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한번씩 보내드리는 걷기요령 정보 메일입니다.
장비 구입하실 분은 미리미리 준비하시라는 측면에서 조금 일찍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발견이의 도보여행 발견이 드림
목차: 1.체온유지 2.필요장비 3.먹을거리
4.고도에 따른 기온변화 5.풍속에 따른 체감기온 6.눈썰매 7.음주
8.눈의 섭취 9.단독심설걷기의 위험성 10.습설과 건설의 차이
심설걷기의 즐거움은 한 번 해보면 눈 내릴 겨울만 기다릴 정도로 경이롭습니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 아래에서만 꿈같은 추억이 깃들지니
아래 사항들을 숙지하시길 바랍니다.
얼마 전 내린 폭설로 자의든 타의든 눈길 걷기를 해야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간단하게 겨울철 걷기와 눈길걷기에 필요한 정보를
제 경험에 비추어 직접 촬영한 사진들과 함께 적어볼까 합니다.
가까운 집근처 걷기 보다는
위험성이 동반되는 장거리 눈길걷기 위주로 쓰고자 합니다.
1. 체온유지
겨울철 걷기는 체온유지와의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 속옷은 면으로된 것은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면 소재의 속옷은 땀에 젖으면 잘 마르지 않아 저체온증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선자령이나 태백산 눈꽃축제, 대관령옛길 처럼 산으로 떠나는 장거리
겨울 심설걷기라면 면 소재 속옷은 절대금물입니다.
나. 빠르게 걷거나 오르막을 걷다보면 한 겨울에도 속에서는 땀이 나기 쉽습니다.
이럴 때는 땀에 옷이 젖기 전에 재빨리 옷을 한겹 벗어
땀으로 젖은 옷으로 인해 한기가 들지 않게 해야합니다.
순서는 더위가 느껴지면 앞가슴의 지퍼를 내리고, 모자나 장갑을 벗어 체온을 낮추고
그래도 더우면 웃옷을 하나씩 벗는 식입니다.
반대로 야외에서 휴식을 하거나 식사를 할 때는 예비로 준비해간 옷까지 껴입어서
체온 저하를 막아야 합니다.
또 선자령처럼 사람이 줄을 서서 가거나 해서 움직임이 적은 경우에도 체온유지를
위해 옷을 껴입는 것이 좋습니다.
다. 발이 쉽게 시려워지는 분은 발에 땀이 많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여벌양말을 준비해서 비닐에 넣은 후 체온이 느껴지는 옷 안에 보관한 다음
양말이 땀으로 젖어 발이 시려울 때 갈아신어주어야 합니다.
땀이 많이 나서 자주 갈아신어야 한다면 갈아신은 젖은 양말이 마를 수 있도록
망사주머니 등을 이용해 배낭 바깥에 달면 마를 수 있지만 겨울에는 조금 난망합니다.
라. 옷은 얇은 것을 여러벌 껴입는 것이 보온이나 활동성에 좋습니다. 다만 쉴 때 껴입는
여벌옷은 두꺼운 것도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오리털소재의 옷이 여벌로는 가볍고 좋습니다.
쉴 때 껴입을 여벌옷을 준비 안하는 분이 많은데, 이것 역시 중요한 사항입니다.
마. 상의나 하의는 방수나 방풍 기능 못지않게 습기를 밖으로 뽑아내는 투습기능이
무척 중요합니다. 겨울에 나는 땀은 체온유지의 가장 큰 적입니다.
꼭 고가의 고어텍스 의류가 아니라도 투습기능이 우수한 제품이 많으니
특히 외피는 투습 소재 제품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바. 핫팩이나 기타 손난로도 어느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장거리인 경우에는
여러 개를 준비하고, 여분 연료를 갖고 가는 준비성이 필요합니다.
2. 장비
가. 아이젠
눈이 내린 직후에는 그리 미끄럽지 않아 아이젠이 없어도 제법 등반이 가능하지만
눈 밑에 깔려 있을지 모를 빙판으로 인해 아이젠 착용을 권장합니다.
여러 아이젠에 대한 설명은 아래 사진설명으로 대체합니다.
