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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남쪽 바닷가 장흥에도 몇일 째 서리가 내리고 있습니다. 마을 노인 부녀회에서 대장 역할을 하는 상금아짐이 마을회관 관정 모터를 덮어 놓으라 득달하십니다. 몇일 전에는 밤 늦게 커다란 대형 고무통을 굴려 마을회관 관정 모타를 덮고 왔습니다. 밤새 추운 날씨에 모터가 얼어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지요. 올 겨울도 작년 겨울처럼 추울런지. 그닥 믿기지 않는 기상청 말로는 올 겨울은 춥지 않을거라지만 치솟는 기름값에 마음부터 움추려듭니다. 5년 전 귀농 초기 한 드럼에 15만원 하던 난방유가 올해는 한 드럼에 26만원을 넘습니다. 앞으로 더 올라갈거라니 걱정입니다. 치솟는 기름값, 전기세, 가스값에 농촌에선 화목난로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당장 이미 설치한 보일러를 어쩌지 못할 처지에 보조난방으로 화목난로를 놓을 심사겠지요. 저는 올해 거실에 조그만 축열식 러시아 페치카를 만들어 그나마 걱정을 조금 덜어두었습니다. 그러나, 축열식 벽난로 설치비가 만만치 않고 제 스스로 만들기도 녹녹치 않으니 모두가 선택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축열식 벽난로의 장점이 많으니 장기적으로 연구 보급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장은 급한 사람 사람들에게 화목난로가 아무래도 가장 일반적인 선택이 되겠지요.
(은자의 호화주택(Hermit Delux)란 오두막에 설치된 로켓화덕 원리를 적용한 로켓화목난로
장작투입구가 수직으로 세워져 있고 그 밑에 수평으로 재점검구겸 공기주입구가 뚫려 있다.
이곳으로 불을 붙이기도 한다.)
겉 모양만 번드르하고 값만 비싼데 제 기능을 못하는 말 그대로 '깡통 같은 난로'들이 너무 많습니다. 고가의 주물 벽난로도 살펴보면 죄다 '깡통 난로'입니다. 그저 겉 보고 사다보면 곧 후회하게 됩니다. 난로 보는 '안목'이 없는 까닭이지요. 대부분 연소효율이 낮아 불완전 연소되거나 연소는 잘되지만 연통으로 연소열의 50~70% 이상 날려보내니 열이용율(실내 발열율)이 떨어집니다. 많은 이들이 나무 장작 해대기 벅차다고 하소연입니다. 어떤 난로들은 목탄액과 그을음이 잔뜩 끼이거나 연기를 실내로 내기도 합니다. 그런 난로는 나무가스 누출로 중독사할 가능성도 있고 연통에 끼인 그을음 연소로 인해 화재의 위험도 높지요. 상황이 이렇기에 작년부터 저는 화목난로에 대한 대중적 안목과 지식을 높이기 위해 이곳 저곳에서 열효율과 연소효율 높은 '개량화목난로 만들기' 워크샵과 강좌를 열면서 '화목난로의 구조와 연소이론'을 대중적으로 알려왔습니다. 2011년 11월 담양 창평 슬로시티에서 화목난로 만들기 강좌를 열었는데 그 어느 때 보다 관심이 높았네요. 저말고도 재주 있는 분들이 앞장 서 개량 화목난로 만들기 강좌나 워크샵을 이곳 저곳에서 열고 있습니다. 너도 나도 각자의 머릿속 생각대로 자신의 손을 움직여 화목난로를 자작하는 이들이 많아지네요. 아주 좋은 일입니다. 막상 만들다보면 쓰기 좋은 화목난로 만들기란 결코 만만한치 않습니다. 저도 제법 '난로'에 대해 자신이 있지만 알면 알수록 늘 배워야 할 거리가 많고 제 배움이 일천하단 걸 알게 됩니다.
올 겨울을 부담없이 지낼 수 있도록 만들 효율좋은 '로켓 화목난로 만들기'에 대해 소개 하기 전에 함께 생각해볼 거리들이 있습니다.
