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파베르(Homo Faber)라는 말을 위키백과에서 찾은 것을 그대로 옮겨보면요.
"호모 파베르(Homo Faber)는 도구의 인간을 뜻하는 용어이다.
인간의 본질을 도구를 사용하고 제작할 줄 아는 점에서 파악하는 인간관으로
베르그송에 의해 창출되었다.
인간은 유형, 무형의 도구를 만드는 동시에 자기 자신도 만든다고 보고 있다"고 나옵니다.
또한 국어사전에는
"인간의 특성과 본질이 물건이나 연장을 만들어 사용하는 데에 있다고 보는 인간관.
비슷한말 공작인"
이렇게 설명된 말인데
유난히 호모 파벨이란 말을 많이 생각하게 한 날이었네요.
도구는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편리를 누릴 목적으로
스스로 만든 것인데요
어떤 때는 그 도구들로 인하여 사람이 도구의 노예가 되거나
상심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요.
어젯밤 울 아이가 학교에 있어야 할 시간
갑작스럽게 울 아이의 손전화번호로 걸려온 울 아이 친구의 전화
샤프심에 울 아이의 손가락이 찔려 심히 아픈 정도가
선생님께서 당장 병원을 가도 좋다는 허락이 나올 정도로
응급을 요한대서 급히 학교로 달려가 아이를 태우고
병원응급실로 달려갔건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대기 중이어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가스불과 소독약으로 바늘을 소독하고 아이의 생살을 헤집어
손가락 속에 묻혀 버린 흑연을 찾으려고
그야말로 한 밤 중의 블루스쯤 되는 장관을 연출하고
혹 파상풍이 염려되어 항균제를 구입하러 인근 대형마트 안에 있는 약국으로 갔습니다.
약국으로 가는 도중엔 나름 피차 위로가 되기 위해
연필심인 흑연이 다이아몬드와 같은 성분인 탄소원자로 구성되어 있지만
원자의 배열만 달라 어떤 것은 연필심이 되었고 어떤 것은 다이아몬드가 되었다는 둥....
10억분의 1m까지 나눌 수 있는 나노기술도 발전되었다는 요즘
원자만 제대로 분리하여 배열을 맞춘다면 ....... 손가락엔 다이아몬드가 박힌 것일테니
빼지 않아도 되는 것일지......하며 입으로는 내심 유머라고
말을 쉬지 않았지만 얼굴엔 근심가득한 모습이었던지요.
"아빠의 지극한 사랑의 손은 약손이므로 모든 것이 다 잘 처치되었을 것이다"라는
연세 지긋하신 약사의 말에 위로를 받아 마음이 많이 평안해졌겠지요.
그리고 주차를 하고 집에 들어왔었는데
오늘 새벽 용무를 마치고 차를 보니
밤사이 누군가 제차와 심하게 부딪쳤는지 하얀 색으로 선명한 자국만을 남겨둔 모습은
도구로 인하여 마음이 상심하게 되는 또 하나의 순간이었습니다.
트렁크에 늘 가지고는 다니지만 사용해 본적이 없는 흠집제거제가
오래되어 고약처럼 굳어져 있고
그래도 있는 힘을 다하여 조금씩 떼어내어
메모도 없이 홀로 남아 있던 자국들과 상한 마음까지 지우려 애써 닦아 봤지만
자국은 여전한 채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업무적으로는 조금은 특별한 날이어서 정신없이 하루일과를 보내는 중
근무지의 프린터가 우리의 손길로 해결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멈춰버린 것입니다.
도움의 손길은 내일이나 되어야 올 수 있다 하고......
또 하나의 도구가 하루 생활의 발목을 다시 잡는 순간이었죠!!
집으로 돌아와선 급한 저녁을 준비하고
미처리된 과제를 수행하려보니
아뿔사 자료를 두고 왔던 것이지요.
급하게 다시 가서 자료를 가져오는데
제가 나가는 것을 보고 있었노라고
어젯밤에 제차에 때이른 백로가 내리게 했던 장본인이
기다리고 있네요.
물론 상태가 아주 심하기때문에 흠집제거제로도 어쩔 수 없었고
하루종일 정신없었던 날이어서 새벽에 손 본 상태 그대로인데......