가장 왼쪽은 요즘은 잘 시판되지 않는 것으로 빙판에서만 약간 효과가 있을 뿐 눈에서는
그다지 효과가 없습니다. 나머지 것들은 대체로 걷기에는 효과가 좋습니다.
가장 우측 것이 가격도 1만원 이하로 싸고 휴대도 간편합니다. 체인형은 비교적
착용감이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어느 것이든(가장 왼쪽 것 제외) 이걸 착용해야
미끄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1~3만원대입니다.
나. 스패츠
스패츠는 신발 밑창 위부터 무릎 밑까지를 보호하는 일종의 발토시 같은 장비입니다.
주 목적은 눈밭을 걸을 때 차가운 눈이 신발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아울러 바짓단을 적시지 않게 하는 데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방수소재의 바지와 등산화를 입고 신었다 해도
등산화 목을 넘어서 들어오는 눈은 어쩌지 못합니다.
따라서 완전히 다져지지 않은 눈길이라면 스패츠는 필수입니다.
또한 겨울이 아니더라도 비가 많이 내릴 때 사용하면 바짓단으로 흘러 신발 속으로
들어가는 빗물을 차단하는 기능도 있어 저는 2만원대의 투습기능 있는 제품을 구입해
사계절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렴한 1만원대부터 고어텍스 소재의 10만원가까운 제품까지 다양합니다만
고가라고 해서 가격대비 우수한 기능을 기대할 순 없습니다.
다만 스패츠는 위에 언급한 것처럼 비올 때도 착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투습기능이 꼭 필요합니다.
투습기능이 없으면 그 안으로 이슬이 맺혀 바지가 살짝 젖습니다.
따라서 2~3만원대의 투습기능 있는 것을 찾아보실 것을 권합니다.
물론 고어텍스 소재가 더 좋겠지만 지갑이 가벼워진다는 단점이... ^^
다. 디지털 카메라 보관 및 촬영
디지털 카메라 중에 배터리가 쉽게 닳는 기종은 가급적 품 안에 넣어
체온을 느끼게 해주세요. 추운 날씨에 노출시키면 금방 방전될 수 있습니다.
설경 촬영을 할 때는 표준 노출보다 1/2~1스톱 정도 밝게해서 촬영해야
깨끗한 눈 사진이 나옵니다. 그냥 자동에다만 놓고 찍으면 눈이 거무튀튀하게
나오기 십상입니다. 설경모드가 있으면 그것으로 바꾸어 놓아야하구요.
그런 이유는 눈이 하얗기 때문에 카메라가 현장 상황을 실제보다 많이 밝은
것으로 오해하고 조리개를 좁히고 셔텨스피드 속도를 빠르게 하기 때문입니다.
라. 그 밖의 장비들
눈(雪)은 평소보다 3~4배 많은 자외선을 반사해서 얼굴에 비춥니다.
따라서 선글라스나 고글이 필요하고, 썬크림도 발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스틱은 등산용이든 노르딕용이든 있으면 편리합니다. 가급적 2개를 모두
갖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장갑은 장거리의 경우 2겹을 겹으로 끼면 보온효과가 좋습니다.
특히 장갑은 손목부분의 맨살이 노출되지 않도록 소매부분이 길 수록 좋습니다.
바람이 불든 안불든 바람대비 마스크나 겨울용 버프, 겨울모자, 귀마개는 필수입니다.
눈 주변을 제외한 얼굴은 물론 전신을 모두 덮는다는 생각을 가지셔야 합니다.
할 수 있다면 스키고글을 쓰는 것도 좋습니다.
장거리 산행의 경우 인터넷에서 2만원에 파는 민물낚시용 치마라는 것을
구입해 사용하면 하체 보온에 유리합니다.
짐꾸리기: 수시로 꺼내고 넣어야 하는 재킷이나 덧바지, 아이젠, 고글, 먹거리 등은
손이 잘 닿는 배낭 윗주머니나 옆주머니에 챙겨둔다.
3. 먹거리
겨울걷기는 의외로 체력소모가 심합니다. 먹거리에도 신경써야 할 것입니다.
가. 추운 곳에서의 야외식사는 체하기 쉬으므로 일단 식사를 하는 곳은 바람이 적고
양지바른 곳을 선택합니다.