쓰기 좋은 화목난로란 도대체 어떤 난로일까요? 좋은 난로는 연소효율이 높은 난로입니다. 다시 말해 고온연소될 수 있어야 합니다. 발열량은 크되 열손실이 적어야 합니다. 이를 열이용율이 높다고 말합니다. 한번 장작을 넣으면 오래 오래 타야 합니다. 연소시간이 길어야 좋은 난로죠. 열이용율과 연소효율이 높고 연소시간이 길면 그 결과 장작사용량이 줍니다. 연료를 절감할 수 있게되는 거지요. 이런 조건을 만족해야 한마디로 효율좋은 난로라 할 수 있습니다.
효율만으로 좋은 난로의 조건을 다 갖추지 못합니다. 쓰기 좋은 화목난로는 온도조절이 쉽습니다. 화재나 화상, 가스누출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해야 하고, 화목난로의 사용과 관리가 편해야 합니다. 불을 처음 붙일 때 편해야 하고 재청소도 깨끗하고 쉽게 할 수 있어야 하죠. 한마디로 사용성이 좋아야 합니다. 난로를 사용하지 않는 계절엔 한 두명이 손 쉽게 창고로 옮겨놓을 수 있을 정도로 가벼워야 합니다. 한 여름에도 떡 하니 집안을 차지하고 있는 난로를 내내 볼라치면 까깝스럽겠지요.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오랜 세월이 흘러도 두고두고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내구성이 있어야 좋은 난로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불에 쉽게 변형될 정도로 얇은 철판으로 만든 난로는 곧 부식되어 몇년 사용치 못하고 버리게 될테니 그런 난로가 좋은 난로라 할수 없겠지요. 17세기부터 18세기의 아름다운 조형성을 자랑하던 난로들처럼 외형적으로도 아름다웠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비싸지 않고 합리적인 비용으로 만들 수 있거나 구매할 수 있다면 우리 서민들에게 부담이 그 만큼 적어지겠지요. 하나 하나 저 많은 조건들을 충족시킬 좋은 난로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 지. 쉬운 일이 아니겠지요.
앞세운 말이 길어졌네요. 이제 본격적으로 로켓화목난로 만드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제가 수년 전 본격적으로 국내에 로켓화덕과 로켓매스히터(거꾸로 타는 깡통난로구들)를 알리기 시작한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로켓화덕과 로켓매스히터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몇몇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사람들은 로켓화덕의 원리를 응용해 화목난로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합니다. 은자의 호화주택(Hermit Deluxe)라는 반어법적인 이름을 가진 4.5평 정도의 작은 오두막집을 짓는 건축집단의 켄트 그리스워올드(Kent Griswold)와 조 칩맨(Joe Chipman) 역시 최근에 윤활유 깡통과 연통으로 로켓난로를 만들었습니다. 그들의 로켓화목난로를 먼저 살펴보지요.
(로켓화목난로의 내부 연소부 구조물)
(연소로와 열기상승관 하부를 질석으로 단열한 모습)
이들은 직경 35.5cm, 높이 66cm 깡통 안에 직경 100mm 연통과 'T'형 연결관(일명 연통 엘보)과 200mm 연통, 질석 단열재, 내열실리콘, 내열페인트 등을 이용해서 로켓난로를 만들었습니다. 이 난로의 상단 정중앙 온도는 800도,발열드럼통의 상단부 측면 온도는 500~600도, 측면 하단부는 300~250도, 배연 연통은 140~250도 정도입니다. 한 두시간에 30분씩 장작을 넣고 불을 붙이면 충분히 작은 오두막을 데울 수 있는 깡통으로 만든 간이 화목난로입니다.
이 난로는 장작을 세워 거꾸로 넣을 수 있습니다. 거꾸로 세워넣고 그 불꽃이 거꾸로 내려가면 나무가 가열되면서 나온 나무가스가 불꽃 층을 통과하면서 다시 연소되기 때문에 고온 완전연소됩니다. 적절한 비율로 장작투입구와 열기상승관의 높이를 조절하고 연소부위를 단열처리해서 강한 상승기류와 고연연소를 발생토록 고안된 로켓화덕의 원리에 따라 만들어졌기 때문에 연소효율이 매우 높고 그 발열온도가 높습니다.
(장작투입구 마개를 닫고 재점검구 겸 공기주입구로 공기를 주입할 수도 있고, 마개를 닫을 수도 있다. 재점검구의 마개를 닫고 수직으로 세워진 장작투입구를 열어 공기를 주입할 수 있다. 다만 장작투입구가 너무 낮아 큰 장작을 넣을 수 없다.)
