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18일 PM04:30 TBC라디오 가요 에세이 2부 "윤병대의 맛따라길따라" (FM 99.3)
올 여름은 무더위는 길어서인지 주변에 많은 분들이 여름휴가를 다녀 오셨더군요.
아무리 덥다고 하지만 다음주 23일이 "처서"라는 절기에 해당하니 이제 곧 가을이지 않습니까?
오늘은 여름을 넘기며 가을이 오는 길목을 달려 볼 수 있는 좋은 드라이브 코스 하나 안내해 드릴까 합니다.
바로 청주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인데요
경부고속도로 청주 인터체인지(IC)를 빠져나오면 만나는 청주의 관문인 진입로부터 가경천 죽천교까지 6km에 걸쳐 플라타너스 나무가 마치 터널을 이루듯 장관을 연출하고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 전국의 진입로 중 가장 아름답고 운치있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플라타너스가 촘촘하게 서로 가지를 맞대고 있어 멋진 나뭇잎 동굴을 만들며, 나뭇잎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낙엽이 차창을 살포시 때린리면 마치 가을의 터널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 플라타너스 나무는 해방직후 심어졌다고 하는데요, 4차선 도로 양쪽은 물론이고 중앙분리대처럼 중앙에도 심어져 있어 마치 나무숲으로 터널을 만들어 놓은것 같습니다.
약 1,520여그루가 빚어 내는 울창한 자연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잎이 하늘을 가려 계절마다 형형색색의 터널을 만드는 이 길은 춘하추동 4계절 마다 제각기 특색있는 모습이라 그 동안 많은 영화가 촬영되기도 하였는데, 영화 ‘만추’와 TV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장소로도 유명한 이 곳은 또한 연인들의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을 받는 곳이기도 합니다.
운치있는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은 이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은 1948년 심은 플라타너스를 청주 시민들의 힘으로 지켜 낸 도로로도 유명합니다.
한때 편도 2차선인 도로를 확장하려다 “도로를 넓힐 경우 가로수 터널이 없어지게 된다.”며 시민 한 명 한 명이 플라타너스 한 그루씩을 껴 않고 확장을 반대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차로 달리기에는 너무 짧고, 걷기에는 인도가 좁아 위험한 게 흠이라, 그래서 청주시에서는 청주의 명물인 이 길을 영구 보존하고, 가로수 길 사이로 시민들이 걸어 다닐 수 있도록 길을 따라 새로운 도로를 2008년까지 준공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이 길은 드라이브 코스치고는 거리가 좀 짧다는 것이 흠이지요.
만약 가로수 길을 더 만끽 하고 쉽다면 휴암휴게소 부근에 U턴 자리가 있으므로 여기서 U턴하여 한 번 더 달려 보면 됩니다.
이 가로수 길을 빠져 나와 우암 순환도로로 차를 몰아가면 청주 시가지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구불구불한 길인데, 이 길을 달려 보면 가을의 운치를 차창 밖으로 마음껏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우암 순환도로 끝난 지점에서 상당산성을 오르는 구간도 마치 한계령을 넘는듯한 아름다운 풍경을 지닌 곳입니다.
그리고 상당산성은 우리나라에서 원형이 잘 남아있는 조선 중후기의 대표적인 석성이며, 이 상당산성에는 두 곳의 비밀문인 암문이 있는데, 암문이란 서너명이 허리를 숙이고 드나들 정도로 안쪽으로 빗장구멍을 내어 견고히 하는 한편 유사시에는 곧바로 폐쇄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 상당산성도 TV사극에 자주 등장 하는 곳입니다.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청주I.C -->36번국도 --> 우암산 순환도로 -->상당산성
충청북도는 산새가 험한 내륙이라 그런지 산채비빔밥이 꽤나 유명 합니다.
오염되지 않은 산과 들에서 나는 갖가지 산나물에는 특유의 향과 맛, 효능이 살아 숨쉬고 있는, 그 향과 맛, 효능을 한 그릇에 모두 담은 산채비빔밥.
조물조물 주물고 살짝살짝 털며 특유의 질감과 향을 살려무친 산나물, 들나물을 고슬고슬한 밥 위에 얹고 고추장을 한술 넣어 비빈 산채비빔밥은 풋풋하고 아삭하고 쫄깃한 질감, 구수하고 달콤하고 쌉싸름한 맛,특유한 향들 속에 자연의 맛이 담겨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는 어디를 가나 산채비빔밥이 있겠지만, 다른 지역의 산채 비빔밥은 고추장으로 비벼 먹지만, 충청도의 산채 비빔밥은 보리된장에 비벼 먹는 특징이 있는데, 보리된장은 쌀겨를 구워 발효시켜 만드는 된장입니다.
이 산채비빔밥과 함께 곁들인 대추술 한 잔의 맛은 잊을 수가 없을 겁니다.
대추 술은 청주지역의 특산품으로 고운 빛과 향긋한 향기 쌉쌀한 맛이 일품인데 드셔 보신분만이 그 맛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드라이브 여행이니 만큼 운전자는 이 대추 술을 드실 수 없다는게 좀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