나. 소화가 되기 쉬운 부드러운 음식을 주메뉴로 따스하게 섭취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보온병이나 보온도시락이 추천됩니다.
다. 초콜릿 같은 간식은 꺼내기 쉬운 곳에 두고 수시로 먹어서 체력을 보충해야합니다.
마.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열량 높고 섭취 편한 간식을 여벌로 준비합니다.
4. 그밖의 것들
가. 기상정보: 기상정보는 반드시 미리 확인하여 악천우에는 걷기계획 자체를 취소하거나
도심 같이 위험성이 현저하게 적은 곳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고도에 따른 기온변화
일반적으로 기상대가 예보한 온도에서 고도 100m 상승 때마다 0.6도를 빼면 그곳 온도가 나옵니다.
풍속에 따른 체감기온 변화
또한 풍속의 영향도 체온을 낮추는 큰 요인이므로 이 또한 감안해야 합니다.
기온이 높더라도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실제로 많이 춥습니다.
풍속이 체온에 미치는 영향은 기온에 따라 다르므로 몇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풍속이 5m 였을 경우 -5도의 기온은 체감기온이 -11도로 6도 떨어집니다.
풍속이 같은 5m 였더라도 -10도의 기온은 체감기온이 -19도로 9도 떨어집니다.
풍속이 7.5m인 경우 -5도의 기온은 체감기온이 -19도로 9도 떨어집니다.
풍속이 같은 7.5m였더라도-10도의 기온은 체감기온이 -25도로 -15도 떨어집니다.
따라서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방풍장비에 특히 집중해야합니다.
나. 눈썰매: 눈길걷기의 또 다른 재미는 가볍게 즐기는 눈썰매가 아닐런지요.
미끈한 돗자리를 사용한다면 뒤로 확실히 누우면 비교적 잘 나갑니다. ^^
마트나 인터넷에서 구매할 수 있는 1만원대 눈썰매를 구입해서 아이들에게
선물한 후 잠시 빌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생각보다 무겁지 않아 남자분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베낭에 매고 갈 수 있습니다. 단, 배낭은 40리터 이상의 큰 것이어야
잘 매달려 있습니다.
단, 타인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장소나 안전한 랜딩지역이 확보되지 않은 곳에서는
당연히 자제해야합니다.
다. 음주: 당연히 안됩니다. 춥다고 술을 마시면 일시적으로 더워지는 듯 느껴지지만
결과적으로는 체온을 떨어뜨린다고 합니다.
라. 눈(雪)의 섭취: 가급적 먹지 마십시오. 생각보다 불순물이 많이 섞여 있습니다.
야영 등을 하면서 꼭 먹어야할 상황이라면 녹인 후 스카프나 버프 등으로 걸러서
먹어야합니다. 전용 필터가 있으면 좋겠으나 원두커피용 필터도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단, 걸러지는 속도는 늦습니다. ^^
마. 혼자 떠나는 심설걷기는 사고의 심각성을 몇배 가중시킵니다.
최소 3인 이상이 팀을 이뤄계획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핸드폰이 잘 안되는 지역은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여러 명이라 하더라도 초보자끼리는 인적드문 장거리 심설걷기는 자제해야합니다.
바. 습설(濕雪)과 건설(乾雪)의 차이
습설은 기온이 올라가면서 살짝 녹아드는 눈이나 0도 전후에서 내리는 눈을 말하며
건설은 반대로 낮은 기온으로 인해 푸석푸석한 눈을 말합니다.
굳이 이 두 눈의 차이에 대해 말하려는 것은 우리들의 생각과 달리
건설 보다는 습설이 체온을 더 저하시킨다는 것입니다.
건설은 몸에 묻으면 금방 떨어지지만 습설은 옷에 붙어 두고두고 체온을 빼앗습니다.
따라서 습설이 잘 뭉쳐진다고 해서 장거리 심설걷기 도중 눈싸움을 심하게 하는 것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일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안전하고 즐거운 심설걷기 하시길 바랍니다. ^^
덧붙여주실 사항은 덧글로 남겨주시길... ^^
-'발견이의 도보여행' 카페지기 발견이(윤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