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CC업계가 기장들의 고령화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향후 1~2년 내에 정년을 앞둔 기장들이 많게는 전체의 16.9%에 달해 수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8일 국토부와 LCC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공청회에서 티웨이항공을 비롯한 일부 LCC들은 만 65세로 돼 있는 현재 조종사들의 정년을 만 68세로 연장해달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몇몇 LCC들이 기장들의 정년 연장을 요청하는 의견을 냈지만, 현재로써는 수용하기 어렵다”며 “내부적으로 정년 연장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해 발생한 세월호 사고 등 안전관리 강화에 대한 범국가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에서 정년 연장을 통해 자칫 항공사고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조종사는 고도의 집중력과 지구력이 필요하다. 오랜 비행으로 피로 누적도 있어 고령이 될수록 체력적인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국제 규정 역시 만 60세에서 만 65세로 연장 된지가 오래되지 않아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하지만 국내 LCC업계가 정년 연장을 요청했던 것은 그만큼 상황이 다급해서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기장 59명의 평균 연령이 만 57.3세이다. 이 가운데 만 63세 이상은 10명(16.9%)에 이른다. 국내 LCC 가운데 1~2년 내 정년퇴임을 앞둔 고령의 기장 비율이 가장 높아 인력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
이에 대해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외부 채용을 비롯해 부기장에서 기장으로 승격되는 인력 등을 통해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기장 118명 중 만 63세 이상이 14명(11.9%)로 두 번째로 비율이 높다. 기장들의 평균 연령은 50.4세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기장 인력을 여유롭게 운용하고 있어 정년퇴임하는 기장이 생기더라도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부기장에서 기장으로 승격하는 대기 수요도 있기 때문에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스타항공이 기장 48명 중 만 63세 이상이 5명(10.4%), 에어부산이 기장 69명 중 만 63세 이상이 5명(7.2%)로 나타났다.
진에어는 기장 86명 중 만 63세 이상이 한 명도 없다. 평균 연령도 만 43.6세로 가장 젋다.
문제는 기장들의 채용이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국내 LCC 기장들의 대부분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서 퇴임을 앞둔 베테랑 조종사들로 채워졌다. 하지만 젊은 기장들은 굳이 LCC로 옮길 이유가 없다. 이렇다보니 국내 수급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해외에서 영입하는 것도 어렵다. 외국인 기장 채용은 보수가 맞지 않아 사실상 불가능하다. 중국 항공사들이 B737 기종의 기장들을 싹쓸이 하고 있는 현실이다.
자체적인 조종사 양성도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돼 중장기적인 해결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가 직접적으로 여객기 기장들을 육성하기는 어렵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