(장작투입구 위에서 밑으로 공기가 빨려내려간다. 동시에 불꽃도 거꾸로 타 내려간다. 이렇게 거꾸로 타는 방식은 다른 방식에 비해 고온 청정연소된다. 장작투입구가 개방되어 있을 때 하부의 재점검구겸 공기주입구는 닫아둔다. 이 로켓화목난로는 투입구가 위쪽으로 뚫려 있어도 한번 연통이 따뜻해지면서 상승기류가 만들어지고 연소실 내부로 흡입력이 만들어지면 연기도 역류하지 않고 불꽃은 거꾸로 걲여 내려간다.)
단점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장작투입구가 너무 작아 한번에 넣을 수 있는 장작의 양이 적고 장작을 자주 넣어주어야 합니다. 작은 기름 깡통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발열 면적이 작아 연통으로 빠져나가는 열량도 적지 않습니다. 그 만큼 열이용율이 낮습니다. 깡통과 함석 연을 주재료로 사용했는데 고온에 금방 부식되기 때문에 내구성도 떨어집니다. 함석 연통은 고온에서 유독한 가스를 내뿜기 때문에 건강에도 해롭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만든 깡통 로켓 화목난로 모델은 값싸게 뚝딱만들 수 있고 그러저럭 쓸만합니다. 조금만 손 보면 벽난로 구조를 응용한 저렴한 고효율 난로로 개량하기에 딱 좋은 구조이기도 합니다.
(연소실과 연소로, 장작투입구 연결부위가 깡통 몸체에 끼워져 있다. 그 밑에는 연소부위를 감쌀 200mm 덧관이 놓여져 있다. 깡통에 부착할 부분은 깡통 곡선에 맞게 잘라져 있다.)
(조립하기 전의 덧관으로 단열처리한 열기상승관. 이 열기상승관은 깡통 난로 몸체 안에 들어가게 되는 데 100mm 연통을 200mm 덧관으로 감싸고 그 안에 단열재를 채운다. 단열재를 채우기 위해 위 아래 100mm 연통을 끼울 구멍을 뚫은 200mm 마개로 막는다. 이렇게 만들어 열기상승관을 단열하면 장작이 연소되면서 발생한 나무가스가 고온 연소된다.)
(자동차 마후라처럼 연소실과 연소로가 덧관으로 감싸져 있어 고온연소가 된다 외부는 고온에 견딜 수 있는 내열페인트를 칠했다.)
위 로켓 화목난로의 단점을 개량하기 위해 몇 군데 손을 보아야 합니다. 우선 긴 장작을 보다 많이 넣을 수 있도록 장작투입구를 높게 만들고 이와 동시에 장작투입구와 연소실, 연소로, 열기상승관의 직경을 200mm로 확대해보았습니다. 열기상승관의 높아지면 상승기류와 장작투입구에서의 공기 흡입력이 커집니다. 작은 일명 구리스 깡통이 아니라 표준 드럼통이나 강관을 말아 난로 몸체를 높게 만들면 열기가 하부의 연통으로 빠져나가기 전까지 충분한 열을 발산하게 됩니다. 화실 위로 수직의 불꽃이 2m 이상 치솟았다가 좌우의 하강 열기통로로 내려한 후 굴뚝으로 빠져나가면서 축열과 발열을 일으키는 효율좋은 컨트라플로우(Contraflow)형 벽난로처럼 화실 위의 열기상승관을 보다 높이고 키 큰 드럼통으로 교체해보았습니다. 난로 몸체를 키운 만큼 발열 표면적도 늘어나고 발열량도 늘어나고 당연히 열이용율이 높아지겠지요. 그러나 이렇게 높이 불을 올렸다 한 참 밑으로 내려보내는 구조로 만들면 장작투입구로 자칫 연기가 역류할 수 있게 됩니다. 난로 상부까지 올라간 열기가 하부의 연통까지 내려오려면 그 만큼 압력이 커지고 연기흐름이 정체됩니다. 불은 위로 올라가려는 성질이 있는 데 이를 억지로 밑으로 내리기 때문이지요.
(컨트라플로우형 벽난로 구조의 열기흐름, 열기가 급 상승했다 하강 열기통로로 내려가며 몸체에 축열하고 이 열이 서서히 실내로 발산된다. 나의 로켓화목난로는 발열부가 기본적으로 원형 컨트라플로우 구조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연통으로 빠져나가는 열손실을 줄여주고 열이용율을 높여 준다.)