"어젯밤에 급하게 가느라 메모도 남길 사이없었고
조금전에 돌아왔노라"구요.........
서로 잘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가끔 한 두번은 마주쳤던
옆의 옆의 이웃집.....
제가 급하게 나가는 것을 보고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노라니.....
어쩌겠어요. 괜찮다고 들어가라 해야죠!!
호모 파베르(Homo faber) 도구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기에
만물의 영장이기도 하다니....
그 도구로 어제와 오늘 온통 제 얼굴에는 먹구름이었지만
마음만은 호모 파베르 다워야했다는 요.
2009년 9월 3일 밝은 보름달에 숨어 치르치르 풀벌레가 계속 울던 날 고운샘.....
첫댓글황당한 일을 겪으며 몹시 허둥대면서도 끝에는 정직한 사람을 만나는 기쁨을 맛보았네요. 인간이 편리하고 저 만든도구가 왕왕 인간을 다치게 하는 것은 한개를 얻으면 한개를 잃을 수밖에 없는 세상사의 이치겠지요. 사랑하는 아이가 다쳐서 마음이 아팠겠군요. 많이 다치지 않고, 빨리 쾌차하기를 바랍니다.
당시에는 상당히 긴박한 상황이었을텐데, 글을 매우 맛나게 잘 쓰셔서 한숨에 재미나게 읽어버렸네요......아빠의 사랑이 물씬 풍겨오는 가슴찌잉한 장면이 저절로 그려지네요. 차에 그림을 그려놓은 그분....마침내 나타나기 전까지는 막 화가 났었는데, 그래도 아직은 그렇게 각박한 세상은 아닌가봐요...사과를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하니...지금쯤은 새 살이 돋았겠죠, 아드님의 손가락에도, 그리고 님의 차에도...
신혼초에 큰 마음먹고 뽑았던 새차가....., 아침에 나와보니 옆에 쫘악 상처를 입었더군요 옆집 차에 분명히 흔적이 있는데도...., 증거가 없으니 벙어리 냉가슴을 앓았던 기억이 납니다. 고운샘님 이웃집 분은 정말 개념을 답재한 착한 이웃이시네요 *^^* 위로가 되는지 모르지만 ㅠ.ㅠ
첫댓글 황당한 일을 겪으며 몹시 허둥대면서도 끝에는 정직한 사람을 만나는 기쁨을 맛보았네요. 인간이 편리하고 저 만든도구가 왕왕 인간을 다치게 하는 것은 한개를 얻으면 한개를 잃을 수밖에 없는 세상사의 이치겠지요. 사랑하는 아이가 다쳐서 마음이 아팠겠군요. 많이 다치지 않고, 빨리 쾌차하기를 바랍니다.
다음날까지는 약간의 아픔이 느껴진댔지만 지금은 통증도 없나 봅니다. 염려해주셔서 위로가 되었는데 이제야 감사의 마음을 전하네요. 고맙습니다.
아이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다행히 샤프의 금속은 살에 들어가지 않아서인지 빠르게 회복이 되었네요. 지금은 잊었을 정도로요. 고맙습니다.
당시에는 상당히 긴박한 상황이었을텐데, 글을 매우 맛나게 잘 쓰셔서 한숨에 재미나게 읽어버렸네요......아빠의 사랑이 물씬 풍겨오는 가슴찌잉한 장면이 저절로 그려지네요. 차에 그림을 그려놓은 그분....마침내 나타나기 전까지는 막 화가 났었는데, 그래도 아직은 그렇게 각박한 세상은 아닌가봐요...사과를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하니...지금쯤은 새 살이 돋았겠죠, 아드님의 손가락에도, 그리고 님의 차에도...
신혼초에 큰 마음먹고 뽑았던 새차가....., 아침에 나와보니 옆에 쫘악 상처를 입었더군요 옆집 차에 분명히 흔적이 있는데도...., 증거가 없으니 벙어리 냉가슴을 앓았던 기억이 납니다. 고운샘님 이웃집 분은 정말 개념을 답재한 착한 이웃이시네요 *^^* 위로가 되는지 모르지만 ㅠ.ㅠ
좋아요~~
좋은 글 감상 잘 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