삼)
江間波浪兼天湧(강간파랑겸천용)
塞上風雲接地陰(새상풍운접지음)
叢菊兩開他日淚(총국양개타일루)
孤舟一繫故園心(고주일계고원심)
寒衣處處催刀尺(한의처처최도척)
白帝城高急暮砧(백제성고급모침)
옥 같은 이슬 맞아 단풍 숲은 시들었고
무산(巫山)의 무협(巫峽)에는 가을 기운 쓸쓸하다
강 물결 하늘로 치솟고 검은 구름 땅을 덮네 -32
국화 떨기 피어나니 지난날이 눈물겹고
외로운 배 묶어둔 것 고향 생각 절로 나네
곳곳서 겨울옷 준비에 다듬잇소리 바쁘네 -33
秋興(추흥) 2
- 가을 흥취 2
夔府孤城落日斜(기부고성낙일사)
每依北斗望京華(매의북두망경화)
聽猿實下三聲淚(청원실하삼성루)
奉使虛隨八月槎(봉사허수팔월사)
畵省香爐違伏枕(화성향로위복침)
山樓粉堞隱悲笳(산루분첩은비가)
請看石上藤蘿月(청간석상등라월)
已暎洲前蘆荻花(이영주전노적화)
기부(夔府)의 외로운 성 저녁 해는 기우는데
북두성 바라보며 서울을 늘 그린다네
원숭이 울음소리 슬퍼라, 사신(使臣) 수행 헛되도다 -34
상서성에 숙직(宿直)할 일 몸이 아파 어긋나고
산의 누각(樓閣) 성가퀴엔 애달픈 피리소리
보시오, 등라(藤蘿)에 걸린 달이 갈대꽃을 비추는 걸 -35
秋興(추흥) 3
- 가을 흥취 3
千家山郭靜朝暉(천가산곽정조휘)
日日江樓坐翠微(일일강루좌취미)
信宿漁人還汎汎(신숙어인환범범)
淸秋燕子故飛飛(청추연자고비비)
匡衡抗訴功名薄(광형항소공명박)
劉向傳經心事違(유향전경심사위)
同學少年多不賤(동학소년다불천)
五陵衣馬自輕肥(오릉의마자경비)
산성(山城)의 일천(一千) 집들 아침 햇살 고요한데
날마다 강가 누대(樓臺) 산(山) 기운 속 앉아보네
어부들 다시 배를 띄우고 제비들은 하늘 나네 -36
광명처럼 올린 간언(諫言), 공명(功名)은 아주 낮네
경전(經典)을 전하려 하나 마음과 일 어긋나네
어릴 적 같이 공부한 이들 온갖 부귀 다 누리네 -37
秋興(추흥) 4
- 가을 흥취 4
聞道長安似奕棊(문도장안사혁기)
百年世事不勝悲(백년세사불승비)
王侯第宅皆新主(왕후제택개신주)
文武衣冠異昔時(문무의관이석시)
直北關山金鼓震(직북관산금고진)
征西車馬羽書馳(정서거마우서치)
魚龍寂寞秋江冷(어룡적막추강냉)
故國平居有所思(고국평거유소사)
듣자니 장안 시국(時局) 바둑판을 닮았다니
평생의 세상 슬픔 이기지를 못하겠네
왕후의 저택(邸宅)은 모두 새 주인들 차지라네 -38
바로 북쪽 관산에는 징과 북이 진동하고
서쪽 정벌 떠나는 수레, 격문(檄文)들이 치달리네
가을 강 차갑고 조용하니 고국(故國) 살던 생각나네 -39
秋興(추흥) 5
- 가을 흥취 5
蓬萊古闕對南山(봉래고궐대남산)
承露金莖宵漢間(승로금경소한간)
西望瑤池降王母(서망요지강왕모)
東來紫氣滿函關(동래자기만함관)
雲移雉尾開宮扇(운이치미개궁선)
日繞龍鱗識聖顔(일요용린식성안)
一臥滄江驚歲晩(일와창강경세만)
幾回靑瑣點朝班(기회청쇄점조반)
봉래산 높은 궁궐 종남산과 마주보고
이슬 받는 금줄기대 은하수에 닿았도다
요지(瑤池)서 서왕모 내려오니, 함곡관엔 구름 가득 -40
구름이 부채로 옮겨 궁궐 부채 다 열리고
햇빛이 용 비늘 싸니 임금 얼굴 보였다네
한 해가 저물어 놀라니 점호받기 몇 번인가 -41
蜀相(촉상)
- 촉나라 승상
丞相祠堂何處尋(승상사당하처심)
錦官城外柏森森(금관성외백삼삼)
映階碧草自春色(영계벽초자춘색)
隔葉黃鸝空好音(격엽황리공호음)
三顧頻煩天下計(삼고빈번천하계)
兩朝開濟老臣心(량조개제로신심)
出師未捷身先死(출사미첩신선사)
長使英雄淚滿襟(장사영웅루만금)
승상을 모신 사당 어디에서 찾으리오
금관성 밖 잣나무들 우거진 곳이라네
섬돌 풀 절로 봄빛이요, 꾀꼬리만 무심하네 -42
세 번이나 찾아가서 천하의 일 논하였고
두 대(代)의 임금 섬겨 충성심 보여줬네
출사(出師)해 몸 먼저 죽으니 후대 영웅 눈물지네 -43