특히 처음 불을 붙일 때는 연통이나 난로 내부가 충분히 뜨거워져 상승기류를 만들어내기 전이기 때문에 수직으로 뚫려있는 장작투입구 쪽으로 연기가 역류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처음 불을 붙일 때 연통 예열을 위해 열기와 연기를 바로 연통으로 올려 보내는 직행댐퍼를 답니다. 불을 붙일 때 직행 댐퍼를 열어 열기상승관에서 치솟은 열기가 난로 몸체 상부에 연결된 직행댐퍼를 통해 바로 연통으로 빠져나가게 되면 연통이 따뜻해지면서 상승기류가 만들어지죠. 충분히 연통이 예열된 후 직행댐퍼를 닫으면 충분히 빨리는 힘이 생기기 때문에 연기는 역류하지 않습니다. 연통이 일단 예열만 되면 열기상승관과 드럼통 난로 몸체 사이의 틈으로 열기가 하강한 후 에 연통으로 쭉 빨려 나가게 됩니다. 이렇게 초기 착화 시 연기역류를 방지하기 위해 굴뚝을 예열하는 직행댐퍼(예열 댐퍼, Bypass damper)는 대부분의 컨트라플로우형 벽난로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역시 벽난로 구조를 이 난로 모델에 차용해본 것이죠. 오븐 장치들이 있어 열기가 위 아래로 휘돌아 나가게 설계된 화목난로들의 경우도 대부분 이러한 직행댐퍼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직행 댐퍼 외에 난로가 식은 후 열기 손실을 막기 위해 연통에 배연량을 조절할 수 있는 배연조절 댐퍼를 연통에 달아두면 열이용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오븐과 연통 예열을 위한 직행 댐퍼가 있는 원형 화목난로의 구조)
은자의 호화(?) 오두막에 설치된 로켓 화목난로 모델은 무엇 보다도 내구성이 약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오래 사용하려면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드럼통이나 함석 연통, 스틸 스파이럴관이 아니라 스테인리스관이나 스테인리스 통 아니면 4T 이상의 뚜꺼운 철제 강관이나 철판을 절곡한 후 용접해서 만들어야 하겠지요. 내부 연소부 구조만이라도 내화벽돌이나 도기관으로 만들고 외부 몸체만이라도 드럼통으로 만드는 게 바람직합니다.
(본래의 로켓 화목난로 모델을 열이용율과 착화시 편의를 위해 개량한 로켓 난로의 구상)
아직도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재점검구 마개에도 기밀시공 될 수 있는 공기조절구를 만들 필요도 있고, 장작투입구 마개도 마찬가지 입니다. 나름 이래저래 구상을 해보았는데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난로에 대해 교육하고 만들고 보급하기도 하는 저 자신이나 다른 분들을 위해 다시 한번 좋은 화목난로의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렵니다.
- 고온연소의 조건들
화끈화끈 무조건 뜨거운 난로일까요? 뜨겁게 장작을 태울 수 있는 난로는 연소효율이 좋은 난로가 분명합니다. 화실 상부 불꽃의 연소온도가 800~900도 이상이 되어야 좋은 난로라 할 수 있지요. 이렇게 고온 연소가 되면 불완전 연소된 가스, 즉 배출되는 연기나 그을음, 목탄액이 줄어듭니다. 한마디로 고온완전 연소, 청정연소가 되는거지요. 고온연소의 조건은 단열, 공기주입 조절, 높은 화실, 마른 나무 사용, 거꾸로 연소방식입니다.
고온연소가 되려면 화실이 단열되어야 합니다. 난로를 단열하다니? 난로는 발열이 잘되야 하는데 단열이라니 말도 않돼. 이렇게 반문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얼치기 하는 소리입니다. 고급 난로의 화실 안을 살펴보면 화실 내부를 어느 정도의 단열성을 갖춘 내화물로 감싸두고 있습니다. 고온이 철물에 직접 닿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고온 연소를 유도하기 위해서입니다. 먼저 고온 연소시킨 후 그 열을 발열시키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어린 병아리 키워서 잡아 먹듯이 불꽃도 뜨겁게 키워서 써 먹어야 하는 법이죠.
