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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식의
'아트 시네마 산책'
< 세인트 주디 - Saint Judy >
- '한 명을 위해 싸우는 것은 모두를 위해 싸우는
것이다(The fight for one is a fight for all).'
단지 '생각하는 여성' 이라는 이유로 박해받은
'여성' ...
세상은 그녀가 망명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최소한의 길을 마련해주는 것조차 거부했지요.
법 또한 '그 여성' 을 외면했습니다.
그러나 '한 여성' 만은 포기하지 않고 불가능을
뛰어넘었지요.
여기... 그런 '두 여성' 의 용기가 만나 세상을
바꾼 감동의 서사 < 세인트 주디 > 가
있습니다.
영화는 정치적 위협은 보호하지만 이슬람 여성이
겪는 위협은 보호하지 않는 미국의 '망명법' 을
뒤집기 위해 끈질기게 투쟁했던...
미국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프로젝트' 를 이끈
변호사 주디 우드(미셸 모나한 분)의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지요.
뉴 멕시코의 형사사건 전문 변호사였던 주디는
이혼한 남편 매튜(피터 크라우스 분)와 아들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LA
로펌으로 떠납니다.
법률사무소 대표 레이 헤르난데즈(알프레드
몰리나 분) 는 한때 '이민' 문제로 투쟁을 벌였던
정의로운 변호사였으나,
지금은 정치적 올바름보다는 오로지 '사건 수임
스탬프' 로 은유되는...'돈벌이 비즈니스'를 우선시하는
인물로 소개되지요.
"멘토링해줄 시간은 없으니 실제 사건 기록을 보면서
배우는 게 제일(돈 버는데) 좋아요!"
그곳에서 주디는 이민 전문 변호사로, 미국에 망명을
요청한 아프가니스탄 출신 여성 아세파 아슈와리
(림 루바니 분)의 변호를 맡게 됩니다.
신에 대한 모독죄로 투옥돼 생명의 위협을 느낀 그녀는
천신만고 끝에 감옥을 탈출해 외삼촌이 사는 미국으로
도망쳐 왔지만...
이민 세관 단속국에 불법체류자로 붙잡혀 수용소에
억류되고 말았던 것이죠.
그런 아세파를 처음 접견하러간 주디는 그녀가
본인의 의사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처참한
상황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에 주디는 또다른 이민자 출신 의사 디켐베 무스타파
(미켈티 윌리암슨 분)의 도움을 받아 아세파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 결과,
그녀에게 과도한 약물이 장기간 강제적으로
투입됐다는 사실을 알게되죠.
주디는 부소장에게 강력히 항의해 아세파가 수용소
밖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선조치한데 이어,
아세파가 범죄자가 아닌데 그들보다 못한 취급을
받고 있다며 인권 보호, 나아가 망명 허가를 받기
위한 본격적인 법정 싸움에 나서기로 합니다.
하지만, 속물 보스인 레이는 돈이 안 되는 사건은
빨리 종결짓기를 원할 뿐이죠.
결국 로펌에 사직서를 제출한 주디는 자신이
직접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해 아세파 변호를
계속해 나갑니다.
처음엔 약물에 취해 변호인과 제대로 된 대화도
나누지 못했던 아세파는 주디의 노력으로 정신을
차릴 수 있었고...
자신이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할 수 밖에 없었던
충격적인 사실들을 고백하기에 이르지요.
1990년대 초... 소녀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고 글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이슬람 수니파 무장 정치 조직
'탈레반' 에게 투옥됐던 교사 아세파.
한데...'신의 이름을 더렵혔다'며 체포해달라고
고발했던 당사자는 부족장인 그녀의 아버지였죠.
하지만, 미국 이민 법원은 그런 아세파의 사연을
안타까워 하면서도...
성차별에 의한 폭력이 탄압과 위협의 정치적 견해에
따른 박해일 수 없다는 이유로 그녀의 망명 신청을
기각합니다.