月夜憶舍弟(월야억사제)
- 달밤에 아우를 생각하다
戍鼓斷人行(수고단인행)
邊秋一雁聲(변추일안성)
露從今夜白(로종금야백)
月是故鄉明(월시고향명)
有弟皆分散(유제개분산)
無家問死生(무가문사생)
寄書長不達(기서장불달)
況乃未休兵(황내미휴병)
수루(戍樓)의 북소리에 발길들이 끊어지고
변방의 가을 하늘 외기러기 소리로다
이슬은 얼어 희어지니 고향 달도 밝으리라 -44
형제가 다 있으나 모두가 흩어지니
생사를 물어볼 곳 집마저 아주 없네
편지도 오랫동안 못 가니 전쟁 언제 끝날까 -45
春日憶李白(춘일억이백)
- 봄날 이백을 생각하다
白也詩無敵(백야시무적)
飄然思不群(표연사불군)
淸新庾開府(청신유개부)
俊逸鮑參軍(준일포참군)
渭北春天樹(위북춘천수)
江東日暮雲(강동일모운)
何時一樽酒(하시일준주)
重與細論文(중여세논문)
이백의 뛰어난 시(詩) 대적(對敵)할 이 누구인가
그 뜻이 표연(飄然)하고 그 생각이 특출하네
참신성 유개부와 같고 그 기상은 포조 같네 -46
위수 북쪽 봄 하늘은 나무가 무성하고
강동의 저문 하늘 구름이 떠 있도다
그 언제 한 동이 술로 다시 글을 논하리오 -47
춘야희우(春夜喜雨)
- 어느 봄밤 반가운 비
好雨知時節(호우지시절)
當春乃發生(당춘내발생)
隨風潛入夜(수풍잠입야)
潤物細無聲(윤물세무성)
野徑雲俱黑(야경운구흑)
江船火獨明(강선화독명)
曉看紅濕處(효간홍습처)
花重錦官城(화중금관성)
좋은 비 시절을 알아 촉촉이 내리나니
봄 되어 초목들이 싹이 트고 잘 자라네
봄비가 밤에 몰래 들어 모든 만물 적시네 -48
들길과 하늘 구름 하나같이 어두운데
강가에 매인 배는 붉은 불빛 번쩍번쩍
아침에 붉게 젖은 땅 보니 금관성엔 꽃 폈으리 -49
畵鷹(화응)
- 매 그림
素練風霜起(소련풍상기)
蒼鷹畵作殊(창응화작수)
㩳身思狡ꟙ(송신사교토)
側目似愁胡(측목사수호)
絛縼光堪摘(조선광감적)
軒楹勢可呼(헌영세가호)
何當擊凡鳥(하당격범조)
毛血灑平蕪(모혈쇄평무)
하이얀 비단 위에 바람 서리 일어나는데
푸르른 매 그림이 정말로 특이하다
몸 꼿꼿 토끼를 노리는가, 오랑캐의 눈빛일세 -50
잡아맨 끈 번쩍이어 두 손에 집힐 듯하고
그림 속 처마 기둥 새를 불러 내겠도다
어찌해 뭇 새들 털과 피를 평원에다 뿌려볼까 -51
房兵曹胡馬(방병조호마)
- 방병조의 호마
胡馬大宛名(호마대완명)
鋒稜瘦骨成(봉릉수골성)
竹批雙耳峻(죽비쌍이준)
風入四蹄輕(풍입사제경)
所向無空闊(소향무공활)
眞堪託死生(진감탁사생)
驍騰有如此(효등유여차)
萬里可橫行(만리가횡행)
호마(胡馬)는 대원(大宛) 땅의 이름난 말이로다
모가 난 칼날처럼 파리한 뼈대 하며
두 귀는 대나무 깎은 듯, 네 발굽은 가볍구나 -52
향하는 그 곳들이 넓다 할 순 없겠으나
정말로 나의 생사 맡길 수 있으리라
달림이 이리 용맹스럽네, 만리라도 달리리라 -53
江南逢李龜年(강남봉이구년)
- 강남에서 이구년을 만나다
岐王宅裏尋常見(기왕택이심상견)
崔九堂前幾度聞(최구당전기도문)
正是江南好風景(정시강남호풍경)
落花時節又逢君(낙화시절우봉군)
기왕(岐王)의 저택(邸宅)에서
수시로 만났었지
최구(崔九)의 집에서는
노래 몇 번 들었던가
정말로
강남의 좋은 풍경,
꽃 지는 때 또 만났네 -54
絶句 2
- 절구 2
遲日江山麗(지일강산여)
春風花草香(춘풍화초향)
泥融飛燕子(니융비연자)
沙暖睡鴛鴦(사난수원앙)
나른한 봄날 강산
볼수록 화려하고
불어오는 봄바람에
꽃과 풀은 향기롭네
땅 녹아
제비들 날아들고
모랫벌엔 잠든 원앙 -55
絶句 3
- 절구 3
兩箇黃鸝鳴翠柳(양개황리명취류)
一行白鷺上靑天(일행백로상청천)
牕含西嶺千秋雪(창함서령천추설)
門泊東吳萬里船(문박동오만리선)
푸른 버들 사이마다
꾀꼬리 곱게 울고
백로는 푸른 하늘
줄지어 날아가네
먼 산엔
천년 묵은 눈