고온연소의 또 다른 조건은 적절한 공기주입 조절입니다. 부채질 해야 불이 잘 붙긴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공기가 많아야 불이 잘 붙는다 생각합니다. 공기 중의 산소는 연소를 돕는 촉매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공기가 적절히 공급되면 불이 잘 붙긴 하는데 공기가 지나치게 많으면 고온연소가 되질 못합니다. 한 마디로 불꽃이 크다 맙니다. 보통 대부분의 난로에서 투입되는 장작에 비해 2~2.5배 이상 과도한 공기가 공급된다고 합니다. 과도한 공기주입은 되려 화실 내부의 연소 온도를 낮추는 역기능을 합니다. 최상의 난로들은 화구나 재서랍문을 닫았을 때 철저하게 기밀이 유지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화구나 재서랍 문에 가스켓을 부착해서 완전한 기밀을 유지토록 만듭니다. 공기주입 조절장치는 아주 미세하게 공기량을 조절할 수 있게 만들어 일단 불이 확실히 붙으면 주입되는 공기량을 줄여서 고온연소를 유도합니다.
쉽게 간과할 수 있는 고온연소의 조건은 좁고 높은 화실입니다. 너무 폭이 넓고 깊고 낮은 화실은 고온 연소되기 어렵습니다. 좁은 화실벽은 일단 달궈지면 장작을 향해 반사열을 내뿜게 되는 데 이것이 연소열을 높이게 됩니다. 폭이 넓으면 화실 벽체의 반사열 작용이 어렵고 깊으면 공기 편중 현상이 생기기 쉽습니다. 화실의 높이가 화구의 2.5~3배 정도이거나 불꽃이 충분히 치솟을 열기상승구조가 있으면 고온연소에 다다르기 쉽습니다. 그러나 화실이 너무 낮으면 화실 상부에 부딪힌 불완전연소된 가스, 즉 연기가 하부의 불꽃을 눌러 고온연소를 방해하고 심한 경우 불을 꺼트리게 됩니다. 화실의 높이가 2.5배 이하인 경우라도 축열식 벽난로의 경우처럼 화실 상부에 좁은 불목이 있고 다시 확장된 2차 연소 공간이 충분한 확보되면 화실의 높이가 좀 낮더라도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고온연소의 가장 큰 조건은 아주 잘 마른 나무 연료를 사용하는 일입니다. 종종 생나무를 넣어야 오래 불이 간다며 습기 많은 나무를 사용하는 고집장이 양반들이 있습니다. 잘 마른 나무의 함수율은 보통 14% 정도입니다. 나무의 함수율이 높을수록 불을 붙이기 어려워집니다. 함수율이 60% 정도 되는 장작을 넣으면 잘 붙었던 불도 습기 때문에 꺼지게 됩니다. 습기 많은 생나무를 넣었을 때 불이 오래가는 것은 그 만큼 불이 잘 타지 않는다는 얘기죠. 불이 붙었어도 그 온도는 상대적으로 저온입니다. 잘 마른 나무를 넣어 활활 고온으로 타도록 해서 그 열을 사용해야 합니다. 잘 타지 않는 젖은 불이 오래 가는 것보다 잘 타는 뜨거운 마른 불이 난로에도 구들에도 좋은 법입니다.
거꾸로 타는 방식은 고온연소를 일으킵니다. 거꾸로 타는 방식은 한 때 미국 화목난로 시장에서 붐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거꾸로 세워넣고 그 불꽃이 거꾸로 내려가면 나무가 가열되면서 나온 나무가스, 즉 연기가 불꽃 층을 통과하면서 다시 연소되기 때문에 고온 완전연소됩니다. 그러나, 자칫 수직으로 개방된 화구(장작투입구)로 연기가 나올 수 있고 초기 착화 시에 어려움 때문에 곧 시장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지금은 이런 단점을 개선된 화목난로나 화목보일러들이북미와 유럽 각 곳에서 제작 판매되고 있습니다.
가끔 고온의 불꽃이 치솟기에는 낮은 위치에 온수를 위한 열교환관을 배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불완전 저온연소의 원인이 됩니다. 당연히 연기나 그을음, 목탄액이 많아지고 난로도 빨리 부식됩니다. 독일의 효율좋은 카흘위픈이란 벽난로들을 보면 화실 내부에는 열교환 코일을 넣지 않고 고온 화점을 지난 후 그 다음 열기흐름 공간에 온수 열교환 코일을 장작합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불을 키워 그 열을 이용해야지 불꽃 위로 너무 가까이 그 열을 이용하겠다고 들이대면 그 불꽃은 저질 불꽃이 된답니다.