( '망명' 이란 미국 이민제도의 일환으로 인종, 종교,
민족, 사회단체의 표적이 되는... 또는 정치적인 견해를
이유로 박해받는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보호조치를
의미)
여성은 배울 수도 가르칠 수도 없고, 남자 없이 거리를
활보할 수도 없는 본국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아세파에게는 바로 '죽음' 을 의미하지요.
아버지와 오빠들... 다른 사람도 아닌 가족의 '명예살인'
으로 인해 목숨을 잃을 것이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여성은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또 문화적으로
핍박받는 실체적 약자였음에도, 미국의 법은 그들을
공적인 약자로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죠.
인구의 절반이 여성인 상황에서 여성을 어떻게
약자로 볼 수 있느냐고 되묻고 있는 겁니다.
급기야 미국에서 추방될 위기에 처한 아세파의 곁에
주디가 굳건히 서게 되지요.
“아주 높은 산이라도 올라갈 방법은 있다!”
아버지를 피해 몰래 글을 가르치고 용기를 북돋아
준 어머니의 말을 되새기며 힘겨운 저항의 여정을
멈추지 않았던 아세파...
고향에선 여성이라는 이유로, 미국에선 불법
이민자라는 이유로 심각한 수준의 폭력과 위협에
노출됐던 아세파에게 어머니는 자신의 삶을
이어갈 수 있게끔 해주는 유일한 힘이었죠.
또한, 온갖 난관과 장애물 투성이 속에서도 사회적
약자인 의뢰인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투신하는 주디...
그녀는 아세파에게 낯선 땅에서 만난 어머니 -
'성녀(Saint) 주디' - 로 자리합니다.
주디는 아세파를 비롯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목숨을 위협받는 전 세계 여성들을 위해 용기있게
변론에 나서죠.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망명법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 말입니다.
미국은 불문법 체제인지라, 판례 하나 하나가
곧 법으로 인정받지요.
주디는 그토록 소중한 판례 하나를 이끌어내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닌 타인, 나아가 인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여성' 의 이야기...
영화는 주디가 왜 아세파를 돕는지, 왜 모두가
불가능하다는 일에 이토록 열정적으로 나서는지
구구절절 이유를 설명하지 않지요.
주디는 그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 거,
그거 하려고요" 라며 담담하게 말합니다.
대신 주디가 아세파를 돕기 위해 나서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펼쳐지는 주디의 말과 행동을
통해 관객들이 직접 체감토록 하지요.
레이와 같은 대다수 주변 인물들은 무모한 변론에
나서는 주디에게 홀로 세상을 바꿀 수 없을 거라며
... 실수하는 거라고 이릅니다.
가능성은 희박하고 스스로도 성공을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결국 주디를 끝까지 나아가게 만든 건, 포기하지
않았던 그녀의 불굴의 인내와 끈기였죠.
"아뇨, 가능해요. 전 재소자 명부를
확인했습니다.
수용소에서 아세파와 같은 상황에 처한 여자들을
천여 명 쯤 봤거든요!"
주디의 말마따나 영혼이 부서진 사람들을 위해
누군가는 투쟁해야 하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주디가 아세파를 변호하는 과정도 돋보이죠.
아세파는 탈레반에 의해 구금된 당시 모진 고문은
물론, 가혹한 성폭력까지 겪었습니다.
주디는 이를 짐작하고 있지만, 아세파가 스스로
이야기할 때까지 기다리죠.
종종 아세파는 왜 말하지 않느냐고,
왜 질문하지 않느냐고 주디에게 묻습니다.
그럴 때마다 주디는 자신의 역할이 듣는 거라고
말하지요.
그리고 스스로 일어서라고 격려할 뿐입니다.
"할 수 있어요. 당신은 생각보다 훨씬 강해요!"
주디는 기다리고 또 기다리죠. 아세파가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설 때까지...