문 밖에는 길 떠날 배 -56
重贈鄭鍊(중증정련)
- 정련에게 다시 주다
鄭子壯行罷使臣(정자장행파사신)
囊無一物獻尊親(낭무일물헌존친)
江山道遠羈離日(강산도원기이일)
裘馬誰爲感激人(구마수위감격인)
사신(使臣)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떠나는데
배낭에는 하나 없네
어버이께 드릴 물건
먼 길을
말 타고 떠나는 날
감격(感激)할 이 있으리라 -57
解悶(해민)
- 근심을 풀다
一辭故國十經秋(일사고국십경추)
每見秋瓜憶故丘(매견추과억고구)
今日南湖采薇蕨(금일남호채미궐)
何人爲覓鄭瓜州(하인위멱정과주)
고향을 떠난 지도
십년이 되었는데
가을 참외 볼 때마다
고향 다시 그리워라
오늘은
고사리 캐는데
정과주(鄭瓜州)를 찾아주길 -58
復愁(복수)
- 다시 시름겨워
萬國尙戎馬(만국상융마)
故園今若何(고원금약하)
昔歸相識少(석귀상식소)
早已戰爭多(조이전쟁다)
어디를 바라봐도
온 나라가 전쟁이니
그리운 고향 땅은
지금쯤 어떠할까
저번에
아는 이 적었는데
전쟁터가 다 됐으리 -59
絶句(절구)
- 절구
江碧鳥逾白(강벽조유백)
山靑花欲然(산청화욕연)
今春看又過(금춘간우과)
何日是歸年(하일시귀년)
강빛이 검푸르니
새들이 더욱 희고
산빛이 푸르르니
꽃빛 절로 불타도다
올 봄도
또 그냥 보내니
돌아갈 해 언제인가 -60
증화경(贈花卿)
- 화경에게 주다
錦城絲管日紛紛(금성사관일분분)
半入江風半入雲(반입강풍반입운)
此曲祗應天上有(차곡지응천상유)
人間能得幾回聞(인간능득기회문)
금성(錦城)의 음악 소리
나날이 어지럽고
절반은 강바람 되고
또 절반은 구름 되네
이 곡은
천상에만 있으리
몇 번이나 들으리오 -61
歸雁(귀안)
- 돌아가는 기러기
東來萬里客(동래만리객)
亂定幾年歸(난정기년귀)
斷腸江城雁(단장강성안)
高高正北飛(고고정북비)
동(東)으로 만 리 먼 길
떠도는 나그네여
난리(亂離) 언제 평정되어
몇 해 뒤면 돌아갈까
기러기
애간장 끊어지네
북쪽 높이 나는구나 -62
江畔獨步尋花(강반독보심화)
- 강변을 걸으며 꽃을 찾다
江上桃花惱不徹(강상도화뇌불철)
無處告訴只顚狂(무처고소지전광)
走覓南鄰愛酒伴(주멱남린애주반)
經旬出飮獨空床(경순출음독공상)
강가에 핀 복숭아꽃
너무 좋아 못 떨치네
아름다움 알릴 길 없어
답답하고 미칠 것 같아
서둘러
술친구 찾았더니
열흘 전에 나갔다네 -63
送韓十四江東覲省(송한십사강동근성)
- 한(韓) 십사를 만나보고 강동으로 보내다
兵戈不見老萊衣(병과불견노래의)
歎息人間萬事非(탄식인간만사비)
我已無家尋弟妹(아이무가심제매)
君今何處訪庭闈(군금하처방정위)
黃牛峽靜灘聲轉(황우협정탄성전)
白馬江寒樹影稀(백마강한수영희)
此別應須各努力(차별응수각노력)
故鄕猶恐未同歸(고향유공미동귀)
전쟁이라 노래자(老萊子)의 재롱을 못 보나니
탄식하네, 인간만사 모두가 다 그릇됨을
집 없어 나는 동생 찾는데 그댄 부모 찾는가 -64
황우협(黃牛峽) 고요한데 물소리 여울진다
백마강 물 차가우니 나무 그늘 드물구나
떠나면 각자 살 길 찾으리, 고향에는 언제 가나 -65
秋雨歎(추우탄)
- 가을비를 탄식하다
雨中百草秋爛死(우중백초추난사)
階下決明顔色新(계하결명안색신)
著葉滿枝翠羽盡(저엽만지취우진)
開花無數黃金殘(개화무수황금잔)
凉風蕭蕭吹汝急(량풍소소취여급)
恐汝後時難獨立(공여후시난독립)
堂上書生空白頭(당상서생공백두)
臨風三嗅馨香泣(임풍삼후형향읍)
빗속의 온갖 풀들 가을 되어 시드는데
섬돌 아래 결명초는 빛깔 더욱 새롭도다
가지는 푸른 깃털 같고, 꽃봉오린 동전 같네 -66
서늘 바람 쓸쓸하게 그대에게 불어오니
그대 홀로 견디기가 얼마나 어려울까
서생(書生)은 머리만 희어지고 바람 따라 눈물짓네 -67
歎庭前甘菊花(탄정전감국화)
- 뜰 앞 감국화를 탄식하노라