- 열이용율을 높이기 위한 조건
아무리 연소효율이 높아 장작이 화끈하게 절대 고온으로 잘 탄다해도 죄다 연통으로 그 열기가 빠져나간다면 말짱 헛일이겠지요. 화목난로가 입담배 피는 꼴입니다. 대부분의 난로에서 연통으로 빠져나가는 열이 대단합니다. 그 열손실이 50~70% 이상이라네요. 제가 주변에서 살펴본 거의 대부분의 화목난로나 주물벽난로(사실 주물 벽난로란 명칭은 잘 못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장삿속에 포장한 말에 지나지 않습니다. 주물 벽난로는 그냥 주물난로일 뿐입니다.)가 거의가 그 모양입니다. 사정이 이러니 파주 헤이리에서 만난 한 카페의 젋은 주인은 거저 얻어왔다 좋아했던 화목난로 덕에 하루 종일 나무 해대느라 죽을 맛인데 따숩지는 않다며 불만을 털어 놓습니다. 그 젊은 카페 주인같은 사람이 한 둘이겠습니까?
연통으로 빠져나가는 열손실을 최대한 줄이고 화실에서 발생한 연소열을 실내 난방에 최대한 사용할 수 있는 난로가 좋은 난로입니다. 열이용율이 높아야 좋은 화목난로란 말이죠. 화목난로에서 열이용율을 높이기 위한 기본 장치가 열기배출지연판과 열기통로 구조입니다. 열기배출지연판은 연통으로 빠져나가기 전에 화실에서 발생한 열기와 연소가스를 한번 이상 꺾는 장치입니다. 연통으로 바로 빠져나가는 열기배출을 최대한 지연시켜서 실내에서 화목난로의 몸통을 통해 발열하게 만듭니다. 또 다른 방법은 굴뚝이나 연통으로 연기가 배출되기 전에 구불구불 긴 열기통로를 거치며 열을 난로 몸체에 저장하게 한 후 그 열을 실내로 방열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전자는 화목난로에서 주로 볼 수 있고, 후자는 벽난로의 기본 구조입니다. 문제는 우리 나라에 보급되는 많은 화목난로들이 고구마 굽는 통은 있어도 열기배출지연판이 없거나 있어도 너무 낮은 위치에 달려 있다는 사실입니다. 화목난로의 구조와 연소 이론에 대한 충분한 이해없이 철을 절곡하고 용접만 할 줄 알면 난로를 만들어 파는 현실과 소위 과학자들이 난로와 같은 생활기구에 적용되는 기술과 이론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고, 과학적 지식을 대중에게 알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열기배출지연판 구조들. 열기배출지연판과 연통의 위치를 비교하며 보아야 한다)
화목난로의 열이용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열마찰을 일으키며 열기가 흐르는 공간, 즉 열기통로의 열마찰 면적이 넓어야 합니다. 여기에 연동해서 난로의 표면적이 넓어야 실내로 발열이 더 많이 일어납니다. 열전도가 빠르게 일어나기 위해서는 열기와 닿는 매체의 표면적이 넓어야 하고, 열기와 닿는 시간이 길어야 하며, 열기와 매체의 온도차가 커야 합니다. 안으로는 열기와 닿는 면적이 넓어야 하고, 밖으로는 열을 방출시킬 수 있는 발열표면적이 넓어야 합니다. 당연히 작은 난로보다 큰 난로의 발열량이 큽니다. 발열표면적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고온연소에 적합한 화실의 크기는 고려치 않고 무조건 화목을 많이 넣으면 좋은 줄 알거나 무조건 난로 표면이 크면 화실도 따라서 커져야 하는 줄 압니다. 그렇게 대충 건너뛰며 익힌 지식으로 안밖 모두 크게 크게 난로를 만듭니다. 한마디로 덩치큰 깡통을 만듭니다. 화실은 좁지만 열기가 흐르는 열기통로는 좁고 길게 구불구불 만들고 그 결과로 난로의 표면적이 넓어져야 합니다. 화실까지 따라서 무작정 크게 만들지 말아야겠지요. 옛날 톱밥 난로들은 발열면을 넓게 하기 위해 오토바이 엔진의 방열판처럼 발열주름을 만들었습니다.