끝까지 모두가 안 된다고 한 일에 발 벗고 나선
주디의 용기만큼,
자신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 한 번도 꺼내놓지 않았던
질곡의 상처를 이야기한 아세파의 용기 역시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이를 통해 '여성' 과 '인권' 이라는 현재진행형의
과제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보게 되죠.
여성이 존중받아 마땅한 한 명의 인간으로서 존재할
수 없었던 땅에서조차 여성으로서 당당하고자
했던 아세파...
이제 그녀는 단지 '여성' 이라는 이유로 외면하고
차별하는 미국을 향해 반기를 들고 나섭니다.
자기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받은
여성이 분연히 자기 생각을 내세우며, 한 '인간' 으로서
결연하게 목소리를 낸 것이죠.
아세파는 주디를 향해 무연스레 털어놓습니다.
"아프카니스탄 감옥에선 폭력과 강간으로 저의
여성상을 빼앗았고, 미국 감옥에선 저에게 약을 먹여
정신을 빼앗아 갔죠.
두 나라 모두가 절 싫어하고, 또 절 쫓아내려 했던
점에서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적어도 제가 맞설 수
있다는 게 분명 다르죠."
주디는 단순히 폭행당했던 여성으로서가 아닌...
정치적 신념을 위해 싸우다 박해받았던
'소수자 문제' 에 촛점을 맞춰 제9 순회항소 법원에
망명 승인을 재신청합니다.
'정치적 박해에 따른 망명을 허가받을 마지막
기회' 라는 주디에게 옛적 보스 레이는 충고하죠.
"당신을 보면 젊을 적 내 모습이 떠올라요.
이민자의 권익을 위해 물불 안가리고 싸웠던...
나도 대학에 입학할 두 아들이 떠오르기 전까진
그랬죠.
이긴다고 해도...진 거나 마찬가지에요.
모두가 당신에게 기적만을 바랄 테니까요.
모두 다 구할 순 없어요."
하지만 주디는 당차게 답합니다.
"시도는 해봐야죠(I can try)!"
1994년 8월... 주디는 결국 아세파의 역사적
승리를 이끌며 미국의 망명법을 뒤집는데
성공하지요.
아세파 뿐만 아니라 성차별로 위협받는 수천명
여성들의 망명이 함께 인정돼 소중한 생명들을
구하게 된 것입니다.
영화 < 세인트 주디 > 는 롱테이크로 연결되는
주디 우드의 실제 모습과 함께 막을 내리죠.
하지만, 주디의 노고가 무색하게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이래 인종차별적
반이민 정책을 꾸준히 밀어붙였습니다.
나아가, 2018년 제프 세션스 전 법무부 장관은
이민항소위원회가 인정한 엘살바도르 가정폭력
피해자 여성의 망명 신청을 기각했지요.
그럼에도... 세상이 더 나쁜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낙담하고 있는 모든 이에게,
'세인트 주디' 는 굴하지 않고 희망의 외침을
토합니다.
“전 포기하지 않습니다!
(I will never give up!)"
하여, < 세인트 주디 > 는 주디와 아세파가
서로에게 그랬듯...
"우리는 다시 나아갈 수 있다" 라며, 끈질기게
일어서고 또 거듭나는 영화로 다가오지요.
1. 영화 < 세인트 주디 - Saint Judy > 예고편
- https://youtu.be/juf_MKN_ubU
평등의 사각지대에서 스러져가는 여성들을
위해 미국 정부를 상대로 법정 투쟁에 나섰던
주디 우드...
누군가를 변호하는 것을 넘어, 구원하는 모습을
마주한 사람들은 그녀를 ‘세인트 주디
(Saint Judy)’라 칭송합니다.
많은 이민전문변호사들은 어려운 이민자들을
돈이 되느냐, 안되느냐로 따질 뿐였죠.
정의와 진실은 차치한 채... 수입이 보장되는
이민 사건만 수임했던 것입니다.
자신의 재판, 그리고 의뢰인에 대한 헌신과 열정을
동료 법조인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또 감싸주지
않았음에도...