簷前甘菊移時晩(첨전감국이시만)
靑蘂重陽不堪摘(청예중양불감적)
明日蕭條盡醉醒(명일소조진취성)
殘花爛漫開何益(잔화난만개하익)
籬邊野外多衆芳(리변야외다중방)
采擷細瑣升中堂(채힐세쇄승중당)
念玆空長大枝葉(염자공장대지엽)
結根失所纏風霜(결근실소전풍상)
처마 앞 감국화는 옮길 철이 이미 늦어
푸르른 꽃봉우리 중양절에 못 땄구나
취기(醉氣)가 사라지고 나면 꽃이 핀들 무슨 소용 -68
울타리 들녘 밖엔 여러 꽃들 하 많아도
가늘고 잔 꽃 꺾어 대청으로 올려놓네
공연히 잎가지 장대하니, 풍상 속에 얽히리라 -69
寄全椒山中道士(기전초산중도사)
- 전초의 산중의 도사에게 부친다
今朝郡齋冷(금조군재냉)
忽念山中客(홀염산중객)
澗底束荊薪(간저속형신)
歸來煮白石(귀래자백석)
遙持一杯酒(요지일배주)
遠慰風雨夕(원위풍우석)
落葉滿空山(낙엽만공산)
何處尋行迹(하처심행적)
오늘 아침 우리 고을 관사(官舍)도 쌀쌀하여
갑자기 산속에 사는 친구가 생각나네
땔나무 한 짐 하고 돌아와 하얀 돌을 덥히네 -70
멀리서 나만 홀로 한 잔의 술을 들어
비바람 섞어치는 저녁을 위로하네
낙엽은 빈 산에 가득한데, 그대 자취 어서 찾나 -71
戱簡鄭廣文兼呈蘇司業(희간정광문겸정소사업)
- 정광문과 소사업에게 장난삼아 시를 지어 둗는다
廣文到官舍(광문도관사)
繫馬堂階下(계마당계하)
醉卽騎馬歸(취즉기마귀)
頗遭官長罵(파조관장매)
才名三十年(재명삼십년)
坐客寒無氈(좌객한무전)
近有蘇司業(근유소사업)
時時與酒錢(시시여주전)
광문(廣文)이 높은 누각 관청에 이르러서
섬돌 아래 나무에다 타던 말을 매어두네
취하면 집으로 곧장 가니 상관들의 욕 먹었지 -72
재주와 그 명성(名聲)이 삼십 년을 날렸으나
추워도 손님에게 담요마저 못 주었네
근래엔 소사업(蘇司業)이란 분이 때로 술을 보내주네 -73
강촌(江村)
- 강촌
淸江一曲抱村流(청강일곡포촌유)
長夏江村事事幽(장하강촌사사유)
自去自來堂上燕(자거자래당상연)
相親相近水中鷗(상친상근수중구)
老妻畵紙爲碁局(노처화지위기국)
稚子敲針作釣鉤(치자고침작조구)
多病所須唯藥物(다병소수유약물)
微軀此外更何求(미구차외갱하구)
맑은 강물 한 굽이가 마을 감싸 흐르나니
강촌의 긴긴 여름 일마다 한가롭네
스스로 오가는 제비들, 서로 친한 갈매기 -74
늙은 아낸 종이에다 바둑판을 그리고 있고
어린아인 바늘 두들겨 낚싯바늘 만드누나
병 많아 필요한 건 약물(藥物)뿐, 이것 밖에 뭘 바랄까 -75
詠懷古跡五首之五(영회고적오수지오)
- 고적에서 회포를 읊다
諸葛大名垂宇宙(제갈대명수우주)
宗臣遺像肅淸高(종신유상숙청고)
三分割據紆籌策(삼분할거우주책)
萬古雲霄一羽毛(만고운소일우모)
伯仲之間見伊呂(백중지간견이려)
指揮若定失蕭曹(지휘야정실소조)
運移漢祚終難復(운이한조종난복)
志決身殲軍務勞(지결신섬군무노)
제갈량의 큰 이름이 우주(宇宙)에 드리우고
큰 신하의 초상화가 청고하고 엄숙하다
큰 포부 펴지 못했으나, 오랜 세월 깃털 같네 -76
백중의 사이로는 여궁이 보이는데
지휘(指揮)와 안정에는 소조(蕭曹)도 못 따랐네
한(漢)나라 복조(福祚) 회복 못하고 몸도 마저 죽었구나 -77
詠懷古跡五首之三(영회고적오수지삼)
- 고적에서 회포를 읊다
群山萬壑赴荊門(군산만학부형문)
生長明妃尙有村(생장명비상유촌)
一去紫臺連朔漠(일거자태련삭막)
獨留靑塚向黃昏(독류청총향황혼)
畫圖省識春風面(화도생식춘풍면)
環佩空歸月下魂(환패공귀월하혼)
千載琵琶作胡語(천재비파작호어)
分明怨恨曲中論(분명원한곡중논)
여러 산과 골짝 지나 형문(荊門)에 다다르니
명기(明妃)가 생장(生長)한 고을 아직도 남아 있네
북방의 사막을 헤맸었지, 무덤만이 푸르네 -78
봄바람 같은 얼굴 화공(畵工)이 잘못 그려
달빛 아래 혼백 되어 패옥(佩玉)도 부질없네