화목난로의 열이용율을 높이기 위한 다른 장치는 대류형 난로처럼 난로를 관통하는 열교환관입니다. 열교환관 안으로 실내의 공기가 빠르게 지나며 난로로부터 열을 빼앗습니다. 그 만큼 실내 공기는 대류를 일으키며 빠르게 따뜻해집니다. 열교환관은 빠르게 흐르는 공기에게 열을 빼앗기는 정도만큼 내부적으로는 연소가스와의 온도차가 커집니다. 온도차가 커질수록 전도열량은 커지기 때문에 다시 대류관을 통과하는 공기로 전하게 되는 열량이 커지게 됩니다. 이렇게 발열량이 커진만큼 열이용율이 높아진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온수 이용을 위환 열교환관을 불꽃이 고온화점을 지난 위치에 두는 것 역시 난로의 열이용율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대류열교환관 역시 고온화점 이후에 두어야 합니다. 화실 내부의 너무 낮은 위치에 둘 경우 고온연소를 방해하게 됩니다.
러시아의 경우는 축열식 벽난로가 아닌 화목난로의 경우에도 난로 안이나 밖에 자갈을 채우거나 쌓아올려 난로의 열을 자갈에 저장하여 이용하는 방식의 난로가 종종 사용됩니다. 이렇게 축열을 하면 장작불이 꺼진 후에도 자갈에 축열된 열을 실내 난방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화목난로 주위에 틀을 만들어 자갈을 채우거나 벽돌을 쌓아 돌리거나 흙반죽으로 주위를 감싸거나 난로 밑에 모래상자를 두면 그 만큼 축열이 가능합니다. 방바닥이 흙이거나 집 전체가 흙을 쌓아올려 지은 흙집이라면 그 만큼 축열에 도움이 됩니다.
(축열을 위해 돌을 난로 안에 집어 넣은 돌 난로)
좋은 난로에서 빼먹지 말아야 할 조건 중의 하나는 기밀이 유지되는 화구, 재서랍문, 공기조절구입니다. 기밀이 유지되지 않은 화구의 문틈이나 재서랍문의 문틈으로는 닫아두어도 빠른 속도로 공기가 빨려들어갑니다. 라이터 불을 가져다 대면 금방 불꽃이 휘며 빨려들어가는 모양으로 쉽게 공기가 세어 들어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과도한 공기의 주입은 화실의 고온연소를 방해합니다. 화구문이나 재서랍문에 종종 공기조절구를 두는 데 이 역시 기밀압착이 된 조건에서 미세하게 공기량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화력을 조절하거나 연소시간을 조절하려면 공기량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기량을 미량으로 공급하면 일정한 고온을 유지한 채로 연소시간을 길게 늘일 수 있습니다. 또한 적절한 발열 온도를 장시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무조건 뜨거운 화목난로가 좋은 줄 압니다. 좁은 집 안에 불쾌할 정도로 뜨거운 난로가 있다고 상상해보십시오. 국민학교 시절 못된 한 선생이 교실 먼 구석에 앉아 있다 춥다고 말하던 제 쌍둥이 동생을 난로 바로 앞까지 의자를 바짝 가깝게 끌어당겨 앉히는 벌을 내렸는데 벌겋게 달아오른 동생의 이마에 땀이 비처럼 흘러내리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학교에서 갈탄난로를 때던 그 당시 교실 구석자리는 정말 추운 자리였습니다. 성적순으로 자릴 앉혔는데 잠깐 성적이 뒤쳐져 있던 동생이 먼 구석에 앉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 반에 앉아 그걸 지켜보던 쌍둥이 형이던 제 맘이 어떠했겠습니까. 지나치게 과열되는 난로는 적절한 실내 온도 유지에 되려 방해가 됩니다. 과열되면 집안의 미세 먼지가 난로 표면에 닿으면서 연소되어 미세한 가스를 뿜어내기 때문에 실내 공기를 오염시킵니다. 온화한 열기를 오랜 시간 발열하면서 실내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할 수 있는 난로가 좋은 난로입니다. 온화한 난로는 기밀이 유지되어 미세하게 주입되는 공기량을 조절할 수 있는 난로입니다. 온화한 난로는 불완전연소되는 난로가 아니라 뜨거운 알불이 고온연소되지면 단위 시간 내 발열량이 과도하지 않고 전체 연소시간이 긴 난로입니다. 고온연소되면서 발열온도가 온화하다는 게 이해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성냥개비 하나가 고온연소될 수 있지만 발열량은 아무래도 적을 수 있습니다. 습기먹은 장작 한다발이 불완전연소된다해도 성냥개비 보다 발열량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한마디로 출력이 커지죠. 기밀시공해서 공기량을 조절하면 한꺼번에 장작을 많이 넣어도 조금씩 고온연소시키면서 온화한 발열이 가능해집니다. '연소시간'의 조절과 '연소온도'의 조절은 화목난로에 있어 동전의 양면인 셈이죠.