주디는 결코 물러서거나 포기하지 않았죠.
https://tv.kakao.com/v/v7c5dqqRwgeRXme
165wK5ev@my
미국은 인구 7명 중 1명이 외국에서 태어난
이민자들로 구성된 나라입니다.
미국에선 이러한 이민자들에 대해서 엇갈린
시선들이 혼재하고 있지요.
초기 경제 부흥의 원천이 됐다는 긍정적인
의견이 있는 반면에...
이민자들이 국가 안보와 복지를 위협한다는
부정적 관점이 서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종차별 문제까지 더해져서 폐쇄적인
이민정책이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실정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방치된 이민자의 사례를 검토하던
주디 우드는 한 사례에 주목하게 됩니다.
바로 '아세파 아슈와리', 아프카니스탄 여성의
사건이었죠.
숀 해니시 감독은 < 세인트 주디 > 를 통해
미국으로 이주한 이슬람 여성에 관련된 특정
사건을 조명하면서,
변호사 주디 우드가 미국 법정에서 치열하게 싸우며,
또 그토록 지키고 싶어 했던 삶의 가치와 태도를
대변해줍니다.
주디는 인턴으로 일하는 파커(벤 슈네처 분)에게
묻지요.
“전 세계 여성의 3분의 2가 자기 생각을
가졌단 이유로 처벌받는다는 거 알아?”
대답을 기대한 물음이 아닙니다만...불편한 진실을
알지 못하는, 혹은 알면서도 모른 체하는 세상에
대한 항변인 것입니다.
이 올곧은 '진실과 정의의 부르짖음' 은 스크린 밖...
여전히 폭력과 차별에 신음하는 세계 여성들에게
향하는 목소리로 울려오죠.
이처럼, 캘리포니아의 이민전문 변호사 주디가
그 '물음표' 뒤로 보여준 행동과 변화에 대한
'느낌표' 의 서사로 풀어지는 < 세인트 주디 >.
" 그렇게'(?)' 영혼이 부서진 사람들을 위해서
내가 싸우는 거야 '!' "
성차별에 의한 위협이 정치적 박해라는 사실을
인정받지 못한 채,
목숨을 걸고 도망쳐 온 나라에서도 내쫓길 수 밖에
없었던 여성들의 얼굴이 스크린 위로 떠오릅니다.
변호사 주디 우드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여성 교사
아세파 아슈와리의 망명을 인정하지 않는 미국
정부의 결정에 맞서고자 하지요.
모두가 불가능을 외칠 때... 정당하고 옳은 것의
승리를 확신하는 '그녀, 주디' 의 굴하지 않는
신념과 그 실천이 올곧게 펼쳐집니다.
한 사람의 집념어린 투쟁이 미국의 역사를 바꾼,
또 정의의 건재함을 알린 희망적 ‘실화’ 이자 ‘인권’ 의
승리...
주디의 헌신적인 노력을 통해, '여성' 이 미국의
망명 제도 아래서 보호받아야 할 대상임을
처음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죠.
영화 < 세인트 주디 > 는 '주디 우드 법률
사무소' 인턴 출신으로 로스쿨 입학 이전부터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한 드미트리 포트노이가
각본을 맡았습니다.
그는 공산주의로부터 박해를 받아 미국으로
이주한 '난민' 으로,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쓴
것은 어찌보면 당연했는지도 모르죠.
약 2년 동안 1만 페이지에 이르는 법정 녹취록을
조사했던 드미트리.
2003년으로 시대적 배경이 옮겨진 만큼,
1996년부터 9.11 테러 이후 벌어진 미국의 사건들을
철저한 검증을 통해 재구성한 그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는 굵직한
메시지를 엮어 여성 인권과 인종 차별에 대한
현주소를 심도 있게 그려내며...
법정드라마에 탄탄한 전문성과 진정성의 힘을
실어주고 있지요.