비파는 오랑캐 노래 타나 원한(怨恨) 가득 담겼으리 -79
閣夜(각야)
- 누각에서의 밤
歲暮陰陽催短景(세모음양최단경)
天涯霜雪제寒霄(천애상설제한소)
五更鼓角聲悲壯(오갱고각성비장)
三峽星河影動搖(삼협성하영동요)
野哭千家聞戰伐(야곡천가문전벌)
夷歌數處起漁樵(이가수처기어초)
臥龍躍馬終黃土(와룡약마종황토)
人事音書漫寂寥(인사음서만적료)
한 해는 저물어 가고 낮은 점점 짧아지네
눈과 서리 그치고 나니 차가운 밤이구나
한밤의 북소리 비장하고 삼협에는 별과 은하 -80
들판에는 곡(哭) 소리요, 집집마다 전쟁 소식
오랑캐 노래 소리 나무꾼에게 들려오네
와룡(臥龍)도 한 줌 흙 되었거늘, 사람의 일 쓸쓸쿠나 -81
宿府(숙부)
- 장군의 막부에서 묵으며
淸秋幕府井梧寒(청추막부정오한)
獨宿江城蠟炬殘(독숙강성납거잔)
永夜角聲悲自語(영야각성비자어)
中天月色好誰看(중천월색호수간)
風塵荏苒音書絶(풍진임염음서절)
關塞蕭條行陸難(관새소조행륙난)
已忍伶俜十年事(이인령빙십년사)
强移棲息一枝安(강이서식일지안)
막부(幕府)의 우물가는 오동나무 차가운데
강성(江城)에서 자려 하니 촛불만 가물가물
긴 밤의 호각소리 슬픈데 중천 달빛 누가 볼까 -82
지루한 전쟁 중에 고향 소식 끊어지고
쓸쓸한 변방에는 육로 통행 어려워라
견뎌온 쓸쓸한 십년 세월, 쉴 곳 하나 차지했네 -83
登樓(등루)
- 누대에 올라서
花近高樓傷客心(화근고누상객심)
萬方多難此登臨(만방다난차등림)
錦江春色來天地(금강춘색내천지)
玉壘浮雲變古今(옥누부운변고금)
北極朝庭終不改(배극조정종부개)
西山寇盜莫相侵(서산구도막상침)
可憐后主還祠廟(가련후주환사묘)
日暮聊爲梁父吟(일모료위량부음)
꽃이 핀 높은 누대(樓臺), 마음 아픈 나그네가
만방(萬方)에 어려움 많아 이곳에 올라본다
금강(錦江)의 봄빛은 내려오고 옥루산은 변하도다 -84
북극성을 닮은 나라 망하지 않으리니
토번족 도둑들은 결코 침략 말찌어다
후주도 종묘사직 지켰네, 양보곡(梁父曲)을 다만 읊네 -85
野望(야망)
- 들에서 바라보다
西山白雪三城戍(서산백설삼성수)
南浦淸江萬里橋(남포청강만리교)
海內風塵諸弟隔(해내풍진제제격)
天涯涕淚一身遙(천애체누일신요)
唯將遲暮供多病(유장지모공다병)
未有涓埃答聖朝(미유연애답성조)
跨馬出郊時極目(과마출교시극목)
不堪人事日蕭條(부감인사일소조)
서산의 눈 덮인 곳, 삼성(三城) 지킨 수(戍)자리라
남포의 맑은 강물 만리교가 놓였구나
전쟁에 형제들 떨어지니 하늘 끝서 눈물지네 -86
늘그막에 들어서자 많은 병도 생기나니
나라에는 한 방울 물, 한 줌 흙도 못 갚았네
말 타고 눈 치뜨고 보니 사람 일 참 쓸쓸하네 -87
客至(객지)
- 손님 오시다
舍南舍北皆春水(사남사배개춘수)
但見群鷗日日來(단견군구일일내)
花徑不曾緣客掃(화경부증연객소)
蓬門今始爲君開(봉문금시위군개)
盤飧市遠無兼味(반손시원무겸미)
樽酒家貧只舊醅(준주가빈지구배)
肯與鄰翁相對飮(긍여린옹상대음)
隔籬呼取盡餘杯(격리호취진여배)
집의 남북 온 천지가 하나같이 봄물인데
떼지어 날아오는 갈매기만 늘 봅니다
꽃길은 손님 온다 안 쓸고, 사립문도 첨 열었죠 -88
반찬은 시장 멀어 맛있는 것 전혀 없고
독에는 가득한 술, 잘 익은 막걸리뿐
이웃집 노인과 마시려면 남은 술잔 비우세요 -89
旅夜書懷(여야서회)
- 나그네가 밤에 회포를 적다
細草微風岸(세초미풍안)
危檣獨夜舟(위장독야주)
星垂平野闊(성수평야활)
月涌大江流(월용대강류)
名豈文章著(명개문장저)
官應老病休(관응노병휴)
飄飄何所似(표표하소사)
天地一沙鷗(천지일사구)
곱다란 풀잎 위에 미풍(微風)이 부는 언덕
높다란 돛을 달고 외로운 밤배 뜨니
하늘엔 별들 늘어지고 달빛 아래 강 흐르네 -90
어떻게 문장으로 이름을 날리리오
몸 늙고 병이 드니 벼슬길도 쉴 만한데
