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세, 니 수기는 내 영혼이 진실을 찾아 해맨 자취를 기록한 것이다."
이렇게 시작되는 이책은 한 철학도의 정신적 방황과 깨달음, 그리고 뜨거운 사랑의 실천을 담고 있다. 따라서 이글은 허구적 요소가 전혀 가미되지 않은 사실 그대로의 기록이면서도 읽는 이의 마음을 더할 수 없이 깊숙하게 뒤흔들어놓은, 참으로 놀라운 감동을 느끼게 한다.
첫 장에서 저자는 젊은 날의 구도자적 고뇌와 방황을 실감 나게 고백하고 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기독교적 신앙에 대한 회의 중 러셀의 《나는 크리스쳔이 아닌가》란 글을 읽고 공감, 성경 책을 아궁이 속에 던져버린 일, 불가를 기웃거리며 능엄경 금강경을 외던 일, 대학 졸업 후 모고 철학과 조교를 하며 겪은 일 등 인생의 참다운 진리를 찾아 나선 한 젊은이의 고뇌와 방황을 한결같이 심도 있게 전해주는 이야기들이다. 그런 중에서도 특히, 강단에서의 경험이 그로 하여금 학문의 길마저 미련 없이 버리게 한다. 교수를 대신하여 들어갔던 철학개론 시간에 그는 한 학생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던 것이다.
내가 그것을 위해 살다가 그것을 위해 죽을 수 있는 진리란 무엇인가.
이 물음에 스스로 답하기 위해 그는 다시 방랑의 길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