그러면서 단순히 '남성 구원자', 혹은 '백인 여성
구원자' 의 서사로만 극을 마무리하지 않는
'정치적 올바름' 을 건네주고 있습니다.
하여...
극 중 주체적으로 살아 숨 쉬는 여성 캐릭터들로
하여금 여성 서사의 진정한 힘을 발휘케
하지요.
주디 우드의 의뢰인이자 아프가니스탄
선생님인 아세파...
그녀는 여성들의 배움 기회를 박탈한 고국에서
소녀들을 가르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탈레반에 분연히
저항했던 인물입니다.
" 우리는 학교로 걸어가고 있었어요. 우리가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려고 함께 걸었죠.
저는 소녀들도 스스로를 생각해야 한다는 걸
가르치다 체포된 겁니다!"
변호사 주디는 평등의 사각지대에서 영혼이 부서진
여성들을 위해 미국을 상대로 한 법정 투쟁을
마다하지 않지요.
" 존경하는 재판장님,
정부 이민변호사 벤자민은 제 의뢰인 아세파가
'시위에서 다쳤다거나 실제로 시위가 일어난
적이 없다' 고 주장해서는 안됩니다!"
그런곤 아세파를 설득하지요.
" 아세파, 당신은 무슬림이고, 파슈토 족에 속하죠.
그래서 소수민족이라고 입증하기 어려울 겁니다.
더욱이 망명법에 따르면 박해받은 집단일 때만
보호받을 수 있어요. 허나 역설적으로 그걸 입증하면
망명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럴려면 당신이 감옥에서 폭행당하고
강간당했다는 사실을 직접 증언해야 돼요."
그리고, 두 사람과 우호적인 관계라 볼 수 없는
판사 아이린 벤튼(앨프리 우더드 분)...
공감보다는 원칙을 중시하는 그녀는 재판 초반
주디에게 쏘아붙입니다.
"만약 다른 사건을 이 법정에서 변론할 일이 있다면
그땐 조심하는게 좋을 거에요."
판사는 피해자 아세파를 향해서도 거칠게 밀어
붙입니다.
"당신 변호사(주디)가 이 제도가 승소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득하지 않았다면 계속 진실을 얘기하지
않았겠죠. 왜 그런 거죠?"
아세파는 당당하게 답합니다.
"제 아버지와 형제들이 절 죽였을 테니까요!"
결국 벤튼 판사는 소망스럽지 못한 판결을
내립니다.
"아세파, 당신이 받은 폭력과 성적 박해에 대해
'같은 여성으로서' 진정으로 응원해주고 싶고, 또
안타깝게 생각합니다만...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 망명법은 여성을 보호가
필요한 계층으로 분류하고 있지 않아요.
따라서 저는 '판사로서' 법적으로 당신의 망명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선고합니다."
영화 속 세 사람의 여성 캐릭터 모두는 스스로가
지닌 전문성을 기준으로 행동하는 주체성을 띠고
있으며,
더 나아가 미국 사회의 다양한 인종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지요.
반면, ‘레이’ 와 ’벤자민'(커먼 분)의 남성 캐릭터는
‘주디’ 와 ’아세파’ 의 입장과는 반대되는 행보를
보입니다만...
이들 역시 다차원적인 내적 갈등을 겪는캐릭터들로
담아집니다.
영화는 그렇게 여러 인물의 '단편적' 혹은
'입체적' 성격을 품어내면서,
단순히 남과 여의 전쟁이라는, 젠더의 이분법으로
선악을 나누지 않고 여성 간에도 연대와 대립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려 노력합니다.
마침내... 제9 순회항소법원은 3명 전원일치로
아세파의 망명 허용 판정을 내리며 정책 저항과
변혁의 진앙지이자, 요람으로 자리매김하죠.
이 판례로 수천 명 아니 수만 명에 달하는 여성들의
생명을 구한 겁니다.
아세파의 승리는 망명법을 바꿔내는 원초적
변화의 시작였지요.