이러한 조건들을 모두 충족시키는 화목난로를 찾기도 만들기도 그리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어설픈 재주만 믿고 단편적인 지식들을 조합해서 만든 화목 난로를 만들어 팔거나 사용하다보면 사서 고생하게 되고 심한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이 말은 제 자신을 돌아보는 반성이자 경고이기도 하고 저와 같은 일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경계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흙부대생활기술네트워크는 좋은 화목난로를 만드는 장인과 개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한 두 군데 지자체와 함께 '자작 화목난로 경진대회와 심포지움'을 개최해볼 계획입니다. 구체적 계획이 세워진 후 내년 1월 쯤 개최할 예정인데 그때에 어떤 분들이 참가할 지 어떤 화목난로들이 출품될 지 무척이나 기대가 됩니다.
[출처] 겨울을 부담없이 보낼 로켓화목난로 만들기 (흙부대 생활기술 네트워크) |작성자 팻독피쉬
첫댓글 로켓스토브 제작시에 고려해야할 요소들이 소중합니다.
적은 장작의 완전연소와 축열을 잘해서....
따뜻한 생활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열효율이 높은 함실 아궁이 구들방도 추천해 드립니다.
네.. 아궁이 구들방도 좋은 대안이리라 봅니다^^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와~ 좋은자료네요.
멋진자료입니다. 아주재미나게 보았습니다 ^^
카페에 전부터 로켓스토브에 관한 자료가 많이 올라왔었지만 청촌님이 올려주신 자료가 제일 정리도 잘됬고 설명도 충실한것같습니다^^ 저도 올겨울 로켓스토브 만들어서 설치할까 한참 고민하다 카페일로 정신이 없어서 겨우 연탄난로만 놓게 되었지만 한번 꼭 해보고 싶은 일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청촌님이 팻독피쉬님이신가요
아닙니다^^
좋은 자료라 옮겨눟은거죠^^
워낙 에너지 자립에 혈안이되서
이러네요^^
늘 감사드립니다^^
멋진 자료 감사합니다..
좋은 자료네요...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좀 두꺼운 쇠로 용접해서 만들어 볼랍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로켓스토브는 정말 장작 걱정을 덜고 고효율의 좋은 난방이자
조리기구임을 저도 요즘에서 많이 알고 느낍니다^^
아파트에도 초미니로 설치할까도 생각했었을 정도니까요^^
후아.... 스크랩이 자꾸 늘어나네요^^
에너지 자급자족이란 대명제에 좋은 일이지요^^
많이들 스크랩하셔서 좋은 일 하시기 바랍니다^^
좋은 자료 고맙습니다
한번 읽어서 그런지 점화시 연기 배출부분이 이해가 안 가내요( 직행댐퍼)
직행댐퍼부분이 있으므로해서
스토브가 식은 상태에서
불을 붙힐 때 연기가 화목투입구 쪽(실내로)으로
나오질 않게 하는거랍니다^^
스토브에 열이 받은 후에 열기의 상승작용으로
잔류연기가 잘 빠지는 상황에서는 직행댐퍼를 닫아주는거구요^^
답변 감사합니다
뜻은 이해 합니다, 그런데 그림 에서 표현이 제눈에 보이지 않아서
죄송 합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좋으네요..고마읍니다..자료감사합니다
정말 좋은 자료네요...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
어떻게 하나 구입 할수는 없는지요 제가 만들 능력은 안되고요~~~~
방문 할수도 있읍니다^^여기 남해랍니다
좋은정보 잘 보았습니다. 저역시 화목난로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데~~~ 시간내여 한번 방문 하고 싶군요...
저는 용인 옆동네 오산 이랍니다. 님 께서 괜 찮으시다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