떠도는 이 몸은 무언가, 모래톱의 물새라네 -91
別房太尉墓(별방태위묘)
- 방태위의 무덤을 떠나며
他鄕復行役(타향복항역)
駐馬別孤墳(주마별고분)
近淚無干土(근누무간토)
低空有斷雲(저공유단운)
對棋陪謝傅(대기배사부)
把劍覓徐君(파검멱서군)
唯見林花落(유견림화낙)
鶯啼送客聞(앵제송객문)
낯설은 타향에서 또다시 떠도나니
무덤 앞에 말 세우고 이별을 고하도다
흐르는 눈물 막을 흙 없고, 하늘에는 조각구름 -92
바둑을 둘 때이면 사안과 짝하였고
한번 칼 잡으면 서군(徐君)을 찾았다지
오로지 보이는 건 지는 꽃, 꾀꼴 소리 손이 듣네 -93
奉濟驛重送嚴公四韻(봉제역중송엄공사운)
- 봉제역에서 엄공을 다시 보내며
遠送從此別(원송종차별)
靑山空復情(청산공복정)
幾時杯重把(기시배중파)
昨夜月同行(작야월동항)
列郡謳歌惜(렬군구가석)
三朝出入榮(삼조출입영)
江村獨歸處(강촌독귀처)
寂寞養殘生(적막양잔생)
먼 길을 보내려고 예서 이별 하려 하니
청산은 부질없이 다시 또 정(情)을 주네
그 언제 술 다시 마실까, 달빛 함께 즐겼었지 -94
여러 고을 노래 불러 석별(惜別)을 나누어도
삼대의 조정(朝廷) 섬겨 영화(榮華)를 누리시라
강촌에 나 홀로 돌아가 여생 고이 가꾸리라 -95
天末懷李白(천말회리백)
- 하늘 끝에서 이백을 그리워하다
涼風起天末(량풍기천말)
君子意如何(군자의여하)
鴻雁幾時到(홍안기시도)
江湖秋水多(강호추수다)
文章憎命達(문장증명달)
魑魅喜人過(리매희인과)
應共冤魂語(응공원혼어)
投詩贈汨羅(투시증골나)
서늘한 바람 한 점 하늘 끝에 일어나니
그대의 마음은 어떠한지 궁금하네
기러긴 어느 때에 오는지, 가을 물결 출렁이네 -96
문장은 출세 길에 오히려 방해 되고
귀신은 기뻐하네, 사람들이 다니는 걸
원귀(寃鬼)된 영혼과 얘기하니 시(詩) 멱라(汨羅)에 던지리라 -97
月夜憶舍弟(월야억사제)
- 달밤에 아우를 생각하다
戍鼓斷人行(수고단인항)
秋邊一雁聲(추변일안성)
露從今夜白(노종금야백)
月是故鄕明(월시고향명)
有弟皆分散(유제개분산)
無家問死生(무가문사생)
寄書長不達(기서장부달)
況乃未休兵(황내미휴병)
수(戍)자리 북소리에 인적은 끊어지고
변방의 쓸쓸한 가을 외기러기 우는 소리
이슬은 오늘부터 희니 고향에도 달 밝으리 -98
동생들 있다 하나 모두 다 흩어지고
생사(生死)조차 알 길 없고 물어볼 집 하나 없네
편지는 길 멀어 못 가는데 전쟁마저 끊임없네 -99
春宿左省(춘숙좌성)
- 봄에 좌성에서 묶으며
花隱掖垣暮(화은액원모)
啾啾棲鳥過(추추서조과)
星臨萬戶動(성림만호동)
月傍九霄多(월방구소다)
不寢聽金鑰(부침청금약)
因風想玉珂(인풍상옥가)
明朝有封事(명조유봉사)
數問夜如何(삭문야여하)
꽃빛이 숨어드는 대궐 담장 저물 무렵
잘 새도 찍찍 짹짹 지저귀며 날아간다
별 뜨니 궁궐 문 보이고 달 가에는 넓은 하늘 -100
궁궐문 빗장소리 잠은 전혀 오지 않고
들리는 바람소리 풍경소리 생각나네
낼 아침 아뢸 말씀 있나니, 남은 밤을 묻고 묻네 -101
春望(춘망)
- 봄의 소망
國破山河在(국파산하재)
城春草木深(성춘초목심)
感時花淺淚(감시화천루)
恨別鳥驚心(한별조경심)
烽火連三月(봉화연삼월)
家書抵萬金(가서저만금)
白頭搔更短(백두소갱단)
渾欲不勝簪(혼욕불승잠)
나라는 망했어도 산하(山河)는 그대로요
성(城) 안은 봄이 되어 초목이 무성하네
슬픔에 꽃도 눈물 흘리고 나는 새도 놀라네 -102
봉홧불은 석 달이나 계속해서 올라오니
집에서 부친 편지 너무나 소중하네
흰 머리 자꾸 짧아져 비녀조차 못 꼽겠네 -103
月夜(월야)
- 달밤
今夜鄜州月(금야부주월)
閨中只獨看(규중지독간)
遙憐小兒女(요련소아녀)
未解憶長安(미해억장안)
香霧雲鬟濕(향무운환습)
淸輝玉臂寒(청휘옥비한)
何時倚虛幌(하시의허황)
雙照淚痕干(쌍조누흔간)