영화 < 세인트 주디 > 를 통해 주디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야 한다" 고
강조합니다.
극 중 버스 정류장의 벤치에 붙어있는 주디의 변호사
사무실 광고엔 '나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I’ll never give up)' 라는 글귀가 적혀 있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광고는 점점 낙서로 뒤덮히지만,
그녀의 다짐을 담은 “I’ll never give up' 이란 문구는
끝까지 선명하게 자리를 지켜냅니다.
주디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며
도움이 절실한 그들 모두의 목소리를 들었지요.
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그 한 사람을 위해 싸우는
것이 결국 세상 모두를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
다짐하며 말입니다.
아세파 재판 건으로 주디와 처음엔 격렬하게
부딪힐 수 밖에 없었던 정부 소속 이민변호사
벤자민 아데바요...
그 또한 주디의 뜨거운 열정과 집념의 변론에
감화되지요.
벤자민은 아세파의 석방 서류에 예외적으로
서명하며, 두 여성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줄 것을
약속합니다.
그러곤 의미심장한 화두를 건네며 미국의 부정적인
변화를 역설하죠.
자신이 소속된 기관의 기관명이 원래 이민을
도와주는 '이민귀화국(INS : Immigration and
Naturalization Services)' 이었는데,
9.11 테러 사건 이후 이민을 아예 어렵게 하는
'이민세관단속국(ICE :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 으로 바뀌었다고
말입니다.
이는 사람을 세관에 신고해야 하는 '물건' 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인권 침해' 라는 뉘앙스의 발언으로 드라마의
메시지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주지요.
벤자민 역을 연기한 커먼이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전기 영화인 <셀마- Selma>(2014년)의
주제가 'Glory' 로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았고,
그 노래로 인권에 관한 사회적 메시지를 주창한
것을 떠올려 볼 때, 자못 적재적소의 캐스팅이란
생각을 들게 합니다.
또한 ‘여성성’ 의 새 정의를 제시하는 여성의 서사
< 세인트 주디 > 는 악랄한 ‘명예살인
(honor killing)’ 의 구태를 통렬히 비난하죠.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했음에도 종교적 순결을
더럽히고 집안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가족 구성원에게 살해당하는 이슬람권의 악습은,
현대 사회에 여전히 남아있고, 또 반복되고
있습니다.
UN인구기금 공식 발표에 따르면, 연간 명예살인
사망 여성 피해자는 약 5천명...
그러나 유엔여성기구가 추정한 비공식 연간 명예살인
사망 여성 피해자는 약 2만여 명에 달한다고 하지요.
고통받는 영혼의 여성들을 위해 우리는 아직도
싸워나가야 하며,
동시에 우리에겐 아직도 '세인트 주디, 그녀' 가 필요한
이유인 것입니다.
2. 영화 < 세인트 주디 - Saint Judy > OST
- 제임스 T. 세일
2-1. 'Going up the country'
- Canned Heat / Woodstock '69'
https://youtu.be/Hf0Dm-OaTNk
2-2. 'Welcome to the working week'
- 엘비스 코스텔로
https://youtu.be/oyH9xPDDy80
2-3. 'Como Ves' (Live on KEXP, 2013)
- Ozomatli 연주
https://youtu.be/YIbqYDmEifQ
- 李 忠 植 -
첫댓글 영화 < 세인트 주디 - Saint Judy > 예고편
https://youtu.be/juf_MKN_ubU
PLAY
https://tv.kakao.com/v/411295157
PLAY
영화 < 세인트 주디 > OST
Going up the Country'
- Canned Heat / WOODSTOCK '69'
https://youtu.be/Hf0Dm-OaTNk
PLAY
오조마틀리의 'Como Ves (Live on KEXP)'
https://youtu.be/YIbqYDmEifQ
PLAY
엘비스 코스텔로의 'Welcome to the
Working week'
https://youtu.be/oyH9xPDDy80
PLAY