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오스트리아로 왔다. 12시간의 비행끝에 모스크바를 경유해서...
인간의 기억이란... 처음 여행때의 초조함과는 달리 한두어달전에 왔다갔던 길이라고.. 넘의 나라의 시설물조차도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이 반갑기까지 했다.
이래서 경험과 체험이 중요한가 보다.
푸릇푸릇한 여름의 풍경과는 대조적으로 관광객의 옷차림이나 거리의 풍경들이 다소 차분하다. 거리의 가로수들은 빨갛게 물들고 있고, 조만간 바람이 불면 낙엽들이 흩날리는 장관을 볼수 있을 것이다.
오던날 잔뜩 찌푸른 날씨로 마치 한국의 초겨울을 연상케 했다. 벌써 이리 추우면 어쩌나 했는데, 오늘 날씨는 전형적인 한국의 날씨처럼 화창하다. 이런날 집에 있는 것이 억울할 정도다 .
학교로 가는 길목에 있는 쇤부른 궁전은 마음만 먹으면 산책할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에 감개무량하다. 여행객일때와는 또다른 느낌이다.
사람사는 동네가 다 그렇겠지만, 어디든 인정이 있고, 웃음이 있으며, 근심걱정또한 같이 존재한다.
이나라 사람들은 매우 친절하다. 유럽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개인성 또한 뚜렷하다. 남의 눈치볼 필요없고, 체면과 허식또한 찾아볼래야 볼수가 없다. 매우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그래서 오히려 우리의 정서와는 조금 맞지 않은... 그러나 편하다.
형식과 체면때문에 행동에 제약받는 일이 허다한 우리에게는 마냥 자유롭다^^
작은 아들놈을 학교에 입학시키려고 10월 4일날 왔다. 대한항공 직항으로 혼자 보낼려고 했으나, 워낙 비행기값이 비싸서 가장 저렴한 러시아항공기를 이용해 모스크바를 경유해서 빈으로 같이 들어왔다.
말이 한마디도 되지 않은 아들을 학교에 밀어넣는 기분이란...
사립학교인 이곳 슈타이너 학교의 첫인상은 감동스러웠다. 학생수가 많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아침에 등교하면 출입문앞에서 선생님이 등교하는 학생을 일일이 악수하며 맞아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7시 45분부터 출입문을 열어서 8시가 되면 문을 딱 잠근다. 1분이라도 늦게 오면 옆의 행정실로 가서 지각사유를 쓰고 사인을 하고 교실로 간다. 지각이 몇번되면 부모가 불려오고 적당한 조치가 가해진다. 얼렁뚱땅 애교와 적당한 변명이 통하지 않는 살벌한 사회이다^^ 한없이 자유롭고 철저한 책임이 따르는...
8시면 1교시가 시작되는 탓으로 아침시간이 늘 분주하고 바쁘다. 아침을 늦게 시작하는 게으른 습관때문에 적응이 쉽지가 않다.
10시만 되면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한국에서와는 딴판인 생활에 불평이 가득하다. 왜이렇게 일찍자야 되냐고?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때문에 여간 투덜거리지 않는다. 새벽밥먹고 학교가는 기분이라나^^ 4일 학교다니고 오늘은 토요일이다. 여기선 갈토 놀토가 따로 없다. 토요일 마다 쉬니까^^ 다음주면 또 해방일이다 뭐다해서 토일 포함해서 4일간을 내리쉰다.
이래서 공부는 언제 할려는지? 학교에서는 창의력수업을 받는다. 시간표를 딱받아보니 독어 4시간, 프랑스어3시간, 영어 4시간, 러시아어 2시간, 라틴어 2시간.. 이런 식이다.
독어도 한마디도 못알아듣는데. 라틴어라니... 유럽의 사람들이 기본 3개 외국어를 한다는 이야기가 거짓말이 아닌가 보다.
적응을 잘해서 우리아들도 유창한 외국어를 하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이러다 애잡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하루 한시간씩 아빠와 둘러앉아 독일어를 인터넷강의로 공부한다. 아베체데... 도대체 뭐라하는지... 걱정스럽다. 하지만, 학원으로 뱅뱅이 돌지 않는 것만 해도 어딘데...이정도로 불평이 있을수 없다.
이곳에서 학교다닌다는 사실이 선뜻 믿기지 않는다. 그렇다고 우리가 넘처럼 교육열에 불타는 극성스런 부모도 못되는데^^
언어만 익히면 정말 재미있을것도 같은데... 우쨌거나 독일어를 정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 봐야겠다.^^
첫댓글 새롭고 낯선 도전이네요. 정인이가 잘 적응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또한 부모님의 인내가 뒷받힘이 되어야 되겠네요. 아자 아자 엄마도 정인이도 화이팅 !
ㅎㅎ 확실히 나이가 어리니까 정인이는 언어의 습득능력이 빠른것 같아요 . 교실에서 한마디도 안하고 앉아있겠지만, 일주일간 오전수업 적응기간을 거쳐 오늘은 오후까지 수업받고 옵니다. 아침에 집에서 나가 지하철타고 학교까지 가는 시간이 30분정도 , 아침마다 전부 같이 움직이니 초등학교 입학시킨 그 느낌이라서 새롭네요^^
음악, 미술을 공부하다 보면 독일어의 필요성을 많이 느낍니다. 이 글이 좋은 자극제가 되네요.
비엔나는 예술가들에겐 더할나위 없이 좋은 곳이예요. 열심히 공부하셔서 비엔나를 방문하시면 정말 좋을것 같네요. ^^
정인아!~~힘내!~~
가인맘 대단해요.
언니~~ 대단한건 아니구~~~ 그렇게 됐어요^^ 저도 걱정돼요ㅠㅠ 그렇지만, 비엔나의 가을은 넘 좋아요^^ 한국가면 한번봐요 경호씨는 이달 20일날 나가고 나는 경호씨 들어오면 갈꺼예요. 우리 가인이는 어찌하고 있는지ㅠㅠ
이런 가인이 혼자 집에?.....음 살판났다 생각하고 컴을 밤새도록 하는건 아닌지? 내일 전화해봐야겠네.......
유럽을 제주도 드나들듯이 하는군요. 새로운 환겨에서 정인이가 잘 적응하리라 생각합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거 정말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