오늘 밤 바라보는 부주(鄜州)에 뜬 하늘의 달
아내는 다만 홀로 바라보고 있으리라
멀리서 어린 딸 생각하고 장안(長安) 소식 그리리라 -104
자욱한 안개 구름 머리카락 젖어들고
하늘 가득 맑은 달빛 옥 같은 팔 차갑겠소
그 언제 얼굴 비춰보며 눈물 자국 막아볼까 -105
佳人(가인)
- 아름다운 여인
絶代有佳人(절대유가인)
幽居在空谷(유거재공곡)
自云良家子(자운량가자)
零落依草木(령낙의초목)
關中昔喪亂(관중석상난)
兄弟遭殺戮(형제조살륙)
官高何足論(관고하족논)
不得收骨肉(부득수골육)
世情惡衰歇(세정악쇠헐)
萬事隨轉燭(만사수전촉)
夫婿輕薄兒(부서경박아)
新人美如玉(신인미여옥)
合昏尙知時(합혼상지시)
鴛鴦不獨宿(원앙부독숙)
但見新人笑(단견신인소)
那聞舊人哭(나문구인곡)
在山泉水淸(재산천수청)
出山泉水濁(출산천수탁)
侍婢賣珠回(시비매주회)
牽蘿補茅屋(견나보모옥)
摘花不揷發(적화부삽발)
采柏動盈掬(채백동영국)
天寒翠袖薄(천한취수박)
日暮倚修竹(일모의수죽)
당대엔 아주 드문 아름다운 사람 있어
한적한 빈 산골에 혼자서 산다 하오
스스로 양가의 자식인데 집안 망해 왔다네 -106
지난 날 관중에서 난리가 났을 때에
형제 죽고 자매 죽고 모두들 죽었다네
벼슬이 높으면 무엇하리, 골육조차 못 거둔 걸 -107
세상 사람 인심이야 몰락은 싫어하고
세상만사 바람 따라 움직이는 촛불 같네
남편은 경박한 사람, 새 사람을 들였다네 -108
합혼꽃도 오히려 제때를 알고 있고
원앙새도 혼자서는 잠을 자지 못하는데
남편은 새 사람만 보고, 내 울음은 못 듣네 -109
산에서 흘러가는 샘물은 맑지마는
산속을 나서면 금방내 흐려진다오
몸종은 구슬을 팔고, 덩굴 끌어 집 고치네 -110
꽃 한 송이 꺾는대도 머리에 꽂지 않고
잣송이를 따고 따서 손에 가득 움켜쥐네
찬 날씨 푸른 소매 엷어도 늦도록 임 기다리네 -111
望岳(망악)
- 대종산을 바라보며
岱宗夫如何(대종부여하)
齊魯靑未了(제노청미료)
造化鐘神秀(조화종신수)
陰陽割昏曉(음양할혼효)
湯胸生層雲(탕흉생층운)
決□入歸鳥(決□입귀조)
會當凌絶頂(회당능절정)
一覽衆山小(일람중산소)
저리도 높고 높은 대종산(岱宗山)은 어찌하여
제나라와 초나라로 끝도 없이 푸르른가
천지의 신령함 다 모이고 어둠 밝음 나눴도다 -112
가슴을 씻어내며 층계 구름 솟구치니
새들은 입 벌리고 둥지로 날아든다
언젠가 꼭 정상에 올라 뭇 산 작음 굽어보리 -113
寄李白(기이백)
- 이백에게
昔年有狂客(석년유광객)
號爾謫仙人(호이적선인)
筆落驚風雨(필락경풍우)
詩成泣鬼神(시성읍귀신)
聲名從此大(성명종차대)
汨沒一朝伸(골몰일조신)
文彩承殊渥(문채승수악)
流傳必絶倫(유전필절윤)
龍舟移棹晩(용주이도만)
獸錦奪袍新(수금탈포신)
白日來深殿(백일래심전)
靑雲滿後庭(청운만후정)
乞歸優詔許(걸귀우조허)
遇我宿心親(우아숙심친)
未負幽棲志(미부유서지)
兼全寵與辱(겸전총여욕)
劇談憐野逸(극담연야일)
嗜酒見天眞(기주견천진)
醉舞梁園夜(취무양원야)
行歌泗水春(행가사수춘)
才高心不展(재고심불전)
道屈善無鄰(도굴선무린)
處士禰衡俊(처사녜형준)
諸生原憲貧(제생원헌빈)
槄粱求未足(도량구미족)
薏苡謗何頻(의이방하빈)
五嶺炎蒸地(오령염증지)
三危放逐臣(삼위방축신)
幾年遭鵩鳥(기년조복조)
獨泣向麒麟(독읍향기린)
蘇武先還漢(소무선환한)
黃公豈事秦(황공기사진)
楚筵辭醴日(초연사예일)
梁獄上書辰(량옥상서진)
已用常時法(이용상시법)
誰將此義陳(수장차의진)
老吟秋月下(노음추월하)
病起暮江濱(병기모강빈)
莫怪恩波隔(막괴은파격)
乘槎與問津(승사여문진)
지난 날 시(詩) 잘 짓는 광객(狂客)이 하나 있어
그대를 귀양 온 신선, 적선(謫仙)이라 불렀었지
붓 들면 비바람 놀라고, 시 지으면 놀랐지 -114
뛰어난 그 명성(名聲)이 이로부터 생겼으니
묻혀 살던 그대 몸이 하루아침 드러났지
문채(文彩)는 황제 사랑 받았고, 작품마다 뛰어났네 -115
황제가 타는 배는 그대 이백(李白) 기다렸고
시(詩) 잘 지어 무늬 놓은 좋은 비단 받았었네
낮에도 깊은 궁전 드나들고, 그대 집엔 높은 관리 -116
초야로 돌아갈 것을 황제께서 허락하니
나 만나선 오랜 마음 친구처럼 친절했네
그윽이 숨어 살려는 뜻에 총애(寵愛) 욕됨 겸하였지 -117
마음대로 얘기하는 시골 생활 그리워하고
술을 늘상 좋아하여 천진(天眞) 기질 보여줬네
취하여 연회(宴會)에 춤추었고 사수(泗水)의 봄 노래했지 -118
높은 재주 지녔으나 마음대로 펴지 못해
앞길이 굽혀지니 따르는 이웃 없네
예형(禰衡)은 숨어 살았고 원헌(原憲) 또한 가난했지 -119
벼와 조를 구하여도 구하지를 못했는데
율무가 구슬이라는 비방(誹謗) 듣기 몇 번인가
오령(五嶺)은 무더운 고장인데 쫓겨나는 신하 됐지 -120
대체 몇 년 되어야만 복조(福祚)를 만나리오
기린(麒麟)을 향하여서 홀로 눈물 짓는구나
한나라 소무(蘇武) 먼저 오고 항공(黃公)처럼 섬기리요 -121
초나라 잔치에선 단술 탓에 떠나려하고
양나라 감옥에선 무죄(無罪)를 밝혔지요
당시의 법률을 따르니, 바른 뜻을 뉘 말하리 -122
지치고 늙은 몸으로 달 빛 아래 시를 읊고
저무는 강가에서 병든 몸을 일으키오
천자의 은혜 생각지 말고 뗏목 타고 길 물으오 -123
夢李白二首之一(몽리백이수지일)
- 이백을 꿈에 보고 1
死別已呑聲(사별이탄성)
生別常惻惻(생별상측측)
江南??地 (강남장려지)
逐客無消息(축객무소식)
故人入我夢(고인입아몽)
明我長相憶(명아장상억)
君今在羅網(군금재나망)
何以有羽翼(하이유우익)
恐非平生魂(공비평생혼)
路遠不可測(노원부가측)
魂來楓林靑(혼내풍림청)
魂返關塞黑(혼반관새흑)
落月滿屋梁(낙월만옥량)
猶疑照顔色(유의조안색)
水深波浪闊(수심파낭활)
無使蛟龍得(무사교룡득)
죽어 하는 이별이라면 울음소리 삼키련만
살아서 하는 이별 마음 늘 아파오네
강남은 병 많은 고장인데 그대 소식 아주 없네 -124
그대가 오늘 따라 내 꿈에 나타났으니
나 얼마나 오랫동안 그대 생각 했겠는가
그대는 지금 잡혀 있는데 날개라도 가졌는가 -125
평소의 살아 있는 그대 혼백 아니겠지
산 높고 길이 멀어 알 수가 전혀 없네
그대 혼 찾아옴에 푸르고 돌아감에 어둡도다 -126
기우는 가을 달빛 대들보에 가득한데
이 달빛이 그대 얼굴 비추어 주겠지요
물 깊고 물결은 광활하니 교룡에게 죽지 마오 -127
夢李白二首之二(몽리백이수지이)
- 이백(李白)을 꿈에 보고
浮雲終日行(부운종일항)
游子久不至(유자구부지)
三夜頻夢君(삼야빈몽군)
情親見君意(정친견군의)
告歸常局促(고귀상국촉)
苦道來不易(고도내부역)
江湖多風波(강호다풍파)
舟楫恐失墜(주즙공실추)
出門搔白首(출문소백수)
若負平生志(야부평생지)
冠蓋滿京華(관개만경화)
斯人獨憔悴(사인독초췌)
孰云網恢恢(숙운망회회)
將老身反累(장노신반누)
千秋萬歲名(천추만세명)
寂寞身后事(적막신후사)
뜬구름 하염없이 종일토록 흘러가고
떠도는 그대는 오랫동안 오질 않네
사흘 밤 꿈속에 보고 그대 우정 확인했소 -128
가겠다고 말할 때는 언제나 늘 조급하고
찾아오기 쉽지 않다 괴롭게 말을 하네
가는 길 풍파가 심하니 배 뒤집힐까 걱정 되네 -129
그대는 문 나서며 흰머리를 긁적이니
평소의 처지와는 많이도 다른 것 같소
서울엔 벼슬아치 많은데, 그대만은 초췌하네 -130
하늘 법이 넓고 넓어 공정하다 하였건만
그대는 늙어가며 도리어 죄(罪) 얻었네
역사에 영원할 그대여, 죽은 후의 일이런가 -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